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3 徵則悠遠하고 悠遠則博厚하고 博厚則高明이니라
징험하면 아득히 멀고, 아득히 멀면 넓고 두텁고, 넓고 두터우면 높고 밝으니라.
[注] 徵은 猶效驗也라 此는 言至誠之德이 旣著於四方이면 其高厚 日以廣大也라 徵은 或爲徹이라
징(徵)은 효험과 같음이라. 이는 지성의 덕이 이미 사방에 나타나면 그 높고 두터움이 날로 넓어지고 커짐을 말함이라.
[章句] 此는 皆以其驗於外者로 言之니 鄭氏所謂至誠之德이 著於四方者 是也라 存諸中者 旣久則驗於外者 益悠遠而無窮矣라 悠遠故로 其積也 廣博而深厚하고 博厚故로 其發也 高大而光明이니라
이는 다 그 밖에서 경험한 것으로 말했으니, 정씨가 이른바 지성의 덕이 사방에 나타난다는 것이 이것이라. 저 속에 존하는 것이 이미 오래되면 밖에서 징험함이 더욱 유원하여 끝이 없음이라. 유원하므로 그 쌓임이 매우 넓고 깊고 두터워지고, 박후하므로 그 발함이 높고 크고 광명하니라.
26-04 博厚는 所以載物也요 高明은 所以覆物也요 悠久는 所以成物也니라
넓고 두터움은 물건을 싣는 바이고, 높고 밝음은 물건을 덮는 바이고, 유구함은 물건을 이루는 바이니라.
[章句] 悠久는 卽悠遠이니 兼內外而言之也라 本以悠遠으로 致高厚하고 而高厚로 又悠久也니 此는 言聖人이 與天地同用이라
유구(悠久)는 곧 유원(悠遠)이니 안팎을 겸해서 말함이라. 본래 유원함으로 고후함을 이루고, 고후함으로 또 유구하니, 이는 성인이 천지와 더불어 한가지로 씀을 말함이라.
26-05 博厚는 配地하고 高明은 配天하고 悠久는 無疆이니라
박후함은 땅을 짝하고, 고명함은 하늘을 짝하고, 유구함은 끝이 없느니라.
[注] 後言悠久者는 言至誠之德이 旣至博厚高明하여 配乎天地하고 又欲其長久行之라
뒤에 유구함을 말한 것은 지성의 덕이 이미 박후하고 고명함을 이뤄 천지와 짝하고, 또 그 장구하게 행하고자 함을 말함이라.
[章句] 此는 言聖人이 與天地同體라
이는 성인이 천지와 더불어 체가 같음을 말함이라.
26-06 如此者는 不見而章하며 不動而變하며 無爲而成이니라
이와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아도 빛나며, 움직이지 않아도 변하며, 함이 없어도 이뤄지니라.
[講說] 윗글의 ‘不見而章’은 땅 속의 물건이 보이지 않아도 밖으로 생명체가 나와서 빛나듯이 땅을 짝하여 말했으니, 『주역』 중지곤(重地坤)괘 육삼효 상전에서 공자는 “含章可貞이나 以時發也라(빛남을 머금어 가히 바르게 하나 때로 발함이라)”고 한 뜻과 같다. 천지와 더불어 체를 같이함은 천지와 더불어 그 덕을 합하고(與天地合其德), 일월과 더불어 그 밝음을 합하고(與日月合其明), 사시와 더불어 그 차례를 합하고(與四時合其序), 귀신과 더불어 그 길흉을 합하며(如鬼神合其吉凶), 빨리 아니 해도 빠르고(不疾而速), 행하지 아니해도 이르는(不行而至) 경지가 되고, 묵묵해도 이루며(黙而成之), 말을 아니 해도 믿는(不言而信) 경지가 된다. 이렇게 저절로 빛나니, 움직이지 아니해도 변하고, 행함이 없어도 이뤄지니, 이것이 무강(無疆)한 천지조화인 것이다.
[章句] 見은 猶示也라 不見而章은 以配地而言也요 不動而變은 以配天而言也요 無爲而成은 以無疆而言也라
현은 ‘보일 시’와 같음이라. ‘不見而章’은 땅을 짝하여 말하고, ‘不變而動’은 하늘을 짝하여 말하고, “無爲而成‘은 무강함으로 말함이라.
26-07 天地之道는 可一言而盡也니
천지의 도는 가히 한마디 말로 다할지니,
[注] 言其德化與天地相似하여 可一言而盡하니 要在至誠이라
그 덕화가 천지와 더불어 같아서 가히 한마디 말로 다하니, 요점은 지성에 있음을 말함이라.
其爲物이 不貳라 則其生物을 不測이니라
그 물건 됨이 둘하지 아니한지라 곧 그 물건 냄을 헤아리지 못하니라.
[注] 言至誠은 無貳하니 乃能生萬物이 多하여 無數也라
지성은 둘함이 없으니 이에 능히 만물을 냄이 많아 셀 수가 없음이라.
