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展 2005년 6월 1일 ~ 6월 14일 토포하우스 지하1층 전시장 |
기획 : 이수민 상명대, 동대학원 순수사진전공. <도시채집 프로젝트>디렉터, <동강사진 축제> 코디네이터로 활동. 참여작가 : 김성희 이지원 전민수 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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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1993~2004. 음반디자인 및 홍보사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인간과 숲>, <B급04>, 갤러리 현대Window Gallery<요술나라>, sadi<NOW>,개인전<Fantastic Story>, 상명대,경일대 강사 |
<몽상가>
삶이란 언제나 양면성을 갖는다. 현실의 명료함과, 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일탈의 욕망.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의 삶은 행복하다. 매체를 통해 일탈하는 자들이니 그들은 때때로 행복하다.
<몽상가>의 네 작가는 사진을 통해 일탈하고 꿈을 꾸는 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 몽상은 현실도피의 구실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양면성, 그 공존의 법칙을 인정하기에 거침없이 현실을 수용하고 이용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현실 개입이라 할 수 있다. 주변의 사소한 일상과 세상을 향한 소통의 욕구는 사진으로 재현된 현실의 편린들을 통해 발언하기 시작한다.
사실 이 네 작가들에게 있어 사진은 ‘최후의 매체’가 아니다. 말하자면, 그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발언의 이미지들이 얇디얇은 인화지를 넘어선다는 것이다. 그들의 몽상이 차고도 넘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조각낸 세상에 비현실을 더하거나(파야, 이지원), 상상과 상징의 과정을 거쳐(전민수, 김성희) 그들의 속내를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다.
파야는 문득 옛 사진들을 꺼내어 놓는다. 사진 속 그날이 현실이었음은 ‘사진이 증명’하기에 자명한 사실이나, 어떠한 추론으로도 그날의 그 분위기를 다 말하지 못함 또한 자명할 뿐이다. 과장과 다소간의 거짓말도 허용되기에 과거의 사진들은 항상 재미난 기억이 된다. 그래서 파야는 내친김에 상상도 하고, 게다가 고무찰흙까지 덧붙이는 장난을 해본다. 과거의 사진과 현재의 손놀림으로 만들어놓은 또 다른 이미지들은 사진속의 파야를 현재의 정체성과 교접시키는 방법론으로 작용한다. 상상하고 장난하고 과장된 세계에 재미있어하는 것이 파야의 98%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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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現,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 사진디자인 전공.....사진을 바라보다, 찍다, 읽다, 무디게 바라보다, 그리다, 빼다, 몽상하다...... “사진을.......하다” ....를 반복하며 작업하고 있다. 구태의연하게 사진과 회화와의 관계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式으로 제3의 의미를 찾고자 無딘시선으로 바라보기를 하고 있다..... 무딘시선으로.
Group 展 2002년 postphoto展 _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2003년 프로젝트 도시채집1展 _ 디프갤러리 2004년 PIPF 핑야오 국제사진페스티벌 “도시와 문명”展, 핑야오, 중국 |
이지원의 몽상은 은근히 발칙하다. 드넓은 세상의 개념을 욕망대로 재단하는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잘라내는 것에 그치는 것 뿐 만이 아니라, 노상 그렇게 찍어놓은 사진마저도 그가 의미를 부여한 피사체를 제외하고는 모조리 물감으로 지워버리고 만다. 의미 없이 덧입혀진 색깔들과 붓질은 그에게 있어 카메라만큼이나 족쇄가 아닌지라, 그의 이기적인 주변 지우기는 의미의 육중함에도 불구하고 보는 이의 시각에 풍부한 내러티브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작가는 그저 묵묵히 세상이 끊임없이 간섭하는 현실에 대해 거리두기의 시선을 일관하고 있다.
김성희는 인간에게 공존하는 외부적 자아와 내부적 자아의 이중성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리고 그 이중성을 세상이라는 틀에도 고스란히 적용시키고 있다. 작가 스스로 세상에 공존하는 ‘현실’과 ‘환상’이라는 이질적인 세계를 자각하면서 시작된 이 ‘환상시리즈’는 다양한 상징들을 통해 우화를 상정하며, 어느덧 신화의 모습과 닮아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인간의 원초적 갈망이 만들어낸 신화는 결국 영원을 바라는 우리의 몽상이 빚어낸 ‘보편적 상징’이기에 친근하다.
전민수에게 있어 작업은 곧 놀이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예술가에게 있어 ‘나는 누구인가?’만큼 진부한 주제가 또 있을까? 하지만 그러한 화두도 전민수에게는 놀이의 구실이 된다. 그리고 더 재미나게 놀아보고자 사진과 포토샵을 일삼아 자신과 주변을 끊임없이 살피고 상상한다. 성실한 모범생이 일기를 써내려가듯 사진으로 꼼꼼하게 일상을 ‘일기’하는 전민수의 주변 인물들은 케리커쳐의 그것마냥 개성을 포착한 작가의 손놀림을 통해 ‘아무나’에서 ‘스패셜리스트’로 변신하고, 작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배역에 당당히 캐스팅된다.
