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110 오롯한 신앙 시 127; 룻 3:1-5, 4:13-17; 히 9:24-28; 막 12:38-44
지난 주일 우리는 노벨상 수상자 한강 작가를 초대하고 잠깐 만났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이름하여 교교한 신앙, 무엇인가 섞이지 않은 맑음과 무엇인가 흐리지 않고 깨끗한 밝음의 뜻을 가졌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오롯한 신앙의 제목으로 설교가 준비되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만나서 ‘교교’를 배웠다면, 우리교회 김모 권사님의 며느리 김모 집사님에게서 ‘오롯’을 배웠습니다. 십수년전 단상에서 오롯을 가르쳐 준 그녀의 별명이 문학소녀라고 합니다. 장차 큰 상을 기대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쯤 진영에서 쏟아지는 햇살의 땀방울 아래 한입 깨물면 아삭하게 퍼지는 달콤한 단감을 수확중이겠지요. 그녀가 가르쳐준 오롯의 뜻은 “남고 처짐이 없이 고스란히 갖추어져 있다” 라고 하는데, 부모님의 오롯한 사랑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롯한 신앙은 하나님의 사랑과 우리의 응답이 교차되는 정점을 일컬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외아들 마저 아낌없이 내어주신 오롯한 사랑과 우리의 오롯한 응답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이런 오롯한 신앙, 설레고 기대가 됩니다.
지난 주에 이어 오늘도 룻기 본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의 팔자는 누구탓일까요? 남편과 두 아들이 고향에서 먹고 살기 힘들어 타국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다행입니다. 좋은 며느리를 둘이나 얻었습니다. 기쁨은 잠시, 얼마되지 않아 남편은 죽고, 설상가상으로 아들들 마저 먼저 보내야 했습니다. 자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맨정신으로 살 수 없습니다. 매섭게 날아드는 손가락질에 고향이 그리울 따름입니다. 겨우 자기 몸 하나 건사할 기운이지만, 끝내 돌아가지 않고 시어머니를 따르겠다던 룻을 책임지기로 하고 고향길에 오릅니다. 고향 사람들의 말하지 않지만 느껴지는 눈빛은 매일밤 눈물로 바뀝니다. 좌절하고 절망하고 낙담하던 중에 피곤에 절어 잠에 빠진 며느리를 봅니다. 오롯한 아가의 눈빛과 “결단코 어머니를 따르겠다던” 다짐이 떠오르자 온몸이 뜨거워지고 슬픔의 눈물이 감격의 눈물로 바뀝니다. 새로운 기대로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신을 오롯하게 따르겠다던 며느리를 책임지겠다고 했듯이, 자신이 믿는 하나님께 오롯하다면 하는 생각에 전율을 느낍니다.
여차저차 본문은 말합니다. 며느리의 아들이 다윗의 할아버지라고. 다윗이 누구입니까? 이스라엘 최고의 지도자라고 합니다. 나오미의 팔자가 누구 탓일까요? 끝없이 날아든 손가락질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비천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그녀를 향한 오롯한 룻을 통한 깨달음, 그렇게 하나님을 향한 오롯한 나오미의 신앙을 보았습니다. 우리 삶에 닥친 예기치 않은 불행, 순간은 헤어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입니다. 제주 4.3, 광주5.18, 세월호, 이태원참사 등등. 얼마전에 보았던 욥에게 일어난 고통만큼이나, 오늘 나오미의 고통도, 우리 역사의 무고한 희생과 고통은 겪지 않고는 쉽게 와닿지 않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누군가에게든 가닿을 수 있고, 오늘 나에게 일 수 있습니다. 그 순간들 속에 오롯한 신앙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자신이 없어서 더욱 강조할 수 도 있습니다. 어쩌면 전적인 은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의 고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며, 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헛된 일이다. 주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자는 동안에도 복을 내리신다”
공동번역은 후반부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밤늦게야 잠자리에 드는 것도, 먹으려고 애쓰는 것도 다 헛되고 헛되니 야훼께서는 사랑하시는 자에게 잘 때에도 배불리신다”
오롯한 신앙을 생각하며 침묵합니다.
241110 시 127; 룻 3:1-5, 4:13-17; 히 9:24-28; 막 12:38-44
시 127
1 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을 세우는 사람의 수고가 헛되며, 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된 일이다.
