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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나... 여성에게 더 심한데, 귀에다 가까이 대고 신음소리 내고, 음부, 성기를 말하면서 성희롱해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해요. 미쳐버리죠. 우리가 계속 항의하니까 여자 용역이 들어왔어요. 나이도 22~23살로 보이고, 덩치도 좋고, 키가 170~80센치미터 되요. 재능교육 박성훈 회장이 나타나는 날이면, 목을 틀어잡고 입부터 막아요. 그런 채로 몇 미터 밖으로 끌려나가죠.”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민주노총 학습지노조 소속)의 목소리는 떨렸고, 강종숙 학습지노조 위원장은 격분했다. 이들은 <미디어충청> ‘용역업체 해부’ 기사에서 용역업체 ‘CJ시큐리티’를 이름을 보는 순간 그동안 당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노조에 의하면,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에도 투입된 ‘CJ시큐리티’ 소속 용역들은 재능교육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에 4년동안 개입했다. 재능교육 회사 관계자들은 <미디어충청>과의 인터뷰에서 ‘CJ시큐리티’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는 ‘CJ시큐리티’ 현 대표이사의 이름도, 생김도 모두 알고 있었다. 대표이사인 이00 씨와 나눈 대화, 다른 용역들과 나눈 대화와 그들의 행동을 떠올리며 비참함을 감추지 못했다.
유 지부장은 <미디어충청>에 보도된 용역업체 고위 간부가 작성한 자료를 보며 ‘매뉴얼 그대로 용역이 노조 파괴를 하고 회사가 이를 사주한다’고 주장했다. 1인시위를 하면 채증하고, 몸싸움을 유발하고, 고소고발 하는 것이 일상이란다.
유 지부장, 강 위원장과 용산역 테이블에 앉아 인터뷰를 하는 사이, 5미터 떨어진 곳에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핸드폰만 보며 혼자 앉아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일어서자마자 이 남자 역시 바로 의자에서 일어나 반대편 방향으로 유유히 걸어갔다. 이를 본 강 위원장은 “우리를 미행하는 것이다. 한 시간 전부터 우리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었다”고 했다.
재능교육뿐만 아니라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용역들의 노사 분쟁 사업장 개입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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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역의 채증은 일상적이다. 회사 관계자 경찰도 한 데 어우려져 있다. |
#1. 노조 파괴 메뉴얼
골목으로 끌고 가서 ‘폭행’하고 ‘발목 끈어버린다’ 협박
“주먹으로 치고, 멱살 잡고, 침 뱉고”...‘상상초월’
유 지부장, 강 위원장에 의하면 2010년 3월 23일 용역경비가 처음 투입, 7월 26일부터 ‘CJ시큐리티’ 소속 용역경비로 바뀌었다. 이 때부터 노조 간부들에 대한 미행이 시작됐다. 용역들의 폭행, 조합원 괴롭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골목에 끌고 가서 폭행하고, ‘발목 끈어버린다’, ‘죽여버린다’고 말하는 건 일상적이다.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 CCTV가 수십대인데, 앞에서 제압하고 뒤에서 폭행한다. 우리는 항상 소수인데, 용역 10~20명이 CCTV에 찍히지 않게 우리를 둘러싸고 앞에서 폭행한다. 주먹으로 치고, 멱살잡고, 침 뱉고. 여성 조합원들에게는 더 심하다. 사진을 얼굴에 가까이 들이대고 찍으며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경찰이 자리를 뜨면 더 지랄이다. 미치고 돌 지경이다. 학습지노조 한 남성 간부는 덩치가 작은데, 이 간부가 용역에게 당한 것 중에 ‘제일 굴욕적’이라며 토로한 게 있다. 유도를 했는지, 덩치 큰 여성 용역경비에게 입 막히고, 머리를 바닥쪽으로 반은 숙이게 한 채 끌려나갔다. 헤드락 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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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는 용역이 주먹으로 때리는 등 폭행했다고 주장하며 증거 자료를 제출했지만 무시당했다. 용역들은 여전히 활보하고 있다. |
용역들은 노조 조합원들이 농성, 선전전을 하면 그 주변을 차로 빙빙 돈다. 창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며 노조 활동 자체를 막고, 위협한다. 그 다음에는 CCTV를 차로 막고 조합원을 괴롭힌다. 용역이 이같은 행동을 하는 사이 회사 관리자들은 회사 건물안에서 ‘낄낄 웃으며 손가락질’을 하며 지시한단다. 노숙농성을 하는 밤은 더 괴롭다.
“농성을 하고 있으면, 위에서 누가 보는 것 같다. 용역이 계단위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사진기 하나 들고 밤에 팔짱끼고 앉아서 쳐다본다. 우리가 너무 무서우니까 거꾸로 공격적으로 항의한다. 그러면 돌 하나 툭툭 던지며 ‘해 봐? 안 무서워? 밤인데. 너 그렇게 다니다 큰일날텐데’라고 말하며 위협한다.”
