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보는데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하안거 결제를 하는 주지 허운(虛韻) 스님과
안거를 주재하시는 진제 스님의 말씀이 실렸다.
흘려서 보는데
"일러도 30방, 이르지 못해도 30방이다. 말해 봐라!” 라는 말이 나온다.
그것을 보니 가소롭다.
"때리겠다는 사람은 누구인가?"
...
그리고 뒤에 선문답 일화가 나온다.
언젠가 인연의 향기에서 근일 선배가 한 말이 이것이었구나 생각이 든다.
내용은
중국의 취암 선사가 안거 해제일에 법상에 올라 말했다.
“노승이 석 달 동안 모든 대중을 위해서 가지가지의 법을 설했는데, 모든 대중은 노승의 눈썹을 보았는가?”
그러자
운문 선사가 답을 했다.
“빗장 關!”
이 말을 들은 취암 선사는
“천하 선지식이 명답을 했다”고 인정했다. 는 말이다.
설법에 정신 팔린 대중이 언제 노승의 눈썹을 볼 여가가 있었겠는가?
빗장이 되었든 철벽이 되었든
요란함이 없는 그 마음으로 보면 되는 것이지만
마음을 모르면 아득하여 뭔 뜻인지 종을 잡지 못할 것이니
알면
별 것 없는 말씀이다.
...
평소에 늘 써먹어야 하는 이 간단한 것을
세상을 등지고 틀어밖혀서 지키고 있는 법이 세상에 창대하거늘
그런 단순한 것도 풀지 못하고 절절매며
대종사님만을 바라보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헤매고 있는 분위기가 스쳐가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
아쉬운 마음을 본다.
....
지금 내 이 마음은
내가 안다고 솓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보기 흉한 마음일 것이다.
어제도 솔성요론을 보며 그랬다.
너무 한꺼번에 밝아서 순간에 다 헤아리기 어려우니
지금 같이 하는 사람들과 그 말을 함께 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이 생기면서
예전 대산종사님께서 밝아지실 때 술과 고기를 먹으면서 어둡게 하시려 했다는 심경이 헤아려졌었다.
그 까닭은 너무 밝아지시니 그에 현혹이 될까도 있으셨겠지만
그 마음으로는 일반사람과 함께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
지금 이것도 과정일 것이다.
누구가 겪는 과정일지 알 수는 없지만
나에게 있어진 분명한 또 하나의 경계다.
그런 줄 아니
마음에 심상히 받아진다.
이렇게 심상히 받아지는 것도 여러차례 훈련을 하면 절로 그렇게 되어지겠지...
첫댓글 가소롭다고 하는 내 마음을 보고 공부하는 일기가 되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