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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10권
增壹阿含經卷第十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19. 권청품(勸請品)
勸請品第十九
[ 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도량[道場:菩堤樹] 나무 밑에 계셨다.
一時,佛在摩竭國道場樹下。
일시,불재마갈국도장수하。
그때 세존께서는 도(道)를 얻은 지 오래지 않았는데,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얻은 매우 깊은 이 법은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깨달아 알기 어렵고 생각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번뇌가 끊어진 미묘한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 이치를 분별하여 익히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곧 기쁨을 얻을 것이다. 설령 내가 남을 위해 이 묘한 법을 연설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것을 믿고 받아 주지 않거나 또 받들어 실천하지 않으면, 부질없이 수고롭고 손해만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겠다. 어찌 꼭 설법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때 범천왕(梵天王)은 멀리 범천에서 여래의 생각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마치 역사(力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짧은 시간에 범천에서 사라져서 보이지 않더니 곧 세존 앞에 나타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爾時,世尊得道未久,便生是念:‘我今甚深之法,難曉難了,難可覺知,不可思惟。休息微妙智者所覺知,能分別,義理,習之不厭,卽得歡喜。設吾與人說妙法者,人不信受,亦不奉行者,唐有其勞,則有所損。我今宜可默然,何須說法!’爾時,梵天在梵天上,遙知如來所念,猶如士夫屈伸臂頃,從梵天上沒不現,來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住。
이시,세존득도미구,편생시념:‘아금심심지법,난효난료,난가각지,불가사유。휴식미묘지자소각지,능분별,의리,습지불염,즉득환희。설오여인설묘법자,인불신수,역불봉행자,당유기로,칙유소손。아금의가묵연,하수설법!’이시,범천재범천상,요지여래소념,유여사부굴신비경,종범천상몰불현,래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주。
그때 범천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염부제(閻浮提)는 반드시 무너지고 말 것이요, 삼계(三界)는 눈을 잃게 될 것입니다.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시면 마땅히 법보(法寶)를 연설하시는데, 지금 그 법을 연설하지 않고 계십니다. 오직 바라건대 여래께서는 널리 중생들을 위하여 심오한 법을 널리 연설하소서. 그리고 이 중생들의 근기(根器)는 제도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한다면 영원히 법안(法眼)을 잃게 되어 이들은 분명 법에서 버려진 아들이 되고 말 것입니다.
비유하면 우발(優鉢)연꽃이나 구모두(拘牟頭)꽃이나 분타리(分陀利) 꽃이 비록 땅에서 나오긴 했지만, 물 위로 나오지 못해 피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은 저 꽃이 점점 자라려고 아직 물에서 나오지 않고 있지만,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 위로 솟아오르고, 혹 때가 되면 그 꽃은 물에 젖지 않을 것입니다. 이 세상의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태어남ㆍ늙음ㆍ병듦ㆍ죽음에 시달리고 있지만 근기는 이미 성숙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만다면, 그 또한 애달프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부디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들을 위하여 설법해 주소서.”
爾時,梵天白世尊曰:“此閻浮提必當壞敗,三界喪目。如來至眞等正覺出現於世,應演法寶。然今復不暢演法味。唯願如來,普爲衆生,廣說深法。又此衆生根原易度。若不聞者永失法眼。此應爲法之遺子。猶如優鉢蓮華、拘牟頭華、分陁利華,雖出於地,未出水上,亦未開敷,是時,彼華漸漸欲生故,未出水,或時此華以出水上,或時,此華不爲水所著。此衆生類亦復如是,爲生老病死所見逼促,諸根應熟。然不聞法,而便喪者,不亦苦哉!今正是時。唯願世尊,當爲說法。”
이시,범천백세존왈:“차염부제필당괴패,삼계상목。여래지진등정각출현어세,응연법보。연금부불창연법미。유원여래,보위중생,광설심법。우차중생근원역도。약불문자영실법안。차응위법지유자。유여우발련화、구모두화、분타리화,수출어지,미출수상,역미개부,시시,피화점점욕생고,미출수,혹시차화이출수상,혹시,차화불위수소저。차중생류역부여시,위생로병사소견핍촉,제근응숙。연불문법,이편상자,불역고재!금정시시。유원세존,당위설법。”
그때 세존께서는 범천왕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또 일체 중생들을 가엾이 여겨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범천이 지금 여래를 찾아와서
법(法)의 문 열어 주기 간청하나니
이 법을 듣는 사람 독실한 믿음 얻어
심오한 이 법의 요지 분별하여라.
爾時世尊知梵天心中所念,又慈愍一切衆生故,說此偈曰:
梵天今來勸,
如來開法門;
聞者得篤信,
分別深法要。
이시세존지범천심중소념,우자민일절중생고,설차게왈:
범천금래권,
여래개법문;
문자득독신,
분별심법요。
마치 저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
중생들 무리를 두루 살피는 것처럼
내 이제 이 법을 지녔으니
높은 데 올라 법안을 나타내리라.
猶在高山頂, 유재고산정,
普觀衆生類; 보관중생류;
我今有此法, 아금유차법,
昇堂現法眼。승당현법안。
그때 범천은 ‘여래께서 틀림없이 중생들을 위해 심오하고 미묘한 법을 연설하실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다.
爾時,梵天便作是念:如來必爲衆生說深妙法。歡喜踊躍,不能自勝,頭面禮足已卽還天上。
이시,범천편작시념:여래필위중생설심묘법。환희용약,불능자승,두면례족이즉환천상。
그때 범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梵天聞佛所說,歡喜奉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바라내국(波羅㮈國)의 선인(仙人)이 살던 녹원(鹿苑)에 계셨다.
一時,佛在波羅柰國仙人鹿苑中。
일시,불재파라내국선인록원중。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道)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탐욕과 즐거움에 집착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비천(卑賤)한 법으로서 숱한 괴로움의 온갖 실마리가 되는 것이니, 이것이 ‘두 가지 일이 있으니 도를 배우는 사람은 마땅히 그것을 가까이하지 말라’고 한 것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 두 가지를 버리고 나서 지극히 요긴한 도를 가지게 되었고, 바른 깨달음[正覺]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다. 그래서 온갖 신통(神通)을 얻고 사문(沙門)의 과(果)를 이루어 열반(涅槃)에 이르게 되었다.
어떤 것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게 된 지극히 요긴한 도인가? 이른바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가 그것이다.
그것은 바른 소견[等見]ㆍ바른 다스림[等治]ㆍ바른 말[等語]ㆍ바른 행위[等業]ㆍ바른 생활[等命]ㆍ바른 방편[等方便]ㆍ바른 기억[等念]ㆍ바른 선정[等定]이니, 이것을 지극히 요긴한 도라고 말한다. 나는 이것으로써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여, 눈이 생기고 지혜가 생겨 뜻이 쉬게 되었으며, 온갖 신통을 얻고 사문의 과를 이루어 열반에 이르렀느니라.
