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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세안(Eye dominance)과 조준법에 대한 고찰
홍성우
1. 이글의 목적
집궁제원칙의 '선찰지형 후관풍세'는 지형과 환경에 따라 표를 옮길 수 있는 궁사의 능력을 강조합니다.
표를 참고하여 표적을 맞추는 것은 활쏘기의 변함없는 진리입니다.
우세안은 방향을 보는 눈으로, 주안을 의미합니다.
『주안 식별 방법』이라는 글에서, 주안을 식별하는 방법을 살펴본 적이 있습니다.
☞ 참고사항 : 『주안 식별 방법』, http://cafe.daum.net/kukmoonyun/JRJ3/14
양궁의 경우는 조준기가 있기 때문에, 우세안을 따라 좌궁 우궁을 선택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국궁도 신사의 경우에는 우세안을 따라 좌궁 우궁을 선택하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이 글의 목적은 주안 식별 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 보면서, 정사론 제16 의 조준법을 고찰해보는데 있습니다.
2. 헬기 조종사의 선택
영화 『아파치 (Fire Birds)』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한 1990년 영화입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인 제이크는 훈련 도중 우세안(Eye dominance) 문제로 위기를 맞습니다.
아파치 헬기의 적외선 고글로 비행을 하다가, 방향을 잘못 인식해 산등성이에 부딪칠 뻔 했던 것입니다.
☞ 참고사항 : 영어 위키백과, 『Fire Birds』, https://en.wikipedia.org/wiki/Fire_Birds
제이크는 교관인 제이크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합니다.
한쪽 눈을 가리고 자동차 운전 훈련을 함으로써, 결국은 완벽하게 아파치를 조종하게 됩니다.
우세안 문제는 모든 스포츠에서 중요하지만, 특히 조종과 슈팅 스포츠에서는 특히 중요할 수 있습니다.
3. 왼손잡이 양궁 선수의 선택
다음 인용문은 왼손잡이 양궁 선수의 주안 선택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알면 더 재밌다] 32. 한국 궁사 중엔 왼손잡이가 없다?
전용 활 구하기 어려워 오른손잡이로 바꿔 훈련
17일 아테네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32강전. 윤미진과 맞붙은 마쓰시다 사야미(일본)는 왼손잡이였다. 국내에서는 한 번도 눈에 띄지 않았던 왼손잡이 선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이 남자단체전에서 우승하자 어느 이탈리아 기자가 "한국은 왼손잡이를 선수로 뽑지 않는다는 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오교문 선수는 "왼손잡이는 있지만 왼손잡이용 활을 쏘는 선수가 없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 중에는 사실 왼손잡이가 여럿 있었다. 현재 서울시청 양궁팀을 맡고 있는 김선빈 감독과 박회윤.정재헌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활은 모두 오른손으로 쐈다. 이유는 왼손잡이용 활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특별 주문해 수입해야 하고, 고장 났을 때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다. 박회윤은 초등학교 때부터 오른손으로 활을 쐈다. 진해여고 시절 주니어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실력은 있었으나 매번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왼손잡이의 한계에 부닥치면서 활 쏘는 것이 갈수록 힘들었다"고 그는 말한다. 2002년 대표팀에 발탁된 박회윤은 생활을 바꿨다. 아예 왼쪽 눈을 감아 애꾸눈으로 다니며 오른쪽 눈의 조준 능력을 키웠다. 이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 인용문의 출처 : 『올림픽 양궁에서 왼손잡이는 어떻게 활을 쏴야 하는지?』, Daum TIP Q&A, http://tip.daum.net/question/39428564
박회윤 선수는 주안을 바꾸는 연습을 통하여, 왼손잡이의 한계점을 극복하려고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4. 조준법에 대한 고찰
표로 홍심을 보고 쏘아서 홍심을 맞춘다면, 가장 이상적인 활쏘기의 조준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의 조준법은 이런 이상적인 조준법을 보조하는 부수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궁사들이 활을 쏠 때, 표를 잘못 보지는 않습니다.
이 말을 다시 표현하자면 표는 정확하지만, 다른 요인들이 정확성을 방해한다는 것입니다.
즉 줌손이 실하지 않거나 만작을 다하지 못했거나 깍지손이 불안한 경우 등을 의미합니다.
교차 우세안(Cross eye dominacne)인 경우에, 이런 불안 요소는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세안으로 겨냥하지 못하는 단점이 부각되는 것입니다.
저는 오른손잡이이면서도 주안은 왼쪽입니다.
활을 쏘는 동갑내기 친구 하나는 속사병을 고치려고, 좌궁에서 우궁으로 바꾼 적이 있었습니다.
중구미에 엘보가 와서, 우궁에서 좌궁으로 바꾸고 있는 분도 제 주변에 한 분 있습니다.
우세안이 아닌 눈으로 겨냥하는 단점 극복하는 방법을 몇가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째, 손의 감각을 느끼는 것입니다.
