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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7일 날씨 - 미세먼지 심하고 흐림
다시걷는 서울둘레길 네번쨋날
오늘의 출발지점인 광나루의 광진교를 들어서서 남서쪽을 바라봅니다
아 ~ 시야가 아주 불량합니다
짙은 안개가 낀것 마냥 가까이 지나가는 천호대교가 흐릿하게 보이고 그렇게 멀지않은 올림픽대교와 좀더 뒷쪽으로 보이는 백이십... 몇층( ? 신문기사에서 봤는데...갑자기 생각이 안 나네 ~)의 높은 빌딩은 아예 형체만 어련히 보입니다.
오늘 걷는길에서 이 풍경을 한번 사진에 담아볼려고 별르고 있었는데 - 오늘만큼은 좋은사진 찍기 기대를 접어야 겠습니다.
맨날 지나 다니는 길도 아니라 이럴때 한번 사진에 담아 보는것도 둘레길 걷기 또 하나의 덤일텐데..... 아쉽습니다
카메라의 여러가지 기능을 이용해 광량을 조정하고 노출을 조정한다 해도 역시 광선이 좋아야 좋은사진을 얻울수 있다는걸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에 오늘 같은날 찍는 사진은 그져 기록으로 남긴다는 생각만 해야겠습니다.
원래 광진교는 아주 오래된 다리였는데 근래에 이를 허물고 다시 풍경좋은 다리로 건설 했습니다.
1km가 넘는 다리 구간은 곳곳에 화단과 쉴수있는 의자와 벤치, 화장실, 전망대를 만들고 중간쯤에는
상판 아랫쪽 내려간곳에 전망과 휴식을 즐길수 있는 [광진교 8번가]라는 공간도 있더군요.
사진이 짤려서 통행금지만 보입니다만 - 자전거 통행금지 표시입니다 - 근데, 자전거 많이 다니던데....
광진교 건너서 한강둔치로 내려서면 이제 강변따라 계속 걸어갈수 있는 길을 만나게 됩니다.
가죽나무(원래 이름은 가중 - 가짜 중나무/假僧木)서 있는 모양이 꼭 열대지방 어느곳 풍경을 바라보는듯 힙니다.
광나루의 건너편인 이곳은 둔치가 넓게 이어져 있어 버드나무와 갈대가 빼꼭이 자라면서 깊은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둘레길이 이어지는곳은 햇살을 노다지로 받으면서 걸어야 하는 뙤약볕 길입니다
썬크림 바르고 모자쓰고 장갑끼고 팔토시도 했지만 그래도 길바닥의 열기가 얼굴을 화끈 거리게 합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땀을 닦으며 강건너 풍경을 담아봅니다.
워커힐호텔 뒷쪽으로 길게 스카이라인을 그리는 산이 아차산과 용마산이지요.
지난 2일날,화랑대에서 출발해 망우산을 지나 570계단 용마산깔닥고개를 오르고 콩죽같은 땀을 흘리며 지나왔던 능선입니다.
숲너머 워커힐을 당겨 찍어봅니다
거대한 인공구조물이 자연풍경에 끼어들면 그리 좋은 구도로 보이지 않은데 근경 버드나무와 원경 아차산
사이에 중경으로 자리잡은 워커힐 - 캔버스에 옮긴다 해도 좋은그림 한폭이 되겠습니다 - 희뿌연 미세먼지는 싹 빼고 ~~
한시간 남짓 걸었더니 뙤약볕길이 끝이 나고 서울둘레길은 둔치길에서 동네길로 접어듭니다.
굴을 통과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니 저 굴길을 [토끼굴]이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토끼는 한 마리도 안 지나 다니고 사람들만 다닙니다. 나도 방금 지나왔습니다.
둘레길에서 만난 풍경들을 몇가지 주제별로 모아 봅니다.
먼저 [그림같은 풍경,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풍경]을 연속으로 몇장 실어봅니다
이곳은 암사대교 근처에서 고덕방향으로 넘어가는 작은 고개입니다.
깊은산은 아니지만 언덕에 잡목숲이 초록빛으로 곱고 금계국 노랑색이 길섶에서 밝게 웃는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앞서 가는 저분도 아마 둘레길을 걷고 있는것 같습니다.
한참동안 사람도 만난 일 없이 걸어왔더니 적적 하기도 했는데..... 말이라도 나눌까 했는데 사진 찍는 사이에
저만치 멀어졌습니다.
