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이 길어지는데 반해 노인들이 돈벌곳이 마땅치 않다보니 이제는 젊어서 일찍죽는게 리스크가 아니라, 생각보다 오래사는 게 리스크라는 말이 실감나게 들립니다.
역 모기지론...
낯선 이름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름을 '주택담보 노후연금제도'로 바꿀 계획이라는데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모기지론도 생경한데 거기에 역(逆)까지 붙어있으니 좀 복잡하긴 합니다.
모기지라는 건 저당이란 뜻인데 집을 저당잡히고 돈을 꿔서 조금씩 갚는게 모기지론이라면 역모기지는 집을 저당잡히는 건 똑같지만 갚는게 아니라 연금처럼 조금씩 받는거죠.
고령화속도가 빨라지고 국민연금도 부도난다는 말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 셈입니다.
현재도 일부 은행들이 취급하고는 있는데 별로 이용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최대 15년까지만 대출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15년 보다 더 오래살 경우에 집도 없고 돈도 없는 신세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정부.여당이 확정한 세 제도는, 계약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월 일정액을 안정적으로 받도록 정부가 보증을 서서 이런 위험을 없앤 것인데 가입대상은 부부모두 65세 이상으로 공시가격 6억원 이하(시가로는 7억5천만원쯤) 주택 한채를 소유한 경우로 제한되며 대출금은 최대 3억원 까지입니다.
65세인 경우, 3억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역모기지에 가입하면 매달 93만원을, 6억원짜리 집이라면 매달 186만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갑자기 병이 났다든지, 자녀가 결혼한다든지해서 거금이 필요하면 총 대출액의 30%까지 일시불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금융기관은 집을 팔아서 대출금과 이자를 회수하고 남는 돈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세제혜택도 있는데 특히, 주택가격 3억원 이하인 서민층 고령자들이 가입할 경우에는 재산세를 25% 깍아주고, 대출이자에 대해 연 2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게됩니다.
돈으로 따지면 역모기지론 가입 첫해에 직간접적으로 172만원 정도, 이후 해마다 67만원정도의 세금을 덜 낼 수 있습니다.
정부는 새 제도로 전국 약 77만의 고령자 가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모두 65세이상 돼야 한다는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많은 데요.
대부분 4-50대에 직장에서 명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적어도 10년이상의 공백을 메울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거죠.
또 정부가 상정하고 있는 것은 83세까지 산다는 전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수명이 이보다 더 길어질 경우에는 결국은 혜택을 축소할 수 밖에 없어 , 혹시 지금 국민연금처럼 실속없는 제도가 될 우려도 작지만 있습니다.
또 집을 마지막 재산으로 삼는 우리 문화에서 한달에 백만원쯤 받자고 선뜻 집을 내놓을 사람이 많을까도 의문입니다.
내년 이맘때쯤 시중에 선을 보일 정부보증 역모지론역시 최소한의 생계대책 수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