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푸르나 (Annapurna)는 경상도 사투리이자 우리말이다
<안나푸르나 (anna-purna) >
안나푸르나는 산스크리트어로서 일반적으로 수확의 여신, 풍요의 여신이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름과 달리 산세가 험하고 하루에도 수차례씩 기상이 바뀌며, 수시로 발생하는 눈사태 때문에 산악인들에겐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악마의 봉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산 사나이로서 산에서 죽는 것. 그것은 거스를 수 없는 내 운명인지도 모른다" 고 했던 영원한 산 사나이 박영석 대장이 돌아오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anna-purna를 옥스포드 산스크리트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식량으로 가득한", "여신의" 란 의미이다. 그래서 고유명사로 쓸 때는 식량이 가득한 여신 즉, "수확의 여신 내지 풍요의 여신"으로 널리 통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 anna-purna 1. filled with or possessed of food, 2. of a goddess
* anna 1. food, boiled rice, 2. water, 3. Vishnu, 4. earth
그런데 단순히 중앙아시아 지역의 산스크리트어로만 알고 있는 안나푸르나가 왠지 모르게 우리말 같은 느낌이 든다. 박사님의 강의에서 식량을 뜻하는 안나(anna)는 경상도 사투리 "아나 밤무라"에 "ㄴ받침"이 약해진 형태로 "boiled rice"라는 뜻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푸르나 (purna)는 무슨 뜻일까?
다름 아닌 경상도 사투리 "뿌러나" (훈민정음 표기 : ㅽㅜ러나)였다. "식량 뿌러나"가 식량으로 가득한 풍요의 여신 내지 수확의 여신이라는 의미로 안나푸르나라는 명칭에 남아있게 된 것이다.
뿌러나 = purna, purana, pu^rana (= to be filled, rich, abundant, grow, prosper, flooded, overfull, increased)
ex) 재산이 뿌러나, (홍수) 물이 뿌러나....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된 불경에서는 "뿌라나" (purana : 圓滿 (충만한)으로 한역), "뿌라나 부다" (purana-buddha : 圓覺 (불어나 깨침, 완전히 깨친 지혜) 으로 한역) 등으로 사용하는데 모두가 우리말 "뿌러나" 그 자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안나푸르나, 우리가 알고 있는 네팔의 봉우리 명칭이 우리말에 근거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리고 안나푸르나 제2봉 우측에 있는 강가 푸르나(7,455 m)는 산스크리트어로서 우리말인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되면 연구해볼까 하는데 일단 "강까 뿌러나" 읽으면 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
힘알라야로 트래킹이나 등반을 가게 된다면 안나푸르나의 어원을 알고 가자. 우리의 역사에 대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 참고로 "부유할 부, 부자 부, 풍성할 부 등"으로 알고 있는 한자 富는 산스크리트어 "pu" (=abundant, rich, wealth, prosperous)의 음과 뜻을 그대로 한자로 만든 것으로 원음은 "푸"이다.
산스크리트어 "pu"는 (안나) 푸르나 (anna-purna), 푸짐하다 (pu-jim), 푸닥꺼리 (푸짐하게 먹여서 다그쳐서 귀신을 끌어낸다) 등의 단어에 그 어원과 음가가 그대로 남아있는데, 다시 말하자면 한자 富는 이들 단어의 첫 음절 "푸"를 취하여 만들었다고 부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의 한자 음가에는 "푸"발음이 들어간 한자가 단 한글자도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한자 富의 현재의 음가 "부"는 후대 어느 시점에 일괄적으로 "부"로 사용한 것이거나 푸러나 내지 뿌러나, 부러나 (불어나)가 혼동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푸 또는 부"로 어떤 식으로 발음하든지 한자 富의 중국어 발음 [fù]는 본음과는 다른 변음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표준말인 "(물이, 재산이) 불어나"는 뿌러나와 동일할 정도로 유사한 의미를 갖고 있다.
불어나 (부리나) = brihina (=increaseed, making rich, expanded, prosperous)
불어 (부리) = brih (=grow big, increase, foster)
한자 芾우거질 불은 "불어나"의 첫 음절로 음가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芾우거질 불의 중국어 발음 [fú]는 역시 변음에 불과하다.
* 뿌러나, 불어나에서 富, 芾 등의 한자가 만들어진 예로 본다면 한글전용이니 한자어를 배격하고 순우리말을 사용하자는 논의는 무의미한 주장일 뿐이다. 한자어가 순우리말로 만들어진 것이고 순우리말이 한자어로 옮겨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에서 어원도 모르고 한역하여 사용한 한자단어는 구별해 볼 필요는 있겠다.
* 안나푸르나(네팔어: अन्नपूर्णा, 영어: Annapurna)는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이다.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제1봉은 높이가 8,091m로 8,000m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14좌의 하나이다. 서쪽에서부터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제1봉, 안나푸르나 제3봉(7,555 m), 안나푸르나 제4봉(7,525 m), 안나푸르나 제2봉(7,937 m), 강가푸르나(7,455 m)가 연이어 서 있고, 안나푸르나 제3봉의 남쪽에서 갈라져 나온 끝에 마차푸차레가 있다.
첫댓글 흥미진진 합니다 그런 의미 였군요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