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학습 발표회를 마치고 오후에는 정규 수업을 하려고 했으나,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반대로 교실 수업을 마다하고 교실 밖 수업을 하러 가까운 남원으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오전 성황리에 학습 발표회를 한 학생들에 대한 위로이기도 했다.
멀리는 가지 못하고 가까운 남원 광한루와 미술관으로 향했다.
가을 하늘이 너무 좋았다.
광한루를 돌아다니며 대충 찍은 사진들도 다 작품 사진이었다.
가을 풍경의 광한루는 너무 아름답고 멋졌다.
함께한 우리 학생들과 선생님들은 행복했다.
게다가 우리는 운이 좋았다.
때마침 문화 해설사님을 만나 광한루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재미난 야사들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오작교에 대한 설명은 학생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이성에 관심이 많은 나이여서 그런지 학생들은 오작교를 몇 번이나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오작교를 지나며 이성 친구에 대한 소원이라도 빌었을까?
오작교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어쩌면 나는 그런 학생들의 젊음과 열정이 부러운지도 모르겠다.
다음으로는 미술관으로 향했다.
남원에는 김병종 시립 미술관이 있다.
(시립이어서 공짜다.)
특히 그 미술관은 앞뜰의 풍경이 정말 멋지다.
계단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을 배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도 이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지.
학생들과 계단에 앉아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우리의 추억을 아로새긴다.
1, 2층에 걸쳐 다양한 미술작품을 보고 나서는 왠지 격이 올라간 것 같다.
갑자기 문화인이 된 것만 같은 느낌?
다들 표정이 밝고 뿌듯하다.
좋은 예술 작품이 우리를 그렇게 만드나 보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좋은 것만, 이쁜 것만 보여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학생들이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경험하고, 그래서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
오늘, 이 좋은 가을 날씨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