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끝나자마자 병원에 입원하였다.
입원하여 갖가지 검사를 하고, 다음날 하는 수술 안내를 받았다.
내시경으로 병변 부위를 검사하고 절제한단다.
병변이 내부에 파묻혀있어 삽으로 흙을 떠내듯이 수술을 시행한단다.
수술 후 출혈이 생길 거고 배가 아프고 혈변을 볼 수 있단다.
입원하여 며칠 더 상황을 지켜보잖다.
장을 비워야 해서 약을 먹고 긴장하며 내일을 기다렸다.
밤새 잠을 뒤척이며 한숨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동행한 아내는 옆에서 아무 말 없이 내 손만 잡아 주었다.
이 예쁜 여자가, 내가 뭐라고 날 위해 서울까지 함께 와주고 좁은 병실 바닥에서 자면서 날 위로해줄까.
한없이 고마웠다.
‘당신이 아프고 힘들 땐 내가 손을 꼭 잡아 줄게.’
수술 날 온종일 안절부절못하며 수술 시간만 기다렸다.
1시가 지나서야 나를 불렀다.
수술실로 베드를 타고 가면서 아내는 내 옆을 따라왔고 수술실에 들어가면서는 손을 꼭 잡으며 이따 보자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런 장면을 내가 하고 있었다.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
수술실에 들어가니 수술 준비가 한창이고 난 마취제를 맞으며 서서히 잠들고 있었다.
머리가 몽롱한 채로 깨니 어느새 난 병실로 돌아와 누워있었고 옆에는 여전히 아내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난 또 아내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잠들었다.
눈을 뜨니 5시가 넘는 시간이었다.
이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한참을 수술실에 있었단다.
처음 약속한 시각이 지나도 나오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단다.
그러고는 내리 몽롱한 채로 잠만 잤다고.
아팠다.
배도 아팠고 변이 나오려고 했다.
1박 2일 동안 금식하여 분명 내 배 속에는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을 텐데 배가 부글부글하며 변 신호가 계속 왔다.
화장실에 가서 변을 보니 혈변이 나온다.
놀라 간호사 선생님께 물어보니 당연한 거란다.
수술 후 출혈이 생길 수 있단다.
배도 한동안 아플 거란다.
수술 후 장내 출혈이 있을 수 있으니 한동안 누워만 있으란다.
그렇게 한동안 침대에 누워서만 지냈다.
시간이 지나니 복통이 많이 사라지고 혈변의 양도 갈수록 줄어들었다.
수술하신 담당 의사 선생님이 오셔 수술 경과에 대해 들려주었다.
안쪽에 파묻힌 병변은 잘 제거했고 며칠 더 안정을 취하며 입원하란다.
퇴원 후 2주간 충분히 안정을 취하라고.
떼어낸 병변은 검사를 맡겼고 그 결과는 퇴원 후 2주 후에 방문하여 이야기하자고.
그 말을 들으니 이제서야 안심이 되었다.
1월의 건강검진으로부터 10월의 수술에 이르기까지 내 몸에 묻어있던 병변이 잘 제거되어 후련했다.
이젠 집에 가서 안정을 취하기만 하면 다 끝난다.
다시 일상으로의 복귀다.
하늘에 감사했다.
모두에게 고마웠다.
마음이 좋았다.
아직도 배가 꾸륵거리며 아프기도 하고 혈변이 조금씩 묻어나긴 한다.
그래서 2주간 요양중(병가)이다.
2주 후 병원 진료를 마치고 좋은 결과를 가지고 직장에 복귀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건강검진 잊지 말고 꼭 하시라.
그리고 건강 관리 잘 하시기를...
#건강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