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얘기를 할려고 전편에 이어 여기까지 왔다.
이 나이에 이런 거시기한 글도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ㅎ
#
가끔 심각한 사안을 엉뚱하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 치매에 걸리는가?'
'뇌의 수명보다 사람이 더 오래 살기 때문이다.'
'왜 이혼을 하는가?'
'결혼했기 때문이다'....등등
그렇다면 사람은 왜 죽는가?
(보통은 의학적으로 세포 노화가 어쩌고 저쩌고....라는 설명을 들으며 사람들은 혹시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지나 않을까? 하고 관심을 기울인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아주 명쾌하다.
'태어났기 때문에 죽는다.'
언뜻 위 '이혼사유'처럼 말장난 쯤으로 들린다.
정말 그럴까?ㅎ
(고1 윤리시험에 나오는)'생로병사(四聖諦)'의 본 뜻이다.
그렇다면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삶이 현명할까? 의식적으로 외면하고 사는 것이 현명할까?
(염세적일 필요는 없겠지만) 가끔 죽음을 생각하면서 사는 삶이 하루를 더 의미있게 보낼 수 있고, 겸손해질 수 있고, 자제할 수 있고, 기타 매사에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 철학자들, 죽음을 요리하다 (.... Walk Through Those Pearly Gates)'
하버드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신학교를 다녔던 두 사람이 죽음에 대한 얘기를 유머와 함께 풀어 쓴 책이다.
전편에서 '서양에서 최고의 유머는 자신의 최후를 두고 하는 것'이라고 한 것처럼 유머 한마디가 (현실의) 정곡을 찌르기도 하고 동시에 불안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유머>
와병 중인 부친이 사망하게 되면 유산을 고스란히 상속받게 되는 노총각 Bob은 어느날 저녁 독신자 Bar에 들렀는데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여자를 발견하였다.
Bob은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지금은 제가 그저 평범한 남자로 보일 겁니다. 그러나 한 두 주 안에 아버님이 돌아가시면 저는 이천만달러를 상속받게 됩니다."
그 말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인 그 여자는 그 날 저녁 그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갔다.
3일후 그녀는 그의 계모가 되었다.
손에 잡으면 단박에 읽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토씨 하나, 문장 하나를 신경써서 독해해가며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한 얘기는 빼고 가능한 심플하게 정리해 본다.
먼저 인간은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을 아는 유일한 생물이요, 또한 영원히 사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생물이라는 것이다.
재밌는 것은 '사람은 모두 죽는다'는 것을 (객관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평소에 나는 제외시킨다고 한다.
마치 소풍가는 돼지가 자기를 빼고 숫자를 세듯이.....
'우리는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무의식 중에 이 엄청난 진실을 회피하기 위해 온갖 획책을 다한다.' (인류학자 어네스트 베커)
인간은 이런 불안감을 대처하는 방식 중에 하나로 미망(망상, 착각) 즉 우리를 불멸하다고 믿게 만드는 비이성적 신념 구조인 불멸 시스템을 가동시킨다.
우리의 죽을 운명을 부정하고 불멸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의 하나로 종교를 창안한다.
그렇다면 육체는 멸하는데 어떤 것이 영생, 윤회한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정신과 육체와의 관계를 살펴봐야 한다.
몸과 마음은 같은 것일까? 다른 것일까?
다르다면 몸과 마음은 상호 의존관계일까? 독자적으로도 작동되는 것일까?
마음이 없어도 몸은 존재할 수 있을까?
몸이 없어도 마음이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가 평소에 몸과 마음의 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이 꿈이다.
프로이트 이후로 관련 학자들의 관심 분야이기도 하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의식 없이 깊은 잠을 자는 사람이 있다.
불경에는 이때 (의식 입장에서) '깊은 잠'과 '죽음'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구절이 있다.
아무튼 내 몸은 방에 누워 있는데 내 의식은 꿈 속에서 공간을 초월하여 고향에 가 있고, 시간을 초월하여 돌아가신 부모님을 만난다.
또한 몸은 안전한 방에 있는데 의식은 반대로 심한 악몽이나 가위 눌리는 꿈을 꿀 때도 있다.
이런 사실을 보면 몸과 관계없이 마음이 따로 작동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실체 없는 꿈 때문에 물리적으로 편안하게 누워 있는 몸이 땀에 흠뻑 젖기도 한다.
