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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평가 D등급 두 차례 기록 … “공공기관의 설명 책임 강화해야”
- 5년간 자체 감사 2회 실시 … 감사 결과·시정조치·홍보비 관련 지적사항은 비공개
- 연간 55만 원 광고 집행에도 선정 기준·성과평가 자료 없어 … 민원 지연·불친절 현황도 공개
[한국매일경제신문=이백형 기자]
국민연금공단 순천지사가 공개한 정보공개 자료에서 감사 결과와 시정조치 내역은 비공개하고, 홍보·광고사업의 성과평가와 주요 업무계획 등 다수 자료는 ‘부존재’ 또는 ‘지사 내 조사자료 없음’으로 회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과 내부통제, 민원 처리의 적정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으면서 정보공개의 실효성과 기관의 설명 책임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순천지사는 2022년 8월과 2025년 11월 두 차례 자체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공개됐지만, 감사 결과보고서와 감사 지적사항별 시정 요구 및 조치 결과, 예산 집행·홍보비 사용 관련 감사 지적 현황, 계약 체결 및 업체 선정 관련 감사 지적 현황 등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비공개했다.
감사자료 비공개가 곧바로 부실 감사나 부적절한 업무처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사가 실제로 어떤 문제를 확인했고, 개선 요구가 있었다면 해당 조치가 어떻게 이행됐는지 외부에서 검증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개 범위와 비공개 사유의 구체성은 살펴볼 필요가 있다.
■ 5년간 광고비 165만 원 집행 … 업체 선정 기준·성과평가 자료는 ‘부존재’
공개 자료에 따르면 순천지사의 순천시 관련 홍보·광고비 집행액은 2021년 55만 원, 2022년 55만 원, 2025년 55만 원으로 총 165만 원이다. 2023년과 2024년, 2026년 8월 31일 현재까지는 해당 항목의 집행 내역이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광고 집행 매체는 2021년 데일리호남, 2022년 세계타임즈, 2025년 순천광장신문으로 기재됐다. 세 차례 모두 신문 광고로 분류됐으며, 방송과 인터넷 언론 부문 집행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광고비 규모 자체보다 집행 과정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언론사 및 홍보업체 선정 기준과 관련 결재문서, 홍보·광고사업별 성과평가 자료는 모두 ‘부존재’로 회신됐다.
각종 홍보행사와 지역사회 행사 개최 현황, 외부기관 공동행사·후원·협찬 내역, 행사 대행업체 선정 과정과 계약서·정산보고서도 부존재로 처리됐다.국민연금 가입 홍보, 연금제도 안내, 수급자 대상 홍보사업별 집행 내역에서도 2021년과 2022년, 2025년 각각 55만 원이 연금제도 안내 항목으로 기재됐다.
다만 공개 자료만으로는 해당 광고가 어떤 계약 방식으로 집행됐는지, 광고의 구체적인 내용과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광고 효과를 어떻게 측정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관련 문서가 실제로 작성·보유되지 않은 것인지, 별도 시스템이나 상급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인지에 대한 추가 설명도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의 홍보비는 액수가 크고 작음을 떠나 국민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예산이다. 집행액이 소액이라도 언론사 선정의 객관성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 사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거는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민원 처리 지연 16건 … 2025년 기한 초과 8건으로 증가
민원 처리 현황에서도 점검이 필요한 대목이 확인됐다.
순천지사가 공개한 연도별 민원 처리 현황을 보면, 처리기한을 넘긴 민원은 2021년 2건, 2022년 2건, 2023년 1건, 2024년 1건, 2025년 8건, 2026년 8월 31일 현재 1건이다. 전체 기한 초과 건수는 15건이다.
특히 2025년에는 기한 초과 민원이 전년 1건에서 8건으로 증가했다. 다만 해당 자료에는 민원 유형별 지연 사유와 후속 조치, 민원인의 피해 여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지연이 발생한 배경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별도로 제시된 민원 유형별 지연 현황에서는 2021년 1월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진정·질의 처리 지연이 4건, eRMS 관련 지연이 11건으로 집계됐다. 심사청구와 이의신청, 정보공개, 친절·불친절 항목의 지연 건수는 각각 0건으로 공개됐다.
직원 불친절 신고 현황은 2021년 0건, 2022년 4건, 2023년 0건, 2024년 5건, 2025년 8건, 2026년 8월 말 현재 1건이다. 집계된 신고 건수는 총 18건이다. 공개 자료에는 각 신고의 사실 확인 결과와 조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순천지사는 민원 만족도 조사 결과와 개선조치 내역에 대해서는 ‘부존재’라고 회신했다.
반복 민원과 재민원 발생 현황, 노령·장애·유족연금 신청 관련 민원 통계, 연금 수급액 산정 및 지급 관련 이의신청 처리 현황도 별도 조사통계가 없다고 밝혔다.
