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필립포스가 유명한 도시를 함락했다거나 이름난 전투에서 승리했다는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알렉산드로스는 기뻐하기는 커녕 같은 나이 또래의 친구들에게 "애들아,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먼저 정복하시니, 내가 너희들과 함께 세상에 보여 줄 위업은 이러다 하나도 남지 않겠어."라고 말하곤 했다. 쾌락과 부가 아니라 용맹과 명성을 추구한만큼, 그는 아버지께서 더 많이 받을수록 자력으로 이룩할 수 있는 것은 더 줄어든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는 나라가 부강해질수록 성취의 기회는 대부분 아버지께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부와 사치와 쾌락을 제공할 나라가 아니라 투쟁과 전쟁과 명성을 떨칠 기회를 제공할 나라를 원했다.
[플루타르코스영웅전]/플루타르코스 지음/천병희옮김/숲/2014/249-250쪽
또 한번은 히스파니아에서 여가 시간에 알렉산드로스의 전기를 읽다가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 있더니 눈물을 글썽였다고 한다. 측근들이 이상히 여겨 그 까닭을 묻자,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로스는 내 나이에 이미 그토록 많은 나라의 왕이 되었는데 나는 아직도 이렇다 할 위업을 이룩하지 못했으니 이 어찌 서글픈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플루타르코스영웅전]/플루타르코스 지음/천병희옮김/숲/2014/4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