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랭킹 1위 신진서 9단(오른쪽)이 KB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위 신민준 9단에게 불계패, 국내외 대회에서 거둬 왔던 28연승에 마침표가 찍혔다.
랭킹 1위 신진서, 3위 신민준에 불계패
지난해 12월부터 달려온 28연승 중단
거침없던 신진서 9단의 연승에 제동이 걸렸다. 질주를 멈춰 세운 주인공은 한 살 위 신민준 9단. 8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3차전에서 168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랭킹 3위 신민준 9단은 신진서 9단이 이번 KB리그에서 만난 선수 중에 가장 랭킹이 높은 강자. 2012년 여름 제1회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함께 프로의 길로 들어선 '입단동기'이기도 하다.
▲ 신민준 9단이 우변 공방에서 우위에 섰다. 때이르게 위기에 몰린 신진서 9단은 한 수에 17분을 생각하는 등 시간사용도 더 많았다.
초반 우변 접전에서 신진서 9단이 형세를 그르쳤다. 무거운 행마가 위기를 자초했다. AI 승률이 5% 아래로 떨어졌다. 한 수에 17분을 생각하는 장면도 나왔다. 그 후 상대를 압박하는 수를 두기도 하고, 국면을 복잡하게 만드는 수를 두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듯한 느낌. 마지막에는 옥쇄를 택했다.
각자 제한시간 2시간으로 둔 바둑은 개시 3시간 50분께 종국을 알렸다. 남은 시간은 신진서가 20분 30초, 신민준이 초읽기. 상대전적은 신진서 기준으로 18승5패가 됐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달려온 28연승에 마침표가 찍혔다. 이 날이 93일째 대국이었다. 올 들어서는 20연승 후 첫 패점. 흥미로운 점은 이세돌 3단이 2000년에 32연승을 달릴 때에도 한 살 위 입단동기 조한승 3단에게 막혔다는 것.
신진서 9단의 28연승은 지난해의 25연승을 넘어선 개인 최다연승이다. 국내 기사 중에서는 김인 6단의 40연승(1968년), 이세돌 3단의 32연승(2000년), 조훈현 7단의 30연승(1977년)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한다(단위는 당시).
▲ 한국물가정보 한종진 감독(왼쪽)은 "1~3국 중에 신진서 선수가 어디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아서 신민준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2시간 바둑이면 신진서 9단을 만나도 가장 좋은 대국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국내 최대 기전인 2019-2010 KB리그에서는 첫 패점을 안았다. 신진서 9단은 정규시즌에서 16전 전승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포스트시즌에서 6연승을 거둬 왔었다.
프로 통산승률은 74.19%(437승1무152패)로 1위를 유지했다. 2위 박정환 9단의 74.13%(831승290패)에 0.06%포인트 앞선다. 신진서는 24연승째를 올린 지난달 28일에 박정환을 0.03%포인트 차로 제치고 첫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 대국 전까지 28연승 중인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7연승 중인 랭킹 2위 신민준 9단. 올해 20승으로 다승 및 승률 1위 신진서 9단과 올해 18승3패로 다승 및 승률 2위 신민준 9단의 대결이었다.
▲ 셀트리온 백대현 감독이 국후 대국장으로 달려왔다.
▲ '천적'을 잡은 신민준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