이와 같으니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위의 두 가지 일을 버리고, 지극히 요긴한 도를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事,學道者不應親近。云何爲二事?所謂著欲及樂之法。此是下卑凡賤之法,又此諸苦衆惱百端。是謂二事,學道者不應親近。如是捨此二事已,我自有至要之道,得成正覺,眼生,智生,意得休息,得諸神通,成沙門果,至於涅槃云何爲至要之道,得成正覺,眼生,智生,意得休息,得諸神通,成沙門果至於涅槃?所謂此賢聖八品道是。所謂等見、等治、等語、等業、等命、等方便、等念、等定。此名至要之道。今我得成正覺,眼生,智生,意得休息,得諸神通,成沙門果,至於涅槃。如是諸比丘,當學捨上二事,習於至要之道。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차이사,학도자불응친근。운하위이사?소위저욕급악지법。차시하비범천지법,우차제고중뇌백단。시위이사,학도자불응친근。여시사차이사이,아자유지요지도,득성정각,안생,지생,의득휴식,득제신통,성사문과,지어열반운하위지요지도,득성정각,안생,지생,의득휴식,득제신통,성사문과지어열반?소위차현성팔품도시。소위등견、등치、등어、등업、등명、등방편、등념、등정。차명지요지도。금아득성정각,안생,지생,의득휴식,득제신통,성사문과,지어열반。여시제비구,당학사상이사,습어지요지도。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라운(羅雲)ㆍ가섭(迦葉)ㆍ용(龍)과
두 가지 어려움과 대애도(大愛道)와
비방(誹謗)과 비방 아님과 범천의 청(請)을 설하셨고
맨 마지막에 두 가지 일에 대하여 설하셨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제비구문불소설,환희봉행。
羅云、迦葉、龍, 라운、가엽、룡,
二難、大愛道, 이난、대애도,
誹謗、非梵法, 비방、비범법,
二事最在後。 이사최재후。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세존이 계신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愛欲)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최후의 안온(安穩)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의 공경을 받게 되겠습니까?”
爾時,釋提桓因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住,白世尊曰:“云何比丘斷於愛欲,心得解脫,乃至究竟安隱之處,無有諸患,天人所敬?”
이시,석제환인지세존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주,백세존왈:“운하비구단어애욕,심득해탈,내지구경안은지처,무유제환,천인소경?”
그때 세존께서 석제환인에게 말씀하셨다.
“구익(拘翼)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공(空)에 대한 법을 듣고 아무것도 존재하는 게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일체의 법을 깨달아서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몸이 느껴 아는 괴롭거나 즐거운 법도,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도, 모두 무상하여 결국에는 공으로 돌아간다고 이 몸에 대하여 관찰한다. 저들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법의 변함을 관찰한 뒤에는 곧 어떤 생각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아무 생각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지면 곧 반열반하게 된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究竟)의 경지인 안온한 곳에 이르러 아무 걱정이 없이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는다’는 것이니라.”
爾時,世尊告釋提桓因曰:“於是拘翼,若是比丘聞此空法,解無所有,則得解了一切諸法,如實知之。身所覺知苦樂之法,若不苦不樂之法,卽於此身,觀悉無常,皆歸於空。彼已觀此不苦不樂之變,亦不起想;以無有想,則無恐怖;以無恐怖,則般涅槃,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是謂釋提桓因,比丘斷於愛欲,心得解脫,乃至究竟安隱之處,無有災患,天人所敬。”
이시,세존고석제환인왈:“어시구익,약시비구문차공법,해무소유,칙득해료일절제법,여실지지。신소각지고악지법,약불고불악지법,즉어차신,관실무상,개귀어공。피이관차불고불악지변,역불기상;이무유상,칙무공포;이무공포,칙반열반,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시위석제환인,비구단어애욕,심득해탈,내지구경안은지처,무유재환,천인소경。”
그때 석제환인은 세존 발에 예배한 뒤 세 바퀴를 돌고 물러갔다.
爾時,釋提桓因禮世尊足已,繞三帀而退。
이시,석제환인례세존족이,요삼잡이퇴。
그때 존자 대목건련(大目犍連)은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뜻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그때 대목건련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까 저 제석(帝釋)은 도적(道跡)을 얻고 나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아니면 도적을 얻지도 못하고서 그렇게 물은 것인가? 내가 지금 시험해 보아야겠다.’
그때 존자 대목건련은 곧 신통(神通)을 부려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시간에 삼십삼천으로 갔다.
當於爾時,尊者大目犍連去世尊不遠,結跏趺坐,正身正意,繫念在前。爾時,尊者大目犍連便作是念:向者帝釋得道迹,而問事耶爲不得道迹,而問義耶?我今當試之。爾時,尊者大目犍連卽以神足如屈伸臂頃,便至三十三天。
당어이시,존자대목건련거세존불원,결가부좌,정신정의,계념재전。이시,존자대목건련편작시념:향자제석득도적,이문사야위불득도적,이문의야?아금당시지。이시,존자대목건련즉이신족여굴신비경,편지삼십삼천。
그때 석제환인은 대목건련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맞으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존자 대목건련이시여, 존자께서 이곳을 찾지 않으신 지도 참 오래입니다. 존자와 함께 법의 이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爾時,釋提桓因遙見大目犍連遠來,卽起奉迎竝作是語善來尊者大目犍連尊自不至此亦大久矣。願欲與尊論說法義,願在此處坐。”
이시,석제환인요견대목건련원래,즉기봉영병작시어선래존자대목건련존자불지차역대구의。원욕여존론설법의,원재차처좌。”
이때 목건련은 석제환인에게 물었다.
“세존께서 그대를 위해 애욕을 끊는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그것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곧 나를 위해 그 법을 말해 주십시오.”
是時,目犍連問釋提桓因曰:“世尊與汝說斷愛欲之法,我欲聞之。今正是時,可與我說之。”
시시,목건련문석제환인왈:“세존여여설단애욕지법,아욕문지。금정시시,가여아설지。”
석제환인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러 가지 하늘의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내 개인적인 일도 있고, 혹은 여러 하늘들의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예전에 들었던 것을 다 잊어버렸습니다. 목련이시여, 옛날에 나는 아수륜(阿須倫)들과 싸운 일이 있습니다. 그날 싸움에서는 우리 하늘이 이기고 아수륜은 졌습니다.
