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여●
휘잉 천리마 같이 뛰어오는 물줄기
지그시 두 손으로 떠받치고
극락전 아미타불처럼
안온히 미소짓는 두물머리여!
사나흘 뱃길 오간 사공들
생생한 이야기 잠겨있는 나리
옛사연 함초롬히 머금은 채
호올로 사색하는 고인돌
수놓는 이랑이랑 파란 꿈 새겨
임 기다리다 파리해진 고사목
소년의 튀는 바람 아롱지듯
하늘 향해 벙그는 느릅나무
나그네 발걸음 멈추게 하네요.
아스라한 백운산 운무 훔치고
연연한 화원의 향초처럼
짙푸른 뚝방길 따라
하이얀 망울 볼그레한 망울
송이송이 웃음짓는 공주님들
세파에 그을린 심신 어루구나!
지줄대는 전설 오롯이 품속 끼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꿈틀꿈틀 흘러흘러
뽀오얀 희망 그리는 두물머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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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장마철 중에 마침 비가 오지않고 구름이 하늘을 가리어 사랑하는
벗과 양수리 두물머리에 연꽃 구경하러 갔다.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지역으 로 강 둔덕 아래 연꽃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말을 들었으나 가까이 살면서 한번도 탐방하지 않
아 마침 지금이 연꽃 피는 계절이라 한번 가고 싶었다.
그곳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한창 연꽃 구경에빠져 있었다. 우리도 화
사하게 핀 꽃을 구경하고 셔터를 연방 눌러댔다. 연근을 재료로 만든 핫도
그를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근처의 전망 좋은 카페로 이동해 팥빙수
를 먹으며 강 주변을 조망하였다.
밖으로 나와 수백 년 훌쩍 넘어 보이는 느릅나무와 고사목이 된 교목 그리
고 조상님의 영혼이 서려있는 고인돌을 대하면서 두물머리 배경으로 살아
가던 선조의 삶을 떠올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지금은 역사의 저편으로 모두 떠나고 없으나 두물머리는 강 마을을 배경
으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리라'
나는 어제 두물머리에 가서 아름다운 연꽃을 구경하고 고인돌과 느릅나무
를 완상하며 선조들의 삶을 생각해본 의미있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