“밤에 노숙농성하면, 여성조합원이 무서우니까 방송차 안에서 혼자 잔다. 그러면 용역 2~3명이 번갈아가면서 와서 ‘밤에 잠 재우면 낮에 시끄러워서 안된다’며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차를 흔들며 깨운다.”
용역업체 고위 간부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에는 재능교육 회사 미팅하면서 적은 각 종 메모가 있다. 일례로 용역은 4월 21일 회사와 미팅했다며 추진 계획을 잡았다. 이를 본 노조 간부들이 ‘매뉴얼대로 노조 파괴 한다’고 말한다.
‘협상결렬 → 강종숙(학습지노조 위원장), 유득규(학습지노조 사무처장), 황창훈(학습지노조 서울경기본부장)’
‘을지사옥 → 고충팀 이전’
‘가처분확정 → 간접강제 → 채증 → 철저히’
‘을지사옥 여1+남2 → 3명’
‘대응수위 → 인력보강 → 임00, 허00’
‘1인시위 → 채증 → 몸싸움 → 고소고발’
자료에 의하면 용역은 ‘노조 파괴’의 댓가로 재능교육으로부터 매달 수천만원의 돈을 받았고, 노조의 ‘현수막 소각’, ‘채증’, ‘고소고발’ 등 일상적으로 노조 활동을 막았다. 노사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용역이 각종 문서, 공문, 법원 결정문 등을 노조에 전달하기도 했단다. 기본적으로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 또, 회사 관계자에게 양주를 보내며 로비한 흔적도 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2. 생명의 위협
일상적인 타이어 펑크...보험사 직원도 ‘고의적 펑크’ 확인서 써
미행..‘너희집 3층이지? 아들도 있더라’
선전전 한다고 차 달리는 도로로 밀기도
타이어가 펑크나는 일도 잦았다. 학습지노조 차량 타이어가 펑크나는 일은 자주 있었다. 일례로 2010년 4월 13일 재능교육 본사 앞 퇴근 선전전 중, 순찰차에서 경찰이 내려 타이어가 펑크났다고 알려줬다. 보험사 긴급충돌을 불렀는데, 타이어 옆면이 펑크나 있었다.
긴급출동한 직원은 ‘이 위치에 이런식으로 펑크가 나는 것은 정상적인 운행과정에서 거의 일어날 수 없는 일이며, 누군가 고의적으로 펑크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같은해 4월 20일 노조 여민희 조합원의 차 타이어도 펑크났다. 당시 긴급출동한 직원은 직접 ‘타이어에 공기를 주입해 점검후 확인을 해보니 누군가 운전석 앞 타이어, 뒷 타이어에 무엇으로 찍음. 점검후 000서비스에 견인하며 타이어를 교체’했다고 확인서를 써주기도 했다.
노조가 가지고 있는 자료에만 노조 차량은 2010년 4월 한 달 6번에 걸쳐 타이어가 펑크났고, 강종숙 위원장의 차는 4월 한 달 두 번 펑크났다.
“노면 닿는 타이어 바닥면은 우연히 대못 박혀도 차가 굴러간단다. 옆면이 찢어지는 건 보통 일어나지 않는 일인데, 바늘 송곳 자국 같은 게 여러개있다. 서서히 공기가 빠지면서 고속도로에서 차가 사고날 뻔해 조합원이 울면서 전화를 한 적도 있다. 굉장히 위험한 행동으로 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 타이어를 보면서 운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 내가 자주 가는 카센타 주인도 ‘심하긴 심하네요’하고 말했다. 작년 3월 17일 자동차 보험에 가입했는데, 5월에만 긴급출동 5번을 다 썼다.”
노조 조합원들은 용역들이 툭툭 던지는 말로 미행당하는 것을 알았다. 여민희 조합원은 어느 일요일 지인의 집에 갔다. 다음날 아침 선전전을 하자 한 용역이 “어제 대방동 00아파트 갔지? 왜 갔어?”라고 말해서 깜짝 놀랐다. 다른 노조 간부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강종숙 위원장에게는 직접 ‘너희 집 3층이지? 아들도 있더라. 죽여버릴거야’라고 용역이 말했다. 재능교육지부 사무국장에게는 현재 아들이 아픈데, ‘너네 아들 장애인이라며?’ 비하 발언도 했다. 계속 미행하며, ‘너희 집 어디지? 너희 집 앞에 뭐 있더라’고 말하며 협박한다. 회사에서 노조 간부, 조합원에 대해 생년월일, 주소, 가족관계 등 모든 개인 정보를 다 내주고, 용역이 미행하는 것 같다.”
<미디어충청>이 입수한 자료에도
‘강종숙 상도동 관리 → 3군데 →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 완료’라고 기록되어 있다. 강종숙 위원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는 상도동에서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을 가르치고 있었다.
증언에 의하면 용역의 행동은 ‘노조 파괴’를 넘어 조합원들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한 번은 선전전을 하고 있는 차가 달리는 4차선 도로로 노조 간부를 밀어버린 일도 있었다. 회사 건물 앞에 집회 신고가 돼 있다는 이유다.
