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그린 북(2018) (Green Book) > 감상문 레포트
실화를 기반으로 제작된 피터 패럴리 감독의 휴머니즘 영화이다.
1962년, 주인공 토니 발레롱가는 뉴욕 브롱스의 나이트클럽 종업원이자 주먹으로 지저분한 일을 처리하는 해결사로서 그 바닥에서 평판이 높다. 가족으로 아내와 두 아들이 있으며,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다.
그러던 어느날, 주인공 토니가 일하던 클럽이 2달 동안 문을 닫게 되자, 생계 유지를 위해 푸드 파이팅, 전당포에 시계를 맡기는 등 자잘한 일들로 어찌어찌 생계를 유지해가지만 더 충분한 돈이 필요했기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게 된다. 얼마 지나서 8주 간의 미국 남부 전역 순회 공연을 예정 중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 박사의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에 채용 된다. 셜리는 옷 다림질 등 자잘한 일들까지 시중 들어주는 것을 원했고 여러 사람들의 추천으로 토니를 채용하겠다고한것이었지만, 토니는 그런것 까지는 못하겠다며 처음에는 거절한다. 그러나 결국 해결되긴 한다. 얼마 뒤 두달 간의 순회 공연 날이 다가오고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자의 여정이 시작된다. 토니는 공연 담당자에게 '그린 북' 이라는 것을 건네받는데, 그린 북은 흑인 여행자들이 출입 가능한 숙박 시설과 음식점들을 모아 놓은 책으로, 실제로 1936년 발행되어 사용되었다. 셜리가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은 사람들의 엄청난 집중력과, 연주가 끝남과 동시에는 박수갈채가 이어지지만, 공연장을 벗어나면 다시 평범한 흑인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 당시 미국 남부 지역에는 인종차별이 만연했기에, 공연장에 있는 화장실을 쓰지 못하고 멀리에 있는 흑인 전용 화장실을 쓰라고 무시하거나 공연 후 들렸던 술집에서 백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등 순회 공연 내내 셜리는 평상시처럼 인종차별을 겪었고, 토니 또한 셜리 곁에서 백인이었던 자신은 겪지 못한, 일상 속에서 자신도 했던 행동들을 보고 겪게 된다. 마지막 공연 날이 되었지만, 창고에서 환복을 하고, 레스토랑 공연의 연주자인 셜리에게 공연은 허락하지만 흑인이 식사는 할 수 없다며 건너편의 흑인 전용 식당으로 가라던 식당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해 화가 난 토니는 셜리를 데리고 근처 흑인 클럽으로 들어가 즉흥적인 셜리의 연주로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토니와 셜리는 두달 간의 공연을 하며 겪었던 일들에 대한 서러움과 화를 푸는 듯 신나게 한바탕 파티를 벌이게 된다.
셜리는 결혼을 하지 않았고 함께 연휴를 보낼 가족이 없었지만, 토니에게는 아내와 아들들이 있었기에 크리스마스 이브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밤늦게 눈폭풍을 맞으며 집으로 향하게 된다.
장시간 운전을 하고 힘든 토니를 위해 셜리는 중간에 운전 교대를 해 직접 토니의 집까지 데려다 주게 된다. 이때 토니는 집에 올라와 자신의 가족들을 만나고 가라며 셜리에게 권유하지만, 셜리는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두달 만에 집으로 돌아온 토니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 아들들, 가족들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지만, 한편으로는 셜리가 걱정되었다. 그러던 중 토니의 가족 중 한명이 '검둥이'는 어땠냐며 물어보지만, 원래의 토니였다면 우스갯소리로 받아들이며 장난으로 맞받아 쳤겠지만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정색하며 대답한다. 이후 가족들과의 파티가 이어지던 중 초인종이 울리는데, 토니의 집을 찾아온 손님은 다름 아닌 바로 셜리였다. 토니는 웃으며 반갑게 셜리를 맞이하고 가족들에게 셜리를 소개한다. 처음에는 어색하였지만 머지않아 가족들도 셜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파티를 끝으로 이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에서 토니 발레롱가와 가족들은 인종차별 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다. 그 당시 미국의 흔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토니는 생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셜리의 보디가드를 시작하여 찝찝해하고 틱틱대는 모습을 처음에는 보여주었지만, 흑인인 셜리와 거의 하루 종일 두 달 간 붙어 있다 보니 셜리가 겪는 부당함과 아픔을 토니 또한 겪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인종차별 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던 토니는 흑인들이 겪는 부당함에 대해 대항하고 그 아픔을 공감하는 달라진 모습을 서서히 보여주었다. 위에서 다루지는 않았지만 셜리가 성소수자인 것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는데, 그 당시 미국에서 동성애는 불법이었기에 결국 셜리는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흑인 성소수자 이었기 때문에 경찰에게 더 무시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모습을 보며 토니의 변화가 서서히 시작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나는 1900년대의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흑인 전용 화장실과 음식점이 있고 이를 모아둔 '그린북'이 있다는 것은 이 영화를 보며 알게 되었기 때문에 나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색으로 굳이 우열을 나눠야 하고, 등급을 나눠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시대의 인종차별의 심한 강도와 그걸 겪은 유색인종의 서러움을 조금 느끼게되었다. 아직 인종차별적인 폭력이 이어지고 있고,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범죄도 이어지고 있는데, 그래서 인지 가끔 생각 날 때 마다 몇 번이고 이 영화를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린북' 이라는 영화를 중학교 때 학교에서 보여주었었는데, 사실 그때는 주의깊게 보지는 않았고 대충 보고 넘겼던 것 같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 '왓챠' 라는 OTT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그린북' 이라는 영화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는데, 다루기 쉬운 주제도 아니고, 흔한 내용의 영화가 아니어서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특히 오랫동안 이슈되고 있는 인종차별과 비교적 최근부터 이슈화 되고 있는 성소수자의 이야기가 하나의 영화에서 배우의 훌륭한 연기로 녹여서 담아낸 것 같아 휴머니즘 관련 영화로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 중 하나이다. 번외로, 토니와 셜리는 이후에도 우정을 유지하다 2013년 몇 달 차이로 두 명이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