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 북미의 아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만 되도 벌써 졸업식과 졸업파티 생각으로 마음이 설레입니다.
특히 여자 아이들은 어떤 드레스를 살 것인지, 머리와 화장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미리 의논하고 졸업 드레스를 몇 달 전 부터 사 놓고 친구들이 같은 걸 사지 못하도록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려 놓기도 해요.
북미, 즉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졸업파티 전야제(Pre-Prom)와 졸업식, 그리고 졸업파티(Prom) 라는 세번의 크디큰 이벤트를 치룬뒤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는 데있는 데, 이 행사를 위한 아이들이 들이는 정성과 사치는 실로 대단합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졸업파티 전야제와 졸업식, 졸업파티를 위해 세벌의 드레스를 마련합니다.
마치 위의 세가지 이벤트에 절대 같은 드레스를 입어선 안된다는 룰 이라도 있는 양.

드레스 샵에서는 아예 졸업파티 용 드레스를 만들어 팔고 판촉활동 또한 활발하게 하는데, 드레스만 파는 게 아니라 드레스를 입고 화장 헤어 까지 다 한 뒤 화보촬영 까지 해주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은 일생 단한뿐인 대단한 것임을 아이들에게 각인 시키면서.
그게 뭐가 대단하다고....

졸업파티 화장을 해 준다는 광고네요.
이곳 졸업파티는 프롬(Prom)이라고 불리는 데, 영화에 참 많이 등장하지요?
남자들은 턱시도를 입고 여자 아이들은 마치 영화제 시상식에 나온 여배우들 마냥 치렁 치렁한 드레스에 짙은 화장을 하고 파티에 가는 장면 많이 보셨을 겁니다.

바로 저렇게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쌍쌍이 파티에 가는거죠.
그리고 저들 중 인심 좋은 부모 라도 있어 리무진을 불러주면, 친한 친구들 끼리 몰려 리무진에 실려 파티에 가는겁니다.
파티는 주로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에서 화려하게 하는 경우가 많구요.

졸업파티의 컨셉이 화려하고 사치스럽다 보니 여자 아이들은 서로 돋보이기 위해 드레스 뿐 아니라 메이크업, 헤어, 매니큐어 까지 상당히 신경을 써요.
결혼식날의 신부 처럼 미장원 에서 속 눈썹 심고, 화장과 머리, 손톱 까지 다 하고 오는 아이들도 꽤 있고, 심지어는 태닝 까지 하는 아이들도 있답니다.
위의 사진 보세요.
제가 볼 때 저 아이들 대부분이 태닝 살롱에 가서 일부러 살을 태운 거 같네요.
우리 생각엔 푹 파진 드레스 밑으로 뽀얀 살갗이 나와야 아름다울 것 같은 데, 이곳 사람들은 구릿빛 피부에 드레스를 입어야 더 섹시하고 건강해 보인다고 생각하거든요.

손목에 꽃 장식도 필수입니다.
미리 장식하고 가는 경우도 있지만 파티장에서도 생화로 만든 손목 팔찌를 팔기 때문에 대부분 여자 아이들이 꽃팔찌를 손목에 두룹니다..
만일 자기 여자 파트너의 손목이 비었다면 남자 아이가 안 사줄 수가 없으니까요.

지금 까지 제가 올린 졸업 파티 사진을 보고 여기 아이들은 왜 애 어른 처럼 치렁대는 드레스를 입는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이곳에서 십여년을 살고 있는 저도 여기 아이들 파티 의상 정말 안 예뻐하거든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복장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뜩이나 이곳 아이들 나이들어 뵈는 데 파티 가는 날 보면 정말 더 팍삭 늙어뵈기도 하고 해서요.
솔직히 저는 위의 사진에 있는 드레스 정도가 고등학생 파티에 맞는 거 같아요.
약간 소녀적인 느낌이 남아 있어서.
사실 여기 아이들도 저렇게 짧은 드레스 입긴합니다.
졸업파티 전야제엔 기장도 짧고 디자인도 약간 캐주얼한 드레스를 입어요.
그렇지만 왜 그런진 몰라도 프롬(졸업파티)엔 죽자고 어른 흉내를 냅니다.

