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8일자, 미주중앙일보 이 아침에 난에 발표된 글
21세기 문화의 흐름 속에서 / 김영중
노년에 접어들면서 내 삶은 느리게 가는 수레 위에 실려 가는 느낌의 일상이다, 거의 외출이 없는 생활은 또 다른 영역으로 나를 이끌어 준다, 집안에서 보내는 안일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유트브에 소개되는 정보나 좋은 명 강의, 복음의 말씀들, 남의 인생 사연들을 듣는 시간으로 소외되는 노년의 외로움을 피해간다,
특히나는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며 살아 온 가슴 아픈 인생 사연을 즐겨 듣는다 심신의 고난과 고통의 암초를 겪어 낸 타인의 인생 사연을 통해서 한 사람의 삶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상사,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하는 놀라움과 세상의 어둡고 추악한 뒷면을 자세히 알게 된다, 비정상적인 것이 정상적인 것처럼 연출되고 있음에 견딜 수 없는 혐오감이 든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과 또 한편 즐거움도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사람과 사람 관계가 아닌가 한다, 이 시대는 속이고 속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온갖 사기꾼 들이 활개를 친다, 눈뜨고 코 떼이는 세상이다, 거짓 즉 가짜를 선동하며 남의 인생을 밟고 풍지박살을 내는 작태에 비애를 몸으로 느끼게 한다,
일상적인 흐름 속에서 우리는 대개 인생의 진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지나간다. 누구도 인간에 심연의 바닥을 본 사람이 없기에 거짓, 가짜와 참 사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소치다, 어쩌다 우리는 서로가 믿지 못하고 무서워하며 살아야 하는 살벌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경청 하는 타인들의 사연에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한다, 잃은 것과 얻는 것이다, 자신도 빈곤한 처지에서도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고 베풀었던 선행이 훗날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지 축복으로 즉 대박으로 돌아왔다는 훈훈한 얘기도 있다, 선한 일을 행한 자에게는 하늘이 돕고 악한 일을 행하는 자에게는 하늘이 합당한 벌을 내린다는 진리를 다시 일깨워주는 얘기다, 사람은 자기 행위의 열매를 먹는 것이다,
21세기의 문화는 속도, 가짜(거짓), 해체다. 지금 우리 모두는 이 문화 속에 살고 있다. 어제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도에 적응하느라 허둥지둥한다. 정신 바짝 차려야 따라갈 수 있다. 가짜(거짓)얘기 들이 난무하고 그 가짜(거짓)는 진실을 때리고 억누르며 그 가짜의 악을 선으로 둔갑시킨다.
시대는 변하고 인간사회의 고정 관념은 끊임없이 해체되어 새롭게 개조되어가는 21세기 문화의 흐름 속에 우리는 옛것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서로 믿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종족끼리의 거짓(가짜)과 불신으로 마음 아픈 21세기 문화 속에서 우리는 갈대가 아니라 대나무가 되어 인간 본성의 선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잘 견디고 버터내야 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