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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 보다가] 04
씬/1 달리는 지수 차 안 (낮)
동백과 지수는 뒷좌석에 앉아 있고, 연경이 운전을 하고 있다.
지수 : (말없이 창밖만 보고 있다)
동백 : (그런 지수를 흘끔 살핀다) 제가 바쁘신데 괜히 시간만 뺏은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지수가 여전히 말이 없자 민망한 지 창밖을 본다) ...!
씬/2 강모 사무실 (낮)
인터넷 화면,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받고 좋아하는 모습과 지수와 동백이 그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모습이다.
동백이 지수를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서 스틸,
컴퓨터를 보고 있는 사람은 강모다. 동백의 웃는 얼굴이 불쾌한 표정이다.
씬/3 도로 + 지수 차 안 (낮)
동백 : (창밖을 보고 있다가 마트가 보이자) 저기 매니저님~ 저는 저기 마트 앞에 세워 주세요. 살 게 좀 있어서요.
연경 : 그러세요? (마트 앞에 차를 세운다) 여기서 기다릴게요.
동백 : 아닙니다. 그냥 가세요. 집 근천데요 뭐. 제가 알아서 들어가겠습니다.
(지수를 보고 조심스럽게) 그럼 한지수씨.. (목례) 들어가십시오.
지수 : (차에서 내린다)
동백 : ...?
연경 : (놀라는) 지수야 왜?
동백 : (왜 내리나 싶은 표정으로 따라 내린다)
지수 : (마트 쪽으로 걸어간다)
동백 : (의아한 얼굴로 지수를 본다)
씬/4 마트 가전 매장 (낮)
쇼핑을 하던 젊은 부부가 지수와 동백을 보고 수군거리고 지나간다.
지수 : (전기면도기를 고르고 있다)
동백 : (앞에 있는 면도기를 만지작 거리며) 그냥 제가 사도 되는데..
지수 : (그런 동백을 보며, 회상 시작)
C#1 실내체육관 (오전)
동백 : 상철이 말입니다. 누나가 사 준 그 자전거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더라구요..
C#2 지수 옛날 집 앞(낮)
14살의 어린 지수가 서 있다. 10살의 어린 상철이가 신이 나서 자전거를 타며 지수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
어린지수 : (행복하다, 소리치며) 상철아~! 누나 어지러워~!
어린상철 : 누나~~ 나 이 자전거 백 살 될 때까지 탈 거야~~ 고마워 누나~~
지수 : (회상에서 돌아와서, 면도기를 하나 집고는 담담한 말투) 이게 제일 비싼 거 보니까 제일 좋은 건가 봐요. 이걸로 하세요.
동백 : 아니요 제가 털이 많이 나는 편이 아니라 제일 좋은 거까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보통짜리면 됩니다.
(다른 걸 집고는) 이걸로 할게요.
지수 : (동백을 보고) 좋은 걸로 하세요. (면도기를 들고 카운터 쪽으로 간다)
동백 : (난감하면서도 싫지 않다) 좋은 거 필요 없는데.. (좋은 걸 참는)
씬/5 동백 집 앞 도로 + 지수 차 안 (낮)
지수 차가 서 있다. 동백, 지수, 연경이 차 밖에 서서 인사를 한다.
동백 : (전기면도기 박스를 꼭 안고) 면도기, 고장 안 내고 정말 아껴서 잘 쓰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연경 : (웃으며) 들어가세요.
지수 : (동백에게 가볍게 목례를 한다)
동백 : (행복한 얼굴로 지수를 한 번 보고는 돌아서 간다)
연경 : (그런 동백을 견제하듯 본다) (지수와 연경이 차에 탄다)
지수 : 언니, 상철이 어디서 지내는 지 확인 좀 해 줘.
연경 : 그래. 알았어. (지수를 살피며) 근데 마트 같은데 나한테 얘기하지 뭐 하러 직접 갔어?
지수 : 불편한 거 없었어.
연경 : (신경이 쓰이는) 다음부턴 나 통해서 해. (지수를 한 번 보고) 직접 하지 말고. (차를 출발한다)
씬/6 동백 집 앞 거리 (낮)
동백이 면도기 박스를 꼭 안고 걸어온다. 담에 고양이가 앉아 있다.
동백 :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신나서 얘기한다) 야, 너 고양이! 그렇지 않아도 만났으면 했는데 잘 됐다.
(박스 보여주며) 너 이 박스 이게 뭔 줄 알아? 전기면도기 아니냐고? 맞아 면도기 맞는데, 이걸 누가 사 줬을까?
한지수? 자식.. 맞았어! 한지수씨가 마트에 같이 가서 직접 사 주신 거야. 이거 제일 좋은 거다.
(웃으며 들어가다가 돌아 서면서) 아, 너 있잖아 날도 슬슬 더워지는데, 그 털 밀어 버리고 싶으면 나 찾아 와.
씬/7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 : (평상에 앉아, 면도기 박스를 열어 면도기를 꺼내 본다)
지수 : (OFF) 이게 제일 비싼 거 보니까 제일 좋은 건가 봐요. 이걸로 하세요.
동백 : (면도기를 두 손에 꼭 쥐고 좋은 듯 웃다가 전원을 켜고 면도를 시작한다) 오~ (구석구석을 깎으며 좋은 듯 웃는다)
민지 : (장을 봐서 들어온다, 신나서) 어, 대한민국 완소 커플, 검색어 1위 구동백 우리 오빠 오셨구만!
(장본 것을 평상 위에 올려놓는다)
동백 : (면도를 하면서) 뭔 소리야?
민지 : 누구 생각이야? 소년 소녀 가장들에게 자전거를 나눠주며 결혼의 기쁨을 함께 한다. (박수) 아름다워~ 완소 커플 브라보~
동백 : 너.. 자전거 어떻게 알았어?
민지 : 인터넷에 다 떴습니다요~ 지금 난리 났습니다요~
동백 : 그래..? (면도를 하며) 그걸 누가 올렸지..?
민지 : 면도기 샀어? (보고는) 좋아 보인다? 뭘 그렇게 비싼 걸 샀어. 털도 얼마 나지도 않으면서.
동백 : (웃으며) 어.. 지수씨가 사줬어.
민지 : 언니가?! (놀리듯) 왜? 털 땜에 얼굴이 막 긁힌대? 뽀뽀할 때 따갑대?
동백 : 땍!! 오빠 앞에서 못 하는 소리가 없어.
민지 : 왜? 내가 정확하게 집어내니까 쑥스러워? 그러니까 오빠 뽀뽀 너무 거칠게 하지 마. 물론 그런 걸로 점수 땄겠지만.