그때 나는 몸소 나아가 직접 싸웠습니다. 그래서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이내 천궁으로 돌아와 최승강당(最勝講堂)에 앉았습니다. 싸움에서 이겼기 때문에 최승강당이라고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이 강당의 길들은 층계와 항렬을 이루었고 난간과 난간은 서로 이어졌으며, 낱낱 층계 머리에는 7백 개의 누각이 있고 하나하나의 누각마다 천녀(天女) 일곱 명씩이 있으며, 한 천녀마다 몸종이 일곱 명씩 있습니다. 바라건대 존자 목건련이시여, 그곳에 가셔서 한번 구경해보십시오.”
釋提桓因白言:“我今諸天事猥多。或自有事,或復有諸天事,我所聞者卽時而忘。昔者,目連,與諸阿須倫共鬪,當鬪之日,諸天得勝,阿須倫退。爾時,我身躬往自戰,尋復領諸天還上天宮,坐最勝講堂,因鬪勝故,故名爲最勝講堂。階巷成行陌陌相値。一一階頭七百樓閣,一一樓閣上,各七玉女,一一玉女各有七使人。願尊目連,在彼觀看。”
석제환인백언:“아금제천사외다。혹자유사,혹부유제천사,아소문자즉시이망。석자,목련,여제아수륜공투,당투지일,제천득승,아수륜퇴。이시,아신궁왕자전,심부령제천환상천궁,좌최승강당,인투승고,고명위최승강당。계항성행맥맥상치。일일계두칠백루각,일일루각상,각칠옥녀,일일옥녀각유칠사인。원존목련,재피관간。”
그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은 존자 목건련을 앞세우고 그 뒤를 따라 최승강당으로 갔다.
그때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이 대목건련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바로 최승강당입니다. 두루두루 구경하십시오.”
爾時,釋提桓因及毘沙門天王在尊者目連後,往至最勝講堂所。是時,釋提桓因及毘沙門天王白大目犍連曰:“此是最勝講堂,悉可遊看。”
이시,석제환인급비사문천왕재존자목련후,왕지최승강당소。시시,석제환인급비사문천왕백대목건련왈:“차시최승강당,실가유간。”
목건련이 말하였다.
“천왕들이여, 이 강당은 참으로 미묘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대들이 전생에 복(福)을 지었기 때문에 이런 보배강당이 저절로 있게 된 것입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조금만 즐거운 일이 있어도 서로 경하(慶賀)하는 것처럼, 이 하늘궁전도 그것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다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目犍連曰:“天王,此處極爲微妙,皆由前身所作福祐故,致此自然寶堂。猶如人閒小有樂處,各自慶賀,如天宮無異。皆由前身作福所致。”
목건련왈:“천왕,차처극위미묘,개유전신소작복우고,치차자연보당。유여인한소유악처,각자경하,여천궁무이。개유전신작복소치。”
그때 석제환인의 좌우에 있던 옥녀(玉女)들은 제각기 달아났는데 그들이 간 곳을 알 수가 없었다. 마치 인간 세상에서 꺼리는 일이 있으면 모두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그때 석제환인이 데리고 있던 옥녀들 또한 그러하였다. 대목건련이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제각기 달아나 숨어버리는 것이 꼭 그러했다.
爾時,釋提桓因左右玉女各各馳走,莫知所如。猶如人間有所禁忌,皆懷慚愧。是時,釋提桓因所將玉女,亦復如是,遙見大目犍連來,各各馳走,莫知所湊。
이시,석제환인좌우옥녀각각치주,막지소여。유여인간유소금기,개회참괴。시시,석제환인소장옥녀,역부여시,요견대목건련래,각각치주,막지소주。
그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은 마음이 매우 방일(放逸)하다. 내가 이제 그를 놀래게 하리라.’
그때 존자 대목건련이 곧 오른쪽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자 그 궁전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러자 석제환인과 비사문천왕은 모두 두려운 마음을 품어 온몸의 털이 다 일어섰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대목건련이 큰 신통력이 있어서 이 궁전을 여섯 가지로 진동시키는구나.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한 일이로구나. 아직까지 이런 일은 없었다.’
時,大目犍連便作是念:‘此釋提桓因意甚放逸。我今宜可使懷恐怖。’是時,尊者大目犍連卽以右腳指案地,彼宮殿六變震動。是時,釋提桓因及毘沙門天王皆懷恐怖,衣毛皆豎,而作是念:此大目犍連有大神足,乃能使此宮殿六返震動。甚奇,甚特!未曾有是。
시,대목건련편작시념:‘차석제환인의심방일。아금의가사회공포。’시시,존자대목건련즉이우각지안지,피궁전륙변진동。시시,석제환인급비사문천왕개회공포,의모개수,이작시념:차대목건련유대신족,내능사차궁전륙반진동。심기,심특!미증유시。
이때 대목건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제환인이 매우 두려워하고 있구나. 내가 이제 그 심오한 이치를 물어보리라.’
“어떻습니까? 구익(拘翼)이여, 여래께서 말씀하신바 애욕을 제하는 법은 어떤 것인가? 지금이 바로 그것을 말할 때이니, 바라건대 우리들을 위해 말해 주십시오.”
是時,大目犍連便作是念:‘今此釋身以懷恐怖,我今宜可問其深義。’云何拘翼,如來所說除愛欲經者,今正是時,唯願與我等說。”
시시,대목건련편작시념:‘금차석신이회공포,아금의가문기심의。’운하구익,여래소설제애욕경자,금정시시,유원여아등설。”
석제환인은 대답하였다.
“목련이시여, 나는 지난번에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 이렇게 여쭈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이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無爲處:涅槃]에 이르러 아무 걱정도 괴로움도 없게 되고 또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구익이여, 모든 비구들은 법을 듣고 나서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또 색(色)을 집착하지도 않아 어떤 법도 전혀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모든 법을 알고 나서는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거나 그것은 다 무상하여 남김없이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고 관찰한다. 저들은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조금도 집착하는 것이 없고,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또 두려움이 없게 된다. 두려움이 없으므로 곧 반열반(般涅槃)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어 마침내 구경의 경지인 함이 없는 곳에 이르러 아무 괴로움도 없고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때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다음, 세 번 돌고 물러나 천상으로 돌아왔습니다.”
