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맞이 폭포' 명소
◇ 제주 소정방 폭포
▶ 제주 '소정방 폭포'와 '원앙 폭포'
한여름의 열기는 오히려 제주도가 더 심하다. 마치 동남아의 무더위를 연상케라도 하듯 숨이 턱에 찰만큼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제주에도 물맞이 폭포 명소가 있다. 서귀포 정방폭포 인근 '소정방 폭포'와 돈내코계곡의 '원앙폭포'를 꼽을 수 있다.
돈내코 원앙폭포는 한라산 자락을 뚫고 나온 맑고 차가운 용천수가 울창한 V자 협곡을 지나며 청정수를 쏟아붓는 곳으로 장중한 계곡미가 압권이다. 또 바다와 연결된 소정방폭포는 물맞이와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피서지이다.
◇ 서귀포 원앙폭포
▶ 서귀포 '소정방폭포'
서귀포시 동흥동 바닷가에 자리한 소정방폭포는 제주의 대표적 물맞이 명소이다. 천지연, 천제연과 더불어 제주도내 3대 폭포중의 하나인 '정방폭포'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7m 높이의 물줄기가 해안 바윗돌에 세차게 부딪힌 뒤 바다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소정방폭포는 시원 둔탁한 물마사지가 신경통에 곧잘 듣는다 해서 여름철이면 아주머니 부대들이 대거 찾고, 가족단위 피서객도 줄을 잇는다.
소정방폭포 인근 해안절벽에는 거대 자연동굴이 패여 있는가 하면, 주상절리대의 절경이 이어진다. 특히 해질녘 인근 전망대에 오르면 서귀포 앞바다의 한치잡이 배들이 불을 훤히 밝힌채 밤바다를 지키는 한가로운 풍광도 즐길 수 있다.
▶ 돈내코 계곡 '원앙폭포'
제주도에서 드물게 일년 내내 물이 흐르는 하천인 서귀포 돈내코는 한라산 백록담에서 발원한 동산벌른내와 서산벌른내가 산록도로의 동쪽 끝지점인 제7산록교 아래에서 만나 하나가 된 계곡이다. 계곡 주변에는 아영장과 청소년수련원 등이 있어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돈내코'란 지명은 이 지역에 멧돼지가 많이 출몰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멧돼지(돈)들이 물을 먹던 하천(내)의 입구(코)'라는 뜻이다.
제7산록교에서 내려다보는 돈내코 계곡은 환경수 사스레피나무, 구실잣밤나무와 동백나무 등 난대성 상록수가 빽빽하게 들어서 거대한 초록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원앙폭포는 높이가 6m 정도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두갈래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시원스럽기만 하다.
한쌍의 폭포가 사이좋게 흐른다고 해서 '원앙'이란 이름을 얻은 폭포는 이름만큼이나 아름답다.
제법 넉넉한 크기의 에메랄드빛 소(沼)는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고 깊다.
◇ 더위는 물론 마음 속 찌든 때까지 씻어낸다. 복 더위도 피하고 물 마사지까지 할 수 있어 인기
피서지가 되고 있다. 사진은 구례 수락폭포.
▶ 구례 수락(水落)폭포
해마다 더위가 찾아들면 전남 구례군 산동면 수기리 수락폭포에는 피서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산동면 소재지 원촌마을에서 지리산 자락을 따라 4㎞ 정도를 더 들어간 곳에 자리한 수락폭포는 15m 높이의 낙차에 수량도 풍부해 여름철 물맞이 폭포로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특히 더위를 쫓는 것은 기본이고 신경통, 근육통, 산후통 등에도 효험 있다는 소문에 전국의 아줌마 부대를 필두로 수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요즘같은 삼복더위에는 굳이 물맞이에 나서지 않아도 좋다. 마치 은빛가루 처럼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에 몸을 맡기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다 시원하다.
이곳 수락폭포의 내력은 깊다. 예로부터 근동 주민들이 모내기, 김매기를 마치고 허리통증, 신경통을 다스리기 위해 요긴하게 찾던 일종의 민간 치료 처였다. 이른바 '천연 워터 테라피'의 원조격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곳은 국악의 성지로도 통했다. 동편제의 국창 송만갑 선생 등 남원을 중심으로 한 동편제 소리꾼들이 인근 주천 구룡폭포와 더불어 득음 처로 활용했던 곳이다.
수기리 수락폭포의 명성은 빼어난 입지 때문이다. 웬만한 계곡이라면 크고 작은 폭포 한두 개쯤은 거느리고 있다. 하지만 모두 물맞이폭포가 될 순 없다. 입지와 여건을 지녀야 한다. 구례 수락폭포는 접근성과 수온, 낙차의 세기 등의 여건을 고루 갖췄다. 제 아무리 멋진 폭포라 해도 폭포수 아래 깊은 소를 이루면 다가갈 수가 없다. 하지만 수락폭포는 물줄기가 떨어지는 곳까지 긴 턱이 이어져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 물을 맞는 곳, 물줄기 안쪽으로도 여유 공간이 있어 여러 명이 함께 물맞이를 할 수 있다. 특히 지리산 심산유곡이지만 이제는 길이 잘 닦여 주차장과도 지척이다. 거기에 워낙 산이 깊다보니 가뭄에도 좀처럼 수량이 줄지 않고, 물줄기나 수온도 오랜 시간 물맞이를 할 수 있을 만큼 적당하다. 폭포 원줄기 말고도 통나무 수로 등을 설치해 작은 규모의 물맞이 장소도 있다.
풍치도 빼어나다. 기암괴석 사이로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고, 주변에는 이끼류와 돌단풍, 소나무 등이 자라고 있어 멋진 경관을 연출한다.
물맞이에는 시도 때도 없다.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여명 무렵 결가부좌를 튼 채 물맞이에 나선 '도사급' 피서객이 있는가 하면 대낮엔 폭포아래가 피서객으로 만원이다. 차림새는 수영복 아저씨, 비닐 포대를 둘러쓴 아주머니, 셔츠를 받쳐 입은 아가씨 등 각양각색이지만 더위를 떨쳐냈다는 후련한 표정만은 한결같다.
마을 사람들은 청정 지리산 풍광 속에 자리한 수락폭포야말로 더위는 물론 마음의 때 까지 씻어낼 수 있는 최고의 세심처(洗心處) 라고 엄지를 치켜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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