동백 : (기막혀) 야! 너 진짜 왜 이렇게 야해졌냐 애가? 안 그랬잖아 너.
민지 : 내가 뭐 없는 말 지어냈어? (장본 것을 들고) 둘이 뽀뽀도 안 하고 결혼 하는 거냐 그럼? (주방으로 가 버린다)
동백 : 그래.. 니 맘대로 생각해라.. (다시 면도를 하며 좋아한다)
씬/8 한적한 공터 (밤)
강모의 차가 세워져 있다. 강모와 지수가 나란히 서 있다.
강모 : (화가 난) 구동백 그 사람, 주의 줘야 되는 거 아니야?
지수 : 무슨..?
강모 : 사람들한테 쓸데없이 노출 될 일을 만들었잖아.
지수 : (잠시) 자전거 봤어요? 그 사람도 이렇게까지 알려질지 몰랐을 거예요. 동영상도 같이 있던 공무원이 올린 거라니까.
강모 : (기막힌) 너 지금 그 사람 두둔하니?!
지수 : (강모를 본다)
강모 : 그 사람 백기자한테 녹음 당해서, 너 결혼까지 하게 됐어! 그런데도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일 벌리고 다니는 거잖아!
또 무슨 실수를 하려고!
지수 : (OL) 실수 없었잖아요.
강모 : (기막힌) 지수야.
지수 : 나도 싫어. 나도 구동백 그 사람 앞에서 상철이하고 소리치고 싸우고, 사이 안 좋은 거 다 들키고.. 그런 거 나도 싫어.
그치만 그 사람 나한테 마음 써 준 거잖아. 그건 고맙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한테 화내라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주의 주라고?
강모 : ...
지수 : 뭐가 걱정 돼서 이러는지 잘 알겠는데,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줘요.
강모 : (고개를 저으며) 하.. 선거까지 아직 많이 남았는데 그 사람 난 불안하다. 그런 아마추어 같은 사람을 이런 일에
끌어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한숨) 흠.. (문자가 온다. 확인을 하고는) 가 봐야겠다.
지수 : (실망스러운) 만나서 구동백씨 얘기만 하고 가네. (강모를 본다)
강모 : (지수를 본다) ... (지수를 안아 주고는) 전화 할게. (차로 간다)
지수 : (운전석에 앉은 강모에게 기운 없이 손을 흔든다)
강모 차가 출발한다.
지수 : (혼자 남겨져 쓸쓸하다) ... (서울 야경을 바라본다)
씬/9 우체국 아침 인서트
동백의 전신 안내판을 안고, 사진을 찍는 여고생 1,2
씬/10 우체국 사무실 (아침)
팀장 : (한 다발의 보험 계약서를 세어 보며 좋아한다) 구동백 이 친구 이쁜 친구.. 보험 계약을 단기간에 얼마나 해 낸 거야?
국장 : (쓱~ 들어온다) 고팀장?
팀장 : 아! 국장님! (벌떡 일어난다)
국장 : 잠깐 나 좀 보지. (하고는 쓱~ 나간다)
팀장 : 예~! (하고 따라 나간다)
씬/11 우체국 복도 (아침)
국장과 고팀장이 마주 서 있다.
국장 : (주위 살피고는) 조용히 할 얘기라.. 가까이 좀 와 봐.
팀장 : 예! (하고 국장 코앞에 선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국장 : 너무 가까이 왔어. 좀 뒤로 가. 입 냄새가 나서..
팀장 : 예! (뒤로 한 발 물러서, 손으로 입을 가린다) 죄송합니다. 아침이라.
국장 : 내가 말이야 고팀장. 그 동안 그런 생각을 했었어.
팀장 : 어떤 생각 말씀이십니까?
국장 : (입 냄새가 난다는 듯 한 발 뒤로 더 물러서며 진지하게) 내가 그 동안 구동백씨 실적이 워낙에 좋아서 내심 표창을..
팀장 : (반가운) 표창이요?!
국장 : 슷! (주위를 살피며) 조용히 할 얘기라고 하지 않았나?
팀장 : 예!!
국장 : 표창을 하고 싶었는데.. 팀이 아니라 개인한테 표창을 한 선례가 없어서 말이야. 혹시라도 직원들이 편애다,
국장이 한지수랑 친하게 지내려고 지위를 남용하는 거 아니냐, 이런 소리들을 할까봐 못 하고 있었네.
팀장 : 그럴 수도.. 예, 있습니다.
국장 : 그런데 말이야 우리 딸래미가 그러는데.. 구동백 그 친구가 소년소녀 가장들한테 어마어마하게 많은 자전거를
나눠 줬다는 거야?
팀장 : 저도 동영상 봤습니다.
국장 : 자네도 봤다니까 잘 알겠지만, 구동백이가 곧 우리 우체국 이미진데 말이야. 우체국 이미지를 그토록 드높였으니
이거 표창감 아닌가?
팀장 : 그렇습니다! 표창감 맞습니다!
국장 : (좋아하며) 아~~ 역시 자네 생각도 그렇군. 그러면 자네가 말이야 구동백을 표창해 달라고 나한테 제안서를 올리는
형식으로 해서, 팀장 전결로 오전 내에 결재 서류를 올리는 게 어떻겠어?
팀장 : 좋으신 생각이십니다.
국장 : 그럼 그렇게 진행하게. (가려다가) 자네 말이야!
팀장 : 네?!
국장 : 소금이 들어 간 치약이 있어? 그걸 써 봐.
팀장 : 소금이요? 꼭 그걸로 써보겠습니다!
씬/12 우체국 복도 커피 자판기 앞 (아침)
동백을 중심으로 태완, 윤섭, 경애, 명진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윤섭 : 그러니까 그 자전거가 총 몇 대였던 거예요?
태완 : 몇 백대는 되 보이던데, 스케일 장난 아니었어!
명진 : 지금도 검색어 1위에요.
동백 : 그래..? (머리를 긁적인다)
경애 : (동백을 관심 있는 듯 힐끔 힐끔 본다, OFF) 검색어 1위?
팀장 : 구동백~! 너 여기 있었구나! (동백 안으며) 너 국장님께 표창 받는다.
동백 : (놀라) 표창이요?
팀장 : 너 아이들한테 자전거 나눠 준 거, 내가 국장님한테 이거 표창감 아니냐고 제안을 했더니
국장님께서도 흔쾌히 표창하시겠다고 하셨다.
윤,태,명 : (박수치며) 와~~ / 좋겠다!!
동백 : (민망해하며 머리를 긁적인다) 표창 같은 거 받으려고 한 게 아닌데..