[章句] 此以下는 復以天地로 明至誠無息之功用이라 天地之道 可一言而盡은 不過曰誠而已라 不貳는 所以誠也라 誠故로 不息而生物之多 有莫知其所以然者라
이 이하는 다시 천지로 지성은 쉼이 없다는 공의 쓰임을 밝힘이라. ‘天地之道可一言而盡’은 불과 정성일 뿐이라고 함이라. ‘不貳’는 정성인 바이라. 정성스러우므로 쉬지 않고 물건을 냄이 많음은 그 까닭을 알지 못함이 있음이라.
26-08 天地之道는 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니라
천지의 도는 넓고 두텁고 높고 밝고 멀고 오래하니라.
[注] 此는 言其著見成功也라
이는 그 성공이 나타남을 말함이라.
[章句] 言天地之道는 誠一不貳라 故로 能各極其盛하여 而有下文生物之功이라
천지의 도는 정성스럽고 한결같아서 둘이 아니니라(의심하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능히 각각 그 성함을 지극히 하여 아래 문장의 ‘生物之功’이 있음이라.
[疏] 此經는 明巳有至誠能成就物也라 誠者自成也而道自道也者는 言人能有至誠之德이면 則自成就其身이라 故로 云誠者自成也요 若人有道藝則能者道達於己라 故로 云而道自道也라 誠者物之終始不誠無物者는 言人有至誠則能與萬物爲終始니 若無至誠則不能成其物이오 若大人無至誠則不能生萬物이오 若小人無至誠則不能成其物이라 物은 猶事也니 小人無誠則不能成事니라
이 경문(25-01 ~ 26-08)은 이미 지성은 능히 물건에 나아가 이룸이 있음을 밝힘이라. ‘誠者自成也而道自道也’는 사람이 능히 지성의 덕이 있으면 스스로 그 몸에 나아가 이룸이라. 그러므로 ‘誠者自成也’라 이르고, 사람이 도와 예가 있으면 능한 자는 몸에 도달하므로 ‘而道自道也’라 이름이라. ‘誠者物之終始不誠無物’은 말하기를, 사람이 지성이 두면 능히 만물과 더불어 종시가 되고, 지성이 없으면 능히 그 물건을 이루지 못하고, 대인이 지성이 없으면 능히 만물을 내지 못하고, 소인이 지성이 없으면 능히 그 물건을 이루지 못하니라. 물(物)은 일과 같으니, 소인이 정성이 없으면 능히 일을 이루지 못하니라.
誠者非自成己而已也所以成物也者는 言人有至誠은 非但自成就己身而已라 又能成就外物이라 成己仁也成物知也者는 若成能就己身則仁道興立이라 故로 云成己仁也요 若能成就外物則知力廣遠이라 故로 云成物知也니라 性之德也者는 言誠者는 是人五性之德이니 則仁義禮知信이 皆猶至誠而爲德이라 故로 云性之德也니라 合外內之道也者는 言至誠之行이 合於外內之道하여 無問外內라도 皆須至誠이라 於人事言之면 有外有內요 於萬物言之면 外內猶上下니 上謂天이오 下謂地라 天體는 高明이라 故로 爲外요 地體는 博厚閉藏이라 故로 爲內也니라 是는 至誠은 合天地之道也라 故時措之宜也者는 措는 猶用也니 言至誠者는 成萬物之性하고 合天地之道라 故로 得時而用之면 則無往而不宜라 故로 注云時措는 言得其時而用也라
‘誠者非自成己而已也所以成物也’는 사람이 지성을 둠은 다만 스스로 자기 몸에 나아가 이룰 뿐만 아니라 또한 능히 바깥 물건에 나아가 이룸을 말함이라. ‘成己仁也成物知也’는 능히 자기 몸에 나아가 이룬다면 어진 도가 일어나 섬이라. 그러므로 ‘成己仁也’이고, 능히 바깥 물건에 나아가 이룬다면 앎의 힘이 넓고 멀어지니라. 그러므로 ‘成物知也’라 이르니라. ‘性之德也’는 말하기를, 성자(誠者)는 이에 사람의 오성의 덕이니, 인의예지신이 다 정성을 지극히 하여 덕이 됨과 같음이라. 그러므로 ‘性之德也’라 이르니라. ‘合外內之道也’는 말하기를, 지성의 행함이 안팎의 도에 합하여 안팎을 물음이 없더라도 다 모름지기 지성이라. 인사에 대해 바깥이 있으며, 안이 있고, 만물에 대해 말하면 바깥과 안은 위와 아래와 같으니, 위는 하늘을 이르고, 아래는 땅을 이름이라. 하늘의 체는 고명하므로 바깥이 되고, 땅의 체는 넓고 두터우며 닫고 감춤으로 안이 되니라. 이는 지성은 천지의 도와 합함이라. ‘故時措之宜也’는 조(措)는 씀과 같으니, 지성은 만물의 성품을 이루고 천지의 도와 합함을 말함이라. 그러므로 때를 얻어 쓰면 어디를 가더라도 마땅하지 못함이 없음이라. 그러므로 注에 이르기를, 때로 둠은 그 때를 얻어 쓴다고 말함이라.
