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 창으로 여름찬가를 불러제끼던
매미는 사라지고, 풀벌레 노래소리에
가을의 발자국 소리가 서서히 다가온다
아름드리 소나무의 사열이 범상치 않은
소나무 군락, 홀딱 벗고 온몸으로
피톤치트 를 흡수하고 싶다만 숲에
대한 멋쩍은 예의를 앞세워
지그시 눈을 감고 긴 호흡만,
척박한 터전에서 더위와 추위, 고독을
견디는 소나무, 갑옷을 두른채 세월의
풍상을 이겨내는 저 억척스러운 기개가
온전히 감동으로 다가 오기에...
까까머리 어린 밤송이들이 뜨거운
여름 햇살아래 초롱초롱 영글어 간다
야생동물의 식량자원이자 제사상
첫째 줄 두 번째 반열에 오르는
중요한 역할 까지도,
노거수 표지 석 옆 그늘진 평상, 에어컨
귀하던 옛날, 바람이 지나는 이곳 나무
그늘은 한여름 최고의 명당이자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상징적 장소
이기도,
무병장수, 만사형통, 운수대통, 소원성취,
로또 일등을 소망하는 소원 돌, 꿈에서는
진수성찬이지만 현실에서는 소금 간장일
뿐임에랴!
맑은 물이 무채색 깨끗함 그대로다
모처럼 아무도 없는 신선 탕에 들어가
태초 아담의 모습이 되어보고 싶다만,
절집 종무소 유리창의 인연이란 두 글자,
인연 따라 사람 몸을 빌어 잠깐 이 세상에
소풍 나온 우리, 맑게 살다가 좋게 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어둡게 살다가
어둡게 가는 사람이 더 많으니...
절집 마루 그늘진 곳에 데려온 자식마냥
땀식히고 앉아 있으니 종무소 여 보살이
공양간에서 떡을 가져다 준다 기장으로
만든 귀한 떡, 어이쿠 감사합니다
관세음 보살, 두손 모은 후 답례를,,
그 자리 그 자세 그대로 생의 끈을 놓아
버린 고사목, 언젠가 넘어지게 되겠지만
그때가 언제일까, 혹시 내가 먼저 넘어
지지 않을까, 팔순을 향해가는 내 연륜
에서 저 고사목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페달 밟지 않는 자전거는 멈춰있거나
넘어지기 십상이다 해서 걸음한 인근
마실, 여름맞이 화장으로 색다른 매력
을 선사하는 자미화 아래서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다
이제 염천지절도 점차 물러가니 막바지
더위 잘 견뎌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기체 만안하시길 기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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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으로 담아본 산수화
탁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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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3
24.08.30 10:0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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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탁대감님 사진솜씨와 맛깔나는 글솜씨 늘 감탄입니다.
열대야,폭염도 웬만하니,오곡백과 영그는 결실의 계절
잘 맞으셔서 좋은 사진 감동의글 읽게 하여 주시오소서
가을을재촉하는밤송이를보니 이제가을이오는것을실감할수있네요. 귀한기장떡을선물받은탁대감은 어딜가도 대접받는 노신사입니다.
탁대감항상건강하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