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작은 꽃으로 돌아가네. 어린 날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바라보는 지상에서 가장 작은 꽃으로 돌아가네. 고향을 떠나 있을 때 별이 내 가슴이 되어 있었다. 언제가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나는 돌아가리라. 그리운 곳으로 별 하나의 꿈을 가지고 돌아가리. 한때 사막 한가운데에서 수많은 별 들 속에서 내 하나의 별을 찾아 돌아가리라. 눈 내리는 마을 어귀에서 소복이 쌓인 그리움으로 돌아가리. 부끄러워한 소녀의 모습으로 돌아가리.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걸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강산은 그대로 있는데 설레는 마음은 자꾸 흔들린다. 수줍고 부끄러워한 그녀의 얼굴은 영원히 그대로다. 눈 내리는 들길에서 외로운 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고향이란 외롭고 쓸쓸한 그 모습이 얼마나 애틋한가. 그리운 소녀가 멀어져간 뒤 모습도 참 아름답도다. 세월이 점점 멀어져 가는데 그리운 추억은 점점 다가오네. 마을 어귀에서 아직도 그 세월을 기억하고 있다. 어린 날에 마당 가에서 핀다. 괭이밥은 어린 날에 손꼽질 풀로써 제일 먼저 만난 꽃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괭이밥 종류는 세 가지다. 선괭이밥, 괭이밥, 붉은괭이밥 그리고 귀화식물로 자주괭이밥, 덩이 괭이밥이 있다. 원예종으로는 옥살리스를 사랑초라고 한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선 겨울에 꽃을 피운다. 더위와 추위에도 잘 견디는 괭이밥은 시멘트 틈에서 간신히 생명을 이어간다. 고향을 떠나간 이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고향은 어린 소녀의 웃음처럼 명랑하다. 또한 가장 쓸쓸한 그리움도 있다. 우리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고향의 그리움은 한없이 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우리의 행복이 있다. 눈 내리는 고향 집은 한없이 따뜻하다. 겨울의 향기가 서려 있는 괭이밥을 보면 눈물이 나온다. 부뚜막에 관솔나무가 타는 냄새는 아직도 꺼지지 않고 있다. 밥 짓는 냄새는 지금까지 나의 에너지가 되고 있다. 고향은 그리움의 냄새다. 고향 속에 있어도 고향은 그리운 곳이다. 야트막한 곳에서 아슬아슬 피어 있는 괭이밥 속에는 우리의 추억이 한아름 담아 있다. 고향집 추운 겨울의 향기는 옛날의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저녁의 향기 굴뚝은 그리움으로 불러들인다. 솔가지가 타 들어가는 부뚜막에서 옛 강아지가 생각난다. 댓잎 바람 소리는 마음의 길을 터주는 영역이다. 그날의 그리움 속에서 댓잎 바람 소리는 항상 깨어있으라 한다. 눈이 펑펑 올 때 그리운 사람들이 돌아오기를 바란다. 쇠죽 냄새나는 사랑방에서 겨울밤을 세우면서 우리의 꿈들을 이야기했다. 길 떠난 철새들도 고향길을 다시 찾는다. 사랑하면서 그리움은 그리움대로 남는다. 쓸쓸히 피는 괭이밥 속에서 그리운 새 한 마리가 지나간다. 그래서 고향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