사람 손의 감각은 종이 한장 차이도 감지합니다.
아니 이 정도를 넘어서 A4 용지의 1/10 두께의 차이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손의 감각을 활쏘기에 응용할 수 있다면, 정말 섬세한 겨냥이 가능할 것입니다.
둘 째, 활쏘기 전체 과정에서 조준하는 것입니다.
만작을 하고 조준을 하는 순서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거궁을 하는 전체 과장에서 과녁을 향한 조준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과녁을 향하고 향하면, 결국에는 나중에도 과녁을 향한다는 이치입니다.
셋 째, 힘의 방향을 느끼는 것입니다.
과녁은 정면에 있습니다.
만약 바람이 불어서 표를 옮겼다고 하더라도, 궁사는 과녁이 있는 방향을 공간적으로나 시각적으로 인지를 하고 있습니다.
과녁을 향해 밀고 과녁의 반대 방향으로 당기면, 화살은 과녁으로 날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넷 째, 몸의 힘을 느끼는 것입니다.
간혹 만작을 했는데 표가 벗어나서 표를 옮기면, 안맞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사람은 눈을 감고도 춤을 추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눈을 감는 것이 몸의 감각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눈을 감은 것처럼 몸의 감각을 느끼는 것에 더하여 표를 본다면,
표에만 의존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5. 정사론 제 16 의 조준법과 맺음말
정사론 제16 에서는 과녁과 줌손과 코가 일직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기술합니다.
示其弝者 鼻之爲一判 그 줌손을 보는 것에는 코는 그 바름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고,
弝者手中之造化 줌손은 손 안의 조화로써,
示其革者 弝之爲一判 그 과녁을 보는 것에는 줌손이 그 바름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 <정사론 한글 풀이 제16 >
이러한 조준법은 「4. 조준법에 대한 고찰」에서 언급한 4가지 조준법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즉, 손의 감각을 이용하는 것, 활쏘기 전과정에서 조준을 하는 것, 힘의 방향을 느끼는 것, 몸의 힘을 느끼는 것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힘주고 걷기와 정사론에서의 형[形]』에서 야구의 힘쓰기와 정사론의 힘쓰기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공통점으로는 처음에는 팔에 힘을 주지 않지만, 나중에는 아주 강력한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 참고 사항 : 『힘주고 걷기와 정사론에서의 형[形]』, http://cafe.daum.net/kukmoonyun/UmYD/28
야구에서 투수는 정확하게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사람은 표를 보지 않고도 감각적으로 조준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자기의 코를 바로하고, 줌손을 과녁으로 향하는 것.
단지 그것만으로도 감각적인 조준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의 조준방법을 이러한 감각적인 조준으로 보조할 수 있다면,
활쏘기가 더 실감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시각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감각과 느낌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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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사론을 정리한 글을 읽을 수록 재미도 있고 새롭게 예전에 배웠던 것을 되새기는 계기도 되지만 저자의(장언식공) 세심함과 활에 대한 식견이 대단함을 느낀다.
조선 장군의 위엄이죠.
저의 증조부님과 고조부님께서도 오위장군을 역임하셨답니다.
문무를 겸비했기에, 시 한수 읊을 줄 알았던 장군들이며 무인이었던 것입니다.
조선의 궁술에서 “몸”을 보면 “몸은 곧은 형세로 서서 관혁과 정면으로 향하여야 하나니 속담에 관혁이 미마바루선다 함이 이를 일은 바 이니라” 라고 하여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사법체계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활터에서 배꼽과 이마가 과녁을 향하여야 한다고 하고, 한산은 “골반고정”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몸을 과녁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쏠 때와 몸을 과녁과 비스듬히 놓고 쏠 때 인체관절에 미치는 근육의 힘들이 달라지고 그 미묘함이 발시후 화살에 미치는 힘들이 달라져서 명중률이 달라지는 경우를 많이 경험합니다.
“간혹 만작을 했는데 표가 벗어나서 표를 옮기면, 안맞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이 경우,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로 만작했을때 표가 틀려지면 이동하여 표를 다시 맞추어도 잘 맞지만,
몸을 과녁과 비스듬히 만작을 했다가 표가 틀어져서 다시 수정하고 쏘면 잘 안 맞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정사론에서 “과녁과 줌손과 코가 일직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나, 조선의 궁술에서 신체정면과녁 이마바루서기 자세를 이야기 하는 것이나 다 똑같은 내용을 표현을 달리해서 이야기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만작을 할때 처음부터 신체정면과녁으로 몸을 과녁과 마주하고 만작했을때와 몸을 과녁과 비스듬히 두고 만작을 했을때 그 결과가 엄청나게 크게 벌어진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지금 활터에서 비정비팔 이러면서 과녁과 옆으로 비스듬히 서고 만작을 하면서 골반이 돌아가서 거의 양궁식으로 서서 쏘는 현재의 활터 활쏘기 자세는 조선의 궁술이나 정사론에서 금기시 하는 형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산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