상호 의존관계에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중국(유교)에서는 혼백은 상호의존 관계로 사람이 죽으면 '백'은 흙으로 '혼'은 허공에 머무르다 없어진다고 한다.
내세관이 없는 이유다.
반대로 기독교나 불교에서 영생이나 윤회를 주장할려면 몸은 멸해도 독자적으로 작동되는 무언가가(영혼, 자아) 있어야 한다.
여러분 생각은?
무슨 상관이야? 아직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인데.....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지만 마지막까지 나는 (아직)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유머>
What is the Mind? 정신은 뭐지?
No Matter. 걱정 마라. (& 물질이 아니다)
What is the Matter? 육체는 뭐지?
No Mind 신경쓸거 없어. (& 정신이 아니다)
# (선택) 읽을만 하면 계속해서.....
이쯤되면 우리는 '무엇이 나인가?' 라는 문제가 생긴다.
여러분은 무엇을 '나'라고 생각하는지요?
자기 몸?
그렇다면 DNA까지 똑같은 쌍동이는 서로 상대를 '나'라고 생각할까?
다른 사람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은 '나'가 아니라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
반대로 어떤 사람이 몸은 건강한데 치매 or 충격적인 사고로 인해 가족, 친구, 과거 등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자기'라는 개념이 있을까?
나(자아)라는 것은 이 몸을 '나'라고 생각하는 그'어떤 것'이다.
자아는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가족, 친구 등) 타인과의 관계, 경험, 기억, 감정 등이 복잡하게 중첩되고 축적되어 '형성되는 것'이라고 한다.
*
만약 영생, 윤회한다면 그 영혼은 현생에서의 자아 의식(내가 나라는 생각, 가족관계, 사회관계 속에서 내가 나인 이유)을 기억할 수 있을까?
만약 '나'임(Me-ness)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게 나일까? 무슨 의미가 있지?
지금의 나는 (내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의 내가 그렇게 영생을 열망했던 그 사람일까?
4차산업시대에 뇌속에 있는 자아 의식을 복사해서 가지고 있다가 젊은 사람 뇌를 포맷시킨 다음 다운로드하면 그 사람이 나일까?.... 등을 묻기도 한다.
나무아멘샬라~!
<유머>
알과 베티는 85살 동갑내기로 60년을 해로한 부부다.
두 사람은 나이에 비해 아주 건강한 편이었는데 이는 모두 아내 베티의 (맛없고 까끌 까끌한 귀리) 건강식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카리브해로 놀러 가는 도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하여 천국으로 가게 되었다.
천국의 문 앞에서 성 베드로가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저택으로 안내되었다. "그대들의 집입니다."
저택은 황금과 비단으로 장식되었고 창문 밖에는 지구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챔피언십 골프 코스가 펼쳐져 있었다.
클럽하우스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음식들이 차려진 진수성찬의 뷔페가 차려져 있었다.
그러나 알은 아내 베티의 눈치를 보며 베드로에게 물었다.
"저지방, 저콜레스테롤 음식은 어디 있습니까?"
성 베드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마음껏 드세요. 절대로 살찌거나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 겁니다. 여기는 천국이니까요!"
"그러면 혈당이나 혈압을 잴 필요가 없다는 건가요?"
"이제는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이제 마음껏 즐기시기만 하면 됩니다. 여기는 천국이니까요!"
그러자 알이 아내 베티를 원망스런 눈초리로 바라보며.....
"당신의 그 맛없는 귀리죽을 안 먹었으면 10년 전에 이곳에 올 수 있었잖아!"
Carpe Diem!
첫댓글 깊은 잠과 죽음은 어떻게 다를까?
군생활 중 외출과 제대의 차이?ㅎ
몸과 마음이 동시에 작동되는 생시에는 생각과 행동이 명쾌하다.
그러나 (의식이 육체에서 잠시 외출나온) 꿈에서는 현실과 달리 내 의지와 관계없이 붕 떠서 시공을 넘나들며 아주 불안정하게 움직인다.
하물며 죽은 후에 육체와 완전히 분리되어 버린 영혼은 꿈 속에서 보다 훨씬 더 불안정할 것이다.
혹시, 티베트의 사자의 서(바르도 쉐돌)를 생시의 느낌으로 접근하면 안되는 이유다.
수행자가 아닌 일반인들은 죽는 순간 이 책의 마지막 장의 상태에 가 있을 확률이 많다.
<유머>
어느 술집 입구에 이렇게 쓰여 있었다.
"현실이란 알코올 부족으로 인한 환영이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