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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등간의대(夜登簡儀臺)-태산수(泰山守)
밤에 간의대에 오르다-태산수(泰山守)
擢空龍柱濕秋霞(탁공용주습추하) : 공중에 우뚝한 솟은 기둥 가을 안개에 젖어있고
宮漏沈沈月欲斜(궁루침침월욕사) : 뚝쭉 듣는 물시계 소리 들리고 달은 기울어진다
風露滿壇星斗近(풍로만단성두근) : 바람과 이슬 단에 가득하고 북극성이 가까운네
夜深無夢看天河(야심무몽간천하) : 밤 깊도록 꿈도 꾸지 못한채 은하수 바라본다
소불위송(紹佛位頌)-태현(太賢)
부처의 자리 잇는 노래-태현(太賢)
方便父信種(방편부신종) : 방편은 아버지 같은 믿음의 씨앗이요
般若母禪胎(반야모선태) : 반야는 어머니 같은 참선의 태반이니라
慈悲爲養母(자비위양모) : 자비는 길러주는 어머니요
佛子紹位生(불자소위생) : 불자는 부처자리 잇는 생명이니라
제광주청풍루(題廣州淸風樓)-하륜(河崙)
광주 청풍루에 제하다-하륜(河崙)
少年曾此一看花(소년증차일간화) : 젊어 여기서 꽃을 한 번 보았는데
老大今來感慨多(로대금래감개다) : 늙어서 지금 오니 감개가 무량하구나
歲月不留人換盡(세월불류인환진) : 세월은 머물지 않아 사람은 다 바뀌었는데
眼前風物尙繁華(안전풍물상번화) : 눈앞의 풍물들은 오히려 번화하기만 하구나
서홀정엽관반(書笏呈葉舘伴)-한격여(韓繳如)
홀에 적어 섭반궁에게-한격여(韓繳如)
泣涕汍瀾欲別離(읍체환란욕별리) : 이별 하려니 눈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此生無復再來期(차생무부재래기) : 이 생에선 다시 올 기약도 전혀 없어라.
謾將寶玉陳深意(만장보옥진심의) : 마음대로 보옥에다 나의 깊은 뜻 펴오니
莫忘思人見物時(막망사인견물시) : 물건 볼 적마다 이 사람 생각 잊지 마오.
白雲(백운)-閑景(한경)
백운-閑景(한경)
去時一溪流水送(거시일계유수송) : 떠나니 개울이 물 흘러 보내주고
來時滿谷白雲迎(래시만곡백운영) : 돌아오니 골짜기 가득한 구름이 맞아주네.
一身去來本無意(일신거래본무의) : 이 한 몸 오고 감은 아무 뜻도 없는데
二物無情却有情(이물무정각유정) : 정 없는 물과 구름, 도리어 다정해라.
한강도중(漢江道中)-한경기(韓景琦)
한강을 지나며-한경기(韓景琦)
江泥搰搰雨霏霏(강니골골우비비) : 강 진흙에 발빠지고 부슬부슬 비 내리는데
柳市人家笑語稀(류시인가소어희) : 강가 저자거리 인가에는 웃음소리 드물구나.
朝旭漏雲叢薄照(조욱루운총박조) : 구름 새로 아침 해가 엷은 빛을 모으니
馬頭蝴蝶作團飛(마두호접작단비) : 말 머리에는 나비들이 떼를 지어 나는구나.
산촌모경(山村暮景)-한우기(螒友琦)
산촌의 저녁 풍경-한우기(螒友琦)
屋上煙初起(옥상연초기) : 이제 지붕 위에 연기 오르고
林間鳥欲棲(임간조욕서) : 새는 둥지 찾아 숲 속으로 날아드네
牧童橫短笛(목동횡단적) : 목동은 짧은 피리 물고
驅犢下山蹊(구독하산혜) : 소 몰아 산 길을 네려오누나
田舍翁(전사옹)-韓鎭啓(한진계)
시골집 노인-韓鎭啓(한진계)
衰年聽子小商量(쇠년청자소상량) : 늙어서는 자식 말도 조금씩 되새기고
百劇千忙了自忘(백극천망요자망) : 온갖 우습고 바쁜 일도 다 잊어버려요
向午手持蠅拂子(향오수지승불자) : 한나절에 가까워지면 파리채 들고
綠槐樹下臥乘凉(녹괴수하와승량) : 회나무 그늘 아래서 더위를 식히지요
별리(別離)-한치응(韓致應)
이별-한치응(韓致應)
別離無已時(별리무이시) : 이별이란 그칠 때가 없으니
南北路多岐(남북로다기) : 남북으로 길은 여러 갈래로구나.
