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만나교회 (청소년부, 본당) 20240616 주일
글을 시작하기 전, 나는 6월 2일부터 7월 2일, 약 한 달의 시간 동안 서울과 경기권에 있는 교회들을 찾아가며 탐방했다. 담임목사 딸인 나에게는 굉장히 새로운 시도였다. 총 16개의 교회를 갔고 17번의 예배를 드렸다. 익숙한 환경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예배를 드렸다. 17개의 탐방일지 중, 오늘은 분당에 있는 만나교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소개하려고 한다. 나의 신앙적인 부분과 느낀점, 여러 생각을 글에서 잘 발견했으면 좋겠다.
오늘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만나교회는 특히 더 기대가 큰 교회다. 좋아하는 우미쉘 목사님이 계시기도 하고, 여러 교회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교회였기 때문이다. 교회들을 정하면서 한 가지 정한 규칙이 있다면, 주일에 가는 교회에 중등부 예배가 있다면 꼭 참여하는 것이었다. 다음 세대 사역을 꿈꾸는 나여서 그런가, 교회들을 정하다가 갑자기 그런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결정을 했지만, 막상 중등부 예배를 듣는 교회는 딱 두 곳뿐이었다. 하나는 분당우리교회였고, 두 번째가 바로 만나교회다. 또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 기대하며 오늘도 힘차게 나아가본다.
만나교회는 청소년부 예배라서 중학생, 고등학생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본당이 있는 교회 건물이 아닌, 옆 건물 공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참고로 공파는 공간 파우스의 줄임말이다. 아무튼, 교회 가는 길에 주변 도로에 많은 차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새언니와 오늘도 함께 갔는데 만나교회를 가본 새언니의 친구 말로는 주차가 매우 힘들다고 하였다. 일단 교회 지하에 있는 주차장으로 갔다. 안내하시는 분이 처음 오셨으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도 된다고 하셨다. 새 신자가 되어 주차장을 이용하는 그 기분. 참 오묘하고 신기했다.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무래도 특정 사람들만 교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다행히 새 신자의 신분으로 주차는 성공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있었는데 도통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냥 계단으로 갔다.
앞에서 언급했던 공파라는 건물을 찾지 못해서 본당에 올라갔다가 내려오게 되었다. 다행히 공파는 본당 건물 바로 앞에 있었다. 그렇게 3층에 있는 프라미스홀, 청소년부 예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반겨주시는 많은 선생님이 계셨다. 시간에 딱 맞춰서 도착했는데 정말 학생들이 많았다. 그만큼 선생님들도 많았다. 나는 한 선생님께서 새 친구가 앉는 자리로 안내해 주셨다. 앉아 기도 후 주변을 돌아보니 정말 학생이 많았다. 그리고 학년 별로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정말 많았다.
찬양이 시작되었다. 만나교회 유튜브에서 자주 보던 분이 나오셔서 찬양 인도를 하셨다. 내 기억으로는 전도사님으로 기억한다. 조금 안타까웠던 점은, 여기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사실 찬양팀으로 섬기는 학생들마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뒤에서 찬양팀과 함께 찬양하는 학생들도 기쁨으로 찬양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선생님들만 찬양하고 계신 듯했다. 찬양을 따라 부르며 좀 더 꼼꼼히 살펴보니, 구석구석 즐겁게 찬양하는 학생들도 있긴 했다. 세션팀도 정말 멋있었고, 음향도 정말 좋아서 놀랐는데 분위기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와 사람들을 보고 든 생각은 화려한 연주와 음향이 예배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비록 예배 환경을 좋게 만드는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예배를 이끌어가는 것은 함께 하는 예배자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함께 예배하는 학생들을 봤을 때 이럴 거면 왜 예배 나온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 마디로 나의 마음과 생각은 변하기 시작했다.
예배가 마치고 새 친구 반을 담당하시는 선생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오늘 예배를 통해 무엇을 느꼈는지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나눌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분당이 교육열이 매우 강한 동네라고 하셨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시험 기간에 예배에 나오는 아이들이 너무나 귀하다고 하셨다. 주말에 종일 학원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주일 예배에 나오는 아이들만 봐도 감사가 넘친다고 하셨다. 그 고백에 앞에 언급했던 생각이 무너져내렸다. 발걸음에 감사하는 선생님들의 감사하는 그 마음이 나에게 너무 귀하게 다가왔다. 그 고백에 나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사실 학생들의 예배 태도를 보며 많이 실망이 되었다고. 그러나 선생님의 고백을 통해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고.