경애 : (OFF) 국장님 표창..? 완전 잘 나가네 저 남자..?
팀장 : 그런 훌륭한 생각을 어떻게 했어?! (엄지손가락을 올리며) 정말 이거야. (다른 손 엄지손가락도 마저 올리며)
하나로 모자라 하나 더!
동백 : (쑥스러운) 아.. 팀장님.. 그거는 브라질 오렌지 농장에서 좋은 오렌지를 발견했을 때 하는 거 아닙니까?
(엄지손가락 올리며) 따봉..!
팀장 : 어~~? (크게 웃고는) 이 친구 봐! 구동백 이 친구 은근히 웃기네?
윤,태,명 : (웃는다)
동백 : (의아해 하며) 아? 제가 웃겼습니까? 의외네요. 하하..!
경애 : (OFF) 나도 웃겼어. 유머 감각 있네. 원래 그랬나?
동백 : (웃다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경애와 눈이 마주친다)
경애 : (동백과 눈이 마주치자 괜히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획 돌린다)
동백 : ...?
씬/13 김정욱 자택 정원 (낮)
정욱이 여유롭게 나무를 가지치기 하고 있다. 강모가 온다.
정욱 : (강모를 보며) 왔니?
강모 : (지수의 결혼 문제로 정욱에게 불만이 있는 표정이다)
정욱 : 한지수하고 그 우체국 직원하고 결혼하고 나면 어디서 살 게 할 거야?
강모 : 제가 알아서 합니다.
정욱 : 집은 구해 논 거야?
강모 : 그 말씀 하시려고 부르셨어요?
정욱 : (가지를 세게 확 잘라 내고는) 니 장인, 대단히 철저한 양반이야. 둘이 결혼해서 어디서 사는 지, 혼인신고는 했는지,
다 체크 할 사람이야. 허투루 할 생각 하지 마.
강모 : (마음에 안 드는) 혼인 신고까지 하라구요?!
정욱 : (잘라낸 가지를 보여주며) 썩은 가지 하나가 이 커다란 나무를 통째로 쓰러뜨릴 수도 있는 거야.
결혼 기자 회견이 내일이지? 실수 없게 해.
강모 : (마음에 안 들지만 어쩔 수 없다)
씬/14 호텔 기자회견장 홀 + 미용실 (낮)
기자회견장에는‘한지수 결혼 공식 기자회견’이라고 쓰여 있고, 단상은 비어 있다.
기자들이 취재 준비를 하고 있다.
동백이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족집게로 눈썹을 정리해 준다. 동백은 따끔하다.
립스틱을 발라주면 입술끼리 붙였다 땠다 두 번을 한다.
지수가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기자회견장 단상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된다. 기자들이 경쟁적으로 포토라인 앞으로 몰려와 자리를 잡는다.
동백이 멋진 양복을 입는다.
연경 : (OFF) 결혼은 김의원님 경선에 맞춰 빠른 시일 안에 진행 될 겁니다. 결혼식은 가까운 분들만 초대해서
간소하게 할 거구요. 신혼여행은 지수 영화 스케줄 때문에 못가는 걸로 할 겁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면 적당한 때를 봐서,
이혼절차 밟을 겁니다.
씬/15 백기자 사무실 (낮)
책상 위에 신문이 놓여 있다. ‘한지수 결혼 관련 공식 기자 회견, 오늘 오후 1시’라는 기사가 보인다.
백기자는 화난 얼굴로 전화 중이다.
백기자 : 김선배, 선배가 지난번에 한지수 특별 취재 했었지? 그거 자료 좀 받아 볼 수 있을까? 급해서 그러는데 내 메일 알죠?
어, 지금 좀 보내줘. 고마워. (끊고는 분노에 차 신문을 확 구긴다) 결혼까지 감행하시겠다..? 그래 갈 데까지 가 보자.
씬/16 호텔 기자회견장 대기실 (낮)
연경 : 기자들이 질문을 많이 할 거에요. 그 중에 멘트가 준비 된 것만 대답하세요.
대답하기 곤란 한 질문들은 지수가 대신 할 겁니다.
동백 : 아, 예.
연경 : (남,녀 커플링 두 개가 들어있는 박스를 내민다) 커플링이에요. 결혼할 사인데, 반지 정도는 끼고 있어야 할 거 같아서요.
동백 : 아, 예. (남자 반지를 끼운다) 이거 항상 끼고 다녀야 되는 거죠?
연경 : 예.. 뭐 이왕이면..
동백 : 잘 알겠습니다.
지수 : (강모가 준 반지를 본다)
(1화에서, 강모가 반지 주는 장면 프레쉬 컷 삽입)
지수 : (강모 반지를 빼서 연경에게 준다) 언니 이거..
연경 : (강모 반지를 받으며 지수를 한 번 본다)
지수 : (여자 반지를 집어 끼려다가 반지를 놓친다)
반지가 동백 앞으로 굴러간다.
동백 : 어이구, 지수씨 꺼. (반지를 따라가 한 쪽 다리를 굽히고 줍는다)
이때 문이 벌컥 열리고 리포터와 카메라맨이 들어온다.
로드 : (둘을 막으며) 안 된다니까요. 나가세요.
리포터 : (동시에) 한지수씨! 한지수씨!
동백 : (다리를 굽힌 채로 돌아본다. 얼결에 프로포즈 자세가 된다)
리포터 : 지금 프로포즈 하시는 겁니까?
동백 : (지수를 본다) ...?
지수 : (손을 내밀고 동백에게 반지를 끼우라는 듯 눈짓한다)
동백 : (순간 당황스럽다)
리포터 : 찍어! 이거 찍어!
동백 : (하는 수 없이 지수의 손을 잡는다) ... (왠지 가슴이 몹시 쿵쾅거린다) ...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지수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운다)
지수 : (미소 짓는) 고마워요.
동백 : (떨리는지 여전히 다리를 굽히고 앉아 있다)
리포터 : 우우~ (박수를 친다)
연경 : 기자회견 시작하겠습니다. 회견장으로 가시죠. (리포터와 카메라맨을 밖으로 밀어 내며 나간다)
지수 : (무릎을 굽히고 있는 동백에게) 일어나세요.
동백 : 아, 예! (일어난다)
지수 : 준비 되셨죠?
동백 : 아, 예! (정신이 하나도 없다)
씬/17 백기자 사무실 (낮)
백기자 : (커피를 마시고 있다. 메일을 열어 본다. 취재 자료들과 지수, 지수모, 상철이 함께 찍은 사진이 뜬다.