快馹驅何急(쾌일구하급) : 빠른 말은 내달리기 어찌나 급한지
行人意故遲(행인의고지) : 행인은 마음을 일부러 늦추어 본다.
靡靡興遠役(미미흥원역) : 느릿느릿 먼 여정을 흥겨워하며
杳杳說歸期(묘묘설귀기) : 아득하게 돌아 갈 날짜 중얼거린다.
却喜兒癡甚(각희아치심) : 아이처럼 마냥 기뻐하며
來時睡不知(내시수부지) : 돌아올 때는 잠들 줄도 모른다.
후서강(後西江)-한호(韓濠)
후서강에서 -한호
千頃澄波一鑑光(천경징파일감광) : 크고 넓은, 맑은 물결 거울처럼 빛나고
曲欄斜倚賦滄浪(곡난사의부창낭) : 둥그런 난간에 기대어 창랑가를 불러 본다.
蒹蕸兩岸西風急(겸하양안서풍급) : 양쪽 언덕 갈대들은 서풍에 흐트러지고
無數飛帆亂夕陽(무수비범난석양) : 무수한 돛단배들 여기저기 석양에 어지럽구나.
영신력(詠新曆)-한희설(韓希卨)
새 달력을 노래하다 -한희설(韓希卨)
爾帶明年節(이대명년절) : 내년에도 변함 없는 이십 사 절기
先傳世上人(선전세상인) : 세상 사람에게 전하는구나
天涯老病客(천애노병객) : 나, 하늘 끝 나그네 병든 노인네
寧欲不知春(녕욕부지춘) : 차라리 봄철은 잊고 싶소
山居(산거)-許景胤(허경윤)
산에 살며-許景胤(허경윤)
柴扉尨亂吠(시비방난폐) : 사립문엔 삽살개 요한히 짖고
窓外白雲迷(창외백운미) : 창밖엔 흰 구름 떠도네
石徑人誰至(석경인수지) : 이 험한 돌길을 누가 찾을까
春林鳥自啼(춘림조자제) : 봄날, 숲에선 새들만 지저기네
南山雜興(남산잡흥)-賢孫(현손)
남산 잡영-賢孫(현손)
獨坐澗邊石(독좌간변석) : 개울가의 바위에 홀로 앉으니
爽氣淸人骨(상기청인골) : 시원한 기운 사람의 기골을 맑게 하네.
回頭數棲鴉(회두수서아) : 머리 돌려 보금자리의 까마귀를 헤아려보니
東巖新月出(동암신월출) : 동쪽 바위에 초승달이 떠오르네.
