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말루엘의 성 삼위일체와 피에타
[교회미술 산책] ‘성 삼위일체와 피에타’
- 1400년경, 장 말루엘(Jean Malouel, 1397-1415), 목판에 유채, D.64cm, 파리 루브르 박물관, 프랑스.
장식성과 통일감이 느껴지는 둥근 화면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리스도가 있다. 그의 가시관을 눌러쓴 머리 옆에는 눈부시게 흰 비둘기 형상의 성령이, 그리고 그 뒤에는 백발의 성부가 그리스도를 부축하는 성 삼위일체 모습이다. 그리스도의 옆구리의 상처와 양손의 못 박힌 모습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혀 생명을 잃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이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희생으로의 묵상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 옆의 성모님은 천상의 깊은 푸른색 망토를 걸친 채 예수님을 품에 안고 애도하는 전형적인 ‘피에타’상이다. ‘삼위일체’와 ‘피에타’의 주제가 같이 어우러진 모습이 특징이다. 성모님의 뒤에는 제자 요한이, 그리고 그리스도 주위에는 애도하는 천사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 작품은 부르고뉴공의 궁정화가였던 플랑드르 화가 방 말루엘의 걸작으로 플랑드르의 깊은 정신성과 사실적인 자연주의, 그리고 프랑스 궁정예술의 세련된 우아미와 격조가 어우러진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