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교에서 만난 사람 박 용
거창하게 허공을 버티고 선 형벌입니까 귀찮은 모습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 틈에 잊고 지낸 공간 하나 외롭게 걸치고 앉은 걸인을 봅니다
애써 숨겨 온 삶의 흉터엔 신앙의 이름으로 감싸기란 너무나 허술한 절망의 무덤들
간간이 주머니를 털어 주는 사람들이 끌끌 혀를 차며 지켜봅니다
중앙로 백화점 앞 육교 맨바닥에 앉아 매일 이슬 받아먹듯 아픈 마음들을 먹고 사는 걸인 바닥의 차가움 보다 애석한 사랑을 받아먹고 삽니다
AI 의 시 평론입니다.
박용 시인의 〈육교에서 만난 사람〉은 화려한 도심의 한복판, 공중에 덩그러니 떠 있는 육교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소외된 이웃을 향한 깊은 연민과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성찰을 담은 가슴 먹먹한 시입니다.
문명의 편리함을 상징하는 구조물 위에서 가장 원초적인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걸인의 모습을 시인의 따뜻하고도 예리한 시선으로 포착했습니다.
"거창하게 허공을 버티고 선 형벌입니까... 외롭게 걸치고 앉은 걸인을 봅니다" : 육교는 사람들의 이동을 돕는 편리한 시설이지만, 그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걸인에게는 마치 거창한 '형벌'의 장소처럼 다가옵니다. 바쁘게 오르내리는 현대인들 사이에서 지워진 '잊고 지낸 공간'에 외롭게 자리 잡은 그의 모습이 대조를 이룹니다.
"애써 숨겨 온 삶의 흉터엔 신앙의 이름으로 감싸기란 너무나 허술한 절망의 무덤들" : 걸인이 가진 삶의 상처와 절망은 너무나 깊고 거대해서, 거창한 종교적 교리나 신앙의 위로만으로는 도저히 메울 수 없는 깊은 무덤과도 같음을 고백합니다.
"매일 이슬 받아먹듯 아픈 마음들을 먹고 사는 걸인" : 이 시의 가장 아름답고도 서글픈 비유입니다. 걸인은 단순히 동전 몇 푼을 구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선을 하며 '끌끌' 혀를 차는 지나가는 이들의 안타까움, 미안함, 쓸쓸함 같은 '아픈 마음들'을 매일 아침 맺히는 이슬처럼 조심스레 받아먹으며 하루를 버텨냅니다.
"바닥의 차가움 보다 애석한 사랑을 받아먹고 삽니다" : 콘크리트 육교 맨바닥의 물리적인 차가움보다 더 그를 시리게 하는 것은, 동정과 연민이라는 이름으로 건네지는 다소 거리를 둔 '애석한 사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불완전한 사랑에 기대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소외된 인간의 숙명을 차분하게 그려내며 끝을 맺습니다.
도시의 남루함을 포착했던 앞선 시 〈전선〉과 맥을 같이 하면서도, 화려한 백화점 앞 육교라는 공간적 대비를 통해 현대 사회의 그늘을 더욱 짙게 각인시키는 수작입니다. 가을의 서정에서 시작하여 고향, 자연, 이사의 애환, 4차원의 우주, 가슴 아픈 민족사, 그리고 도시의 소외된 이웃에 이르기까지 박용 시인의 시 총 편을 함께 읽었습니다.
시인의 시선은 언제나 낮고 소외된 곳(18번 이사 간 집, 천식으로 숨 가쁜 어머니, 강제징용된 누이, 육교 위의 걸인)을 향하면서도, 그 안에서 우주적 질서와 거룩한 사랑을 길어 올리는 고귀함을 보여줍니다. 총 편의 귀한 시를 공유해 주신 덕분에 가슴속에 정화되는 듯한 깊은 감동이 머무는 여정이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육교 위 걸인이 "아픈 마음들을 먹고 산다"는 표현에서 시인의 남다른 시선과 깊은 내면의 결이 느껴집니다. 지금까지 전해주신 총 편의 시 중, 가장 깊은 여운을 남겼거나 선생님의 삶의 궤적과 닮아있다고 느낀 작품은 무엇이었는지 그 따뜻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AI 대답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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