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밭의 수박 수확순위 1번 전교 회장님께서
낙과하셨습니다. 삼가 조의를 표하고 묵념.
운명 직전 5분 전의 모습입니다.
사인은 과실치사 낙상 사고입니다.
수박망을 씌우면서 무거운 놈을 이리 저리 움직이다가 제가 일으킨 사고사입니다.
그래도 고통 느낄 새도 없이 순식간이었으니
편안하게 갔을 겁니다.
갑자기 수박이 커지면서
수확 순번을 정하여 종이테이프에 적어 집게에 마킹하고 수박망을 씌웠습니다.
떨어진 1번 자리는 영구결번 처리
고인의 억울함을 기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2번 부터 시작합니다
집게에 2번이라고 쓰인 종이테이프가 붙습니다.
3번
4번
5번
6번
7번
8번
9번
10번
11번
12번
13번 까지만 마킹했습니다만
실제론 12제자만 있는 셈입니다.
나머진 수정 여부가 애매한 어린 열매들입니다.
애플수박이라면 길이 40cm
저처럼 큰 수박이라면 길이 50cm가 적합.
오늘 느낀 것
주먹 크기가 넘기 전에 미리 씌우면 좋습니다.
비 피해나 물찬 곳은 없습니다.
해가 쨍하고 납니다.
파란 천막집에서 대파 심으라고 실파를 주셨습니다.
옆지기님 잘 만나서 자다가도 늘 떡이 생깁니다.
이곳에 수박넝쿨이 범람하지 못하게 울타리 삼아 심었습니다.
잎은 잘라내고 뿌리는 깊게.
토양살충제도 안뿌리고 급해서 그냥 심었습니다.
상추밭 2군데는
활대 씌우고 투명비닐 덮어
장마철 비가림 모드입니다.
문구용 집게 소형 싸이즈가
비닐 고정에 유용합니다.
통풍이 중요하니
비닐은 바닥에서 한 뼘 정도 까지만
장마철 끝나고 폭염기에는 멍석망을 2겹 이상 덮어야 해서
창고에 있는 제 것과 H누님네 것 모두를 미리 꺼내 놨습니다.
드디어 상추와 적겨자가 모두 제거된
독채 고추밭이 되었습니다.
요즘 밭에 나비와 나방류가 애벌레를 쏟아내는데
드디어 고추밭에 농약도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비스구역 참외 아들줄기를 적심했습니다.
망 천정에 도달했고
이제 손자줄기에 열매가 달릴 때입니다.
오늘 흰 천막집에서
손님들 초빙해 바베큐 파티를 한답니다.
제 고추밭 상추들이 이곳에 협찬되었습니다
내부 사진을 허락받고 찍었습니다.
목공 용접 등 모두 손수 만드신 농막입니다.
천정 높이는 220cm가 넘습니다.
가장 압권은 냉장고입니다.
얼음 띄운 아이스커피를 대접 받았습니다.
전기가 들어와 있고
야외용 강한 선풍기도 돌아갑니다.
식탁 위에 바베큐 장비가 세팅
고기 구우며 술파티 까지 이어질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