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9 유정독서 모임, 커먼즈 필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회원 한 분은 나오지 못하셨고, 참석자 가운데 한 분은 급한 일로 먼저 귀가하였습니다.
오늘은 신화 전설 및 문학에 나타난 여성의 공격적 사랑의 유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격적이라는 어휘대신 적극적 사랑이라고 해도 되겠지요.
먼저 우리나라의 신화 전설 등에 나타난 적극적 사랑을 구현한 여성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단군신화에서 환웅의 아내가 되기 위해 삼칠일간 쑥과 마늘을 먹으며 견디어 낸 '웅녀', 고구려 시대 호동왕자(?~32)와 낙랑공주 이야기에 나온 '낙랑공주', 바보온달(?~590)과 평강공주에 나온 '평강공주' , 신라시대 김유신의 누이이며 김춘추(604~661의 왕비가 된 '문희', 원효대사의 아들을 낳은 '요석공주'도 있습니다. 요석공주는 김춘추의 딸입니다(요석공주는 문희의 언니인 보희와 김춘추 사이에 얻은 딸). 이들 관련 이야기는 『 화랑세기』, 『삼국사기』,『삼국유사』에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조선조로 들어와서, '황진이'와 같은 진취적인 여성이 있고 '어우동' 과 '옹강녀'와 같은 파무파탈적인 여성도 있지요. 성춘향과 같이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거는 여성도 있군요
서양의 신화나 전설의 경우는 자신의 사랑을 위해 적극적인 것이 지나쳐 파무파탈한 경우가 더 많아 보입니다.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는 지혜의 열매를 아담에게 권하고, 데릴라는 삼손을 유혹하여 힘의 근원인 머리카락을 잘라냅니다. 그리스 신화속의 메데이아는 남편 이아손을 얻기까지 아비와 남동생을 희생시켰고 크레타섬의 공주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주어 미궁의 탈출을 돕습니다.
서양 소설에서 파무파탈한 존재로 대표적인 것이 <타이스>와 <마농>, <칼멘> 같은 여성이 있습니다. 이들은 사랑하던 남자를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뜨거운 가슴을 갖고 연인에게 질주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 <닥터 지바고>의 라라, 그런가 하면 자제하면서도 사랑의 시선을 보내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로테 같은 여성도 있습니다.
한국 소설에서 사랑에 적극적인 여성을 찾아본다면, 파무파탈한 존재, 혹은 성적욕망에 자유로운 존재로 이태준의 <오몽녀>에 나는 오몽녀, 이상의 <날개>에 나오는 연심이, <실화>에 나오는 연이,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에서 셋째 딸인 용란, 역시 박경리의 <성녀와 마녀>에 나오는 오형숙, 영화 <화녀>에 나오는 여주인공......이들은 상대방이 파멸에 이르게 합니다. 찾아보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에 적극적이긴 해도 순애보적인 백치미인 유형도 볼 수 있는데, 계용묵의 <백치 아다다>, 황석영의 <삼포가는 길>의 백화,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의 경아, 조해일의 <겨울여자>에 나오는 이화.........
김유정의 작품에 나오는 여성들은 사랑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언뜻 생각하면 순애보적인 백치미인 유형으로 <봄·봄> < 동백꽃>의 점순이, <소낙비>의 춘호처, <산골>의 이쁜이, <따라지>의 아키코 ......
이들 작품과 달리 <총각과 맹꽁이>와 <솥>의 들병이 들은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지요. 만일 <아내>의 아내가 좀 예뻤더라면, 남편을 옆에 눕혀놓고 다른 사내와 정분이 나지는 않을 지요.
오늘 1교시에는 사랑의 유형에 대한 토론을, 2교시에서는 <봄·봄>을 읽으며 점순이가 지닌 사랑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동백꽃>을 함께 읽습니다.
좋아하는 이성 앞에서, 여러분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여러분의 첫사랑, 여러분의 역할은 어디에 가까웠는지 한 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첫댓글 선생님의 열정과 사랑에 존경과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