이곳 고등학교 졸업은 졸업파티전야제 와 졸업식, 졸업파티 라는 어마무시하게 큰 이벤트가 세가지 있다고 앞서 말씀드렸죠?
그 중 아직 설명 안한 졸업식 얘기를 해볼께요.
이곳 졸업식은 한국과 달리 가운에 사각모 까지 갖춰 마치 대학 졸업식이라도 되는 양 요란하게 해요.
그리고 이 날도 미장원 가서 돈 써서 차리고 나오는 여자아이들이 꽤 됩니다.
저 기다란 가운에 가려 뵈지도 않는구만 원피스든 드레스든 새 것을 사서 입고 오는 여자 아이들이 대부분이구요.
남자 아이들도 당연히 수트를 밑에 바쳐 입습니다.

제 글을 읽으며 이런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많을 거 같아요.
미국과 캐나다 부모들은 고등학교만 가도 용돈 벌어 쓰게 한다는 데, 저 아이들은 뭔 돈으로 저렇게 사치스런 졸업식을 치룰까....하는.
저도 사실 그 부분이 의문이었는데, 두 아이를 이곳에서 키우며, 또 이곳 부모들과 접하며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첫째. 이곳에서 프롬(졸업파티)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아주 오래된 전통이기 때문에 부모들 세대 자체가 프롬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돈에 대해서 아무리 박한 부모라도 졸업파티에 대해서는 상당히 관대합니다.
남자 아이의 경우, 비싼 수트와 와이셔츠, 타이를 엄마가 직접 골라주고, 신발 까지 맞춰서 사주는 경우 많이 봤어요.
그리고 여자 아이는 심한 경우, 드레스에 왕관, 악세서리, 구두에 백 까지 드레스 마다 다 맞춰서(졸업식, 졸업파티 전야제,졸업파티용 총 3벌) 구비해주는 부모도 봤구요.
그 드레스들 한번 입고 그냥 장롱 행인데 말이죠.
둘째. 고등학교 졸업은 이곳 아이들 에게 있어서 행복 끝, 고생 시작 입니다.
요즘은 북미의 부모들도 대학 학비를 대주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아직 이곳에선 고등학교 졸업 후 독립 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인생에 대해 정말 많은 부분을 스스로 책임 져야 하는거죠.
이곳 아이들은 저렇게 화려한 파티를 마지막으로 세상 속으로 뛰어 들어가야 하는 겁니다.
마치 황제의 만찬을 받은 뒤의 가미가제 특공대 처럼.
셋째. 요즘은 여기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대학 진학을 합디다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곳의 대학 진학률은 저조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고등학교 졸업이 학창 시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단한 이벤트 였던거죠.
이런 이유로 많은 시간이 흘러 세상이 달라져도 달라지지 않는 북미의 졸업파티.....저 같은 한국 엄마가 보기엔 쓸데 없는 사치로 보이지만 이곳 부모들에겐 그 날 하루만큼은 아이를 왕자와 공주로 만들어 주고 싶은 날인 거 같습니다.
그걸 알기에 졸업파티에 자기만큼 돈 안쓴 여자 아이 없다고 말하는 제 딸래미가 심통 하나 부리지 않고 조용히 지나간 것이구요.
왜요?
제가 "대학 네가 알아서 가고 졸업파티 때 돈 왕창 쓸래~ 아니면 졸업파티 소박하게 하고 대학 보내줄까?" 라고 말했거든요. ㅎㅎㅎ
**게시물에 올린 모든 사진은 구글 이미지 에서 캡쳐한 것들임을 밝힙니다.
첫댓글 댓글 일등