사진을 눈여겨 본 후 급히 나간다)
씬/18 호텔 기자회견장 (낮)
지수와 동백이 들어온다. 두 사람이 기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기자들이 후레쉬 세례를 퍼부으며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생방송으로 중계하는 카메라도 있다.
긴장한 동백은 땀을 연신 닦으며 어색하게 웃는다.
씬/19 김정욱 자택 서재 (낮)
이 모습을 TV를 통해 보고 있는 정욱과 보좌관.
씬/20 헬스클럽 (낮)
런닝 머신 앞에 설치 된 TV 모니터에, 지수와 동백이 기자들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이 보인다.
강모는 TV를 꺼버리고 속도를 높여 달린다.
씬/21 호텔 기자회견장 (낮)
잘 차려 입은 지수와 동백이 다정한 포즈를 취한다.
리포터 : 두 분 커플링 좀 보여 주시겠습니까?
지수 : (미소 지으며 손을 들어 반지를 보여준다)
기자1 : 신랑분도 보여주세요.
동백 : (멋쩍은 듯 웃으며) 제가 손이 못생겨서.. 어렸을 때 쿵푸를 배워 가지구요.. (어색하게 웃으며 손에 낀 반지를 보여준다)
리포터 : 쿵푸 하셨어요? 그럼 쿵푸 동작 하나만 취해주십시오 구동백씨.
동백 : 네? 쿵푸 동작이요? 아.. 하도 어렸을 때 배워서.. (하면서 학처럼 한 쪽 다리를 올리고 손으로 학권 자세를 취한다) 됐나요?
리포터 : 이왕이면 반지 끼신 손으로 해주시겠어요?
동백 : 예! (하고 얼른 손과 발을 바꿔 학권 자세를 취한다)
기자들 : (경쟁적으로 사진을 찍으며) 여기도요~ / 이쪽이요~
동백 : (학권 자세를 취한 채, 조금씩 몸을 틀어 사진을 찍게 해준다)
씬/22 동백 집 거실 (낮)
민지와 승은이 이를 TV로 보고 있다.
민지 : (깔깔 웃으며) 내가 오빠 땜에 못 살아. 그걸 하란다고 하냐?
승은 : (뚱해서) 뭐! 사람 좋아 보이기만 하는데!
민지 : (그런 승은을 살피며) 승은아, 너 설마.. 아직도 우리 오빠.. 마음에..
승은 : (뚱해서) 안 두고 있거든요!
민지 : 두고 있구나?
승은 : (화를 내는) 안 두고 있다니까!
민지 : (단정 짓는) 이런, 두고 있어! 얘 어떡하면 좋니? 버스 떠났는데, 버스 아주 예쁜 여자 태우고 좋은 데로 갔는데..
승은 : (민지를 노려본다)
씬/23 호텔 기자회견장 (낮)
지수와 동백이 앉아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수 : 결혼 후 계획이요? 저는 연기 활동 계속 할 거구요.. 구동백씨 역시 우체국에 계속 나가실 거구요..
씬/24 우체국 일각 (낮)
지수 : (TV 화면으로 이어진다) 인터넷 상에선 구동백씨가 한지수랑 결혼하면 뭐 우체국을 다 사 버릴 거다 그런 말이 있는데,
우체국은 나라 꺼라 개인이 살 수 없구요..
모여서 TV를 보고 있던 국장, 팀장, 윤섭, 태완, 명진이 웃는다.
일동 : (웃음이 터진다) 하하하~
경애 : (혼자 안 웃고는) 핏~!
씬/25 호텔 기자회견장 (낮)
동백 : (어색하게 웃으며 이마의 땀을 닦는다) 하하..
지수 : 지금으로썬 결혼한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을 거 같네요.
기자1 : 만난 지 3개월 만에 전격 결혼을 발표하시는 건데요. 결혼을 서두르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십니까?
지수 : 모두들 궁금해 하시는 2세가 생겼냐.. 그 말씀하시는 거죠?
씬/26 달리는 최회장 차 안 (낮)
최회장 : (뒷좌석 모니터로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지수 : 전부 사실 무근이구요. 결혼을 결정하는데 필요한 건 시간이 아니라 사람이 아닐까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연 : (옆에 앉아) 그걸 뭘 그렇게 열심히 보세요 아빠? 한지수 팬이셨나?
최회장 : 어? (웃으며) 그래.. 팬이다.
수연 : (그 말에 놀라 웃는) 진짜요? 허..!
기자2 : (OFF) 한지수씨, 신랑 되실 분 자랑 좀 해 주십시오.
씬/27 호텔 기자회견장 (낮)
지수 : 우리 동백씨는요.. (동백을 한 번 본다)
동백 : (긴장하고는 웃는다)
지수 : 마음 씀씀이가 이름처럼.. 동백꽃처럼 예쁜 분이세요.
기자들 : (감탄하는, OFF) 오~~
동백 : (놀라 지수를 흘끔 본다)
연경 : 이만 마치겠습니다.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수, 동백이 일어나 인사를 한다. 기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고, 방송 중계 카메라도 정리를 한다.
연경이 지수, 동백이 데리고 나가려는데.
백기자 : (OFF) 하나만 더 물읍시다.
지수 : (보면, 백기자다) ... (긴장한다)
동백 : (긴장하면서 백기자의 시선을 살짝 피한다)
연경 : 죄송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보도 자료를 참고 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기자 : 보도 자료를 쭉 봤는데, 없는 거라.. 한지수씨, 혼인 신고는 하십니까?
연경 : (긴장한다)
지수 : (여유있게) 저희가 결혼하는 거 전 국민이 다 아시는데요 뭐. 혼인신고를 안 할 이유 없잖아요. 당연히 합니다.
근데 그런 질문을 왜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기자님.
백기자 : 아니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 했다 쉽게들 헤어지니까.. 혼인 신고를 안하는게 유행이라길래..
두 분은 하시는 군요. 알겠습니다.
연경 : (지수와 동백을 데리고 나가려는데)
백기자 : 마지막으로 예비신랑 목소리 좀 들어 봅시다. 내내 땀만 닦고 계신데.
기자들 : (웃음이 터진다) 하하하~
동백 : (긴장하고 땀을 닦는다)
백기자 : 실례되는 질문이지만 누가 봐도 두 분이 그림이 좀 안 돼서요. 한지수씨 부모님께서 반대는 안 하셨습니까?
(일부러) 장인어른께선 뭐라 하시던가요?
동백 : (긴장하며, 목소리가 떨린다) 어.. 장인어른..
지수 : (동백 등 뒤를 꾹 누르며 대답하지 말라고 신호를 준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전 아버지가 안 계시고요..
