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문의전화가 100통 걸려온다면 믿어 시겠어요?” 4일 오전 인천시 서구 마전동 A부동산중개업소. 이곳의 사장은 아침부터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는 듯했다.
그는 “지난 달 만해도 투자자의 문의가 많아야 고작 10건 정도였는데 검단 신도시 건설 소식에 투자자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자는 “매수문의가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요즘은 저녁 10시에야 퇴근을 한다”고 전했다.
난개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천 서구 일대 아파트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인천시가 서구 검단·당하동 일대에 530만 평 규모의 신도시(검단 신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1일 전해지면서부터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상당수의 분양가 이하 매물들이 종적을 감췄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사재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마전지구 대원 2차 34평형은 지난 달 만해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싼 매물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 로열층은 100만∼200만원 정도 웃돈을 줘야 한다.
부동산114 에이원공인 관계자는 “ 검단신도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후광 효과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분양권을 사들인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중개업자는 “지난달 인천 서구가 투지지역에서 해제된 것도 투자심리 회복에 많이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15일부터 입주할 마전지구 대주아파트도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낮은 매물은 모두 팔렸다. 지금은 로열층은 분양가 수준(무피)이다. 풍림 1차도 그동안 나왔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분양가 이하 매물은 찾기가 어렵다.
한 중개업자는 “마전지구에서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풍림 2차를 제외하곤 분양가 이하 매물이 거의 없다”이라고 말했다.
검단사거리 인근의 왕길동 신명아파트도 마찬가지다. 한때 분양가보다 1700만원 싸게 나와도 거래가 없었던 38평형의 경우 지금은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온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볼 때 700만원 정도 오른 셈이다.
당하지구 일대 분양권 값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입주 중인 당하지구 대우아파트 32평형은 웃돈은 지난달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랐다.
오는 4월부터 입주할 인근의 금강아파트도 로열층 기준으로 500만원 이상 올랐다. 한 중개업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회수해 거래 가능한 매물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그동안 공급과잉과 난개발 등 이중악재로 시달리던 인천 서구 아파트값이 모처럼 반등하고 있다”며 “다만 검단 신도시는 아직 인천시의 구상 단계인 만큼 묻지마 투자는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