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벚꽃보러갈까?" 했더니 답변대신 열심히 등원준비를 합니다. 늘 그렇듯 빨리 아침밥하라고 재촉하고, 밥먹고나면 보충제 담아놓으라고 재촉, 보충제에다 약 다 챙겨먹으면 준이 샤워하라고 재촉, 샤워하고나면 어떤 옷 입으면 되겠냐고 옷달라고 재촉. 시간맞춰서 움직이게 하는 선수입니다.
어제 센터주임께서 미술할 수 있는 재료 좀 보내달라고 요청하길래, 흥분가라앉히는데 미술을 하면 팍 가라앉는다 하니, 잔뜩 싸들고 갔지만 태균이는 엄마가 제안한대로 벚꽃보러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준이만 차에서 내려 들어가는 것보더니 아이들 맞으러 나온 선생님들한테는 연실 손흔들며 바이바이를 표시합니다. 아예 내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선생님께 오늘은 엄마랑 지내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돌아서니 태균이얼굴에 함박꽃이 핍니다. 이제 애매한 싯점에 들어선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순수한 장애프로그램에 편입되는 것은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고, 그렇다고 일반인들과 어울리기에는 턱도 없는 가진 게 너무 없는 이 상태를 어찌하리오.
1980년대 90년대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한국영화의 조잡함에 적응하지 못했던, 보는 눈 수준만 올라갔던 그 때처럼 딱 그런 거 아닐까 합니다. 이미 올라간 눈을 낮추라고 할 수는 없고 뭐가 되었던 더 많은 기능들이 깨어나길 기다리며 재촉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큰 숙제가 다가온 셈입니다. 일생일대 태균이는 취득하기 어려운 과제를 도전하려는 듯 합니다. 힘껏 도와주긴 하겠지만 결코 갈 수 없는 길일수도 있습니다.
주간보호센터 빼먹고 신나는 데이트코스 일출랜드 산책. 여기오면 도예체험 코스도 있으니 일단 거기부터 가서 문의하니 도자기만드는 체험은 더이상 안하고 초벌구이 작품에 그림그려넣기 작업만 가능하답니다. 이것만 해도 태균이 얼굴색이 달라집니다.
대략 일출랜드 돌아보니 8천보 걸음인데 오늘 이럴 줄 모르고 운동화를 안신고 왔으니 일출랜드에 부속된 둘레길 2km는 300미터 정도로 끝내 아쉽게도 만보는 실패. 요즘 태균이 행태를 보면 일방적 피사체 역할을 벗어나 특별한 곳이다 싶으면 어찌나 사진을 찍어대는지, 걷고있는 엄마사진도 수백장이 됩니다.
태균이가 남겨준 엄마사진들은 태반이 버려야하지만 자기 나름 피동적 찍사보다는 자발적 찍사에 재미를 붙였으니 뭔가 작품이 나올 날을 기대해보렵니다. 사진 잘 찍는 것도 재주가 될테니 잘 살려가길...
제주도와서 처음으로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준이가 이런 음식을 먹질않으니 태균이가 참 좋아하지만 가게되질 않습니다. 칼국수 먹자는 말에 기대만빵, 성산에서 꽤 유명하다고 하는 식당을 찾아서 왔습니다. 하고나면 지혜열처럼 성장을 주는 것이 경기라고 여기며 태균이 신경들이 어서 안정을 찾기를 바라게 됩니다.
태균이가 함께하질 않아서 혹시 준이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지켜봐야 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상황에 별다른 감응이 없는지라 별 문제가 되지는 않을겁니다. 어찌나 정신이 사나운지 화장실들려 나오는 태균이 챙기느라 식비 계산도 깜빡하고 나와버리니... 주인이 아들때문에 정신이 좀 없구나 눈치채고 이해해줍니다. 어제 저녁 식당에서도 휴대폰 두고와서 집까지 절반이상 왔다가 다시 돌아가고...
빨리 도파플러스 먹어야 되겠습니다. 도파플러스 한참 안 먹으니 스스로 부족함이 많이 느껴집니다. 이 시국에 그렇게라도 도움을 채워야죠... 광치기해변 찍어본다고 설쳐대는 태균이가 웃깁니다! 얼마나 잘 찍었는지 저녁에 확인해봐야죠.
첫댓글 어떤 문제든 해결해가시는 적극적인 모습에
끊임없이 터지는 문제들에 잠깐씩 지치다가도
다시 자세를 바꾸는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헛되지 않게 낭비없이 보내겠습니다
하루빨리 태균씨를 위한 작업실이 마련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