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분 | 내 용 |
우리말 | 뿌르르/부르르 |
해 설 | 먼저 우리말의 뜻과 용례를 보자. ◾‘뿌르르’: (1) 사람이나 짐승이 부리나케 달려가거나 쫓아가는 모양, (2) 크고 가볍게 떠는 모양. ‘부르르’보다 센 느낌을 준다. 박 씨는 당장 사생결단이라도 낼 듯이 주먹을 불끈 쥐고 뿌르르 부엌에서 나왔다. 출처: 박완서, 미망. [네이버국어사전] ◾‘부르르’: (1) 크고 거볍게 떠는 모양. (2) 얇은 종이나 털 따위에 불이 붙어 가볍게 타오르는 모양. (3) 많은 양의 액체가 가볍게 끓을 때 나는 소리. 또는 그 모양. [네이버국어사전] ◾다음은 옥스퍼드 산스크리트 영어 사전에 나와 있는 두 단어의 뜻과 우리말 번역문을 보자. ◾bhur भुर् : to move rapidly or convulsively, stir, palpitate, quiver, struggle (in swimming); to flicker (as fire). [Oxford, A Sanskrit-English Dictionary] ◾[번역] 빠르게 혹은 경련적[발작적]으로 움직이다. 움직이다. 가슴이 두근거리다. 떨다[떨리다]. (수영할 때) 바둥거리다. (불이) 깜박거리다. ◾bhuraj भुरज् : to boil, bubble. [Oxford, A Sanskrit-English Dictionary] [번역] 끓다. 거품이 일다. ◾산스크리트어 ‘bhur’[부르]는 우리말 ‘부르르’와 발음이 유사할 뿐만 아니라 그 뜻도 비슷하다. 어근 ‘bhur’에서 파생된 ‘bhuraj’[부라즈]의 의미가 ‘끓다. 거품이 일다’이니 ‘부르르’의 의미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 |
우리말 | 차리다, 차례(-禮), 행차하다 |
해 설 | 차리다, 차례(-禮), 행차하다
‘차리다’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차리다: (1) 음식 따위를 장만하여 먹을 수 있게 상 위에 벌이다. (2)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가다듬어 되찾다. (3) 마땅히 해야 할 도리, 법식 따위를 갖추다. [네이버국어사전] ◾다시 산스크리트사전에서 이 단어의 발음과 뜻이 유사한 단어 car[짜르]를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car चर् : to move one's self, go, walk, move, stir, roam about, wander (said of men, animals, water, ships, stars, etc.); to spread, be diffused (as fire); to move or travel through, pervade, go along, follow, etc.; to behave, conduct one's self, act, live, treat; to be engaged in, occupied or busy; to continue performing or being; to undertake, set about, under go, observe, practise, do or act in general, effect, make. [Oxford, A Sanskrit-English Dictionary] ◾[밑줄 친 부분 번역] 펼치다[펼쳐놓다], 행동하다, 처신하다. 살다, 계속 실행하다/존재하다, 살다, 떠맡다, 착수하다, 겪다, 지키다[준수하다], 실천하다. ◾‘차리다’는 ‘밥상을 차리다,’ ‘정신을 차리다’, ‘염치를 차리다’, ‘속을 차리다’ 따위로 쓰인다. 이런 용례를 보면서 두 언어의 의미를 새겨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또 우리말 ‘차례(-禮)’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음력 매달 초하룻날과 보름날, 명절날, 조상 생일 등의 낮에 지내는 제사’로 되어있다.[네이버국어사전] ◾그럼 이 단어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 단어와 그 의미를 보자. ◾carya : to be practised or performed; due observance of all rites and customs; a religious mendicant's life. [Oxford, A Sanskrit-English Dictionary] ◾[번역] 실천/실행되다. 모든 의식(儀式)과 관습을 마땅히 지킴. 종교적 탁발 생활. ◾'car[짜르]'에서 파생된 단어 'carya[짜리아/짜랴]’는 우리말 ‘차례’와 그 뿌리가 동일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 우리말에 ‘행차(行次)하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웃어른이 차리고 나서서 길을 가다.’로 국어사전에 쓰여 있다. 그런데 ‘car[짜르]’의 뜻으로 위와 같이 범어사전에 ‘to move one's self, go, walk, move, stir, roam about, wander[자신의 몸을 움직이다, 가다, 걷다, 움직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배회하다]’로 되어 있는 걸 보면, ‘차’ 자 앞에 ‘행’ 자를 첨가하여 만든 어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행’ 역시 ‘다니다, 가다, 걸어가다’의 뜻이기 때문에 같은 뜻을 지닌 글자를 중복 사용하여 의미를 강조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행’ 자 하나만으로도 의미 전달이 될 텐데 왜 ‘차’ 자를 또 붙였을까를 생각해 보면, 본래부터 ‘차’를 사용해오던 터라 함께 쓸 수밖에 없는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보면 '차리다, 차례, 행차하다' 등의 어휘가 모두 'car'에 그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우리말 | 됴타, 둏다, 좋다 |
해 설 | 됴타, 둏다, 좋다 “오 비 오니 졍히 바독 두기 됴타. 출처: 박통사언해(1677) 상:21” [네이버국어사전] ◾이 문장에 등장하는 고어 ‘됴타’는 오늘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인 ‘좋다’라는 뜻인데, 이 단어에 해당하는 산스크리트어 단어는 다음과 같다. ◾dyota द्योत : light, brilliance; sunshine, heat; a squinting or a red-eyed or a red haired woman.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500] ◾됴따 : 빛, 찬란함; 햇빛, 열(熱);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는 여자 또는 붉은 눈의 여자 또는 붉은 머리의 여자.