山居(산거)-玄鎰(현일)
산에 살며-玄鎰(현일)
落絮繽粉日欲斜(락서빈분일욕사) : 버들개지 솜처럼 나부끼는 해 지는 저녁
西門種柳是誰家(서문종류시수가) : 서편 문에 심은 버드나무, 누구의 집이런가
山中富貴無人管(산중부귀무인관) : 이 아름다운 산중부귀, 간섭할 사람 없어
個個樵童一摘花(개개초동일적화) : 나무꾼 아이마다, 한 아름씩 꺾은 꽃다발이여
촌장즉사(村庄卽事)-허한(許澣)
시골집에서-허한(許澣)
春霖初歇野鳩啼(춘림초헐야구제) : 봄비 개자, 들판에 비둘기 울고
遠近平原草色齊(원근평원초색제) : 멀고 가까운 들판, 풀빛 한결 같아라
步啓柴門閒一望(보계시문한일망) : 천천히 걸어 나가, 사립문 열고 바라보니
落花無數漲南溪(낙화무수창남계) : 무수히 떨어지는 꽃잎이개울에 가득 차네
송(松)-허훈(許薰)
소나무-허훈(許薰)
深深西澗上(심심서간상) : 깊고깊은 서편 골짝물 위
黛色出風埃(대색출풍애) : 바람과 먼지에 검푸른색 드러났다
瘦甲龍鱗古(수갑용린고) : 수척한 자라 껍질 옛스럽고
疎枝鶴翅回(소지학시회) : 성긴 나뭇가지에 학이 돌아왔다
能傳瑟琴響(능전슬금향) : 거문고 울리는 소리를 전하며
空老棟樑材(공로동량재) : 헛되이 늙어 기둥 나무 되었구나
葱倩消炎夏(총천소염하) : 푸들의 신선함이 불볓 여름 식히고
披襟正快哉(피금정쾌재) : 바람은 옷깃을 헤치니, 정녕 상쾌하구나
강행(江行)-홍경신(洪慶臣)
강가를 걸으며-홍경신(洪慶臣)
黃帽呼相語(황모호상어) : 누른 모자 쓴 사공 불러 말하니
將船泊柳汀(장선박류정) : 배를 버드나무 물가에 대려한다네
前頭惡灘在(전두악탄재) : 앞 머리에 심한 여울 있어서
未可月中行(미가월중행) : 달빛 아래서는 계속 갈 수 없어서라네
朴杏山全之宅有題(박행산전지댁유제)-洪奎(홍규)
행산 박전지의 집에서-洪奎(홍규)
酒盞常須滿(주잔상수만) : 술잔은 항상 가득 채워야 하나
茶甌不用深(다구불용심) : 찻잔은 가득 채울 필요가 없다네
杏山終日雨(행산종일우) : 종일토록 비 내리는 행산에서
細細更論心(세세갱논심) : 서로 자상히 그리고 속마음을 이야기 하네
石井落槐(석정락괴)-洪吉周(홍길주)
돌우물에 떨어진 홰나뭇잎-洪吉周(홍길주)
坐愛綠槐樹(좌애록괴수) : 가만히 앉아 푸른 홰나무를 보노라니
淸佳勝賞花(청가승상화) : 맑고 아름다운 것이 꽃을 보는 것보다 아름다워라
井欄君莫掃(정란군막소) : 우물 난간에서 그대는 쓸어내지 말라
秋葉落來多(추엽락래다) : 가을 단풍이 떨어져 쌓여만 간다.
절필(絶筆)-이윤영(李胤英)
붓을 놓으며-이윤영(李胤英)
高梧策策晩多聲(고오책책만다성) : 큰 오동나무 바람소리, 날 저물어 거세지고
雨過西塘睡簟淸(우과서당수점청) : 비 지난 서쪽 못, 대잣리에서 잔 잠이 개운하다
箇中有夢休傳說(개중유몽휴전설) : 이 속에서 꾼 꿈이야기 전하지 말게나
應入蓬山第一城(응입봉산제일성) : 봉래산 제일 성으로 응당 들어갈 것이니라
춘만(春晩)-홍성호(洪聖浩)
봄날이 다가는데-홍성호(洪聖浩)
到老身難健(도로신난건) : 늙어가니 늘 건강하기는 어려워라
逢春鬢欲斑(봉춘빈욕반) : 봄을 맞으니 귀밑머리 반백이 되어간다
忽驚花謝樹(홀경화사수) : 꽃 지는 나무에 문득 놀라고
更喜酒開顔(갱희주개안) : 술이 있어 밝아지는 얼굴이 더욱 기쁘다
邨友頻相過(촌우빈상과) : 마을 친구들이 자주 오고가니
山扉故不關(산비고불관) : 산 속 사립문짝을 일부러 닫지 않는다
非無名利志(비무명리지) : 명예와 이익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지만
多病合投閑(다병합투한) : 병 많은 이 몸을 한적한 생활에 맡겨본다
성남(城南)-홍언박(洪諺博)
성남에서-홍언박
水際碧蕪渾欲合(수제벽무혼욕합 ); 저 수평선 푸르고 짙어 하늘에 닿고,
墻頭紅杏未全開(장두홍행미전개) ; 담장의 살구꽃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구나
春風日日城南路(춘풍일일성남노) ; 봄바람은 나날이 길거리로 불어오고
信馬哦詩自往來(신마아시자왕래) ; 말 타고 시 읊으며 이리저리 다닌다오
郡事(군사)-洪禹績(홍우적)
고을에서-洪禹績(홍우적)
醉臥西窓下(취와서창하) : 술에 취하여 서쪽 창가 아래에 누워
孤眠到夕陽(고면도석양) : 혼자 외로이 잠이 드니 석양이 기운다.
