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사람들이 1년에 마시는 커피는 무려 4천억 잔. 2001년 미국 커피연합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 남녀의 52%가 매일 커피를 마시고, 28%는 가끔 마시며, 5%는 하루에 석잔 이상 마시는 커피 애호가들이라고 한다.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달러량이 석유 다음으로 커피에 의한 것일 정도로, 커피는 물을 제외하고 많이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과학자들에게도 커피는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지금까지 의학 저널에 실린 커피와 카페인 관련 논문만 해도 1만6천편이 넘는다. 커피의 하루 적정 소비량이 하루 2잔이라는 것도, 임산부나 아이들은 커피 과음을 삼가야 한다는 것도, 모두 이런 연구로 얻어진 결과다.
그 중에는 커피를 정말로 사랑해야만 할 수 있는 연구들이 있다. 스페인 나바라 대학 시드 박사 연구팀은 에스프레소 커피의 열렬한 팬들이다. 그들은 고압으로 데운 소량의 물에 곱게 간 커피 덩어리를 신속하게 통과시켜 추출한 에스프레소가 왜 다른 커피보다 더 맛있는지 오랫동안 연구해 왔다. 에스프레소의 매력은 '크레마(Crema)'라 불리는, 커피 표면에 떠있는 부드러운 갈색 거품이다.
주로 계면활성제 막으로 둘러싸인 이 거품 안에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 방울,그리고 진한 커피 향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유화오일과 원두 커피 조직이 담겨 있다.
그들은 놀랍도록 오랫동안 거품이 꺼지지 않는 크레마가 커피의 독특한 맛과 향을 오랫동안 품고 있는 것이 에스프레소 맛의 비결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크레마는 열도 잡아놓는 특성이 있어 다른 커피보다 뜨거운 기운이 더 오래 간다고 한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물리학과에서 폴리머를 연구하고 있는 렌 피셔 교수는 1998년 '비스킷을 커피에 찍어먹는 최적의 방법에 관한 연구'라는 재미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서양 사람들은 비스킷을 먹을 때 커피나 홍차에 살짝 담갔다가 먹는 것을 좋아한다.
피셔 교수는 평소 폴리머 연구에 사용했던 프로그램을 이용해 비스킷을 뜨거운 액체에 잠깐 담갔다 먹으면 그냥 먹을 때보다 비스킷 자체의 향이 10배 이상 강하게 입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계산으로 증명했다. 그리고 초콜릿이 얇게 덮인 비스킷을 커피에 담갔다가 먹을 때에는 초콜릿을 바른 면을 위쪽으로 하고 최대한 수평으로 눕힌 상태에서 비스킷을 담근 후 먹는 것이 좋다는 사실도 계산으로 알아냈다.
인터넷 검색엔진에서 '커피 사이언스'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1백만개의 사이트가 나올 정도로 커피에 관한 과학은 지금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는 법. 앞으로는 에스프레소 거품에서 과학의 향기도 맡아보자!
이론적으로는 에스프레소는 머신을 통해 9기압의 압력을 이용해 25초 동안 30cc의 데미타스잔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경우 2~3mm의 옅은 갈색의 크레마(Crema)가 형성된 커피라 할 수 있다. 또한 크레마가 붉은 색을 띄며, 호랑이 띠와 같은 줄무늬가 형성되어 있어야 좋은 에스프레소이다.
실제 어느 정도의 크레마층인지를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방금 추출된 에스프레소일 경우 가루설탕 한 스푼을 떠서 크레마 위에 살포시 넣었을 때 가라앉지 않고 떠 있다가 5~10초 정도 지난 후 서서히 녹아내려 앉는 정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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