그렇다. 선생님의 한 마디로 인해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예배 태도가 자꾸만 걸려 집중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들을 정죄하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교만한 마음이 점점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들의 예배 태도가 잘못된 것 맞지만, 그 예배 태도를 보고 정죄하는 마음을 가진 나도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내 앞에 앉아있는 3명의 학생 모두 졸고 있는 모습, 대놓고 엎드려 있는 모습, 당당히 지각하는 모습 등 아직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그곳에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이유를 알았다. 시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이 나오는 이유를 알았다. 바로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이었다. 하나님이 그들을 보며 안타깝기도 하실 것이고, 그 모습 그대로 나온 그 아이들이 귀하기도 하실 것이다. 그 마음을 선생님들이 가지고 계셨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정말 귀했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 선생님은 한 분이지만, 그런 선생님들이 모여 청소년부를 잘 이끌어가시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우리 중고등부를 돌아보게 되었다. 다시 나의 교회로 돌아갔을 때 예배의 태도가 바르지 않은 학생들을 정죄하는 것이 아닌, 그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내가 되기로 다짐했다. 또한, 만나교회의 청소년부 예배가 회복되길 기도해야겠다.
글을 적으면서, 여러 교회를 다니면서 가장 가까운 선교지는 내가 사는 이 땅, 대한민국임을 깨닫는다. 특히 우리 교회 다음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다음 세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야 함을 깨달았다. 선생님께서 교육열이 강한 곳이 신앙 생활하기 정말 어려운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하실 때 표정이 안 좋으셨는데, 왜 그러셨는지 이해가 간다. 먼 다른 나라만이 선교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속한 공동체와 교회, 지역 사회가 선교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속한 곳부터, 복음을 제대로 전파하는 사람이 되길 다짐해 본다.
청소년부 예배가 마친 후 본당으로 갔다. 12시 예배여서 30분 정도 시간이 남길래 이리저리 구경했다. 교회 건물이 정말 크고 깔끔했다. 로비에는 멋있는 그림도 많이 걸려 있었고, 여러 방이 있었는데 소모임을 하는 장소였다. 소모임을 하는 장소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사실 우리 교회는 모임을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이리저리 헤매시는 성도님들을 많이 보았다. 이 점에서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안쪽에 카페도 있었는데 테라스도 있고 굉장히 잘 되어있었다. 카페에서 빵도 팔았는데 계산하는 줄이 너무 길어서 놀랐다. 1층에 아이들이 많아서 둘러보니, 유치부가 여기서 예배를 드리는 것 같았다.
구경을 하다가 2층 본당으로 올라갔다. 2층 로비에서 많은 교역자분이 환영해 주셨다. 일찍 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앞쪽에 앉고 싶어서 두리번거리다가, 안내하시는 분이 맨 앞자리에서 두 번째 줄을 안내해 주셨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오히려 좋았던 것 같다. 예배가 시작하고 찬양팀이 나왔다. 유튜브에서 항상 보던 나요한 목사님께서 인도하셨다. 만나교회는 내가 하도 영상으로 많이 봐서 그런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정말 크고 넓었다. 아쉬웠던 점은 본당을 공사하고 있어서 조명도 없고 중간에 스크린도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찬양하시는 분들의 미소가 기억이 남는다. 정말 찬양을 이끌어가는 인도자도 너무나 중요하지만, 옆에 있는 싱어도 너무나 중요함을 깨달았다. 인도자만 신나서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싱어들도 기쁨으로 함께 찬양할 때 회중들 또한 찬양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예배를 다니면서 찬양팀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배를 시작하며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찬양은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영상으로만 듣던 만나교회의 찬양을 직접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다. 옆에 있던 새언니도 아는 찬양이 나와서 함께 찬양했다.
특송도 있었고 예배 중간에 라떼 아트를 하시는 분이 나오셔서 예수님을 그리는 모습도 보았다. 유명하신 김병삼 목사님의 설교는 힘이 있었다. 중간중간 웃음도 났고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번 설교를 통해 얻게 된 문장은 ‘결코 버리지 아니하신다.’라는 문장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지 않으시기 때문에 하나님 안에 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코 버리지 않으시는 그분 안에 거하는 삶을 살기로 다짐한 시간이었다. 예배 시간 동안 은혜가 가득했다. 그저 예배의 자리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이었다. 결코 날 버리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할 뿐이었다. 예배는 회복의 자리임을 다시금 깨닫는다. 익숙한 곳이 아닌, 새로운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며 예배가 얼마나 귀한 시간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익숙한 자리에 돌아가서도 예배가 생명임을, 예배가 은혜의 자리임을 기억해야겠다.
예배를 마친 후 김병삼 목사님과 사진을 찍었다. 누가 사진을 찍고 있어서 나도 가서 부탁하였다. 김병삼 목사님의 웃는 모습이 참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교회를 담임할수록 사실 부담감은 커질텐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잘 이끌어 가시는 목사님이 멋있으셨다. 만나교회는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교회다. 새언니는 아는 사람만 있다면 교회를 옮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나도 만약 주변에 살았다면 만나교회를 다녔을 것 같기도 하다. 그만큼 교회가 정말 좋았다. 만나교회를 통해 또 깨달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 하나님께서 이 지역의 다음 세대를 살려주시길 간절히 기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