釋提桓因報言:“目連,我前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住。是時我卽白世尊曰:云何比丘斷於愛欲,心得解脫,乃至究竟至無爲處,無有患苦,天人所敬?爾時,世尊便告我言;於是拘翼,諸比丘聞法已,都無所著,亦不著色,盡解一切諸法,了無所有,以知一切諸法已,若苦若樂,若不苦不樂觀了無常滅盡無餘亦無斷壞。彼以觀此已,都無所著,已不起世閒想,復無恐怖。以無恐怖,便般涅槃,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是謂釋提桓因,比丘斷欲,心得解脫,乃至究竟無爲之處,無有患苦,天人所敬。爾時,我聞此語已,便禮世尊足,遶三帀卽退而去,還歸天上。”
석제환인보언:“목련,아전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주。시시아즉백세존왈:운하비구단어애욕,심득해탈,내지구경지무위처,무유환고,천인소경?이시,세존편고아언;어시구익,제비구문법이,도무소저,역불저색,진해일절제법,료무소유,이지일절제법이,약고약악,약불고불악관료무상멸진무여역무단괴。피이관차이,도무소저,이불기세한상,부무공포。이무공포,편반열반,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시위석제환인,비구단욕,심득해탈,내지구경무위지처,무유환고,천인소경。이시,아문차어이,편례세존족,요삼잡즉퇴이거,환귀천상。”
이때 존자 대목건련은 석제환인과 비사문에게 심오한 법을 자세히 연설하였다. 그때 목건련은 법을 자세하게 설하고 나서, 마치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아주 짧은 동안에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더니, 곧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是時,尊者大目犍連以深法之語,向釋提桓因及向毘沙門具分別之。爾時,目犍連具說法已,猶如士夫屈伸臂頃,從三十三天沒不現,便來至舍衛城祇樹給孤獨園,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
시시,존자대목건련이심법지어,향석제환인급향비사문구분별지。이시,목건련구설법이,유여사부굴신비경,종삼십삼천몰불현,편래지사위성기수급고독원,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
그때 목건련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께서 전에 석제환인에게 애욕을 제거하는 법을 말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를 위하여 다시 한 번 더 말씀하여 주십시오.”
爾時,目犍連卽於座上,白世尊曰:“如來前與釋提桓因,說除欲之法,唯願世尊,當與我說之。”
이시,목건련즉어좌상,백세존왈:“여래전여석제환인,설제욕지법,유원세존,당여아설지。”
그때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석제환인은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리고 석제환인은 나에게 이런 이치를 물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 것입니까?’
그때 나는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구익이여, 만일 비구가 모든 법은 공(空)해서 아무것도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집착할 것도 없다는 것을 알면 일체의 법은 모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일체의 법은 무상하여 남김없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고 또 완전히 단멸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이렇게 관찰하고 나서는 그것에 조금도 집착하지 않고, 이미 세상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시는 두려움이 없게 된다. 이미 두려움이 없게 되면 곧 반열반하게 되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석제환인이여, 이것이 이른바 비구가 애욕을 끊고 마음의 해탈을 얻는다는 것이니라.’
그때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내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천상(天上)으로 돌아갔느니라.”
爾時,世尊告目犍連曰:“汝當知之。釋提桓因來至我所,頭面禮足,在一面立。爾時,釋提桓因問我此義;云何世尊比丘斷愛欲心得解脫爾時,我告釋提桓因曰:拘翼,若有比丘解知一切諸法空無所有,亦無所著,盡解一切諸法了無所有,以知一切諸法無常滅盡無餘,亦無斷壞。彼已觀此已,都無所著,已不起世閒想,復無恐怖,已無恐怖,便般涅槃,生死已盡,梵行已立所作已辦,更不復受有如實知之。是謂釋提桓因,比丘斷欲心得解脫。爾時,釋提桓因卽從坐起,頭面禮我足,便退而去還,歸天上。”
이시,세존고목건련왈:“여당지지。석제환인래지아소,두면례족,재일면립。이시,석제환인문아차의;운하세존비구단애욕심득해탈이시,아고석제환인왈:구익,약유비구해지일절제법공무소유,역무소저,진해일절제법료무소유,이지일절제법무상멸진무여,역무단괴。피이관차이,도무소저,이불기세한상,부무공포,이무공포,편반열반,생사이진,범행이립소작이판,경불부수유여실지지。시위석제환인,비구단욕심득해탈。이시,석제환인즉종좌기,두면례아족,편퇴이거환,귀천상。”
그때 마하 목건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大目犍連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우레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생물[二人]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둘인가? 하나는 짐승의 왕인 사자(師子)이고, 다른 하나는 번뇌가 다한 아라한(阿羅漢)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세간에는 우레와 번개와 벼락 치는 것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생물이 있다’고 말한 것이니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번뇌가 다한 아라한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世閒有此二人,若見雷電霹靂,無有恐怖。云何爲二人?獸、王師子、漏盡阿羅漢。是謂比丘,有此二人在於世閒,若見雷電霹靂,不懷恐怖。是故諸比丘,當學漏盡阿羅漢。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세한유차이인,약견뢰전벽력,무유공포。운하위이인?수、왕사자、루진아라한。시위비구,유차이인재어세한,약견뢰전벽력,불회공포。시고제비구,당학루진아라한。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에게 묻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그저 잠에만 빠져 정진(精進)할 뜻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의 지혜를 없앤다’고 말한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잠을 탐하지 않고 정진할 뜻을 가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어떤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으로 하여금 큰 지혜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다. 마땅히 그 나쁜 법은 멀리 여의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法,令人無有智慧。云何爲二法?不喜問勝人,但貪睡眠,無精進意。是謂比丘,有此二法,令人無有智慧。復有二法,令人成大智慧。云何爲二法?好問他義,不貪睡眠,有精進意,是謂比丘,有此二法,令人有智慧。當學遠離惡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차이법,령인무유지혜。운하위이법?불희문승인,단탐수면,무정진의。시위비구,유차이법,령인무유지혜。부유이법,령인성대지혜。운하위이법?호문타의,불탐수면,유정진의,시위비구,유차이법,령인유지혜。당학원리악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곧 막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하여 재물이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다른 사람이 남에게 보시하는 것을 보면 그를 도와 같이 기뻐해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 자신도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귀하게 만든다’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보시하기를 배우고 탐심(貪心)을 가지지 말아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法,令人貧賤,無有財貨。云何爲二法?若見他施時,便禁制之;又自不肯布施。是謂比丘,有此二法,令人貧賤,無有財寶。比丘,復有二法,令人富貴。云何爲二法?若見人與他物時,助其歡喜;己好布施。是謂比丘,有此二法,令人富貴。如是諸比丘,當學惠施,勿有貪心。”
이시,세존고제비구:“유차이법,령인빈천,무유재화。운하위이법?약견타시시,편금제지;우자불긍포시。시위비구,유차이법,령인빈천,무유재보。비구,부유이법,령인부귀。운하위이법?약견인여타물시,조기환희;기호포시。시위비구,유차이법,령인부귀。여시제비구,당학혜시,물유탐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와 여러 어른들 그리고 스승에게 효순(孝順)하지 않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나보다 나은 이를 받들어 섬기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여기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빈천한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또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富豪) 귀족(貴族)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하나는 부모ㆍ형제ㆍ종족(宗族)을 공경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시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이 사람을 부호 귀족의 집안에 태어나게 한다’고 하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法,令人生貧賤家。云何爲二法?不孝父母、諸尊師長,亦不承事勝己者。是謂比丘,有此二法,令人生貧賤家。諸比丘,復有二法生豪族家。云何爲二?恭敬父母、兄弟,宗族將至己家,惠施所有。是謂比丘,有此二法,生豪族家。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차이법,령인생빈천가。운하위이법?불효부모、제존사장,역불승사승기자。시위비구,유차이법,령인생빈천가。제비구,부유이법생호족가。운하위이?공경부모、형제,종족장지기가,혜시소유。시위비구,유차이법,생호족가。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수심(須深)이라는 범지(梵志)의 딸이 존자(尊者) 대구치라(大拘絺羅)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저 범지의 딸 수심이 구치라에게 말하였다.
