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후 1시 충남 부여군 부여읍 국립부여박물관 보존과학관 회의실. 주보돈·윤재석 경북대 사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영욱 서울시립대 국문과 교수, 윤선태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서예사 전공자인 손환일 박사, 국립중앙박물관 김재홍 학예연구관·이용현 학예연구사, 국립경주박물관 함순섭 학예연구관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연구자 10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고대사 전공자(주보돈·윤선태·김재홍·이용현)를 중심으로 고고학(함순섭)·서예사(손환일)·중국고대사(윤재석)·국어학(김영욱) 연구자 등이 참여한 이날 모임은 목간연구회(가칭) 준비위원회. 이들은 이날 모임을 시작으로 두 달에 한 번 정도씩 국내에서 목간(木簡)이 출토된 경주와 함안 성산산성 등지를 돌며 콜로키엄 형식의 공부모임을 가진 뒤 올해 연말이나 내년 1월쯤 정식 학술대회를 개최하면서 목간연구회 또는 목간학회를 공식적으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날 모임의 좌장격인 주보돈 교수는 “자료 발견 가능성이 높지 않은 금석문에 비해, 목간자료는 발굴수준이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며 “그동안 목간에 대한 개별·분산적 관심에서 탈피해 학계 차원의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고 밝혔다. 그는 “젊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뒤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 며 “북한 평양 낙랑유적에서도 중국 한간(漢簡·한나라 목간)이 많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목간연구회 같은 공식적인 창구를 통해 자료에 접근해 볼 수 있을 것” 이라는 희망도 나타냈다.
간사인 윤선태 교수는 “한국 고대사 연구의 자료부족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되는 목간 출현에 국내 학계가 정면대응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모임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이날 모임은 목간연구회 발족과 회보·학회지 발간 등 향후 진로를 논의한 뒤 윤선태 교수의 ‘부여 능산리 출토 백제 사면목간에 대하여’ 라는 주제발표와 사면(四面)목간을 실견하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