◾이 ‘dyota[됴따]’는 어근 ‘dyut[듀뜨]’의 파생어이므로, 어근의 의미도 같이 살펴보면 뜻이 더 분명해진다. ◾dyut : to shine, be bright or brilliant; shining, splendour, ray of light.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500] ◾듀뜨 : 빛나다, 밝다 또는 찬란하다; 빛나는, 장관, 광선(光線). ◾그리고 어근 ‘dyut[듀뜨]’의 완전한 어근은 ‘dyuta[듀따]’이다. ‘dyota[됴따]’나 ‘dyuta[듀따]’는 우리가 고대에 사용한 ‘됴타’와 발음이 아주 유사하다. 의미상으로 보면 ‘좋다’라는 단어는 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광경을 보았을 때의 느낌을 표현한 데서 유래했음을 알 수 있다. ◾‘둏다’ 역시 고어로 사용되었다 하니 ‘됴타 > 둏다 > 좋다’의 변천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건 국어학 전문가들의 견해를 참고하기 바란다. “곶 됴코 여름 하ᄂᆞ니 ......” [용비어천가] ◾옛 시절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웠던 구절이 아련한 추억처럼 떠오른다. |
우리말 | 아서라 |
해 설 | 아서라 먼저 ‘아서라’의 용례를 보자.(<네이버국어사전>에서 인용) “아서라, 다칠라.” “아서라, 꼬마야.” “아서라, 그러지 마라.” “아서라, 그러면 못쓴다.” “아서라, 접시 깨뜨릴라.” ◾위의 문장들에서 공통으로 쓰인 단어 ‘아서라’의 뜻을 보자. ◾아서라: 그렇게 하지 말라고 금지할 때 하는 말. 해라할 자리에 쓴다.[표준국어대사전] ◾필자도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에 고향에서 동네 어른들로부터 이 말을 많이 들었다. 이제는 주변에서 쓰는 사람이 없어 사어(死語)가 되어버린 것 같은데, 아마 지금도 시골 노인들은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 단어가 어디서 왔으며 본래 무슨 뜻이었을까? 이 단어와 발음이 유사한 산스크리트 단어를 보자. ◾as : to throw, cast, shoot at; to drive or frighten away.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117] ◾아스 : 던지다, 내던지다, ∼로 던지다/쏘다; 내치거나 겁을 주어 내쫓다. ◾‘as[아스]’는 어근이며 그 어간은 ‘asya[아샤]’이다. 그래서 ‘asyami(나는 던진다)’, ‘asyasi(너는 던진다)’, ‘asyati(그/그녀는 던진다)’ 등으로 문장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던져/내던져/던져버려.’의 의미를 지닌 명령형은 ‘asya[아샤]’이다. ◾따라서 우리말 ‘아서라’는 산스크리트어 ‘아샤’를 ‘아서’로 발음하고 거기에 해라 어투의 어미 ‘라’를 붙인 어형임을 알 수 있다. 본래 ‘내던져/던져버려.’의 의미니까 어떤 일을 그만 두라는 뜻이 된다. 또 아래의 대화에 주목해 보자. A: 내가 이번에 주식에 손을 대서 큰돈을 한번 쥐어보렵니다. B: 아서, 아서. 그러다가 되레 쪽박 차면 어쩔라고. ◾위 대화상의 ‘아서’는 범어 ‘아샤’와 비슷하다. ◾어근 ‘as[아스]’에서 파생된 단어 즉 ‘as[아스]’의 수동과거분사를 보면 우리가 쓰는 ‘아서’의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asta : thrown, cast, thrown off, left off, set side, given up (as grief, anger, a vow etc.) [Sanskrit-English Dictionary, Oxford, p.122] ◾아스따 : 던져진. 내던져진, 던져버린, 중단된, 치워놓은/파기된, (비통, 분노, 맹세 따위가) 그쳐진/포기된. ◾이렇게 보면 ‘아서라’가 어떤 일이나 행위를 ‘그만두어라’의 뜻임이 더욱 분명해진다. 그렇지 않은가? 범어 ‘아스따’를 ‘아섰다’ 즉 ‘그만두었다’로 생각하면 쉽게 우리말처럼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