“우답람불(優蹋藍弗)ㆍ나륵가람(羅勒迦藍)은 이 심오한 법에서 끝내 교화(敎化)를 받지 못하고 각각 목숨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세존께서는 그 두 사람에게 수기(授記)하시기를 ‘한 사람은 불용처(不用處:無所有處)에 태어날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태어날 것이다. 또 이 두 사람은 거기에서 다시 목숨을 마치면, 한 사람은 장차 변두리 나라의 국왕(國王)이 되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요, 다른 한 사람은 장차 날개 달린 사나운 삵이 될 터인데 다른 날짐승과 들짐승들이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 목숨을 마치면 지옥(地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그 사람들이 언제 반드시 괴로움을 완전하게 벗어나리라고는 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저 사람들이 장차 언제 괴로움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라는 수기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爾時,梵志女名須深,往至尊者大拘絺羅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彼梵志女須深白拘絺羅曰:“優蹹藍弗、羅勒迦藍此深法中,竟不受化,各取命終。世尊記此二人曰:一人生不用處,一人生有想無想處。此二人盡其壽命,各復命終,一人當爲邊地國王,傷害人民,不可稱計;一人當爲著翅惡狸,飛行走獸無得脫者命終之後,各生地獄中。然復世尊不記彼人何時當盡苦際,何故世尊不記彼人當盡苦際?”
이시,범지녀명수심,왕지존자대구치라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피범지녀수심백구치라왈:“우답람불、라륵가람차심법중,경불수화,각취명종。세존기차이인왈:일인생불용처,일인생유상무상처。차이인진기수명,각부명종,일인당위변지국왕,상해인민,불가칭계;일인당위저시악리,비행주수무득탈자명종지후,각생지옥중。연부세존불기피인하시당진고제,하고세존불기피인당진고제?”
그러자 존자 구치라가 수심 여인에게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것을 말씀하지 않으신 것은 당시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세존께서는 그 사람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 수기하지 않으셨다.”
爾時,尊者拘絺羅語須深女人曰:“所以世尊不說者,皆由無人問此義故。是故世尊不記彼人何時當盡苦際。”
이시,존자구치라어수심녀인왈:“소이세존불설자,개유무인문차의고。시고세존불기피인하시당진고제。”
수심 여인이 말하였다.
“지금은 여래께서 열반에 드셨기 때문에 그 이유를 물을 수 없습니다만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그 이유를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지금 존자 구치라께서 저를 위해 저들이 언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인가를 말씀해 주십시오.”
須深女人曰:“於是如來以取涅槃。是故不得問之。若當在世者,往問其義。如今尊者拘絺羅與我說之,彼人何時當盡苦際?”
수심녀인왈:“어시여래이취열반。시고불득문지。약당재세자,왕문기의。여금존자구치라여아설지,피인하시당진고제?”
그때 존자 구치라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갖가지의 과보(果報)가 같지 않듯이
중생이 가는 곳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다.
爾時尊者拘絺羅便說此偈: 이시존자구치라편설차게:
種種果不同, 종종과불동,
衆生趣亦然, 중생취역연,
自覺覺人者, 자각각인자,
我無此辯說。 아무차변설。
선정과 지혜와 해탈의 변설
옛날 일 기억하는 것과 천안(天眼)의 신통
괴로움의 근원을 모두 끊는
그러한 말재주가 내게는 없네.
禪智解脫辯, 선지해탈변,
憶本天眼通, 억본천안통,
能盡苦原本, 능진고원본,
我無此辯說。아무차변설。
그때 수심 여인도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선서(善逝)께서는 그런 지혜 있으시고
질박하고 정직하며 티와 때 없으시네.
용맹스러워 항복 받을 것 항복 받아
대승(大乘)으로서 해야 할 일 행하시네.
爾時,須深女人便說此偈: 이시,수심녀인편설차게:
善逝有此智, 선서유차지,
質直無瑕穢, 질직무하예,
勇猛有所伏, 용맹유소복,
求於大乘行。 구어대승행。
그러자 존자 구치라도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런 마음 갖기는 매우 어렵네.
그것은 모든 법의 요지를 얻고
하기 어려운 일도 능히 이루어
기특한 일을 향하여 나아가리.
是時,尊者拘絺羅復說此偈: 시시,존자구치라부설차게:
是意甚難得, 시의심난득,
能獲異法要 ; 능획이법요 ;
難爲能辦之, 난위능판지,
向於奇特事。 향어기특사。
그때 존자는 수심 여인을 위해 긴요한 법을 자세히 설명하여 그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다. 그 여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갔다.
爾時,尊者與彼須深女人具說法要,便發喜心。時,彼女人卽從坐起,頭面禮足便退而去。
이시,존자여피수심녀인구설법요,편발희심。시,피녀인즉종좌기,두면례족편퇴이거。
그때 수심 여인은 존자 구치라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時,須深女人聞尊者拘絺羅所說,歡喜奉行。
시,수심녀인문존자구치라소설,환희봉행。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존자 마하 가차연(迦遮延:迦旃延)은 바나국(婆那國)의 깊은 못 가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있었다.
一時,尊者摩訶迦遮延遊婆那國深池水側,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존자마가가차연유파나국심지수측,여대비구중오백인구。
존자 가차연은 그 당시 그 명성이 사방에 멀리 퍼져 있었다. 그때 존자 장로 간다(姦茶) 바라문도 그곳을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었다. 그때 간다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이 그 못 가에서 5백 명의 비구를 거느리고 유행하며 교화하고 있는데, 그 존자 장로는 공덕(功德)을 두루 갖추었다’고 하는 소문을 듣고 ‘내 이제 저 사람을 찾아가서 문안하리라’ 하고 생각하였다. 그때 상색(上色) 바라문은 5백 명의 제자를 데리고 존자 가차연에게 가서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바라문이 존자 가차연에게 물었다.