영국은 소박하게 
지나가는듯하던데,..스웨덴도 파티는 하는데 저렇게 화려하게 하지 않고 나름 전통적인 소박한 다른 방식으로 졸업식날을 보내더라구요... 언제나처럼 재밌고 소상한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영국과는 다르군요. 프롬이 북미관습이다 보니....
여기 애들은 졸업식날 결혼식 처럼 설쳐대서 영 보기 그래요.
그 잘난 고등학교 졸업식 하기를.
이렇게 화려 해봐도 속을 알고 나니 씁쓸하네. 앞으론 가시밭길 을 갈거니깐 실컷 누려봐라네.울 나라 대학생은 좀 숨을 돌릴 수 있는 아니 요즘은 그렇지도 않지만 시기가 오는데 북미는 대학가가 죽어라공부하니 이해가 되네. 영화에서 많이 본 모습들 ..... 그래도 이뽀!!!!
그러니까.....여긴 아무리 있는 집이라도 대학 가면 아이 한테 어느 정도 부담을 지우니까, 저렇게 사치 떨어봤자지.
근데 난 여기 애들 드레스 입고 화장 한 거 정말 안 이쁘다고 생각하는 데....
완전 애늙은이들 같지 않어?
부모들 허리가 휘겠어요 ~ㅎㅎ
하지만 , 추억은 영원하니까 ~
왕비로드님 말씀데로 학생답게 어른스러운 드레스보다
쫌 나이에 맞는 드레스를 입으면 좋겠네요
부촌에 사는 아이들은 남자의 경우 양복은 휴고 보스 정도 사 입고 여자 아이들도 훨씬 드레스가 화려해요.
위의 사진은 그냥 일반적인 걸로만 제가 고른 것이구요.
치렁 치렁 뒤에 줄줄 끌리는, 레드 카펫 위에서나 어울릴 거 같은 드레스 입는 애들도 있어요.
거기에다 징그런 화장에 대담한 악세서리..... 지 나이에 맞게들 입고 치장했으면 좋겠어요.
ㅎㅎ왜 안보이시나 했디만~ㅋㅋ유구한 역사가 없는 국가이다 보니 100여년 전통의식을 초호화판으로 만들어가는 듯~자조적인 생각이 들지만..밀가루나 펑펑 뿌려대는 졸업식 보다는 나은것 같고..가장 젊고 이쁜 시절에~가장 이쁜 호사를 하는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ㅎㅎ왕비로드님은 따님과 아주 영악한(?) 협상을 하신것 같아요~ㅋㅋ
정말! 글 쓰려고 졸업식 검색하다가 완전 깜놀!
알몸에 밀가루에 그게 몬 지랄이래요~
정말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에효~
울 딸은 제 영악한 협상에 휘말려 조용히 졸업파뤼 끝내고 지금 알바 열심히 뛰는 중입니다. ㅎㅎㅎ
아~ 왕비로드님 알찬정도 고마워요~~~
그래도 저를때가 행복하긋찌요~~~~~ㅎㅎ
저걸로 행복 끝이지요.
학자금 융자 얻어 대학가면 졸업 후 그게 죽어라고 갚아야합니다.
왕비니~~~~임!! 왜이리 오랜만에 오셨어요...??? 궁금했었는뎅...!!!
제 친구딸도 주기적으로 태닝에 드레스에 졸업식전까지 돈을 엄청 쏟아 붓더라구요
글치만 또 부모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나와 알바도 하며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저도 개인적으로 어떤면에서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파티문화가 없다보니 제대로 즐길줄 모르는 젊은아이들이 좀 안쓰럽기도...ㅎ
반가워요, 제이미님~
졸업파티는 여기 아이들의 로망이죠.
고2 아이들은 어떤 고3 오빠가, 여자 아이들은 고3 누나가 날 파트너로 찜해 주지 않을까 무진장 기대하구요.
그렇게 간택된 아이들은 고2, 고3 이렇게 두번 졸업파티를 경험하게되요.
우리나라 아이들 고생하는 거 보면 안스런 맘이 들죠.
여기 아이들 고등학교 때 죽자고 노니까 더욱 비교되서....
오늘 또 유식해집니다. 아우 재밌어요. 따님 졸업이 얼마 안 남았지요?
울 딸 지난달에 졸업했어요.
여긴 6월 졸업, 9월 입학이랍니다.
바람소리님, 제가 쪽지 보냈는데......^^