覺來推戶看(각래추호간) : 깨어나 문 열고 바라보니
微雨過方塘(미우과방당) : 가랑비가 연못을 지나간다.
拘囚詩(구수시)-洪翼漢(홍익한)
구인시-洪翼漢(홍익한)
陽坡細草拆新胎(양파세초탁신태) : 버들 언덕 가는 풀은 새 잎을 내고
孤島樊籠意轉哀(고도번롱의전애) : 외로운 섬에 조롱 속의 새는 마음 더욱 서글프다.
荊俗踏靑心外事(형속답청심외사) : 오랑캐 풍속 답청은 마음 밖의 일이고
錦城淨白夢中來(금성정백몽중래) : 금성의 결백이 꿈 속에 오는구나.
風飜夜攪陰山動(풍번야교음산동) : 바람이 몰아치는 밤에 잠을 깨니 흐린 산 요동치고
雪入春澌月窟開(설입춘시월굴개) : 봄은 다가는데 눈이 날아들어 달의 굴이 열린다.
飢渴僅能全縷命(기갈근능전루명) : 굶주린 몸 실낱같은 목숨 겨우 부지하니
百年今日淚盈腮(백년금일루영시) : 백년 일생에 오늘은 눈물이 뺌에 가득하구나.
효팔음체기강중(傚八音體寄剛中)-홍일동(洪逸童)
팔음체를 모방하여 강중에게-홍일동(洪逸童)
金多令人貴(금다령인귀) : 금은 사람을 귀하게 하지만
無詩令人俗(무시령인속) : 시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만든다.
石頑固不害(석완고불해) : 돌은 둔하여 원래 해를 입지 않으나
桂香終見伐(계향종견벌) : 계수나무는 향기로워 마침내 벌목된다.
絲染不須悲(사염불수비) : 실이 물든다고 슬퍼할 것 없고
岐多何必泣(기다하필읍) : 갈림길 많다고 어찌 반드시 울어야 하는가.
竹看君子操(죽간군자조) : 대나무에서 군자의 지조를 볼 수 있고
松愛歲寒骨(송애세한골) : 솔은 추운 때의 몰골이 사랑스럽도다.
匏飮信可樂(포음신가악) : 바가지로 마시는 것이 참으로 즐겁고
蝸室聊自適(와실료자적) : 달팽이 같은 작은 집이 그런대로 편안하다
土床冬暖足(토상동난족) : 온돌은 겨울에 발을 덥히고
蓽牖夏散髮(필유하산발) : 싸리나무 창은 여름에 머리를 흩뜨린다.
革帶任男頑(혁대임남완) : 가죽 띠는 아들 어리석음에 맡기고
藍衣置妾惡(람의치첩악) : 남색 옷은 첩이 싫어하는 그대로 내버려둔다.
草木與同腐(초목여동부) : 초목과 함께 썩고 마는데
一生何役役(일생하역역) : 일생이 어찌 그리도 분주하고 바쁜가.