“가차연처럼 행동하는 것은 법과 율(律)에 맞지 않다. 나이 젊은 비구가 덕망이 높은 우리 바라문들에게 예를 올리지 않는구나.”
爾時,尊者迦遮延有此名聞流聞四遠。尊者長老奸茶婆羅門在此遊化。爾時,婆羅門聞尊者迦遮延在此池側遊化,將五百比丘尊者長老功德具足。我今可往問訊彼人,是時,上色婆羅門將五百弟子,往至尊者迦遮延所,共相問訊,在一面坐。爾時,彼婆羅門問尊者迦遮延曰:“如迦遮延所行,此非法律,年少比丘,不向我等諸高德婆羅門作禮。”
이시,존자가차연유차명문류문사원。존자장로간다파라문재차유화。이시,파라문문존자가차연재차지측유화,장오백비구존자장로공덕구족。아금가왕문신피인,시시,상색파라문장오백제자,왕지존자가차연소,공상문신,재일면좌。이시,피파라문문존자가차연왈:“여가차연소행,차비법률,년소비구,불향아등제고덕파라문작례。”
가차연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저 여래ㆍ지진ㆍ등정각께서는 두 가지 위치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위치인가 하면, 첫째는 늙은이의 위치이고, 둘째는 젊은이의 위치이다.”
迦遮延曰:“婆羅門,當知彼如來至眞等正覺,說此二地。云何爲二地?一名老地,二名壯地。”
가차연왈:“파라문,당지피여래지진등정각,설차이지。운하위이지?일명로지,이명장지。”
바라문이 물었다.
“어떤 것이 늙은이의 위치이고, 어떤 것이 젊은이의 위치인가?”
婆羅門問曰:“何者爲老地?何者爲壯地?”
파라문문왈:“하자위로지?하자위장지?”
가차연이 말하였다.
“가령 바라문이 나이 80이나 90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음욕을 끊지 못하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한다면 그 바라문은 비록 늙었다 하더라도 아직 젊은이의 위치에 있는 것이다.”
迦遮延曰:“正使婆羅門年在八十、九十,彼人不止婬欲,作諸惡行。是謂婆羅門雖可言老,今在壯地。”
가차연왈:“정사파라문년재팔십、구십,피인불지음욕,작제악행。시위파라문수가언로,금재장지。”
바라문이 말하였다.
“그러면 나이는 젊었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婆羅門曰:“何者年壯,住在老地?”
파라문왈:“하자년장,주재로지?”
가차연이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만일 어떤 비구가 나이는 20살, 혹은 30ㆍ40ㆍ50살이라 하더라도, 음욕을 익히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다면 바라문이여, 그런 비구는 나이는 젊지만 늙은이의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迦遮延曰:“婆羅門,若有比丘年在二十,或三十、四十、五十,彼亦不習婬欲,亦不作惡行,是謂婆羅門年壯,在老地。”
가차연왈:“파라문,약유비구년재이십,혹삼십、사십、오십,피역불습음욕,역불작악행,시위파라문년장,재로지。”
바라문이 말하였다.
“이 대중들 중에 혹 음욕을 행하지 않고 나쁜 짓을 행하지 않는 비구가 있는가?”
婆羅門曰:“此大衆中,頗有一比丘不行婬法,不作惡行乎?
파라문왈:“차대중중,파유일비구불행음법,불작악행호?
가차연이 대답하였다.
“우리 대중들 중에는 음욕을 익히거나 나쁜 짓을 행하는 비구가 한 사람도 없다.”
迦遮延曰:“我大衆中,無有一比丘習欲作惡者。”
가차연왈:“아대중중,무유일비구습욕작악자。”
그때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여러 비구들의 발에 이마를 대어 절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지금 나이는 젊으나 늙은이의 위치에 있고, 나는 지금 비록 나이는 많으나 젊은이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바라문은 다시 가차연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말하였다.
“나는 이제 가차연과 비구승들에게 귀의(歸依)하여 목숨을 마칠 때까지 절대로 살생(殺生)하지 않겠습니다.”
時,婆羅門卽從坐起,禮諸比丘足,竝作是語:“汝今年少,住於老地。我今年老,住於少地。”爾時,彼婆羅門,復往至迦遮延所,頭面禮足,而自陳說:“我今自歸迦遮延及比丘僧,盡形壽不殺。”
시,파라문즉종좌기,례제비구족,병작시어:“여금년소,주어로지。아금년로,주어소지。”이시,피파라문,부왕지가차연소,두면례족,이자진설:“아금자귀가차연급비구승,진형수불살。”
가차연이 말하였다.
“너는 지금 나에게 귀의하지 말라. 내가 귀의하는 곳을 향하여 너도 나아가야 한다.”
迦遮延曰:“汝今莫自歸我。我所自歸者,汝可趣向之。”
가차연왈:“여금막자귀아。아소자귀자,여가취향지。”
바라문이 물었다.
“존자 가차연께서는 누구에게 귀의합니까?”
婆羅門曰:“尊者迦遮延,爲自歸誰?”
파라문왈:“존자가차연,위자귀수?”
그때 존자 가차연이 곧 꿇어앉아 여래께서 열반(涅槃)하신 곳을 향하여 말하였다.
“석씨(釋氏) 종족의 아들로서 출가(出家)하여 도(道)를 배우신 분이 계신다. 나는 항상 그분에게 귀의한다. 그분이 바로 내 스승이시다.”
時,尊者迦遮延便長跪,向如來所般涅槃處:“有釋種子,出家學道,我恒自歸彼。然彼人卽是我師。”
시,존자가차연편장궤,향여래소반열반처:“유석종자,출가학도,아항자귀피。연피인즉시아사。”
바라문이 물었다.
“그 사문 구담(瞿曇)께서는 지금 어디 계십니까? 저도 뵙고 싶습니다.”
婆羅門曰:“此沙門瞿曇爲在何處?我今欲見之。”
파라문왈:“차사문구담위재하처?아금욕견지。”
가차연이 말하였다.
“저 여래께서는 이미 열반에 드셨다.”
迦遮延曰:“彼如來已取涅槃。”
가차연왈:“피여래이취열반。”
바라문이 말하였다.
“만일 그 여래께서 세상에 살아 계셨다면 나는 백 천 유순(由旬)이나 먼 곳에 계신다 하더라도 찾아가 문안드렸을 것입니다. 저 여래께서 지금 비록 열반에 드셨지만 나는 거듭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귀의하여 예를 올리고, 이 한 목숨 다할 때까지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겠습니다.”