“우리가 선전전 할 때 경찰 순찰차가 아예 대기하고 있는데, 경찰이 보고 있는데도 도로로 우리를 밀어버린다. 경찰이 앞에 있는데도 용역은 ‘억울하면 고소해’라고 큰소리 친다.”
서울 혜화경찰서에 기록된 자료만 봐도 노조는 3월부터 7월까지 30번에 걸쳐 경찰112에 신고했다. 내용도 ‘깡패 2명이 와서 협박’ 신고, ‘깡패 3명이 여자를 협박’ 신고, ‘피켓들고 서 있는 여자를 둘러싸고 욕하고 있다’고 신고 등 모두 용역들의 위협, 노조활동 방해, 협박, 행패에 대한 내용이다.
용역은 이같은 행동을 하며, 그야말로 각 종 갈등을 ‘유도’해 노조를 고소고발을 했다. 현재 노조 간부에게 약식병령으로 떨어진 벌금만 1억(벌금 34건)이 넘는다. 노조 자료만 봐도 고소고발 진행사항 사항 10건, 피고소건 15건, 노조와 간부, 조합원에게 가해진 압류 8건, 재판진행 28건이다.
#3. 회사-용역-경찰-검찰
여성 혼자 12명의 용역을 때렸다?
‘업그레이드’ 되는 용역 행동...‘치외법권지대’
노사 갈등 해결 막는 이유는 중 하나 ‘용역’
노조는 ‘도덕적 거림낌 없고, 두려움 없는, 정말 해서는 안 될 짓’을 하는 용역들의 행동은, 그들을 고용한 회사 뿐만 아니라 경찰, 검찰이 제대로 처벌하지 않거나 ‘비호’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4년동안 용역에게 시달려왔던 이들은 노조 조합원을 괴롭히는 용역의 행동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치외법권지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례로 노조 조합원은 수십건씩 고소고발 당하고, 벌금을 맞아도 용역들의 행동은 특별한 제약이 걸리지 않는다. 노조가 경찰에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부분공개’거나 ‘비공개’로 통보가 온다.
“작년 12월 23일 강종숙 위원장은 그날 자리에 있지도 않았는데 기소됐다. 용역과 회사가 수십건 고소했는데, 실제 3-4건만 증거를 가지고 있다. 황창훈 본부장에게 용역이 주먹을 날리고, 헤드락 한 것을 사진으로 제출해도 용역은 기소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검찰과 경찰은 상식이 없다. 생각해봐라. 여성 혼자 12명의 용역을 때렸다? 기껏해야 우리는 1-2명이다. 집회 할 때도 시민으로 위장해 난입한다. 누가 이들을 제어하겠는가.”
“경찰-검찰은 헤괴한 논리로 사측을 불기소 결정한다. 노조가 깽판쳐서 정당방위 한 거라는 것이다. 우리는 1인시위, 선전전 등 정당한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제출한 행인 진술서도 다 기각됐다. 용역은 뒷짐만 지고 있었다고 하며, 골절, 경추, 염좌 등 각종 진단서를 다 낸다. 조합원 1-2명이 용역 10-20여명을 때렸다는 게 믿어지는 가? 우리가 상해 진단서를 아무리 내도 별 효과가 없다. 오히려 왜 당일날 상해진단서 안 끈었냐? 약 사먹고 물리치료 받은 것 까지 다 내라고 한다. 우리한테는 엄청 까다롭게 굴면서 회사는 이런 자료 내지 않아도 인정된다.”
노조는 투쟁사업장이 장기사업장으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용역 때문이라고 했다. 용역-회사-경찰-검찰의 관계를 파헤쳐야 하며, 이들 사이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회사와 경찰은 손이 피 안묻히고 용역을 동원해 ‘노조 파괴’ 한다. 용역과 경찰의 관계나 위법, 비리 등이 밝혀져야 한다. 용역-검찰-경찰과의 관계 고리가 분명히 있다. 대부분의 용역은 3개월 정도로 순환되면서 투입되는데, 3개월마다 재계약하는 것 같다.”
“경찰이 용역의 불법 행동을 처벌할려고 하는 의지가 약하다. 용역과 시비가 붙어서 경찰이 오면, 오히려 조합원을 가해자 인 마냥 경찰이 조사를 하고 협박한다. 한 경찰은 ‘나 신고하면 가만 안두겠다’며 조합원을 협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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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자 재능지부장이 1인시위를 하자 용역들이 막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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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 조합원들은 감시하는 용역 |
노조의 4년이 넘는 싸움의 핵심에는 재능교육 회사의 ‘노조 협오’이다. 회사가 ‘노조 파괴에 올린’ 하는 사이, 회사 경쟁력은 타 동종업체에 비해 떨어지고, 노동자들이 일하기 숨막히는 조직문화로 바뀌었다고 노조는 토로했다.
그리고 그 앞에 회사가 고용한 용역이 있다. 경찰-검찰과 회사-용역이 결탁했다고 주장하는 이들. 노동법에 보장된 노조 활동조차 인정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개탄하는 이들. <미디어충청>이 입수한 용역업체 자료를 보며 분노하는 이들. 이것이 용역이 경찰, 노동부, 회사 관계자들에게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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