[2021 프리뷰]미나시안이 노리는 무브는 무엇인가? (tistory.com)
빌리 에플러는 결국 짤렸다.
당연했다. 에플러가 있던 5년동안 팀은 발전한 구석이 한군데도 없었고, 포스트시즌은 남의일이었다.
에플러가 모레노 구단주에게 잦은 외압을 당했을수도, 운영에 간섭을 당했을수도 있겠지만 결국 짤려야 한다.
결국 단장은 실적을 내야하는 자리다. 요즘 메이저리그는 사장중심이라고도 하지만 아직 구단주의 입김까지 쎄고 감독마저 늙은 올드스쿨을 원하는 에인절스에서는 아직 머나먼 이야기다.
본인이 끝까지 남고싶었으면 소신발언을 했던지, 본인이 주도할수 있었던 중소형 FA나 트레이드에서 능력을 발휘했어야 한다.
결국엔 아무것도 못했다. FA는 모두 실패했고, 혹시나해서 긁어본 복권은 모두 꽝이었다.
그러고 선임된 단장은 페리 미나시안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부사장으로 일했던, 스카우터 말단부터 시작해서 단장까지 얻어낸 소위 성덕이다.
사람들의 기대는 반반.
기대하는쪽은 그냥 막연히 잘되겠지하는거고, 우려하는쪽도 그냥 막연히 그래봤자 모레노의 의중대로 돌아가는 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하고..
이번 오프시즌 에인절스의 과제는 상당히 많았다.
우선 그동안 유격수자리를 맡아줬던 시몬스가 아쉬운 마지막시즌을 남기고 미네소타로 떠났다.
야심차게 트리플A조차 밞지 않고 콜업된 조아델은 아직 미성숙한 유망주라는것만을 보여준체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예정이다.
더군다나 주전포수인 맥스스태시마저 엉덩이수술로 시즌초반 결장할 예정.
주전유격수와 백업포수, 얇은 선발진과 리그 최악을 달린 불펜진까지 보강해야하는 상당히 난감한 미션이었다.
하지만 미나시안은 상당히 합리적인 무브로 팬들의 민심을 탄탄히 쌓아나가고 있었다.
우선 주전유격수로 호세 이글레시아스를 얻어왔다.
비록 호세 이글레시아스가 작년시즌만 타격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었고, 그마저도 의심할수밖에없는 순출루율을 기록했다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
최대과제로 꼽혔던 불펜진 보강은 라이젤 이글레시아스와 알렉스 클라우디오를 데려왔다. 클라우디오는 스탯캐스트상 4점대의 기록은 일시적인 부진이고 반등할 기미가 보인다 하지만.. 세이버에 능통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라이젤 이글레시아스는 꾸준히 좋은 구위를 보여줬기에 그 활약을 에인절스에서도 보여준다면 든든한 마무리가 될것이라고 본다.
제작년 좋은활약을 해줬지만 작년 테헤란과 함께 10점대를 달성하며 리그 최악의 불펜이 되버린 한셀 로블레스를 방출시키고 데려온 선수들이니, 잘해줘야 한다.
이렇게 나름대로 필요했던 보강을 다 해내고, 아직까지 돈이 충분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미나시안은 디포토나 에플러와는 다르다고 봤지만..
FA 선발투수로 호세 퀸타나를 데려오고, 트레이드로 알렉스 콥을 데려오는 결단을 내려 팬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정도 선발투수는 이미 번디캐닝히니로도 충분하지 않나?
알렉스 콥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유망주 출혈도 있었고, 이 이후 우익수인 파울러까지 데려왔지만.. 에인절스에서 유망주라고 볼수있는 애는 아델,마쉬,디트머스밖에 없고 조아델마저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간 상태라 파울러는 나름 데려올만하긴 했다. 말그대로 땜빵이라 그렇지..
퀸타나에 콥까지 애매한 잘하면 4점대, 못하면 5점대 찍을 선수들을 또 데려오니 팬들의 복창이 터질수밖에 없었다.
이번시즌 LA 에인절스의 선발진은 리그 30개팀들중 29위를 차지했을정도로 좋지 않았다.
그 밑에 있는 팀은 암흑기를 달리는 디트로이트고, 에인절스의 선발진은 같이 지옥의 암흑기를 달리고있는 텍사스나 볼티모어만도 못했다는 이야기다.
번디가 잘해줬다지만 캐닝과 힌디는 평범한 4~5선발의 역할만을 해줬고,
이닝이팅 해주라고 데려온 테헤란은 10점대를 찍고 1승도 챙기지 못하며 제대로 폭발했다.
오타니도 ERA 30점대 언저리를 찍으며 투타 모두 답이없었고, 대체선발격으로 뛴 산도발같은 투수들 역시 기대치를 충족시켜줄수 없었다.
