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은 사진을 PC로 전송하는 기능이 문제가 있어서
수리하러 갔더니 연결선이 문제였습니다.
재고가 없어서 수원 공장에 전화주문을 하라고 안내를 해주더군요.
예전에 원효로에 있는 판매처가 생각이 나서 찾아 가 봤는데
어느 건물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더군요.
대충 건물 하나 찍어서 들어 갔다가 보안장치가 되어 있는 출입문 앞에서
호출을 할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섰습니다.
괜히 뻘쭘해서.
집에 가보니 연결선이 두 개나 더 있었습니다.
비슷한 사진기를 두 개나 잃어 버렸던 덕분에.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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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큰 비가 오는 것 같지 않은데도 청계천은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받쳐 들고 걷는 시냇길은 주말이라 하여도, 가게의 천막과 가로수
그리고 가게에서 내어 놓은 점포대 등으로 비좁았습니다.
땀을 잘~ 배출하는 여름 신발은 빗물에, 금세 젖고
들길따라님을 만난 마음은 반가움에 살짝 젖었습니다.
청계천을 좀더 내려가서 정릉천으로 들어 갔어야 했는데
오랜만의 걸음은 판단을 "더" 무디게 만들어 "확신에 찬" 걸음으로 성북천으로 꺾었습니다.
들길따라님의 밝은 길눈 덕분에 .
좀 돌아서 되나오며 제기동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경동시장은 워낙 규모가 커서 일일이 골목마다 다 다니다가는
서너시간은 족히 걸릴 것입니다.
건너편 수산물시장은 아예 가보지도 않았고
약령시로부터 골목 하나를 잡아서 길게 가로질러 청량리역 사거리와
홍릉수목원을 잇는 차도까지 일별하였습니다.
약재며 과일 채소 등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전통시장을 볼 때엔
늘 마음이 뜰뜨게 됩니다.
푸성귀 몇 단이라도 팔아서 손주들 용돈 주려고 난전 하나 차지한 할머니들,
어김없이 장날이면 찾아오는 뻥튀기 장수,
어린 아이들은 저리가라는 약장수,
고무줄과 목그릇 대나무로 만든 생활용품 주방용품 성냥,
당시로는 귀하고도 신기한 나일론 신발, 플라스틱 제품들......
이젠 세월의 두께에 흐릿한 윤곽으로만 어른거립니다.
걷고님이 뒷풀이에 합류하여 기쁨을 더 해 주셨습니다.
전어구이와 해삼을 안주삼고 걸음의 추억을 나누며 다정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 이제 헤어져야 할 때가 되었으니 일어 납시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로 이용하시는 청량리 뷔페형 식당이 평소에 궁금했었기에
들어 가 봤습니다.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그 모습을 외부에 화면으로 틀어 주고 있었습니다.
무랑루즈가 이런 걸까요? 극장식 주막 ㅎ
다이소에 들러서는 시골집에 가져다 놓을 개방형 신발(슬리퍼)도 세켤레 샀습니다.
성북천에서 되돌아 나온 거리가 제법 되네요.
여정이 찍힌 것으로 봐도 말이죠.
청계천 소라탑이 출발선입니다.
돌다리는 잠길 수준이 맞긴 한데
위험을 알려주는 수표교가 너무 높아 상대적으로 개울은 안전해 보이네요.
어? 청계천이 어디로 갔지? 세운상가에 하늘다리가 생기고 있는데
딴 생각하느라 임시로 복개하고 공사하는 걸 못 봤나?
성북천으로 접어 들어서 청계천 방향으로 찍어 봤습니다.
재두루미인지 왜가리인지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물폭포가 생기는 곳에 물고기들이 많거든요.
청량리588도 "편하게"구경을 해봅니다.
여긴 아마 재개발을 하지 않는 쪽인가 봅니다.
시간의 이 쪽 저 쪽을 넘나들며
얼마 뒤 다시금 꺼내 볼 추억의 한 공간을 만들어 본
오늘도 바람처럼.
첫댓글 가끔 새벽시장을 들르곤 하지요
그렇타고 별로 싸게 사지도 못하면서 새벽의 활기가 가끔은
게으른 자신을 돌아보게도~~
걷고님과 좋은시간 ..맘이 따듯해지네요~~^(^
다른 이들의 바쁜 발걸음에 덩달아 마음이 바빠지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