동백 : (얼른) 예.. 안 계십니다..
지수 : 그건 제가 답변해야 될 질문인 거 같네요. 저희 엄마는 지금 외국에 계셔서 통화만 했는데, 아주 마음에 들어 하십니다.
백기자 : 외국 어디에 계십니까, 구동백씨?
동백 : (긴장해서 얼결에) 미국..!
지수 : (얼른) 네, 미국에 계세요.
연경 : 다음 스케줄 때문에 죄송합니다. (지수와 동백을 에스코트해서 나간다)
백기자 : (나가는 둘에 대고) 두 분 결혼 생활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하며 지수와 동백을 노려본다)
씬/28 호텔 기자회견장 대기실 (낮)
동백 : (들어오면서 당황해서) 어머님 미국에 계신 거 맞습니까? 어떡하죠? 생각나는 대로 제가 막 말해 버렸는데?
지수 : 미국에 계신 걸로 하면 되요. 상관없어요.
동백 : 아, 그럼 됩니까? (안도하며 털썩 앉는) 아~ 전 백기자만 보면 가슴이 벌렁거려 가지구요.
그리고 한지수씨 아버님 안 계신 것도 몰랐네요.
연경 : 그건 제 실수네요.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됐는데.
지수 : 됐어. (동백에게) 잘 끝났으니까 됐어요.
동백 : 아, 예. (안도하며 웃는) 후, 땀이 하도 나서 옷이 다 젖었네요.
씬/29 동백 집 앞 거리 + 지수 이동차 안 (오후)
민지 : (반바지 차림이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나오다가 지수 차가 오는 걸 본다) 어? (신나서) 지수 언니 찬가? (달려간다)
지수 이동차가 멈춘다. 차 안에 지수, 동백, 연경이 있다.
갑자기 썬팅이 된 창문에 손을 대고 붙어 안을 들여다보는 민지 얼굴이 보인다.
동백 : (창문에 붙어 있는 민지를 보고는 움찔한다)
민지 : (차안이라 민지의 소리가 작게 들린다) 오빠? 오빠냐?
동백 : (창문에 붙어 있는 민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민지네요. (민망한)
연경 : 인사하고 와. 차에 있을 게.
동백과 지수가 차에서 내린다.
민지 : (좋아 발을 동동 구르며) 어머, 언니 너무 반가워요.
지수 : 안녕하세요.
민지 :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얼결에 지수를 확 안는다)
지수 : (놀라는) ...
동백 : (말리며) 민지야.. 야..
민지 : (감동해서) 우리 오빠랑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동백과 지수는 찔리는 듯 서로를 바라본다.
씬/30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과 지수가 평상에 앉아있다.
민지 : (난감한, 다시마튀각을 쟁반에 담아 내밀며) 미리 말씀을 하구 오시면 뭘 좀 준비했을 텐데.. 어떡하지?
집에 튀각 이딴 거 밖에 없어서..
동백 : (난감한 듯 재촉한다) 그럼 커피라도 좀 타봐.
민지 : 커피 곰팡이 폈어. 커피에 왜 곰팡이가 펴 오빠? 동결건조방식인데?
동백 : 그런 거랑 상관없지. 야, 안 되겠다 너 나가서 과일이라두 좀 사와라.
지수 : 아니요. 괜찮아요.
민지 : (지갑을 챙기며) 제가 금방 갔다 올께요. 언니 뭐 좋아하세요? 바나나 좋아하세요? 바나나?
지수 : 정말 괜찮아요. 금방 갈 거예요.
민지 : 그러지 마세요. 저 시누이라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나 보다. 저 언니 너무 좋아요. 바나나 금방 사 올께요.
동백 : (진지하게) 야, 너 다발에 2천원짜리 사지 말고 3천5백원짜리 좋은 거.. 그걸 루 사와.
민지 : 그럴려구 그랬어. (지수 보고 좋아서 한 번 웃고는 달려 나간다)
동백 : (머리를 긁적이며) 동생하구 제가 이렇게 삽니다. 부모님이 안 계셔서 저 놈이 집안일을 도맡아 하다보니까 집이 좀...
(웃으며 얼버무린다)
지수 : (조용히 앉아 있다) ... (어색하다)
동백 : (침묵) ... 아, 그 선물 주신 면도기 말입니다. 잘 쓰고 있습니다.
지수 : 예.
동백 : (웃으며) 제가 요즘 복이 터집니다. 한지수씨한테는 면도기 받고.. 국장님께선 표창도 해 주신다 그러고..
지수 : 그러세요?
동백 : 예..
지수 : ...
동백 : ...
까치 우는 소리가 들린다.
동백 : 까치가 우네요..? 손님이 오셨다고.. (잠시 듣더니) 까마귄가..?
지수 : (잠시 있다가 나무에 핀 꽃을 보고) 꽃이 많이 폈네요?
동백 : 예.. 언제 이렇게 다 폈냐..? (하다가) 아, 근데 아까 기자회견 때요 제 이름이 동백꽃이라 동백인 건 어떻게 아셨어요?
지수 : 그래요? 전 그냥 생각나는 대로..
동백 : 아.. 그냥 생각나는 대로..? 그러셨구나.. (하다) 저희 엄마가 여수 분이시거든요. 오동도에서 동백꽃 보시고
제 이름을 지으셨대요. 이런 얼굴이 꽃 이름이라니.. 참 안 어울리죠? (하고 겸연쩍게 웃는다)
지수 : (미소 짓고는) ... (하늘을 본다) 하늘이 네모나네요..
동백 : 에? (같은 각도로 바라보며) 아, 진짜 그러네요? 담벼락하고 처마하고.. (손가락으로 네모를 그리며) 이렇게..
지수 : (하늘을 보며 오랜만에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하늘, 오랜만에 보는 거 같아요.. 여기 앉아서 보니까 좋네요..
동백 : 그러세요? (지수를 좋은 듯 보는데, 순간 바람이 불어 지수의 긴 머리카락이 동백의 얼굴을 스친다) 아..
(순간 마음이 설렌다)
그때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백 : (그 소리에 진정하려 애쓴다) 네..?
연경 : (문을 연다) 지수야, 그만 가지?
지수 : 어? (어쩔까 하다가) 어.. (일어난다)
동백 : (여전히 설레는, 따라 일어난다)
지수 : 동생 분한테 대신 인사 전해 주세요.
연경 : 그럼 또 연락드리겠습니다. (지수와 나간다)
동백 : 아, 예.. (목례하는) 후.. (길게 호흡을 하며 진정한다)
씬/31 동백 동네 거리 (오후)
지수와 연경이 이동차로 걸어간다. 이동차 앞에 로드매니저가 서 있다.