婆羅門言:“若如來在世者,我乃可百千由旬往問訊之。彼如來雖取涅槃,我今重自歸作禮及佛、法、衆,盡其形壽,不復殺生。”
파라문언:“약여래재세자,아내가백천유순왕문신지。피여래수취열반,아금중자귀작례급불、법、중,진기형수,불부살생。”
그때 상색 바라문은 존자 가차연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上色婆羅門聞尊者迦遮延所說,歡喜奉行。
이시,상색파라문문존자가차연소설,환희봉행。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出現)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첫째는 법을 연설하는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고, 둘째는 법을 듣고 받아 가지고 받들어 실천하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으로 어렵다. 비구들아, 이것이 이른바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은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법을 연설하는 것을 배우고 법을 듣는 것을 배워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二人出現世閒,甚難得遇。云何爲二人?能說法人出現於世,甚難得値;能聞法人受持奉行,甚難得値。是謂比丘,有此二人出現世閒,甚難得遇。是故諸比丘,當學說法,當學聞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이인출현세한,심난득우。운하위이인?능설법인출현어세,심난득치;능문법인수지봉행,심난득치。시위비구,유차이인출현세한,심난득우。시고제비구,당학설법,당학문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 경계를 유행하시다가 점점 비사리성(毗舍離城)으로 오셔서, 비사리성 북쪽에 있는 암바파리(闇婆婆利) 동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遊摩竭國界,漸來至毘舍離城。爾時,在毘舍離北闇婆婆利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
일시불유마갈국계,점래지비사리성。이시,재비사리북암파파리원중,여대비구중오백인구。
그때 암바파리(闇婆婆利)라고 하는 여인은 세존께서 그 동산에 오셔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우보(羽寶)로 장식한 수레를 타고 비사리성을 빠져나와, 좁은 길 어귀에서 바로 세존이 계신 곳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세존께 나아갔다.
爾時,闇婆婆利女聞世尊來在園中,與大比丘五百人俱。爾時,彼女駕乘羽寶之車,便往出毘舍離城,至俠道口,卽到世尊所,自下車,往至世尊所。
이시,암파파리녀문세존래재원중,여대비구오백인구。이시,피녀가승우보지차,편왕출비사리성,지협도구,즉도세존소,자하차,왕지세존소。
그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그 여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곧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들 마음을 전일하고 순수하게 하여 삿된 생각을 일으키지 말라.”
爾時,世尊遙見彼女來,便告諸比丘:“皆悉專精,勿起邪想。”
이시,세존요견피녀래,편고제비구:“개실전정,물기사상。”
그때 그 여인은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지극히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是時,女人至世尊所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世尊說極妙之法。
시시,녀인지세존소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세존설극묘지법。
지극히 미묘한 법을 설하고 나자 그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비구 스님들과 함께 저의 청(請)을 받아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녀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녀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 주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說極妙之法已,女白佛言:“唯然。世尊,當受我請,及比丘僧。”爾時,世尊默然受女請。女見世尊默然受請已,卽從坐起,頭面禮足,復道而歸。
설극묘지법이,녀백불언:“유연。세존,당수아청,급비구승。”이시,세존묵연수녀청。녀견세존묵연수청이,즉종좌기,두면례족,부도이귀。
그때 비사리성에 살고 있던 남녀노소도 세존께서 암바파리 동산에서 5백 명의 대비구들과 함께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 그 성의 5백 명 동자들이 갖가지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를 타고 있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하얀색이었다. 혹은 붉은 수레에 붉은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모두 붉은 색이었다. 혹은 푸른 수레에 푸른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푸른색이었다. 혹은 노란 수레에 누런 말을 타고 있기도 했는데, 옷ㆍ일산ㆍ깃발ㆍ시종들까지도 다 노란색이었다. 그 위용(威容)이 장엄하기가 마치 제왕(帝王)의 행차(行次)와 같았다.
그들은 비사리성을 나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향해 가다가 미처 그곳에 이르기 전에 길에서 수레를 달려 성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만났다.
爾時,毘舍離城男女大小聞世尊在闇婆婆利園中,與大比丘衆五百人俱。時,城中有五百億童子乘種種羽寶之車,其中或乘白車、白馬,衣蓋、幢幡、侍從皆白。其中或乘赤車、赤馬,衣蓋、幢幡、侍從皆赤。或乘靑車、靑馬,衣蓋、幢幡、侍從皆靑。或乘黃車、黃馬,衣蓋、幢幡、侍從皆黃。威容嚴飾,如諸王法出毘舍離城,往至世尊所,未到之頃。道逢彼女,走打車牛,馳向城內。
이시,비사리성남녀대소문세존재암파파리원중,여대비구중오백인구。시,성중유오백억동자승종종우보지차,기중혹승백차、백마,의개、당번、시종개백。기중혹승적차、적마,의개、당번、시종개적。혹승청차、청마,의개、당번、시종개청。혹승황차、황마,의개、당번、시종개황。위용엄식,여제왕법출비사리성,왕지세존소,미도지경。도봉피녀,주타차우,치향성내。
그때 모든 동자들이 그 여인에게 물었다.
“너는 여인으로서 마땅히 수줍어해야 할 것이거늘, 어찌 소를 때리고 수레를 몰아 성안으로 달려가느냐?”
是時,諸童子問女曰:“汝是女人,應當羞辱。何以打牛走車,馳向城內?
시시,제동자문녀왈:“여시녀인,응당수욕。하이타우주차,치향성내?
그러자 여인이 대답하였다.
“여러분,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저는 내일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래서 수레를 타고 달려가는 길입니다.”
時,女報曰:“諸賢,當知我明日請佛及比丘僧。是故走車耳。”
시,녀보왈:“제현,당지아명일청불급비구승。시고주차이。”
동자가 말하였다.
“우리도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기 위해 지금 초대하러 가는 길이다. 지금 너에게 순금 천 냥을 줄 것이니 내일만은 우리가 공양을 올릴 수 있게 해 달라.”
童子報曰:“我亦欲飯佛及比丘僧。今與汝千兩純金,可限明日,使我等飯。”
동자보왈:“아역욕반불급비구승。금여여천량순금,가한명일,사아등반。”
그러자 여인이 말하였다.
“그만두십시오, 더 이상 말하지 마십시오. 족성자(族姓子)들이여, 저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時,女報曰:“止,止。族姓子,我不聽許。”
시,녀보왈:“지,지。족성자,아불청허。”
동자가 또 말하였다.
“아니다, 너에게 2천ㆍ3천ㆍ4천ㆍ5천 냥 내지, 10만 냥의 금(金)을 줄 터이니, 부디 허락하여 내일 우리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께 공양할 수 있게 해 달라.”
童子復報:“與汝二千兩、三千、四千、五千乃至百千兩金,是非聽許明日使我等飯,佛及比丘僧?”
동자부보:“여여이천량、삼천、사천、오천내지백천량금,시비청허명일사아등반,불급비구승?”
