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 1990년대에는 일본영화가 상영될 수가 없었다. 단 베네치아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깐느 영화제를 비롯한 5대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영본 영화는 수입배급이 가능했다. 그래서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획득한 '하나비'를 비롯한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들을 볼 수 있었다.
기타노 다케시는 ‘비트 다케시’라는 예명으로 만담을 했었는데, 오사카와 동경 중심의 만담계열이 존재했던 당시 중립적 색채를 띠던 인물이다. 만담가이자 코메디언, 배우, 감독을 한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와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이다.
그는 총 3권의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처음에 등장하는 죽음에 대하여 생각을 하면서 책으로 남겨야 되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이며 본인의 구술을 작가가 받아 적어서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시마 유키오의 책을 보면 아들을 강하게 키우려면 아버지를 증오하게 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교육에 관련한 부분은 미시마 유키오의 이러한 철학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나도 이 생각에 동의하여 아들들이 자라던 시절에 이유없이 때려준 적이 있었다. 큰아들이 고2 때 조금 왜곡되는 것을 보고 어려움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자식은 자식으로 생각하지 말고 사돈어른 한 분이 내 집에 와 계시다라고 생각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마음에 진심을 담고 아들을 사돈어른처럼 대우해 주었더니 서서히 변해갔다.
책을 읽는 마지막 단계에는 공감의 단계와 감동의 단계가 있다. 마지막 감동의 단계는 성서와 같은 책을 읽고 다다를 수 있다. 이 책은 두고두고 몇 번이고 읽어 볼 필요가 있다.
페미니스트는 일본에서 인기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의 스타들은 자기 자신을 감추어야 인기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 우리 한국에서는 스타들이 자기의 사생활을 너무 까발린다.
60쯤 되면 운명이 있으며 받아드릴 준비를 해야 한다. 이 책은 버리지 말고 가끔씩 꺼내 보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박찬유> 저자의 죽음에 관한 생각은 나와 다르지만 교육에 대해서는 요즘 우리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이 똑 같다고 느꼈다. 아이들이 컴퓨터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포함한 일본의 생활상도 우리와 똑 같다. 저자가 얘기하는 것처럼 자식을 두들겨 패서 키우는 것은 반대한다. 때려서 키우면 아이들의 사고가 경직되어 리버럴해 지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다.
자식은 옆에서 잘 충고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늦게까지 컴퓨터를 한다고 옆에서 잔소리를 하지 마라. 컴퓨터를 할 때 뇌에 도파민 수치가 높아져서 무의식 속에서 난동을 부릴 위험이 있다. 그리고 아들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적이 있었는데 퇴근해 보니 인터넷을 하고 있길래 살펴보니 설정에 아들의 ID가 나오고 Bypass로 바꿔놓았더라.
싹이 노란 놈을 야단친다고 원하는 쪽으로 가지 않는다. 공부 못한다고 야단쳐봐야 입만 아프다.
나는 요즘도 꿈에서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갑자기 시험문제를 내고 나는 미처 준비를 못하고 해서 당황하곤 한다.
<김동명>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간이 가면 대학교에 자연적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을 만큼 어수룩했다. 아들은 국민학교 때, 고등학교 졸업할 때, 군대 갔다 와서 이렇게 세 번 잡아야 한다. 나는 아들이 국민학교 때 무릎을 꿇리고 잘못했다고 할 때까지 기다렸다. 고등학교 때에도 그렇게 했다(중간에 다른 의견들이 오고가는 바람에 군대 다녀와서 상황은 못 들었음).
내 아들은 검도와 주산만 가르쳤다. 1995년에 중국에 가보니 과외라는 것이 전혀 없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낀 소중한 경험이 있다. 누나의 큰애가 중학교 1학년부터 책을 안보더라. 하루는 만나서 물어보니 뭘 하고 싶은데 못하게 한다고 불평을 하더라. 그래서 공부하는 학원은 다니지 말고 격투기와 그림만 그리게 했다. 그 조카가 지금 압구정고등학교 2학년인데 학생회장을 한다. 지금은 공부하는 것이 제일 편한데 그 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고백을 한다.
아이들은 하고 싶어야 한다. 주변의 사촌이나 삼촌, 이모가 도와줘야 한다. 사람은 어느 순간 내가 생각한 것과 딱 마주치는 순간 공감하게 된다. 아이들과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인원>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쓴 것이 아니고 대필하지 않았나 의심을 들 만큼 글을 편하게 잘 썼다. 나도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것 같고 지금도 나랑 똑 같은 생각을 썼네하고 읽으면서 놀랬다.
아이들은 공부하라고 들들 볶아도 안 하는데 가만히 놔두면 어떻게 되겠는가!
저자가 단골집에 다니는 것을 보고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생각했다. 강남이나 천호동에 단골집을 만들려고 몇 번을 노력했는데 기분이 이상하면 다시는 못 가는 성격이라 실패하고 말았다.
저자가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뜻밖에 지구가 행성과 출동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라도 “자, 오너라” 하고 말하는 여유와 넉넉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인간적인 면들이 잘 나타나 있고 남자들의 잡담을 소소하게 나열하여 편안하게 읽었다. 책을 읽고나니 이 저자를 더 연구하게 되었다. 결국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연예인이라서 나와 다른 사람인줄 알았는데 나와 같으네 하고 느꼈다.
<유기찬> 딸이 일본에 산적도 없는데 일본어를 굉장히 잘한다. 일본의 아이돌 스타인 아라시에 몰입하여 모국어처럼 일본어를 한다. 딸을 통해서 이 책을 알게 되어 오래 전에 읽은 적이 었다. 책이 없어져서 이번에 다시 구해서 보았는데 책을 많이 읽는 나에게 기억에 남는 몇 권 중에서 하나다.
아이들은 부모들의 통제를 받는다. 부모들은 자신들의 욕심에 의해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한다. 부모 자신은 1%가 아니면서도 자식들은 1% 안에 들라고 강요를 한다. 우리 모두 그런 생각을 하는데 기타노 다케시는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했다. 나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안하고 컴퓨터를 하라고 해서 그런지 정말 잘 하더라.
학교에서 강의를 해보면 명문대 애들은 수능세대이기 때문에 과제를 내주면 항상 어떻게 해야 되느냐고 물어온다. 너의 생각대로 해오라고 해도 문제를 내야지 풀 것 아니냐고 한다.
기타노 다케시는 메이지대학교 기계과를 다녔다. 수학을 잘 해서 그런지 그가 쓴 ‘생각노트’는 감동을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의 생각을 잘 정리해 놓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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