번디에게 기대할수 있는 역할이 2~3선발이라고 봤을때, 당연히 팬들이 원하는 FA는 단연 S급 선발. 바우어였다.
더군다나 이 이후 나올 젊은 투수들이 없었기 때문에 팬들의 바람은 더욱더 커졌으나..
결국 바우어는 다저스로 갔다.
사실 퀸타나를 산 시점부터 바우어를 사면 페이롤이 넘치기때문에 예견된 일이었다.
모레노가 돈 펑펑쓰는거같아도 사치세는 절대 넘기지 않는 양반이니 말이다. 물론 프리드먼같이 치밀한 계산으로 페이롤을 관리하진 않는다. 그냥 사치세 넘길거같으면 투자를 그만두는 주먹구구식이다.
팬들의 분노는 당연 커지기 마련.
과연 수년째 에인절스 팬들을 좌절시키는 선발투수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70~80위권 유망주인 디트머스만을 믿을것인가? 아직 메이저콜업이 한참 먼 투수한테?
아니면 로또FA가 터지길만을 바래야하는것일까?
미나시안이 데려온 선수들을 살펴보면, 우연찮게도 대부분이 올해가 끝나고 FA로 풀린다.
FA 선수들 역시 단년계약이고, 선발진들도 여럿이 FA로 풀린다.
그리고 2021년이 끝나면 페이롤 30m을 먹고있는 푸홀스의 계약이 드디어 끝난다.
2021년이 끝나면 엄청난 양의 페이롤이 비워진다는 뜻이다. 올해가 끝나고 풀리는 선수들까지 포함해서.
아마 미나시안은 푸홀스의 계약이 끝난뒤 대대적인 팀 개편을 시도하지 않을까?
사실 시도해야만 한다. 안그러면 올해 오프시즌을 이렇게 치룬 이유가 없어진다.
내년 오프시즌은 긍정적인점과 부정적인 점이 있다.
우선 긍정적인점은 이번시즌이 끝나고 유격수 FA가 대량으로 풀린다는점.
린도어,바에즈,코레아,스토리,시거까지 리그에서 인정받는 유격수가 대량으로 풀린다.
이중에서 몇명이 덥썩 연장계약을 체결할수도 있다만..
비록 각자가 리그 최악의 볼삼비,경기장빨 논란,치팅 논란,부상 우려등등 각자만의 약점이 하나씩 있지만 모두 훌륭한 자원이고, 이런 자원들이 우수수 쏟아진다는것은 행운이다.
모두들 좋은 유격수기도 하지만, 좋은 타자이기에 트라웃-렌던 이후 타자에 타자다운 타자가 없는 에인절스로서는 반가운 소식.
잘만하면 싱글벙글 선수를 골라사는 상상까지 할수 있다. 만약 이중에서 아무것도 못산다면? 그런 끔찍한 상상은 건강에 좋지 않다.
불안하고, 우려되는 점은.. 당연히 좋지 않은 선발투수 풀이다.
올해가 끝나고 슈어저,그레인키,커쇼,벌렌더가 풀리지만 이제 30대 중반의 노장투수들뿐이다.
그나마도 커쇼는 텍사스에서 편하게 남은 선수생활을 즐기거나 다저스의 원클럽맨으로 남는 선택지밖에 없을것이고, 에인절스도 그럴 생각은 없을것이다.
슈어저,그레인키,벌렌더는 30대 중반을 넘어 이미 30대 후반인 선발투수들이다. 이들에게 큰 활약을 기대할수는 없다.
더 무서운 사실은 이 네명 빼고 이름값 높은 선발투수들이 없다는 사실이다.
바우어의 옵트아웃조항이 있긴 하지만 왠만한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40m을 포기하고 시장에 나올 투수는 없다. 바우어가 은근히 이런면에서는 바로 정상적이게 되니..
팬들이 왜 바우어를 데려오지 않았냐며 성토하는 이유가 이것. 못데려왔으면 작년 오프시즌에 선발이라도 데려왔어야지 기껏 데려온게 1년계약 테헤란이면..
이 부분에서 미나시안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오타니를 믿는건 아니겠지?
선발투수 영입에서 아쉬운면이 있었긴 했지만, 미나시안의 무브는 상당히 합리적이었다.
2021년이 끝나고 최대한 비워낸 페이롤로 어떤일을 벌일지도 매우 기대된다.
사실 가장 암울한건 벌써부터 이번시즌이 아닌 다음시즌을 기대해야하는 팀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작년시즌 좋은활약을 펼친 플레처,월시,스태시,이글레시아스가 제몫을 해주고,
선발진들에게 기대하는 3점대후반~4점대의 모습을 5명이 모두 보여준다면 일을 낼수도 있지 않을까?
정말 기대해본다.
이랬는데도 내년에 그냥 호세이글레시아스 연장계약으로 유격수땜질하고 선발투수 로또만 긁으면 답이 없는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