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선교소식]
최근 미국의 기독교계 방송인 CBN 취재진이 스위스와 영국들 돌면서 유럽의 교회의 미래에 대한 취재를 벌였다. 다음은 CBN의 보도 내용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의 지하 교회에 대해 알고 있다. 지하 교회란 비공식적으로 박해를 각오하고 은밀하게 모이는 교회를 말한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일이 유럽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동의할 수 있을까? 자연을 사랑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소문난 스위스의 목회자들조차도 최근의 일련의 제도 변화와 유럽 전역에 퍼지는 반기독교적 사조를 보면서 중국의 지하 교회가 꼭 남의 일은 아닌 것 같다는데 동의한다. 스위스의 장 피에르 트라첼 목사는 "예언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지금 유럽의 변화의 분위기로 봐서는 진정한 거듭난 기독교인들은 점차 지하화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한다.
트라첼 목사와 아내 이본느 여사는 프랑스 국경 지대의 시비레즈 마을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카톨릭 세가 강한 이 지역에서 그가 이끄는 산돌교회(Church of Living stone)는 몇 안 되는 복음주의적 성향의 교회이다. 스위스의 인구는 약 700만 명 정도이다. 그러나 거듭난 기독교인이라고 분류될 수 있는 인구는 3-5%에 불과하고, 거의 대부분의 스위스 사람은 교회에 가지도 않는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나 일부 매스컴에서 복음적 성향의 교회를 이단이나 사교로 매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트라첼 목사는 "예를 들어서 우리가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때, 대부분의 스위스 사람은 기도의 능력을 믿는 우리를 무지하고 신비주의적인 사람으로 매도하고 심지어 무슨 집단 최면 취급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관공서나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공개적인 기도 행사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또 복음 전도 집회 같은 것을 하면 대뜸 '당신들 사이비 이단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니라고 말하면 '그럼 도대체 뭐냐?'고 묻는다. 그리고 우리의 실체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고 말한다.
스위스에서 복음주의 교회의 신앙 활동은 법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는 매우 많은 방해를 받는다. "만일 당신이 당신의 방이나 당신의 집 안에만 머무른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거리나 공공 장소에서 설교하거나 전도하려 한다면, 예를 들어서 동성애가 잘못된 것이라고 거리에서 외친다면 상당히 많은 수모와 불이익을 당해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럽에서 복음주의에 대한 반감과 부정적인 정서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른바 반사교법이라는 것을 제정해서 일부 복음적인 개신 교단을 이단과 사교로 규정했다.
작년에 벨라루스에서는 복음주의 교회 등 소수 종교에 대해 족쇄를 채우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모든 종교 단체가 정부에 등록할 것과 가정에서 종교 모임을 갖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루마니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 몇몇 유럽 국가에서도 복음적 성향의 개신교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었거나 입법 작업 중에 있다. 이들 나라들은 대부분 법의 유무와 상관 없이 국민의 정서상 개신교를 사이비 종교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의 매튜 아쉬몰로보 목사는 유럽의 교회가 지금 아주 위험한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유럽 사람들이 교회에 발길을 끊은지 오래이고 유럽의 기독교는 지금 새로운 차원의 기로에 서 있다. 유럽의 정서 자체가 교회에 대한 냉소주의로 흐르는 일찍이 보지 못한 새로운 파라다임을 경험하고 있다. 많은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개신교에 불이익을 주는 법을 속속 제정하고 있다. 또 교회의 자선 활동도 제약을 받고 있으며, 복음주의적 신앙에서 떠나야 맘 편하게 살 수 있는 시대와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다."
종교 개혁 이후 기독교가 개신교와 카톨릭으로 나뉘면서 스위스에서 개신교와 카톨릭은 별 탈 없이 공존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개신교의 군소 교단이 이단 취급을 받기 시작했고, 이제는 카톨릭 쪽에서 개신교 전체를 이단시하는 정서가 생겨났다. 카톨릭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스위스에서 개신교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사회 전체로부터 느껴지는 소외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에는 아직도 기독교의 아름다운 유산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스위스의 국기는 붉은 바탕에 하얀 십자가가 도안되어 있다. 이처럼 십자가는 700 년 동안이나 스위스의 상징이었고 이는 스위스의 기독교의 전통을 말해주고 있다.
또 스위스의 동전과 우표, 스위스 군의 휘장 등에서도 심심치 않게 십자가를 볼 수 있다. 또 스위스는 종교 개혁자이자 신학자인 칼빈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30년 간 스위스의 카톨릭 교회와 개신교회는 공히 약 절반 이상의 신자 감소를 경험하고 당황해 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CBN이 가두에서 펼친 간단한 설문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 남자는 웃으면서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솔직히 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다만 역사적 관점에서 성경에 기록된 이야기에 흥미는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역사적 인물일 뿐이다."라고 답했다.
한 여성은 "예수에 대한 이야기는 안다. 어려서 배웠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른 남성은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메신저라고 생각한다. 이는 부처도 마찬가지이고, 힌두교에도 신의 메신저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이야 대단하지만 나는 기독교도 불교도 다 비슷한 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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