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뇌종양 피해노동자 고 박찬혁 님이
2021년 11월 28일 오전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오랜 투병 생활에 힘드셨을 박찬혁 님에게
그토록 바라던 산재 인정 소식 들려주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반복되는 디스플레이 직업성 암 사망!
정부와 기업은 노동자들을 더 이상 죽이지 마라!
화학물질, 방사선으로부터 안전한 노동환경 제공하라!
산재신청한지 2년이나 되었는데도 역학조사 중인가?
정부는 신속히 산재인정하고 지연방지 대책 마련하라
(박찬혁 님 약력)
1984년생 남성
2010년 5월 삼성전자 천안사업장 입사
LCD공정 자동화 설비엔지니어로 근무(설비유지보수 및 셋업)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소속 변경. 동일한 업무 수행
2014년 6월 뇌종양 진단(만30세)
종양제거술 받음. 후유증으로 뇌전증 생김
2016년 6월 퇴사
2019년초 뇌종양 재발.
2019년 8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
2021년 11월 역학조사 진행 중
2021년 11월 28일 사망함 (향년 37세)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1. 11. 29. 반올림 입장]
고인이 담당했던 업무인 ‘공정자동화 설비엔지니어’는 모든 공정을 돌아다니며 설비유지보수(PM)를 하는 업무 특성상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과 방사선, 높은세기의 전자파 등 다양한 유해인자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LCD 제조공정에서만 120여종이 넘는 유해화학물질이 취급됩니다.
반도체, LCD 산업에서 이미 많은 뇌종양 피해자들이 드러났고 10명이나 산재 인정된 바 있습니다. 2019년 반도체 제조공정 근로자에 대한 건강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더라도 ‘뇌 및 중추신경계암’은 위험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개별 산재 여부를 밝히기 위해 2년이나 넘게 재해조사(역학조사)하는 것은 신속한 보상이라는 산재보험 취지에 어긋나는 긴 조사 기간이자 투병 중인 당사자가 기다리기엔 가혹하게 긴 시간입니다.
고인은 투병 중에 꼭 필요했던 산재보험 지원을 받지 못했고, 유해하고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했기에 발생한 산재임을 인정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11월 12일, 산재 신청한지 2년만에 현장 방문 역학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병세가 악화되어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현장조사는 고인이 실제 근무했던 열악한 천안사업장 대신 아산사업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마저도 제품생산이 되지 않는 멈춰진 라인을 보여주는 방식의 조사였습니다. 회사가 보여주는 대로만 하는 형식적인 조사로 어떻게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힐 수 있단 말입니까.
고인의 죽음에 면목이 없습니다.
우리는 두 달 전인 9월 19일에도 같은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 노동자 여귀선 님을 직업성 암(유방암)으로 떠나보냈습니다. 여귀선 님도 마찬가지로 2019년 산재신청을 했지만 올해 9월 돌아가실 때까지 역학조사가 마무리되지도 못했습니다. 언제까지 산재인정을 받기 위해 역학조사를 이유로 이렇게 긴 시간이 걸려야 하는 겁니까
또 반복되는 직업성 암에 대한 예방 대책은 무엇입니까. 정부와 기업은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입니까.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이지 마십시오.
첫댓글 아직도 삼성은 말뿐인 노동자를 위한다는 입에 발린 소리만 하고있습니다.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고 이재용과 이건희 가족만을 위한 삼성의 주가조작 및 불법합병으로 불법승계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권도 노동자들로부터 외면 당할것 입니다. 사법을 개혁하고 공정위를 개혁하고 전경련을 타파하고 노총 또한 새롭게 변하지 않는다면 이 땅의 노동자들을 외롭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 하며 억울한 생을 마감하게 될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이 생전 받지못한 모든것을 쟁취하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