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무렵 겨울 친구와 무작정 경춘선을 타고 떠났던 강촌에서 운동화만 신고
눈덮힌 삼악산을 넘어 춘천까지 걸어갔던 일이 있다. 그친구는 내가 다니던 독서실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고 중저음에 듬직한 체구를 가진 남자다운 사내였다.
그시절 그와 나는 함께 전기장판공장에서 일도 하고 구두통을 매고 거리에 나선적도 있다.
큰형의 갑작스런 사망후 아버지의 사업실패가 이어져 나는 한동안 굶고 지내다 그와 함께
돈을 벌러 거리에 나섰던 것이었다. 그후 나는 세무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그곳을 떠나
소사와 정릉으로 이사갔다. 그리고 군에 입대하고 제대후 뒤늦게 대학에 들어갔고
그는 과외선생등을 하며 여전히 어렵게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친하고 좋아했던
그와 나는 몇년후 한여성을 사이에 두고 서로 좋아하게 되었고 그녀는 나를 택했고 그와는
차츰 멀어졌다. 그러나 그는 어느날 한밤중 술에 취하여 밤늦게 우리집에 전화한 적이 있었고
그때 나는 그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그와중에 그녀는 가난한 고시생인 나를 떠났고 그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그리고 얼마전 나의 결혼식 사진을 보고 그가 있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나는 36세에 결혼을 하여 그친구와 연락이 끊긴지 10년이 다되었는데도
그는 나를 찾아주었고 나는 가난했던 시절의 친구를 잊고 지내고 있었다.
이제 다시 30년이 넘었지만 가끔 그친구와 함께 무작정 떠났던 눈덮힌 삼악산과 춘천이
생각난다. 남자답고 묵직했고 어려운 시절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던 친구와
내가 밥을 굶고 지낸다는걸 아시고 친구집에 가면 항상 밥상을 차려주셨던 고우신 어머님도
생각난다. 그와 내가 만났던 신정동 철거민촌 그시절 나는 너무 가난했고 어려운 일들을
많이 겪어 다시는 가보지 않았지만 오늘 문득 그시절을 생각해본다.
그때 나는 가난과 절망속에서도 갈수없는 나라를 꿈꾸었었고
그는 나와 함께 어려운 시절을 보낸 고마운 친구였다.
이제 수많은 세월이 흘렀고 남자답고 멋진 그가 어떻게 사는지 다시 만나고 싶다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겨울사랑 - 문정희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기님의 명을 받아 12월 출석부를 올립니다
산얘기말고는 별로 쓸이야기가 없어 오래전 겨울
친구와 단둘이 넘었던 눈덮힌 삼악산의 추억을 떠올려봅니다
아무쪼록 2024년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좋은일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그산님처럼 타지에서 오로운 날 도살 많은 그 친귀가 집으로 초대 따뜨싼 김치구밥을 끊여주던 그 겨울밤 일본으로 시집간 그 친구가 보고 싶어지는 날 입니다
하늘과호수길 선배님 반갑습니다
따스한 김치국밥을 끓여주시던 친구분이
멀리 일본에 계신가 봅니다
댓글 감사들며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
모처럼 멋지고
감돔적인 글을 접하니
정말 좋습니다.
삼악산은 어드메 있는 산일까
검색 들어갑니다.
페이지님 반갑습니다
재미었는글을 좋게 뵈주셔서 감사드리고
삼악산은 강촌과 춘천 접경애 있으며
정상에 서면 춘천호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늘 감사드리며 행복한 새해 되시기 바랍니다 !
그산님..제가 일등하고 싶었는데..
출석이 늦었어요.
그 친구분 다시 해후 할수 있음 좋겠어요.
어려울때 함께한 친구가 진정한 친구가 아닐까 합니다.
소백산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문정희 시인님의 '겨울사랑'
그산님 분위기하고 비슷합니다.
삶의방 출석부 멤버로 다시 컴백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홀리님 반갑습니다
엊그제 출석부댓글을 달아드렸는데
제가 이렇게 출석부를 올리다보니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삶방에서 회원님들과 댓글로 주고받을수 있어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늘 따뜻한 댓글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멋진 친구를 두셨네요.
전 친구가 부의 축적을 쌓더니
카톡 해도 카톡도 안오네요.
시절인연이 다 되었나봐요.
지금 있는 절친들을 잘
챙기며 살고 있어요~~
현정님 반갑습니다
부를 쌓은 친구가 카톡도 안받으니
많이 섭섭하시겠습니다.
이젠 저도 옛날 인연들은 잊고 현재 곁에 있는
인연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될것 같습니다
울산에서 보내오시는 소식 잘보고 있으며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
서울로 유학하던 학창시절에 청량리역
에서 주말에 기차타고 떠나는 낭만 의
경춘선 생각이 납니다.
그시절엔 참 돈도없고 운동화 하나 사면
그걸로 떨어질때까지 버티곤 하였지요.
그 친구분 꼭 다시 만나서 해후하시고
앞으로 남은 생애 의좋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무악산님 반갑습니다
그시절 최고의 캠핑여행지는 경춘선타고
강촌에 가는거였습니다
저도 그친구와 낡은 운동화에 외투도 없이
눈덮힌 삼악산을 넘었던게 엊그제 같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언제나 그산님은
잔잔한 느낌을 줍니다
그때 그시절 함께한
추억 공유 친구는
잊을수 없죠
꼭 한번은 만나셨음 좋겠네요
늦은 출석합니다
정아님 반갑습니다
출석부를 쓰려 소재를 찾다보니
오래전 친구와 둘이서 눈덮힌 삼악산을
넘었던걸 기억하고 그시절 추억을 회상해 보았습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학창시절 누구나 한번쯤 있는 추억 이지만
그산 님의 글에 아련한 여운이 남네요
좋은 친구분 ..저도 궁금해졌네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달려온 그산 님
훌륭하십니다
오늘 손님 음식준비 하느라 지각 출석 했네요^^
첫번째 출석부 올리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
리즈향님 반갑습니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인데도
문자화하고보니 마치 어제일처럼
생생 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저도
어린시절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많이 노력했었지요
오늘 손님맞이에 바쁘셨을텐데
댓글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2025년 새해 건강하시고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산님.
1월에 삶방 모임이 있거든요.
평일이긴한데 오실수 있으시면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
홀리님
저는 지방에 살고 아직 현직에 있어
참석이 어렵습니다
초대말씀 감사드리고 모두들
즐거운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
옛날 그리워요. 늦게 출석합니다.
자연이다2님 반갑습니다
늦게라도 출석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