연경 : 대충 인사만 하고 나오지.. 뭐 하느라 그렇게 앉아 있었어?
지수 : (웃으며) 하늘 봤어.
연경 : (기막혀) 하늘?
로드 : (이동차 문을 연다)
지수 : 구동백씨 집 마당에서 보면 하늘이 네모나다. (차에 탄다)
연경 : (뭔가 걱정스러운) 후..
씬/32 동백 집 마당 (오후)
동백 : (설레는 감정에 취한 듯, 하늘을 보고 있다)
민지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한쪽 무릎이 깨져 피가 난다, 바나나 한 다발을 비닐봉투에 담아 들고 숨을 헐떡거린다)
헉~헉~ 언니는?!
동백 : (대충) 어, 너 무릎.. 넘어졌냐?
민지 : (헉헉대며) 괜찮아. 안 아파. (둘러보며) 근데 언니는? 차도 없구!
동백 : 갔어..
민지 : (실망하고 소리친다) 뭐?! 왜?!
동백 : 촬영촬영.. (동백 방으로 간다)
민지 : 아씨.. 열나게 뛰어 왔는데 쫌만 붙잡아 두지. (주저앉아 무릎을 보며 짜증) 아씨.. 무릎이 인제 아파와. 아, 너무 아파.
피 많이 났다 씨..
씬/33 지수 집 앞 (오후)
상철의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상철이 벽에 기대서서 지수를 기다린다.
지수의 이동차가 도착한다. 연경과 지수가 내린다. 상철을 본다.
상철 : (마음에 안 드는) 당장 결혼하신다고?
지수 : 들어가자.
상철 : 내가 진짜 참견 안 할라 그랬는데, 도저히 참기 힘들어서 말이야. 만난 지 겨우 3 개월 밖에 안 된 팬이라며?
엄마하고도 통화만 했다며?
지수 : ...
연경 : (둘러 댄다) 어머님한테는 스케줄 봐서 한 번 갈 거야.
상철 : 결혼 서두르는 이유가 뭐야? 그 아저씨가 그렇게 좋냐?
지수 : 구동백씨 나쁜 사람 아니야.
상철 : 그래.. 자전거 동영상 보니까 나쁜 사람 같지는 않더라. 근데.. 나쁜 사람만 아니면 다 결혼하는 거야?
지수 : ...
상철 : (고개 저으며) 이거 말도 안 되니까 결혼 다시 생각 해.
지수 : (상철의 말에 대꾸 없이 있다가 상철의 주머니를 뒤진다)
상철 : (짜증내는) 뭐야, 왜 이래?
지수 : (상철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자기 핸드폰 번호를 찍는다)
상철 : 아.. 씨.. 남의 번호를 왜 따?!
지수 : (자기 핸드폰이 울리자, 번호를 확인한다) 남이라면서 여기 왜 왔어?
상철 : (자기 핸드폰을 확 뺏는다)
지수 : 호주 안 갈 거면 오피스텔 해 줄 테니까, 거기서 지내. 친구 불편하게 하지 말고.
상철 : (기막혀 하며) 나 어딨는 지 뒷조사 했냐? 왜? 나한테 관심 없잖아.
지수 : 상철아. 너랑 계속 이렇게 지내고 싶지 않아.
상철 : 그럼 대답 해! 결혼 할 거야 안 할 거야?
지수 : (안타깝게 상철을 본다)
상철 : (버럭) 결혼 할 거야 안 할 거야?!
지수 : (상철을 잠시 보다가 단호하게) 할 거야.
상철 : 허! (기막혀 하며 지수를 보다가) 엄마 미국 어디 계셔? 연락처 내 놔.
지수 : 전화해서 쓸데없는 소리할 테니까, 못 줘.
상철 : (화나는) 뭐?
지수 : 엄마 지금 요양 중이야. 힘들 게 하지 마.
상철 : 하~! (웃고는 체념) 이거 봐. (고개를 저으며) 이래서 우리는 안 되는 거야. 매번 니가 날 이렇게 밀어 내니까,
우린 계~속 남일 수 밖에 없는 거야. (지수 핸드폰을 뺏으며) 그러니까 내 전화번호 알 거 없어.
(하는데 벨이 울린다.‘강모’다. 기가 막혀 지수를 노려보며) 강..모?
지수 : (얼른 핸드폰을 뺏어 끊어 버린다)
상철 : (분노에 목소리를 떨며) 그 자식이 왜 아직도 전화를 해?
지수 : (침착하게) 결혼 축하한다는 전화겠지. 오늘 기자 회견 했으니까.
상철 : 그래? (이해할 수 없는) 하~! 니네 아주 쿨~하구나? 멋있다.. 멋있어.. (버럭) 멋있어서 아주 미치겠다!
(지수를 노려보고는 오토바이로 간다)
연경 : (안타깝게 바라보다가, 나직이) 니네 남매 싸움은 언제쯤 끝나는 거냐? 그것도 선거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되는 거야?
상철의 오토바이가 지수를 지나쳐 가 버린다.
지수 : (바라본다. 속상하다)
씬/34 지수 방 (오후)
지수 : (화장대 앞에 앉아 속상한 표정이다. 이때 문자 메시지가 도착한다. 확인한다. ‘전화 안 받네? 오늘 고생했다.
연경이랑 집으로 와. 너 좋아하는 파스타 해 줄게. 강모’, 문자를 보고는 엷게 웃는다) ...
(화장대 위에 놓여 있는 강모 반지를 본다. 목걸이를 풀어 강모 반지를 끼우고 목에 건다. 손으로 강모의 반지를 꼭 쥔다)
씬/35 동백 집 마당 (저녁)
민지 : (바나나를 먹으며) 누구세요? (문을 연다) 어...? (깜짝 놀라 들고 있던 바나나를 떨어트리며) 유 유 재희..?
재희 : (30세, 남, 영화배우) 여기가 구동백씨 집 맞죠? (들어온다)
민지 : (동백 방 쪽으로 소리치는) 오빠!! 오빠 나와 봐!! 우리 집에 유재희가 왔어!!
지수 언니랑 영화 찍는 그 유재희가 왔단 말이야!!
동백 : (전기면도를 하면서, 동백방 창문을 연다) 누구? (재희를 보고) 어..?
재희 : (심각하게) 지수한테.. 문제가 생겼어요. 같이 좀 가주셔야겠습니다.
민지 : (동시에, 놀라) 언니한테요?