모춘(暮春)-홍적(洪迪)
저무는 봄에-홍적(洪迪)
草深窮巷客來稀(초심궁항객내희) : 풀 우거진 외진 거리 사람들 드물고
鳥啼聲中午枕依(조제성중오침의) : 새소리는 들려오고, 베개 베고 누웠노라
茶罷小窓無個事(차용파창무개사) : 차를 마시고 창가에 앉으니, 너무 한가롭고
落花高下不齊飛(낙화고하부제비) : 높은 곳에서, 지는 꽃잎 어지러이 날아 떨어지네
退老(퇴로)-洪鐘應(홍종응)
은퇴한 늙은이-洪鐘應(홍종응)
一竿之釣短蓑衣(일간지조단사의) : 한 줄기 낚싯대, 짧은 도롱이
退老江干俗事稀(퇴로강간속사희) : 강호에 은퇴한 늙은이 세상 욕심 없어라
酒茶巖屋携妻至(주다암옥휴처지) : 아내는 술과 차 가지고 바위 집으로 와
鐘漏金門送子歸(종루금문송자귀) : 대궐 가는 시간에 아들을 보내고 돌아온다
郭外靑山田數頃(곽외청산전수경) : 성밖 청산 몇 이랑 밭에
花間流水竹雙扉(화간유수죽쌍비) : 꽃 사이로는 물이 흐르고, 두 짝 대나문 있는 집
騷客詩僧來起我(소객시승내기아) : 풍류객과 시승이 찾아와 나를 불러 나가보니
廣陵明月滿空磯(광릉명월만공기) : 넓은 들판에 밝은 달빛은 빈 낚시터 비추네
절구(絶句)-허채(許采)
절구-허채(許采)
志士逢時少(지사봉시소) : 어진 선비 좋은 때 만나기 어렵고
佳人薄命多(가인박명다) : 미인은 박복한 운명이라
相看一歎息(상간일탄식) : 서로 바라보며 탄식 해보나
頭白奈何何(두백내하하) : 머리 희어지는 것을 어찌하랴
贈姜上元帥邯贊(증강상원수감찬)-顯宗(현종)
강감찬 상원수에게-顯宗(현종)
庚戌年中有虜塵(경술년중유로진) : 경술년 오랑캐 난리가 있어
干戈深入漢江濱(간과심입한강빈) : 한강까지 깊이 들어왔네
當時不用姜公策(당시불용강공책) : 강공의 책략 쓰지 않았다면
擧國皆爲左衽人(거국개위좌임인) : 온 나라 사람 다 오랑캐 되었으리
영명사부벽루(永明寺浮碧樓)-형군소(邢君紹)
영명사부벽루-형군소(邢君紹)
江樓孤笛動龍眠(강루고적동룡면) : 누각 외로운 피리소리 용의 잠을 깨우고
醉裏風流白日仙(취리풍류백일선) : 취하는 노는 풍류가 한낮의 신선노름이로다
遠岫似雲雲似岫(원수사운운사수) : 먼 봉우리 구름인 듯 구름이 봉인 듯
長天浮水水浮天(장천부수수부천) : 기다란 하늘 물에 둥실, 물은 하늘에 둥실거린다
兩崖出沒高低岸(량애출몰고저안) : 두 벼랑에 솟았다 낮았다 높고 낮은 언덕
萬派朝宗巨細川(만파조종거세천) : 만 갈래로 모여드네, 크고 작은 냇물들
一葉扁舟何處客(일엽편주하처객) : 어디로 가는 일엽 편주의 나그네인가
茫茫獨去夕陽邊(망망독거석양변) : 아득히 석양 가로 혼자 떠나가고 있도다
오면(午眠)-황경원(黃景源)
낮잠-황경원(黃景源)
庭樹隱濃細雨來(정수은농세우래) : 뜨락 나무 자욱하더니 보슬비 내리고
薔薇花落海棠開(장미화락해당개) : 장미꽃 떨어지고 해당화 핀다.
閒齋寂寂人高臥(한재적적인고와) : 한적한 서재에 사람은 높이 누웠는데
隔葉鶯聲午夢回(격엽앵성오몽회) : 나뭇잎 사이 꾀꼬리 소리에 낮꿈을 깬다.