2 일찍 일어나고 늦게 눕는 것, 먹고 살려고 애써 수고하는 모든 일이 헛된 일이다. 1)주께서는, 사랑하시는 사람에게는 그가 자는 동안에도 복을 내리신다.
3 자식은 주께서 주신 선물이요, 태 안에 들어 있는 열매는, 주님이 주신 보상이다.
4 젊어서 낳은 자식은 용사의 손에 쥐어 있는 화살과도 같으니,
5 그런 화살이 화살통에 가득한 용사에게는 복이 있다. 그들은 성문에서 원수들과 담판할 때에,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할 것이다.
공동번역
1 야훼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집 짓는 자들의 수고가 헛되며 야훼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일이다.
2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도 밤늦게야 잠자리에 드는 것도, 먹으려고 애쓰는 것도 다 헛되고 헛되니 야훼께서는 사랑하시는 자에게 잘 때에도 배불리신다.
3 자식은 야훼의 선물이요, 태중의 소생은 그가 주신 상급이다.
4 젊어서 낳은 자식은 용사가 손에 든 화살과 같으니,
5 복되어라, 전동에 그런 화살을 채워 가진 자, 성문에서 원수들과 담판할 때에 높은 데서 이야기하리라.
룻 3:1-5, 4:13-17
1 시어머니 나오미가 룻에게 말하였다. "얘야, 네가 행복하게 살 만한 안락한 가정을, 내가 찾아보아야 하겠다.
2 생각하여 보렴. 우리의 친족 가운데는 보아스라는 사람이 있지 아니하냐? 네가 요즈음 그 집 여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만, 잘 들어 보아라. 오늘 밤에, 그가 타작 마당에서 보리를 까부를 것이다.
3 너는 목욕을 하고, 향수를 바르고, 고운 옷으로 몸을 단장하고서, 타작 마당으로 내려가거라. 그 사람이 먹고 마시기를 마칠 때까지, 너는 그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조심하여야 한다.
4 그가 잠자리에 들 때에, 너는, 그가 눕는 자리를 잘 보아 두었다가, 다가가서 그의 발치를 들치고 누워라. 그러면 그가 너의 할 일을 일러줄 것이다."
5 룻이 시어머니에게 대답하였다. "어머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다 하겠습니다."
13 보아스는 룻을 아내로 맞이하였다. 그 여인이 자기 아내가 되자, 그는 그 여인과 동침하였다. 주께서 그 여인을 보살피시니, 그가 임신하여 아들을 낳았다.
14 그러자 이웃 여인들이 나오미에게 말하였다. "주께 찬양을 드립니다. 주께서는 오늘 이 집에 자손을 주셔서, 대가 끊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그의 이름이 이스라엘에서 늘 기리어지기를 바랍니다.
15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며느리, 아들 일곱보다도 더 나은 며느리가 아기를 낳아 주었으니, 그 아기가 그대에게 생기를 되찾아 줄 것이며, 늘그막에 그대를 돌보아 줄 것입니다."
16 나오미가 그 아기를 받아 자기 품에 안고 어머니 노릇을 하였다.
17 이웃 여인들이 그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주면서 "나오미가 아들을 보았다!" 하고 환호하였다. 그들은 그 아기의 이름을 오벳이라고 하였다. 그가 바로 이새의 아버지요, 다윗의 할아버지이다.
1 시어머니 나오미가 룻에게 말했다. "악아, 이젠 너도 행복을 누리며 살 보금자리가 있어야겠구나. 내가 그것을 마련해 주마. 그렇지 않느냐?
2 너는 보아즈 댁 아낙네들과 어울려 지냈지만 그분은 너도 알다시피 우리와는 친척이다. 바로 오늘 밤 그분은 타작 마당에서 보리를 까부를 것이다.
3 그러니 너는 목욕을 하고 향수를 바른 다음 장옷을 입고 그 댁 타작 마당에 내려 가 보아라. 그분이 저녁 식사를 마치기까지는 눈치채이지 않도록 하여라.
4 그분이 잠자리에 들거든 그 잠자리를 잘 알아 두었다가 살그머니 가서 그 발치께를 들치고, 거기 누워라. 그 다음에 네가 할 일은 그분이 일러 줄 것이다."
