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의 변 주 곡
곽수택
누구에게나 하루 스물네 시간은 평등한 물리적 자산이다. 24시간이라는 틀은 누구에게나 같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기는 색깔과 향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조급함을 채우고 누군가는 여유를 채운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이 얼마나 생산적이었느냐가 아니라 그 시간을 지나온 내가 얼마나 진심이냐 하는 점일 것이다. 새로운 24시간이 벌써부터 설레는 이유이다.
익숙한 알림 소리가 짜증스러울 정도로 눈이 뜨지 지 않는다. 천 근 만 근 인 몸을 깨운다. 창문을 열면 차가운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 때 나는 따뜻한 물 한 잔과 야쿠르트 한 병으로 밤새 잠들어 있던 몸을 깨우는 24시간의 시계추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침 운동은 특별한 외출이 없는 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365일 변함이 없다. 운동은 아주 규칙적이다. 스트레칭 및 근력운동으로 한 시간가량 소요 된다. 매일 반복되는 운동에 몸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같은 근육을 매일 반복적으로 하면 몸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현 상태인 것으로 몸의 유지는 잘 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깨지 않는 새벽은 아무것도 없는 백지와 같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다. 운동을 마치면 차량에 간단한 세차 하는 것도 일상에 빠짐없이 주어진 시간이다. 요즘은 봄의 전령인 송홧 가루가 천지를 물들인다. 차량을 누렇게 물들인 송홧 가루는 세차도 쉽지 않다. 세차를 마치면 집 마당에 늘리어 있는 각종 꽃 나무에 물 주기도 일상에 변함이 없다. 우리 집 마당에는 각종 작물을 약간 심을 공간이 있다. 주로 심을 품종은 고추. 오이 .가지. 둥글박. 상추 등이다. 심는 시기 잘 맞추어야 냉해를 입지 않고 잘 자란다. 지난해는 고추를 조금 일찍 심었는데 냉해 입어 다시 심는 경험을 하였다 . 매년 적기는 어린이날 전후이다. 나는 매년 어린이날에 모든 채소를 심는다. 그러나 그 짧지 않은 시간의 마디마디를 채워가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아침 운동. 세차. 화분 물주기 등에 두 시간가량 소요 된다. 이러한 일로 늘 반복되는 나의 아침 일정이다. 아침을 마치면 출근과 동시에 일과가 시작되며 시간은 속도를 낸다.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오늘도 멋진 하루의 활기를 만들어 낸다. 사람들의 대화의 찻잔 부딪히는 소음들이 내 삶의 일상이다. 나는 잠깐 틈 내어 파크골프 스윙 연습으로 오늘 컨디션을 조절한다. 사무실 부근 점심시간은 제법 분주하다. 직장인은 한 시까지 점심을 다 먹어야 한다. 식당마다 빈자리가 없을 정도면 기다리기도 해야 하며 식당마다 일인 출입 금지 술 판매 금지가 이색적이다. 나는 언제나 직장인들이 떠난 후 두 시경 점심을 먹는다. 점심시간은 언제나 정확하게 동일하다.. 이런 사유로 늦게 먹는 습관으로 변하고 말았다.. 식당에서는 늦게 오는 이유는 시간 다투는 직장인에게 좌석 양보를 위해서라는 큰 뜻 잘 이해하고 감사 하게 생각한다. 간간이 외부에 식사 약속을 하면 "두 시쯤 하자" 는 제의에 상대방이 깜짝 놀란 다. 그때까지 배가 고파서 어쩌나 하면 한바탕 웃는다. 나의 습관을 상대에 적용이나 강요하는 것은 아니었다. 점심 후 바로 범어 지하 오픈 갤러리를 한 바퀴 걷는다. 약 일 킬로 미터 쯤 된다. 의학 상식으로는 식사 후 십 분 정도 걸음으로써 혈당 스파이크를 최대 한 줄여 준다는 의학 칼럼에 자주 나오는 내용이다. 하루의 일과는 오후 시간에 모두 밀려 있다. 요즘 어느 지역보다도 부동산 경기가 어려운 대구 지역이라 임장 활동은 전무 상태이 다. 사무실에서 하루의 일과를 모두 보낸다. 도시는 언제나 바쁘다 모든 사람도 바쁘다. 하루읲 일과에 쫓기다 보면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친다. 우리는 흔히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나는 오후 다섯 시경 헬스장으로 향한다. 일주일에 무리 없이 세 번쯤 간다.
등산이 자연과의 대화이고. 파크골프는 사람과의 어울림이라면
헬스는 나 자신과의 가장 치열하고 정직한 독대이다. 헬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는 덤벨이 부딪치는 덜그럭 소리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무거운 무게를 혹은 조금 더 정교한 자세를 위해 완벽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조금 더 강해진 나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나는 어제보다 조금 더 단단해졌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살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헬스는 자아를 쌓아 올리는 매일의 약속으로 무거운 무게 드는 행위를 일상의 무게로 견디는 힘과 연결한다.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몸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신뢰를 지키는 과정이다. 근육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직하게 노력한 만큼 몸은 나에게 대답해 준다.
이젠 경제적 여유보다 건강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한 시기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 두 시간가량 헬스장에서 보낸 후 땀을 씻어내는 샤워 후 상큼한 마음으로 나서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또한 관절에 부담은 있지만 주말에는 간간이 등산 한다 .등산은 나를 마주하는 정직한 시간 이며 산은 말이 없다. 그 넒은 풍경과 묵묵히 견디어 온 나의 발걸음을 기억한다 다만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고 나는 다시 그 품으로 돌아간다.
또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파크골프에 젖어본다. 파크골프는 그 모든 긴장을 한 꺼풀 벗겨낸 산책 같은 대화이다. 좁은 홀을 따라 동반자와 나누는 대화는 일상의 팍팍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인생도. 파크골프도 결국은 동반자와 함께하는 산책이다.
나는 오늘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언제나 열 시 반 정도가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편안한 안식처에서 막걸리 한잔 술로
오늘 하루 무엇을 했는지. 무엇이 부족 했는 지로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오늘이라는 24시간을 온전히 살아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할 뿐이다. 24시간은 어떤 기록이든 무겁든 가볍든 당신이 완전히 살아낸 24시간은 그 자체로 충분하게 아름답다. 오늘 하루도 대단한 성취가 없었던 평범한 하루이었지만 큰 탈 없이 걷고. 웃고. 먹고. 배울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로 생각한다. 내일 다시 마주할 또 다른 평범한 시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 보면서도 어제와 똑같은 오늘은 다시 없다.
취미는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수단이 아니라 삶에 대하는 태도가 투영되는 거울이다. 파크골프. 등산. 헬스라는 소재는 서로 다른 결을 가지고 있어 매우 풍성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 모든 취미는 결국 나라는 사람을 더 나은 방향으로 빚어가는 과정이다. 만년의 일상은 너무 행복하다.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