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부유한 사람들이란 재물을 모으는데 혈안이 되어 있거나 재물에 집착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반면에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굳이 재물을 모으려 하지 않고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바다제비는 물결치는 바다 위에 둥근 보금자리를 짓고 둥지 꼭대기에 작은 출입구 하나만 내는데, 이 둥지는 매우 견고하여 거센 파도가 밀어닥쳐도 둥지 안으로 들어오는 일 없이 바다 위를 떠다닌디고 합니다. |
필로테아 님, 그대도 이처럼 마음을 하늘로 향하게 하고, 재물이나 세속의 허무한 일들이 그대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재산이 많다 해도 그것에 집차하지 말고 언제나 이를 초월해야 하며, 재물의 노예가 되지 말고 오히려 재물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찮은 세상의 재물에 얽매여서는 안 됩니다. |
독약을 갖는 것과 독약에 중독되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약사는 필요에 따라 처방할 극약을 갖고 있지만 그 약에 중독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그 약이 약국에는 있지만 약사의 몸속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그대도 재물이 중독되지 않고도 그 재물을 소유할 수 있습니다. 재물은 집 안과 지갑에 넣어 두되 그대 마음속에는 절대로 쌓아 두지 마십시오. 재물이 있지만 그것에 집착하지 않는 그리스도인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서 재물을 유익하고 바르게 써서 후게를 위한 청빈의 공로를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필로테아 님,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이 인색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재물을 모으는 데 마음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는 부양해야 할 자녀가 많다거나 일정한 재산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것을 구실로 삼아서 재물을 아무리 많이 소유하고 있어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며 더 많은 재물을 모야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합니다. |
지독한 구두쇠는 자신의 인색함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인색함을 합리화하려고 양심마저 속이기도 합니다. 인색은 일종의 유별난 열병과 같아 심하면 심할수록 사람을 무감각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모세는 떨기나무 한가운데서 솟아오르는 불꽃을 보았습니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탐욕의 불길이 구두쇠 주위에서 활활 타올라도 그는 조금도 뜨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는 이 세상 재물을 시원한 청량음료처럼 생각하고, 재물에 대한 끝없는 갈증을 당연하고도 온당한 것이라고 느낍니다. |
그대가 재물을 모으는 데 부정한 수단을 쓰지 않는다 해도, 재물을 모으는 데 오랫동안 노심초사하면 탐욕의 죄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단지 물만을 원하는 것이라 해도 계속해서 마실 것을 찾는 사람은 열병이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