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은 항상 그곳에 있건만 년초가 되면 왜 항상 마음이 조급해 지는건지...
따뜻한 봄볕을 맞으며 영실 오름길에 애처롭게 웅크리고 피어있는 진달래,철쭉도 좋지만
그래도 난 한라의 설경이 좋다.
더우기 최근 두해에 걸쳐서는 이상기온으로 한라에서의 설경은 볼수 없었다.
다행이 주후반 전한 눈소식에 한라의 잔설이라도 느낄요량으로 제주를 찿았다.
영실에서 어리목까지...
기대와 설레이는 마음으로 길을 떠난다.
느즈막한 아침,
보채는 일행들에 이끌려 숙소를 나선다.
다행이 하늘은 그런대로...
숙소근처 미풍해장국집에서 선지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 영실로 택시를 몬다.
눈이 왔다는 소식에 영실초입 부터 차가 밀린다.
다행히 택시기사님의 기지로 영실통제소앞까지 무사히 도착...
등로초입 솔밭등로는 적당량의 적설로 주변경치을 더해 여백의 미를 이루고,
길을 따르는 산객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부른다.
숲을따라 걷다 계곡을 건너 능선길을 오른다.
바닥은 오랜시간 켜켜이 싸인 눈으로 빙판길을 이루고...
능선 두번째 조망터에서 숨을 고르고,병풍바위를 조망한다.
오백나한상과 실골을 타고 흘러내리는 빙폭이 현무암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오름길에 좌로 고개를 돌리니 어스렁오름과 멀리 제주시가 희미하게 보인다.
오백나한상과 까마귀의 날개짓...
능선 중허리의 고사목지대,
바람을 피해 납짝 엎드린 철쭉과 잡목들이 눈을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제주도 중산간의 오름들과 영실등로...
1시간여 능선길을 타고오르니 주목지대가 나온다.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녹다만 상고대가 초록과 조화를 이룬다.
여전한 까마귀의 마중,
사실 까마귀는 한라산에 터를 잡고 사는 텃새가 아니다.
최소한 대한항공이 제주도에 취향하기 이전까지는...
주목군락지를 벋어나니 한라산 정상부가 시야에 들어온다.
우로부터 한라산남벽이 우뚝 솟아있고,
웃세붉은오름,웃세누은오름,웃세족은오름이 올망졸망 키를 맞춰 서있다.
여우비님을 불러세워 한컷...
한라산 정상부와 선작지왓,
예전부터 느껴 왔지만 여기에 오면은 항상 마음이 아프다.
오래전 봐왔던 초록의 시로미와 연분홍으로 평원을 붉게 물들였던 선작지왓 평원의 철쭉은 사라지고
이제는 온통 조릿대 밭으로 변해 버렸으니...
까치에 쫒겨 한라산 정상부로 밀려온 까마귀나,
산죽에 밀려 자리를 빼았긴 시로미에 이어, 철쭉은 아애 고사당할 위기에 처했다 하니
아마 몇년후면 한라산에서 철쭉도 보기 어려울듯...
선작지왓평원과 한라산 남벽이 잘 보이도록 전망데크가 새로이 놓여 있다.
선작지왓의 안타까움을 떨치고 더 넓은 선작지왓 평원을 느껴보려 웃세족은오름을 오르는 계단을 밟는다.
한라산 정상부의 설경,
우측으로 한라산의 위세에 억눌린 방아오름이 시야에 들어온다.
웃세족은오름전망대에서 조망한 한라산 파노라마...
하산해야할 어리목방향,
음달쪽이어서 인지 영실쪽과는 달리 설원을 이룬다.
평원 가장자리에 만세동산이 하얀눈을 이고 봉우리만 얼굴을 내민고 서있고,
계곡건너 우측으론 민대가리동산이 마주한다.
웃세족은오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작지왓 평원,
한라산정상과 장구목능선,
장구목능선과 용진각계곡에 특전사와 산악연맹에서 운영하는 동계훈련캠프가 있고,
장구목능선을 타고 삼각봉쪽으로 가다보면 (고)고상돈 산악인을 그리는 고상돈케언이 있다.
웃세족은오름 전망대를 내려서며...
웃세족은오름 하산후 웃세오름을 향하여...
웃세오름대피소 전경..
함께한 산우들...
남벽분기점,돈내코로 오르는 등로...
한참을 망설이다 정상 서북벽쪽만 눈마춤 하고 이내 발길을 돌린다.
쉼터였던 나무계단이 눈속에 파뭍혔네??
그래도 삼삼오오 짝을 이뤄 한라의 겨울풍경을 즐긴다.
웃세오름을 떠나는 아쉬움에 장구목과 정상을 뒤돌아 본다.
안전목책을 따라 끄트머리에 만세동산이 하늘과 걸쳐있다.
이른하산으로 올라오는 산객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어리목으로 하산하는 풍경...
눈덮인 민대가리동산...
만세동산 근처에 다다를즈음 정상부에 눈구름이 깔려온다.
순간 잠시 흥분...
만세동산을 배경으로...
만세동산 부근의 설경...
사제비동산 넘어 제주시가...
느긋하게 오르는 산객들의 걸음거리에 여유가 묻어있다.
2년전 산불로 소실된 사제비샘 부근...
화마에 휩쓸린 상록림이 앙상한 몽둥이만 남아있다.
우리 모두 산불조심!!!
사제비샘을 지나 어리목으로 내려서며...
어리목의 활엽수림지대,
눈속에 박힌 사이사이의 고목들이 겨울의 정취를...
어리목계곡을 건너며...
어리목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천아계곡과 만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답다던 천아계곡 단풍...
언젠가 또다시 찿아올 핑계가 또하나 생긴듯 하다.
어리목 날머리에서 누군가 만들어 놓은 앙증맞은 병아리들의 환송을 받으며 산행을 마무리 한다.
어제의 과음 탓인지 속이 니글거려 맛집인 올레냉면집에 들러 매콤한 냉면 한그릇으로 속을 달래고,
제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 한다.
첫날의 여유로운 올레 걷기와 알뜨르다크투어리즘,
그리고 둘쨋날 웃세에서의 한라산 설경까지...
항상 바쁨을 옆에 끼고사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바지런한 놀림으로 아껴온 시간을 나만을 위해 쓸수있어서 좋았다.
함께했던 동무들,그리고 제주의 풍광과 이야기들...
오랫토록 기억되는 제주여행이 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