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사랑에 어찌 앞뒤로 집을 지을 세간이 있겠느냐
택시비 받아 집에 오면서
결별의 은유로 유행가 가사나 단속 스티커처럼 붙여오면서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 2010.
김광석의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 였음을>, 작사 류근,작곡 김광석으로 되어 있더군요. 우연히 보니.... 동일인이겠죠, 아마
첫댓글 아 ,그래요 ,김광석 노래가.... 또 류근의 시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ㅎㅎㅎ
네. 류근 시인이 대학 다닐 때 아르바이트로 한 일이 작사하는 거였다지요. 꽤 많은 곡을 작사했는데, 그 중 명곡이 하나 나왔지요.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아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