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MBK파트너스(이하 MBK)는 21일 “최윤범 회장은 주식회사의 근본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무력화했고,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 사외이사 전원이 사모펀드 MBK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를 반대하며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입장으로 보인다.
MBK는 “고려아연 사외이사진에는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가 운영했던 청호컴넷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진 K대 교수도 있다”며 “최 회장에 대한 건전한 견제가 이뤄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 기능이 훼손된 근거로 △최 회장의 독단적인 약 5600억원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직접 활용된 하바나 1호 투자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인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5800억원 투자를 들었다.
MBK는 이에 대해 “고려아연 이사회가 제대로 기능했으면 5600억원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에 활용된 투자, 완전자본잠식 이그니오홀딩스 5800억원 인수는 가당치도 않다”고 비판했다.
MB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중학교 동창 친구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가 운영하는 원아시아파트너에서 약 5600억원의 고려아연 자금을 투자했다. 고려아연 한 해 인건비총액(급여 및 복리후생비) 3762억원의 약 1.4배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또한 원아시아파트너스는 최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2019년 3월 22일로부터 불과 3개월여가 흐른 2019년 6월 3일에 설립된 신설 펀드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영하는 8개 펀드 출자금 80~90% 이상이 모두 고려아연에서 지급됐다고 MBK는 설명했다.
MBK는 이어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대비 총 손실액은 2024년 6월 말 기준 1378억원(-24.8%)으로 추정된다”며 “고려아연 자금 약 1000억원이 출자된 하바나1호의 경우 (고려아연 지분 99.8%), 직접적으로 SM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대한 고가매수 및 시세조종에 활용된 혐의로 형사재판 계류 중으로 최 회장은 이로 인해 지난해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배임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돼 있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더불어 MBK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이그니오 홀딩스를 약 5800억원(21년 매출액 29억원 대비 200배 이상)의 거금으로 인수 과정에서도 고려아연 이사회는 무력화돼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이사회에는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한 상세한 가치평가 내역이나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투자보고서를 요구한 영풍 장형진 고문 및 영풍 측의 요청도 묵살됐으며 고려아연 7명의 사외이사 중 K대 교수는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와의 인연으로 청호컴넷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 MBK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