그 여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존께서는 늘 말씀하시기를 ‘두 가지 희망이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버리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인가? 하나는 재물에 대한 희망이고, 다른 하나는 목숨에 대한 희망이다’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일까지 꼭 살아 있을 것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 제가 먼저 여래를 청하였으니 지금 곧 가서 음식을 준비해야겠습니다.”
女報言:“我不聽許。所以然者,世尊恒說有二希望。世人不能捨離。云何爲二?利望、命望。誰能保我至明日者,我以先請如來,今當辦具。”
녀보언:“아불청허。소이연자,세존항설유이희망。세인불능사리。운하위이?리망、명망。수능보아지명일자,아이선청여래,금당판구。”
그때 동자들은 각기 손을 흔들면서 말하였다.
“우리들은 저 여인만도 못하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서로 작별하고 떠나갔다.
時,諸童子各振其手:“我等爾許人,不如女人也。”作是語已,各自別去。
시,제동자각진기수:“아등이허인,불여녀인야。”작시어이,각자별거。
그때 모든 동자들은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고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동자들이 온 것을 보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비구들은 이 동자들의 위엄스런 거동과 복장을 보아라. 천제석(天帝釋)이 나가 유람할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구나.”
時,諸童子往至世尊所,頭面作禮,在一面住。爾時,世尊見童子來,告諸比丘:“汝等比丘,觀諸童子威容服飾,如天帝釋出遊觀時,等無差別。”
시,제동자왕지세존소,두면작례,재일면주。이시,세존견동자래,고제비구:“여등비구,관제동자위용복식,여천제석출유관시,등무차별。”
그때 세존께서 동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일인가? 하나는 돌이켜 갚을 줄 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고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는 것이다. 동자들아, 이것이 ‘세상에 두 가지 일이 있는데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동자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돌이켜 갚기를 생각해야 하고, 또 큰 은혜는 말할 것도 없이 조그만 은혜까지도 잊지 않아야 하느니라.”
爾時,世尊告童子曰:“世閒有二事,最不可得。云何爲二?有反復之人,作小恩常不忘,況復大者?是謂諸童子,有此二事,最不可得。童子,當知念有反復,亦識使小恩不忘,況復大者?”
이시,세존고동자왈:“세한유이사,최불가득。운하위이?유반부지인,작소은상불망,황부대자?시위제동자,유차이사,최불가득。동자,당지념유반부,역식사소은불망,황부대자?”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은혜를 알아 되돌려 갚을 줄 알고
항상 기억하여 남을 가르치면
지혜로운 이가 공경해 모시고
천상과 인간에 그 명성이 자자하리라.
爾時,世尊便說此偈:이시,세존편설차게:
知恩識反復, 지은식반부,
恒念教授人, 항념교수인,
智者所敬侍, 지자소경시,
名聞天世人。 명문천세인。
“그러므로 동자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할 줄 알아야 하느니라.”
“如是諸童子,當知作是學。”
“여시제동자,당지작시학。”
세존께서는 모든 동자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그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나서 각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나 떠나갔다.
爾時,世尊具與諸童子說微妙法聞已,各從坐起,頭面禮足,便退而去。
이시,세존구여제동자설미묘법문이,각종좌기,두면례족,편퇴이거。
그때 그 여인은 그날 밤으로 갖가지 맛있는 반찬과 음식을 장만하고 앉을 자리를 펴놓고, 이른 아침에 세존께 나아가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누추한 집이지만 왕림하여 주십시오.”
是時,女人卽其夜,辦種種甘饌飮食,敷諸坐具,淸旦便白:“時到,今正是時。唯願世尊,臨顧鄙舍。”
시시,녀인즉기야,판종종감찬음식,부제좌구,청단편백:“시도,금정시시。유원세존,림고비사。”
그때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비사리성으로 들어가 그 여인의 집에 이르렀다. 그 여인은 세존께서 좌정(坐定)하신 것을 보고 손수 음식을 받들어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에게 올렸다.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공양을 다 마치자 맑은 물을 돌리고 나서, 다시 금(金)으로 꾸민 조그만 평상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爾時,世尊著衣持鉢,將諸比丘,前後圍遶,往至毘舍離城,到女舍。是時,女見世尊坐定,手自擎食,上佛及比丘僧,飯佛及比丘僧已,行淸淨水已,更取小金鏤座,在佛前坐。
이시,세존저의지발,장제비구,전후위요,왕지비사리성,도녀사。시시,녀견세존좌정,수자경식,상불급비구승,반불급비구승이,행청정수이,경취소금루좌,재불전좌。
그때 여인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 암바파리 동산을 여래와 비구 스님들에게 바쳐, 미래ㆍ과거ㆍ현재의 스님들로 하여금 이곳에서 지내시게 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이 동산을 받아 주십시오.”
爾時女白世尊曰:“此闇婆婆利園,用奉上如來及比丘僧,使當來、過去、現在衆僧得止住中。願世尊受此園。”
이시녀백세존왈:“차암파파리원,용봉상여래급비구승,사당래、과거、현재중승득지주중。원세존수차원。”
그때 세존께서는 그 여인을 위해 곧 그 동산을 받으셨다. 그리고 곧 다음과 같이 축원[呪願]하셨다.
과수원으로 시원한 것 베풀고
다리를 놓아 사람 건너게 하며
길거리마다 변소를 지어
사람들의 고통을 없애 주어라.
爾時,世尊爲彼女故,便受此園。世尊便說此呪願: 이시,세존위피녀고,편수차원。세존편설차주원:
園果施淸涼, 원과시청량,
橋梁渡人民, 교량도인민,
近道作圊廁, 근도작청측,
人民得休息。 인민득휴식。
낮이나 밤이나 안온함을 얻고
받는 복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니
모든 법과 계(戒)를 이루게 되어
죽어서는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리라.
晝夜獲安隱, 주야획안은,
其福不可計 ; 기복불가계 ;
諸法戒成就, 제법계성취,
死必生天上。 사필생천상。
그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곧 일어나 떠나가셨다.
爾時,世尊說此記已,卽起而去。
이시,세존설차기이,즉기이거。
그때 그 여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애욕을 끊는 법과 사자왕(師子王)
지혜롭지 못한 일과 재물 적은 일
가난한 집과 수심 여인
가전연과 설법과 그리고 암바파리 여인에 대해 설하셨다.
爾時,女聞佛所說,歡喜奉行。 이시,녀문불소설,환희봉행。
斷愛及師子, 단애급사자,
無智、少、於財, 무지、소、어재,
家貧、須深女, 가빈、수심녀,
迦旃、法、說女。 가전、법、설녀。
增壹阿含經卷第十 증일아함경권제십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