하이퍼리얼 시대를 사는 우리들 눈에 이 네 작가의 손 때 묻은 몽상이 TV속 성형미인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 그것은 몽상이 항상 유치하기 마련이며, 일탈이란 여전히 비현실적이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 글·이수민 (전시기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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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수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그림사진' 이라는 쟝르를 만들어 꾸준한 작업과 전시를 해 왔다. 플래시애니메이션 회사를 운영하여 컴퓨터와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디지털 위주의 작업을 하게 되고, ‘다같이 놀자’ 시리즈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주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델로 그들에 대한 인터뷰를 제작 중에 있으며, www.junminsoo.com에서 현재까지의 작업들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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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야 문) 파야? 세상이 재미있니? 답) 재미있다 문) 왜? 답)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서... 문) 근데 너 왜 파야냐? 답) 부르기도 편하고 가수들도 바꾸잖아 (농담)이름이 뭐 중요하니? 그만 물어봐라 일년에 한번씩 바꾸기 전에...하하하 문) 이것도 궁금하다. 파야작업은 뭘까? 너 무슨 생각 하냐? 답) 평범해 어떻게 하면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까? 재미없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연명할 수 있는 방법론? 내가 하고 싶어 만들고 그걸 보고 좋아하고, 너무 좋지 않니? 문) 앞으로는 뭐하며 살래? 답) 당연한 건 답 안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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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상가’ 전시 기획한 독립 큐레이터 |
토포하우스 오현금 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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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 |
오현금 |
“이번 컨셉은 재미에요. 작가 자신도 이 작업을 재미있게 하고 관객들도 이 전시를 보면서 즐거워하고 그리고 저도 이 전시를 진행하면서 재미를 느끼니까 모두 즐거운 일 아니겠어요?” 자신의 성격처럼 명랑하고 밝은 전시를 기획한 이수민 큐레이터의 첫마디다. 4명의 젊은 작가의 작품으로 ‘몽상가’라는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수민씨는 이미 ‘도시채집 프로젝트’를 기획한 바 있고 현재 동강사진축제 코디네이터로 활동 중이다. “이번에 초대된 네 명의 작가는 저마다 사진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작가라고 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김성희라는 작가는 세트를 만들기 위해 과자가 필요하면 직접 과자 만드는 법을 배우러 다니는, 자신이 하는 작업을 즐겁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하는 작가에요.” 이수민씨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되 보편적인 상징성을 갖고 있는, 그래서 그 상상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사진을 모았다고 말한다. 최근 작품들이 대형화 하는 경향에 반하여 작으면서 수공예적인 작업, 어떻게 보면 유치한 느낌을 주는 작품을 통해 한 순간 같이 즐겨보자는 것이다. “저의 대학원 졸업 논문도 지역의 사진문화축제 등 보편적인 감동을 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었거든요. 기획자는 전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객의 피드백(반응)까지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수민씨는 앞으로도 사진전시 기획자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사진을 전공했지만 성격상 사진을 통해 이루어지는 자신의 주변에 더 관심을 갖다보니 사진가보다는 사진을 전공한 기획자나 큐레이터가 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좋은 전시를 보여주려면 사진의 토양이 비옥해야 됩니다. 그러나 우리 사진계도 다분히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잖아요. 저는 아직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후원해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그렇게 작가층이 다양하고 두꺼워야 사진문화도 발전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올 가을에 도시채집 프로젝트 2탄을 기획 중인 이수민씨는 특유의 친화력과 젊음을 바탕으로 우리 사진계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준다. 어쨌든 이번 ‘몽상가’전은 메이킹 사진을 하는 이유를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함께 즐겨주었으면 하는 기획자의 바람처럼 뭔가 신나는 전시가 될 것 같다. 글·윤세영(편집장) |
토포하우스는 기존의 삼정 아트스페이스가 작년 11월 새로 개관하며 바뀐 이름이다. 그리스어 토포스(topos:장소)와 하우스(haus:집)의 합성어로 번역하자면 텃새와 같은 의미로 텃집이라는 뜻이다. 철을 따라 옮겨 다니는 철새마냥 잠깐 생겼다 사라지고마는 무수한 갤러리들과는 달리 한 지역에 머무는 텃새처럼 끈기 있게 한자리를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에 터를 잡고 인사동을 비롯해 평창동까지 갤러리를 꼼꼼하게 돌았어요. 하루가 다르게 많은 부분들이 변해 가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요. 배울 점도 많고 문제점도 많다고 느꼈습니다.” 토포하우스의 오현금 관장은 처음 생각을 끝까지 지키며 바보처럼 묵묵히 갤러리를 운영해 나가겠다고 늘 다짐한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세 개의 전시장으로 이루어진 대관전문 갤러리 토포하우스는 모든 예술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종합예술공간이다. 오관장의 남편이자 예술사학 박사이며, 건축공학부 교수인 정진국씨가 직접 설계한 이 갤러리는 2~3층을 연결한 계단 측면에 난 조그마한 창들과 자갈을 깔아 만든 테라스, 굴뚝을 연상시키며 자연광을 직접 느낄 수 있게 한 지붕 등 곳곳에 바깥과 소통을 가능케 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가족들이 함께 만든 공간이기에 더욱 애착을 보이는 오관장은 그만큼 갤러리에 쏟는 열정도 크다. 상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인사동의 많은 갤러리들 중에서도 인지도 높은 토포하우스가 상업성을 떠나 젊은 사진가들을 위해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진인들에게 무엇보다도 기쁜 소식이다. 프랑스에서 10년 동안 문학을 전공한 오현금 관장은 대학 강단에 서는 교육자답게 세계로 나아가는 인재, 글로벌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 전시가 그런 취지를 반영한 결과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가 앞으로도 많은 상업화랑들이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을 후원하는 뜻 깊은 전시를 기획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김수이(본지 편집부 기자) |
토포하우스 : 02-734-75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