5 "어머님 말씀대로 어김없이 하겠읍니다." 룻은 이렇게 대답하고,
13 이렇게 보아즈는 룻을 맞아 아내로 삼고 한 자리에 들었다. 야훼께서 점지해 주셔서 룻이 아들을 낳자,
14 아낙네들이 나오미에게 축하하여 말했다. "오늘 이처럼 당신 가문이 대를 이어 내려 가게 해 주셨으니 야훼께 찬양을 드립니다. 이제 이 아기의 이름이 이스라엘에서 기림을 받게 되기를 우리는 바랍니다.
15 당신을 그토록 사랑하는 며느리가 낳아 준 아들, 아들 일곱보다 더한 며느리가 낳아 준 아들이니, 이제 그가 당신에게 살 맛을 되돌려 주고 노후를 공양해 줄 것입니다."
16 나오미는 그 아기를 받아 품에 안고 자기 자식으로 길렀다.
17 이웃 아낙네들은 "나오미가 아들을 보았구나!" 하며 그 아기에게 오벳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가 바로 다윗의 할아버지요 이새의 아버지였다.
히 9:24-28
24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성소의 모형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서, 손으로 만든 성소에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바로 하늘에 들어가셨습니다. 이제 그는 우리를 위하여 하나님 앞에 나타나십니다.
25 대제사장은 해마다 짐승의 피를 가지고 성소에 들어가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그 몸을 여러 번 바치실 필요가 없습니다.
26 그것은, 그가 그 몸을 여러 번 바치셔야 하였다고 하면, 그는 창세 이래로 여러 번 고난을 받으셔야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기를 희생제물로 드려서, 죄를 없애시려고 시대의 종말에 오직 한 번 나타나셨습니다.
27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은 정한 일이요, 그 뒤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28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많은 사람의 죄를 짊어 지시려고, 한 번 자기의 몸을 제물로 바치셨고, 두 번째로는 죄와는 상관 없이,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나셔서 구원하실 것입니다.
24 그리스도께서는 인간이 하늘의 참 성소를 본떠서 만든 지상의 성소에 들어 가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하느님 앞에 나타나시려고 바로 그 하늘의 성소로 들어 가신 것입니다.
25 대사제는 해마다 다른 짐승의 피를 가지고 성소에 들어 가야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그렇게 번번이 당신 자신을 바치실 필요가 없었읍니다.
26 그분이 몸을 여러 번 바쳐야 한다면 그분은 천지 창조 이후 여러 번 고난을 받으셨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그분은 이 역사의 절정에 나타나셔서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희생제물로 드리심으로써 죄를 없이하셨읍니다.
27 사람은 단 한 번 죽게 마련이고 그 뒤에는 심판을 받게 됩니다.
28 그리스도께서도 단 한 번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셨읍니다. 그러나 2)많은 사람의 죄를 없애 주셨고 다시 나타나실 때에는 인간의 죄 때문에 다시 희생제물이 되시는 일이 없이 당신을 갈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실 것입니다.
막 12:38-44
38 예수께서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예복을 입고 다니기를 좋아하고,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39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에 앉기를 좋아하고, 잔치에서는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한다.
40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삼키고, 남에게 보이려고 길게 기도한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더 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41 예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셔서, 무리가 어떻게 헌금함에 돈을 넣는가를 보고 계셨다. 많이 넣는 부자가 여럿 있었다.
42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렙돈 두 닢, 곧 한 고드란트를 넣었다.
43 예수께서 제자들을 곁에 불러 놓고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헌금함에 돈을 넣은 사람들 가운데, 이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넣었다.
44 모두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을 떼어 넣었지만, 이 과부는 가난한 가운데서 가진 것 모두, 곧 자기 생활비 전부를 털어 넣었다."
38 예수께서는 가르치시면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율법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기다란 예복을 걸치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회당에서는 가장 높은 자리를 찾으며
39 잔칫집에 가면 제일 윗자리에 앉으려 한다.
40 또한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오래 한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그만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이다."
41 예수께서 헌금궤 맞은편에 앉아서 사람들이 헌금궤에 돈을 넣는 것을 바라보고 계셨다. 그 때 부자들은 여럿이 와서 많은 돈을 넣었는데
42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은 와서 겨우 렙톤 두 개를 넣었다. 이것은 동전 한 닢 값어치의 돈이었다.
43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돈을 헌금궤에 넣었다.
44 다른 사람들은 다 넉넉한 데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구차하면서도 있는 것을 다 털어 넣었으니 생활비를 모두 바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