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연구소 지원을 받아서 고구려 전공자들끼리 중국 동북지역 내 고구려 산성을 답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관방체계가 전공인 저를 비롯해 산성, 와당, 고분, 철기가 전공인 선배들과 함께 5명으로 이뤄진 소규모 답사팀이었습니다. (그래야 중국측 감시가 덜하니깐요) 또한 길림대 박사재학 중인 선배도 참여해서 현지인들에게 크게 의심을 받지 않는 선에서 산성 위주로 답사를 진행했습니다. 오녀산성의 경우, 이 답사가 기획되기 전에 한번 다녀올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답사에서 제외했으며, 일반적인 관광지들이나 고분, 박물관도 최대한 일정에 넣지 않는 빡쎈 답사를 했었습니다.
하루에 산성 1~2개, GPS를 들고 산성을 전체 1바퀴 돌면서 지표조사하듯이 다니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1년에 2차례씩(봄/가을 : 여름과 겨울은 답사가 거의 불가능해서) 5개년 계획, 총 10회의 답사를 기획했고, 다들 직장인인터라 한번 답사 갈때마다 6~9일 사이로 답사를 다니기로 했으므로 당초 예상으로는 약 60~80개 내외의 산성을 직접 답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낮에는 산성을 돌면서 지표조사 하고, 밤에는 숙소에서 수습한 유물을 실측하고 촬영하고 탁본을 치고...휴우...지금 다시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빡씨게 답사를 했었습니다. 1번 다녀올 때마다 약보고서 겸 지표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더니 대략적인 분량은 200쪽 내외였고, 5권 내외의 도록집으로 편찬하려고 했으나 중간에 일이 생기면서 현재 유보 중입니다. 결론적으로 10번의 답사 일정을 다 채우지 못 했고, 4번으로 그쳤고, 총 31개의 산성을 둘러 봤습니다. 그 당시 답사 일정은 제가 기획을 했는데, 아마 기억에 환인-집안부터 시작해 요동반도 남단부터 동북쪽으로 훓으면서 올라갔던 것 같습니다. 5차 답사를 2013년에 기획했으나 업무가 너무 많이 밀려서 그해에는 아예 해외답사를 한번도 못 갔었습니다. 그 다음 일정으로는 천리장성 루트를 따라 천리장성 동북 지역에서 확인된 구간을 둘러보고 장춘 일대를 돌아본 뒤 6차 답사때는 책성 지역과 두만강 일대, 7차 답사는 내몽고 일대 등으로 기획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2010년 10월 - 1차 답사 : 백암성 / 태자성 / 삼송산성 / 흑구산성 / 마안산성 / 고검지산성
2011년 11월 - 2차 답사 : 적백송고성 / 자안산성 / 패왕조산성 / 환도산성 / 성장립자산성 / 건설산성
2012년 4월 - 3차 답사 : 대흑산산성 / 득리사산성 / 북와방점산성 / 위패산성 / 전성산산성 / 후성산산성
2012년 10월 - 4차 답사 : 석대자산성 / 최진보산성 / 청룡산고성 / 용담사산성 / 마가채산성 / 고성자산성 / 성자산산성(서풍) / 용수산산성 / 공농산산성 / 마가구산성 / 성자산산성(요원) / 조어대고성 / 나통산성
이번 답사는 2012년 답사때 일정과 상당 부분 겹치는데, 그 당시 기억도 나면서 다시금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므로 답사를 기획한 선생님한테 감사를 드립니다. 그 당시에도 답사를 다녀온 후 저작권 문제 때문에 사진 공개를 안 했는데, 이번 답사를 맞이해 사진 일부만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답사에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사진에 일일히 캡션은 달지 않겠습니다)










이때 전날부터 비가 계속 내렸던 터라 답사를 고민했었는데, 우산을 들고 답사를 다녀도 괜찮을만큼 지세가 좋았습니다. 성의 동문으로 시작해서 북쪽을 돌아 서문과 남문까지 둘러보고 내려왔던 것 같은데, 곳곳에 복원을 엉망으로 해놨던 기억이 납니다. (얼마나 엉망으로 했는지 무너진 구간도 있었고 다시 보수한 흔적은 없었습니다) 석대자산성은 지금 중국에서 보고서가 발간되었는데 현재 중국에서 정식 보고서가 발간된 몇 안 되는 고구려 산성입니다. 저 당시 원형의 거대한 우물? 집수정? 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첫댓글 사진 좋습니다. 이번에 석대자산성 제대로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