요 며칠전에 이런 길에서 사고가 난 일이 있었지요
이른아침 수락산에서 일어난 묻지마 살인사건 - 알고보니 나도 둘레길 걸으면서 사건 직전에 근처를 지나온것 같습니다.
무서운 세상 -
나는 별 두려움 없이 걷고 있습니다만 여성분들이라면 이런길에 혼자 나서지 않는게 좋겠습니다.
작은 고갯마루에 올라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니 암사대교풍경이 멋지게 나타납니다.
교각이 물에 어린 반영풍경 - 물 한모금 마시고 한참을 내려다 보며 나홀로 멍때리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남양주 구리쪽의 둔치지역 이고 그곳에선 초가을이면 코스모스가 만발하여 장관을 이룹니다.
다음 주제는 [색깔좋은 숲길풍경]입니다
때가 때닌만큼 숲길만 들어서면 진초록 연초록 숲이 짙은 그늘길을 만들어 줍니다.
산벚나무,굴참나무,상수리,떡갈,붉나무,쥐똥나무 ....정다운 우리 이름을 가진나무들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푸르름으로 유월의
숲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떡갈나무잎은 넓고 진한 녹색이고 상수리나무 잎은 길쭉하고 연한 초록으로 저마다 모양과 색깔을 다르게
하여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나는 여름철 이런 풍경앞에 이젤을 세우고 그림을 그려보면 저렇게 멋진 여름색을 어떻게 나타내느냐 ~
하고 고민할때가 많았습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초록숲속에 혼재된 색들은 진하고 연한 차이와 또 다른 약간의 이색들이 섞여 전체적으로
아주 황홀한 숲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막상 내가 짜 놓은 파렛트위의 물감을 캔버스에 칠해보면 아무리 붓질을 해도
그져 시푸리죽죽하고 이상한 느낌의 녹색이 되 버립니다.
이 풍경이 있는곳은 오늘 걷는 둘레길 끝머리의 고덕동 산자락길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네와 가깝고 높지도 않아서 누구든지 쉽게 찾아가서 편하게 걸으면서 운동하고 쉴수있는곳입니다
고덕산 숲속에서 잠시 휴식을 합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약 37km - 90리 길이 되네요
그동안 수락산,망우산,용마산,아차산을 거치고 한강 까지 건넜으니 서울의 동쪽은 다 걸어온 샘이고
전체구간의 반의 반은 주파 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어지는 사진의 주제는 [서울에도 이런곳이...]라는 말로 표현해 봅니다
모두가 삐까 번쩍한 빌딩과 아파트가 빈틈없이 들어서고 사통팔달로 뚫린 도로망이 그물처럼 얽혀있는 서울풍경이지만
그러나 가끔씩 길 하나 경계를 두고 전혀 낯선풍경이 나타납니다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마늘밭이 있고 강낭콩 꼬투리가 주렁주렁 매달린 밭고랑이 보이고 옥수수가 자루를 품고 선 받고랑이
있는 서울의 이색풍경,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풍경.... 서울에도 이런곳이 있을까 하며 오랫동안 바라보다 발길을 옮깁니다.
다음 주제는 [둘레길에서 만나는 꽃님들]입니다.
사람들이 만든 화단에서 예쁘게 벙근 개양귀비 같은 키워낸 꽃과 들녘에서 무리지어 피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그들입니다.
요즘들어 눈에 많이 띄는 양귀비의 야시시한 자태 - 나 찍어주고 가라는데 어떡해요.포커스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은채 한컷 눌렀습니다
사람이 가꾸는 작물밭에도 어김없이 돋아나서 쥐어 뜯기고 뿌리 뽑히면서도 악착같이 줄을 감고 꽃을 푸우는 매꽃....
오늘따라 더욱 상큼하게 길섶에서 웃고 있는 모습이 예뻐서 역시 한컷 찍어줬습니다.
봄이 떠난지 한참이나 지났지만 초여름 들판에도 야생화들은 잘도 피어납니다
그 꽃들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둘레길 - 맑고 곱고 아름답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주제 [환경고발]입니다
둘레길 지나는 곳곳엔 버려진 쓰레기와 오물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즐겁게 걸어가는 길에
왜 저렇게 함부로 쓰레기를 버려 환경을 더럽히고 오염을 시켜야 하는지 -
저렇게 오물과 쓰레기를 버릴때 조금이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는지
묻고 싶었습니다.
- 다음글에 계속 -
게시자 가인재 김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