민원 지연이나 불친절 신고가 곧바로 직원의 위법·부당 행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처리 지연이 반복되는 원인과 개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민원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 감사 결과·시정조치 비공개 … 공공기관 감시 기능 제약 우려
순천지사는 감사 결과보고서와 감사 지적사항별 시정 요구 및 조치 결과 등을 비공개하면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5호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조항은감사·감독·검사·시험·규제·입찰계약·기술개발·인사관리 등에 관한 사항이나 의사결정·내부검토 과정의 정보 가운데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감사와 관련된 정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자료를 일률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별 정보의 내용과 공개로 인한 영향 등을 살펴 비공개 요건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감사 절차가 종료됐고 공개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비공개 대상 정보와 분리해 부분 공개할 수 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자료에서 순천지사는 감사 결과뿐 아니라 예산 집행과 홍보비 사용, 계약 및 업체 선정과 관련한 감사 지적 현황까지 비공개했다. 이로 인해 실제 지적사항의 존재 여부와 내용, 시정조치의 이행 여부는 공개 자료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감사자료의 비공개가 법령에 부합하는지는 해당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과 비공개 필요성, 부분 공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회신만으로 비공개 결정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청구인이 비공개 사유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불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이 제공됐는지는 따져볼 대목이다.
■ 경영평가 D등급 두 차례 … 고객만족도도 연도별 등락
순천지사의 경영평가 결과는 2021년 D등급, 2022년 D등급, 2023년 B등급, 2024년 A등급, 2025년 B등급으로 공개됐다.
2021년과 2022년 연속 D등급을 기록한 뒤 2024년 A등급까지 상승했으나, 2025년에는 B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했다. 다만 공개 자료에는 평가 등급을 결정한 세부 지표와 항목별 점수, 등급 변동 원인에 관한 분석자료가 포함되지 않았다.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도 연도별 차이를 보였다. 순천지사의 점수는 2021년 94.8점, 2022년 88.4점, 2023년 92.5점, 2024년 94.1점, 2025년 92.2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공단 전체 점수는 각각 90.8점, 89.9점, 90.5점, 92.6점, 93.7점이었다.
순천지사는 2021년과 2023~2025년 공단 전체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공단 전체보다 1.5점 낮았다. 2025년 점수는 전년보다 1.9점 하락했다.
이 같은 수치만으로 서비스의 질이 악화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른 서비스 개선실적이 별도로 제시되지 않은 만큼, 만족도 하락이나 변동의 원인을 분석하고 실제 업무 개선에 반영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 지역사회 공헌사업은 공개 … 예산·성과 자료는 확인 어려워
순천시 관련 지역사회 공헌사업 실적은 2021년 1건, 2022년 0건, 2023년 1건, 2024년 3건, 2025년 3건, 2026년 8월 말 현재 1건으로 공개됐다. 반면 취약계층 지원사업은 해당 기간 모두 ‘-’로 표시됐다.
외부기관·단체와 체결한 업무협약 현황과 협약기관별 사업계획서 및 예산 집행 내역, 자문위원회 운영 현황, 회의록, 위원회 운영비와 회의수당, 외부 협력사업별 예산·집행액·성과보고서 등은 대부분 부존재로 회신됐다.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공헌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사업비, 수혜 대상, 사업 성과를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공헌사업 실적은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관련 예산과 성과자료는 별도로 확인되지 않아, 해당 사업들이 어떤 기준과 절차에 따라 추진됐는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취약계층 지원사업이 ‘-’로 표기됐다는 사실만으로 순천지사가 취약계층을 지원하지 않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해당 항목의 집계 기준과 사업 범위, 별도 사업으로 분류되는 지원 실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 “부존재”와 “비공개” 구분해 설명해야 … 정보공개 제도 실효성 확보 필요
이번 정보공개 자료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다수 항목에 대해 ‘부존재’, ‘지사 내 조사통계 없음’, ‘해당 없음’이라는 답변이 제시됐다는 점이다.
이들 표현은 의미가 서로 다르다. ‘부존재’는 해당 정보를 보유·관리하지 않는다는 취지이고, ‘조사통계 없음’은 특정 통계가 작성·관리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 있다.
‘해당 없음’은 업무 소관이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각각의 사유와 범위를 구분해 설명해야 청구인이 정보의 실제 관리 상태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업에 별도의 보고서나 통계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관이 보유하지 않은 자료를 새로 작성해 공개할 의무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업 실적은 집계하면서 관련 계획이나 성과자료는 없다고 답변하는 경우, 해당 자료가 애초 작성되지 않은 것인지, 상급기관에서 통합 관리하는 것인지, 다른 명칭이나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것인지에 관한 설명은 필요하다.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의 노후소득 보장과 직결된 공공기관이다. 민원 처리와 연금 지급뿐 아니라 예산 집행, 내부통제, 지역사회 사업의 운영 과정 역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설명할 책임이 있다.
이번 자료만으로 순천지사의 위법이나 부당한 업무처리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사 결과와 개선조치, 홍보비 집행 근거, 민원 만족도 개선자료 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만큼, 정보공개 결정의 적정성과 자료 관리 체계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은 필요해 보인다.
순천지사는 감사자료의 비공개 범위와 구체적인 사유, 공개 가능한 부분의 분리 공개 여부를 재검토하고, 홍보·광고비의 집행 목적과 업체 선정 절차, 민원 지연 및 불친절 신고에 대한 개선조치, 지역사회 공헌사업의 예산과 성과 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공공기관의 투명성은 단순히 자료를 공개했는지 여부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국민이 예산이 어디에 쓰였고, 문제가 발생했다면 어떤 조치가 이뤄졌으며, 그 결과 무엇이 개선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공개가 형식적인 회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책임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운영의 내실화가 요구된다.
이백형 koreamk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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