축하 합니다 얼마나 힘드셨어요...영국 졸업식하고는 다르네요...우리처럼 아수라장이 아닌 .....
알아듣지는 못했어도 진행은 비슷한데
한명씩 호명하면 무대를 지나 총장님과 악수하고 축하해주고....간결하지만 장엄하게 하더군요...
웬스턴사원에서 졸업을 하는데...얼마나 아름다웠던지....잠시 추억을 생각하게 되였네요...
힘 하나도 안들었어요.^^
딸램이 지가 알아서 얼굴이랑 손톰이란 칠하고 파티 갔으니까.
영국 졸업식 처럼 여기도 교장 선생님한테 한 사람씩 가서 졸업장 받아요.
그래서 졸업식이 정말 오래 걸리죠.
전 첫사진에서 부터 왕비로드님의 이쁘고 늘씬한 딸래미를 찾느라 헤멨어요.. ㅎㅎ
영악하기도 하지만 아주 속이 꽉찬 실속있는 아가씨!
안스럽고 딱한 우리나라 젊은이등 생각에 저도 마음이 무겁답니다
ㅋㅋㅋ 제가 저거 다 구글에서 퍼온 사진이라고 글 앞 전에 써 붙일 껄 잘못했네요.
그래도 오래 애쓰진 않으셨죠?
사진에 동양 애 한명도 없으니까...^^
파티 문화............부러워요.
망사로 된 튜튜 드레스 함 입어봤으면 좋겠네요. 더 나이들기 전에...
여우처럼에서 한번 드레스코드를 공주로 해서 함 하이시더...^^
여긴 완전 파티에 미친 소사이이티여요.
그런데 파티가 별 게 아니고...어른들 파티 가 보면 그냥 여기 저기 몰려 앉아서 와인잔 들고 수다 떠는 게 다여요.
영화에서 보는 포멀한 파티는 완전 상류층이나 하는....진짜 상류층은 집에서 파티 하는 데 한국 돈으로 1억 정도는 쉽게 쓴다고 하더라구요.
니 주걸래? =3=3=3
푸핫~~~~~~~~당아야..우리 둘이 튜튜 쌍으로 함 입어보까???
고1때인가
....정
한 기억은 아니지만...'핑크 드레스'라는 책을 밤새워 읽고 가슴 두근거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남주 이름이 생각나는걸 보니 어지간히 가슴이 설레었던 모양...
) 최고의 남자애와 맺어지는...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고교 졸업파티에 관한 소설이었는데...
인기도 없고 자존감도 낮은 여주인공이, 인기 최고이며 모든 여자들의 선망의 대상이던 데이브라는(어머나...
그 소설을 읽으며 미국의 파티문화를 동경하던 사춘기 소녀가 이제 할머니가 다 되어 이 글을 읽으니 감회가 새롭네요...*^^*
ㅋㅋㅋ 제 게시물이 민들레님을 잠시 추억의 시간으로 뫼셔드렸다니 기쁘네요.^^
아마 민들레님 께서 읽은 책엔 프롬이 정말 낭만적으로 그려졌을꺼여요.
오래 전엔 남자 아이들이 직접 여자 아이집을 찾아와 프롬에 데려가고 집 까지 바래다 주는 좀더 격식을 갖춘 행사였었지요.
그렇지만 지금은 모양만 요란 땡그랑하게 냈지 그냥 캐주얼한 분위기 이고, 더 놀자판으로 바뀌었어요.
프롬 끝나도 집에 오는 애들 없고 죄다 뒷풀이하는데, 그러면서 사고도 일어나고...
그래서 일부러 집을 제공해서 아이들을 밤새 놀게 하는 부모들도 있답니다.
얼마전 시카고에 사는 조카딸의 외동딸(손녀딸)이 고등학교 졸업한다고...드레스 입은 사진을 보내왔는데..
정말 대단하게 하는 것 같더라구요..우리 형님 손녀딸 졸업식 참석차 미국에 가셨구요.
훗날 뒤돌아 보면 참 아름다웠다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저와 제 남편이 여기 애들 보고 하는 말이 "쟤들은 졸업식이 결혼식인 줄 안다." 입니다. ㅡㅡ;
쓰는 돈 어마무시 하구요, 애들 들 떠 설치는 거 말도 못하구요....이제 다 끝나서 속이 다 후련하네요.^^
저희 집은 조촐하게 끝냈어요.
그래도 울 딸래미 찍 소리 못하는 게, 여기 대학 등록금에 기숙사비 까지 다 대주는 부모 드물걸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