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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강농협장 퇴임하는 최원병 신임 농협회장 | ||||||||
"힘든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농협 직원은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약자인 우리 농업인 조합원을 위한 무한봉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5일 오후 2시 안강읍민회관에서 열린 안강농협조합장 퇴임식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1972년 협동조합운동에 몸담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렇게 퇴임인사를 하게 되니 참으로 세월이 빠른 것을 실감한다."며 참석한 1천여 조합원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최 회장의 이날 안강농협장 퇴임식 참석은 전국 지역농협장으로선 최고기록인 6선(22년)의 조합장에서 물러나는 자리인데다 오늘이 있기까지 남다른 애정과 열성을 기울였던 곳이기도 해 감회가 남달랐다.
이완식(85·안강읍 산대리·전 조합장) 씨 등이 "오늘 같은 경사가 헛되지 않게 모두가 힘을 합쳐 무사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밀어주자"라고 축하인사를 건네자 장내는 온통 잔치 분위기였다.
안강농협은 그동안 최원병 조합장을 중심으로 조합원이 똘똘 뭉쳐 전국 우수조합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종합업적평가에서도 전국 4위를 기록, 자립기반이 튼튼한 조합으로 평가받았다.
최 회장은 조합장 재직시 도의회에 진출, 내리 4선을 했고 도의회 운영위원장·부의장·의장을 지내면서 농민조합을 대변해 '농민조합 의장'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는 미작에 의존하던 지역의 소득증대를 위해 1987년 경매식 집하장을 건립했다. 서울·부산 등 전국 각지로 판로 개척과 홍보를 위해 뛰어다녀 안강찰토마토를 명품으로 만들었으며 1993년에는 미곡종합처리장을 준공, 산물수매를 실시해 바쁜 수확기 농가 일손을 덜어주고 쌀산업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항상 좋은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요. 비록 무혐의로 종결됐지만 농협개혁이라는 이름하에 실시된 우리 조합에 대한 30일간의 사법기관 조사로 밤잠을 설쳤던 아픈 기억도 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봉사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기반이 안정되어야 한다."며 "이제는 농협사업도 물량보다는 수익을 중시하는 질적 성장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식당 일과 벽돌공장 일을 마다 않고 온갖 고생을 감수하면서 항상 곁에서 내조해 온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히자 장내가 한동안 숙연해지기도 했다.
박준현 편집위원 jhpark@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