덕암산(德巖山)-황곡립(黃鵠立)
덕암산-황곡립(黃鵠立)
土精成石石成山(토정성석석성산) : 땅의 정기가 돌이 되고 돌은 산이 되니
天琢奇形出世間(천탁기형출세간) : 하늘이 기이한 모습으로 쪼아 세상에 빼어나다.
肯向平原覓醒酒(긍향평원멱성주) : 기꺼이 평원을 향해 술 깬 사람을 찾으니
令人對此洗塵顔(영인대차세진안) : 사람들이 이를 보고 풍진 얼굴을 씻게 한다.
애절양(哀絶陽)-황상(黃裳)
남근을 끊어버리다니-황상(黃裳)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 갈밭의 젊은 아낙네, 곡소리 구슬퍼라
婦孕不育夫絶陽(부잉불육부절양) : 아이 낳아 기르지도 않았는데 남편은 남근을 잘랐다니
舅死之年砲手保(구사지년포수보) : 시아버지 죽은 해에 포수에 올랐고
今年烽軍疊充行(금년봉군첩충행) : 금년에는 봉화군으로 충원되었다니
磨刀入房血滿席(마도입방혈만석) : 칼을 갈아 방으로 들어가니 자리에 피자욱 가득하고
閩囝殘酷良亦慽(민건잔혹양역척) : 민 땅에서 자식을 거세한 잔혹함도 참으로 울척하도다
豶豕騸馬尙可悲(분시선마상가비) : 거세한 돼지며 말도 오히려 슬픈 일인데
況乃人類戕血脈(황내인류장혈맥) : 하물며 사람으로 핏줄을 끊었다니
豪家終歲無寸費(호가종세무촌비) : 권세가는 한해내내 티끌만큼도 세금 내지 않았는데
剝割偏傷傭丐類(박할편상용개류) : 벗겨내고 거둬들여 마냥 해쳐가 거지와 흡사하도다
此法不變國必弱(차법불변국필약) : 이 법을 바꾸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약해지리니
中夜念此腸內沸(중야염차장내비) : 깊은 밤 이 생각에 속만 끓어오르는구나
이장군서호족당(李將軍西湖足堂)-황여헌(黃汝獻)
이장군 서호 족당에서-황여헌(黃汝獻)
龍山獺水杳茫邊(용산달수묘망변) : 영산땅과 달수땅이 아득히 멀어
勝地逢人已十年(승지봉인이십년) : 명승지에서 서로 만나본지 이미 십년이로다
日落海門天遠大(일락해문천원대) : 해 지는 포구에서 바라본 하늘은 먹고도 큰데
夜深燈火見陽川(야심등화견양천) : 밤이 깊어지자 등불에 양천이 보이는구나
해운대(海雲臺)-황형(黃衡)
해운대에서-황형(黃衡)
建節高臺起大風(건절고대기대풍) : 건절대 높은 누각에 큰 바람 불어오니
海雲初捲日輪紅(해운초권일륜홍) : 바다 구름 걷히자 둥근 해가 붉게 떠오른다
依天撫劍頻回首(의천무검빈회수) : 의천검을 부여잡고 자주 머리를 돌려보니
馬島彈丸指顧中(마도탄환지고중) : 대마도가 작은 탄환처럼 눈앞 손끝 안에 있구나
過靑石嶺(과청석령)-孝宗大王(효종대왕)
청석령을 지나며-孝宗大王(효종대왕)
靑石嶺過已兮(청석령과이혜) : 청석령 고개를 지나가네
草河溝何處是(초하구하처시) : 초하구는 어디 있는가
胡風凄復冷兮(호풍처부냉혜) : 불어 오는 북풍은 차갑고도 차갑구나
陰雨亦何事(음우역하사) : 굳은 비마저 뿌리니 이 무슨 징조인가
誰書此形像兮(수서차형상혜) : 누가 이 몰골 글로 써서
獻之金殿裏(헌지금전이) : 구중궁궐 대궐로 전하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