동백 : (동시에, 너무 놀라 전기면도기를 툭 떨어뜨린다)
씬/36 강모 집 주방 (저녁)
파스타 재료를 손질하는 강모의 손. 버섯, 브로콜리 등을 썬다.
지수 : (강모에게 와서, 서툰 칼질을 보며) 오늘 안엔 먹을 수 있는 거예요?
강모 : (미소 지으며) 노력 해 볼게.
지수 : (웃으며) 도와줘요?
강모 : 오늘은 내가 풀 서비스 한다니까. 가만히 앉아만 계세요. (하고는 계속 썰며, 캐주얼하게)
참, 거기 식탁 위에 봉투 하나 있지?
지수 : (식탁 위에 봉투를 집으며) 이거? (서류를 꺼내본다, 이혼서류 들이다)
연경 : (와인을 들고 오는) 뭐야? (서류를 보고) 협의 이혼 의사 확인 신청서?
지수 :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강모를 본다)
강모 : (야채를 썰면서) 나중에 그 사람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확실하게 해 두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미리 도장 받아 두자.
연경 : (지수의 눈치를 살핀다)
지수 : (마음에 안 드는) 결혼식도 아직 안 했는데.. 이혼 서류에 도장부터 찍으라고 그래요? 못 믿겠다고?
강모 : 그게 왜.. 문제가 되나?
지수 : 그 사람한테 좀 실례 아닌가? (하고 서류를 봉투에 넣는다)
강모 : (칼질을 멈추고 지수를 보며) 실례? 그 사람 우리한테 도와주는 댓가 받았잖아.
이 정도는 당연히 요구 할 수 있는 거 아니니?
지수 : (댓가 얘기가 마음에 걸려 연경을 본다)
연경 : (끼어드는) 어.. 강모 니가 뭘 걱정하는 지 이해는 하는데.. 내 생각에도 이건 좀 빠른 거 같다.
강모 : (마음에 안 드는) 니들이 그렇게 마음 좋게 대해주니까 구동백 그 사람 자기 멋대로 행동하잖아.
이런 건 확실할수록 피차가 좋은 거야. 그래야 그 사람도 긴장 할 테고. 연경이 니가 도장 받아서 나한테 갖다 줘.
연경 : (하는 수 없다는 듯) 알았다..
지수 : (OL) 아니, 이런 건 내가 알아서 할게. (서류를 가방에 넣는다)
강모 : (이해 할 수 없는) 지수야..
지수 : (OL) 적당할 때.. 그때 내가 알아서 할게요.
강모 : (마음에 안 드는) 하..
지수 : (핸드폰이 울린다, 받는) 네, 재희 선배. 보셨어요? 고마워요. 아.. 오늘은 제가 좀 바쁜데..
(깜짝 놀라) 네? (다급해지는) 알았어요. 지금 갈게요. (하고는 일어난다) 언니, 구동백씨 지금 재희 선배하고 있대.
연경 : (놀라) 뭐? 왜 구동백씨가 유재희랑 같이 있어?
지수 : (가방을 챙겨 들며) 나한테 문제 생겼다고 속여서 데려갔나 봐.
강모 : (짜증) 연경이한테 확인부터 했으면 속을 일 없을 거 아니야?!
연경 : (급하게 겉옷을 챙겨 들며) 이것들 눈치가 백단인데..
강모 : (화가 나는) 그 사람.. 왜 이렇게 일을 만들고 다녀 자꾸!
연경 : 지금 그런 거 따질 때 아니다. 실수하기 전에 얼른 가야 돼. (나가는)
지수 : (준비 중인 재료를 안타깝게 보고는) 그거 다 어떡하죠?
강모 : ...
지수 : 연락 할게요. (나간다)
강모 : (화가 난다) 하.. (준비한 재료들을 싱크대 안에 집어 던진다)
씬/37 고급 카페 (저녁)
럭셔리한 분위기에 노래를 부를만한 작은 무대공간도 있다.
유재희, 20대 남자배우1,2와 20대 여자배우1,2가 동백 주위로 둘러앉아 동백을 관찰하듯 쳐다보고 있다.
동백 : (영문을 몰라) 한지수씨한테.. 문제가 생겼다고 그러셨잖아요..?
재희 : 문제 생겼죠, 우리가 삐졌으니까! 지수가 신랑을 너무 안 보여 주잖아.
여자1 : 지수 언니 팬이셨다면서요?
동백 : (긴장하며) 예.. 팬..
재희 : (재밌다는 듯) 팬하고.. 이게 쉬운 게 아닌데.. (남자1에게) 넌 니 팬 중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 있었냐?
남자1 : 글쎄, 내 팬은 주로 주부들이라서 쉽지가 않지.
일동 : (깔깔 웃는다)
동백 : (웃지도 못하고 얼어 있다)
재희 : 그렇게 얼 거 없어요. (스트레이트 잔에 술을 따르며) 우리 다 지수 친구들이고, 결혼 축하해 주려고 만든 자리니까.
(술을 준다) 자, 원 샷!
동백 : (술을 받고는 긴장해서) 아.. 전 지수씨 오면.. 그때 같이..
여자1 : (안 되겠는 지) 러브 샷! (술잔을 쥔 손으로 동백의 목을 감싸 안는다)
동백 : 아.. (하는 수 없이 러브샷 한다) 크으~
씬/38 고급 카페 앞 (저녁)
지수차가 도착한다. 지수와 연경이 급하게 내려 안으로 들어간다.
씬/39 고급 카페 안 (저녁)
여자1 : (소리치는) 지수 언니 왔다!
일동 : 언니~ / 지수야~ / 왔어?
지수 : (환하게 웃으며 걸어온다) 이게 웬 서프라이즈야?
연경 : (들어와, 일각에서 동백을 살핀다)
일동 : (지수를 반기며) 축하해요. / 결혼 축하해.
지수 : (자연스럽게 웃으며) 벌써 많이 마셨어요?
동백 : 예..? 아니.. 자꾸 주셔 가지구..
지수 : (동백 옆에 앉으며) 주는 대로 다 마시면 안 되요. 술 엄청들 세요.
(동백에게 귓속말하는) 여우들이니까 조심하세요. 술은 그만 드시구요.
동백 : (특명을 받은 듯, 경적된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재희 : 오자마자 무슨 밀어를 나누시나? 축하주 한 잔 해. (술을 준다)
지수 : (웃으며 원샷 한다)
동백 : (표정도 변하지 않는 지수를 보고 다소 놀란다)
재희 : 이번 영화 완전 대박이야. 니 결혼 기사마다 영화 제목 껴 있던데.
지수 :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남자1 : (동백의 잔에 술을 따라주면서) 기사엔 그냥 우체국 직원이라고만 나왔던데, 아니죠?