故至誠無息者는 言至誠之德은 所用皆宜하니 無有止息이라 故로 能久遠하고 博厚하고 高明하여 以配天地也라 不息則久者는 以其不息이라 故로 能長久也니라 久則徵은 徵은 驗也니 以其久行이라 故로 有徵驗이라 徵則悠遠者는 悠는 長也니 若事有徵驗이면 則可行長遠也니라 悠遠則博厚는 以其德旣長遠하여 無所不周니라 故로 博厚也라 養物博厚면 則功業顯著니라 故로 博厚則高明也라 博厚所以載物也는 以其德博厚하여 所以負載於物이라 高明所以覆物也는 以其功業高明하여 所以覆蓋於萬物也라 悠久所以成物也는 以行之長久하여 能成就於物하니 此謂至誠之德也니라 博厚配地는 言聖人之德이 博厚하여 配偶於地하니 與地同功하여 能載物也라 高明配天은 言聖人功業이 高明하여 配偶於天하니 與天同功하여 能覆物也라 悠久無疆은 疆은 窮也니 言聖人之德이 旣能覆載하며 又能長久行之하여 所以無窮이라 悠久는 則上經悠遠이니 悠久는 在博厚高明之上하고 此經悠久는 在博厚高明之下者하니 上經은 欲明積漸先悠久라야 後能博厚高明하고 此經旣能博厚高明하니 又須行之悠久니라 故로 反覆言之라
‘故至誠無息’은 지성의 덕은 쓰는 바가 다 마땅하니 그쳐서 쉼이 있지 않으니라. 그러므로 능히 오래 하고, 넓고 두텁고 높고 밝아 천지와 짝함을 말함이라. ‘不息則久’는 그 쉬지 않으므로 능히 장구함이라. ‘久則徵’은 징(徵)은 효험이니, 그 오래 행하니라. 그러므로 징험함이 있음이라. ‘徵則悠遠’은 유(悠)은 길음이니, 일이 징험함이 있으면 가히 길게 멀리까지 행하니라. ‘悠遠則博厚’는 그 덕이 이미 길고 멀리까지 하여 두루 하지 않은 바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박후함이라. 물건을 기름에 박후하면 공업이 나타나느니라. 그러므로 ‘博厚則高明’이라. ‘博厚所以載物也’는 그 덕이 박후하여 물건을 짊어지고 싣는 바라. ‘高明所以覆物也’는 그 공업이 고명하여 만물을 덮는 바라. ‘悠久所以成物也’는 행함이 장구하여 능히 물건에 나아가 이루니, 이를 지성의 덕이라 이르니라. ‘博厚配地’는 성인의 덕이 박후하여 땅을 짝하니 땅과 더불어 공을 같이하여 능히 물건을 실음을 말함이라. ‘高明配天’은 성인의 공업이 고명하여 하늘을 짝하니 하늘과 더불어 공을 같이하여 능히 물건을 덮음을 말함이라. ‘悠久無疆’은 강(疆)은 다함이니 성인의 덕이 이미 능히 덮고 실으며, 또한 능히 오래도록 행하여 무궁한 바임을 말함이라. 유구(悠久)는 곧 위 경문의 유원(悠遠)이니 유구는 박후고명의 위에 있고, 여기 경문의 유구는 박후고명의 아래에 있으니, 위의 경문은 점점 쌓음을 먼저 오래하여야 뒤에 능히 박후고명함을 밝히고자 했고, 여기 경문은 이미 능히 박후고명하니 또한 모름지기 행함이 유구하니라. 그러므로 반복하여 말함이라.
如此者不見而章不動而變無爲而成者는 言聖人之德이 如此博厚高明悠久하면 不見所爲而功業章顯하며 不見動作而萬物改變하며 無所施爲而道德成就니라 天地之道可一言而盡也者는 言聖人之德이 能同於天地之道하여 欲尋求所由에 可一句之言而能盡其事理하니 正由於至誠이라 是一言而盡也니라 其爲物不貳則其生物不測者는 言聖人行至誠하여 接待於物이 不有差貳하니 以此之故로 能生殖衆物不可測量이라 故로 鄭云言多無數也라
‘如此者不見而章不動而變無爲而成’은 성인의 덕이 이와 같이 박후하고 고명하고 유구하면 하는 바를 보지 않아도 공업이 밝게 드러나며, 동작을 보지 않아도 만물이 고쳐지고 변하며, 베풀어하는 바가 없어도 도덕이 이뤄져 나아가느니라. ‘天地之道可一言而盡也’는 성인의 덕이 능히 천지의 도와 같아서 말미암는 바를 찾고자 함에 가히 한마디 말로 능히 그 사리를 다하니 바로 지성으로 말미암음이라. 이것이 ‘一言而盡也’니라. ‘其爲物不貳則其生物不測’은 성인의 지성을 행하여 물건을 기다려 접함이 차이가 있거나 둘이 있지 아니하니 이런 까닭으로 능히 많은 물건을 나고 자라게 함을 가히 헤아리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정씨가 많아 셀 수가 없다고 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