(당연하다는 듯) 높은 자리에 계시죠? 행시 출신이신가?
동백 : (받으며) 아닙니다. 저는 금융 영업팀 평직원입니다.
일동 : (의아하다는 듯) 아...!
재희 : (비웃듯 피식 웃는다)
지수 : (웃으며) 내가 남자 조건 따질 이유는 없잖아. 사람만 좋으면 되지.
남자1 : 그렇지 니가 누구냐. (동백에게) 드세요!
동백 : 예.. (지수를 슬쩍 본다. 일부러 술잔을 툭 쳐 넘어뜨린다) 아이쿠...
지수 : (티슈를 주며) 괜찮아요?
동백 : 어어.. (티슈를 받아 닦으며 어색하게 웃는) 아까워서 이거..
여자2 : (동백의 빈 잔에 술을 따른다) 형부 제가 한 잔 드릴 게요.
동백 : (난처한) ...? (여자2에게 웃으며 인사한다) 예..
지수 : (여자2에 일부러 말을 붙인다) 주혜 너 뮤지컬 언제 시작 해?
여자2 : 다음 달. 힘들어 죽겠어요. (술을 마신다)
동백 : (눈치 채지 못하게 술을 빈 머그잔에 쏟아 버리다가 재희와 눈이 마주친다) ... (얼른) 술에 뭐가.. 둥둥 떠서..
재희 : 그래요? 잔이 더럽나? (새 술잔을 동백 앞에 놓고 술을 또 따라 준다)
동백 : (난처하다)
재희 : 마시고, 한 잔 주세요.
동백 : (재희가 똑바로 보고 있자, 하는 수 없이 술을 마셔 입에 머금고 있다)
지수 : (걱정스럽게 동백을 본다)
동백 : (그 잔에 술을 따라 재희에게 준다)
재희 : (원샷 한다) 오늘 분위기 너무 안 잡힌다. (여자2에게) 야, 폭탄 좀 말아 봐. 구동백씨 쓰러질 때까지 계속 파도 타자.
일동 : 좋아~ / 오케이~
동백 : (입에 술을 머금은 채 놀라 지수를 본다)
지수 : (웃으며) 이 사람 내일 출근해야 돼.
일동 : (원성) 뭐야~~! / 그런 거 없어~ / 웃기지 마!
지수 : (안되겠는지 일어나) 대신 내가 노래 하나 할게. 봐 줘. (무대로 간다)
일동 아쉬워하며 무대 쪽을 본다.
동백 : (휴지를 입에 대고 술을 뿜고, 젖은 휴지를 테이블 밑으로 던진다)
지수 : (<오버 더 레인보우> 전주가 흐른다. 무대에 서서 마이크를 잡는다)
일동 : (박수, 환호)
동백 : 우우~ (같이 분위기를 박수를 친다)
지수 : (노래를 시작한다)
동백 : (순간 지수의 모습에 매혹 된다. 가슴이 떨린다)
노래를 부르는 매혹적인 지수의 모습과 반한 동백의 여러 모습 교차.
연경 : (우연히 그런 동백의 얼굴을 본다. 동백의 표정이 신경 쓰인다)
씬/40 강모 집 거실 (밤)
지수의 노래가 이어진다. 테이블 위에는 지수와 동백의 결혼기자회견 기사가 난 신문이 있다.
강모는 창가에 서서 창밖을 보고 있다.
씬/41 고급 카페 안 (밤)
일동 : (지수의 노래 끝나자 일동이 환호를 한다) 우우~~~!!
지수 : (미소 짓는다)
동백 : (감동 받은 얼굴로 멍하니 있다가, 진심을 다해 박수를 친다)
연경 : (그런 동백을 본다)
씬/42 고급 카페 밖 (밤)
동백 : (밤공기를 마시며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다)
연경 : (OFF) 여기 계셨네요?
동백 : (돌아보면 연경이 서 있다) 아, 예..
연경 : 여기 오시기 전에 저한테만 확인했어도, 서로 힘든 일 없었을 텐데요.
동백 :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머리를 긁적이는) 저는 그냥 한지수씨한테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놀래가지고..
다음부턴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연경 : (잠시) ... (동백을 떠보듯) 지수.. 노래 잘 하죠?
동백 : (생각만 해도 좋은) 지수씨요? (웃음이 절로 난다) 하~ 예.. 정말 천사가 따로 없으시더라구요..
연경 : (그런 동백을 눈 여겨 보고는) 10분 정도 있다가, 마무리하고 갈 겁니다. 그렇게 알고 계세요.
동백 : 네. (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연경 : (그런 동백을 신경 쓰인다는 듯 본다)
씬/43 고급 카페 화장실 입구 + 안 (밤)
동백이 화장실로 들어가려는데 재희와 남자1의 소리가 들린다.
남자1 : (비웃으며, OFF) 구동백 그 인간 뭐냐? 볼은 빨개 가지구 촌티 팍팍 내구 앉아 있구 씨.
레벨이 맞아야 말도 좀 섞고 그러지. 아 재미없어.
동백 : (그 소리에 돌아서 가려고 한다)
재희 : (OFF) 다 지수 그 미친 기지배 때문이지!
동백 : (멈칫한다)
재희 : (지퍼를 올리며 세면대로 걸어오면서) 한참 잘 나갈 때 결혼하는 게 그게 제 정신이야?
그것도 재수 없게 내 영화 찍을 때 씨. 아, 유부녀 멜로를 누가 봐! 이번 영화 망했어!
동백 : (화장실을 등지고 서서 듣고 있다)
남자1 : (OFF) 난 지수가 저런 사람이랑 결혼하는 게 더 웃긴다. 왜 하는 거야?
재희 : (OFF) 지수 그게 술 쳐 먹고 한 번 놀아 봤는데, 힘~ 좋았던 거지! 아까 지 입으로 조건 안 본다 그러잖아.
그럼 남자 뭘 보겠어? 뻔 하지.
동백 : (기분이 상해 돌아본다)
남자1 : 야, 이 자식아. 솔직히 지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재희 :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지며) 뭐가 아니야 이 미친놈아!
원래 앞에서 우아 떠는 것들이 뒷구멍으로 무지하게 밝혀 대는 거야!
동백 : (서서 듣고 있다) ...
재희 : (OFF) 근데 또 저런 기지배들이 남자한테 싫증도 잘 내요. 내가 장담하는데, 저 우체부 하고 3개월 안에 이혼한다.
한지수 저거 환갑 전에 열 댓 번은 결혼할 걸? 헤헤헤~ 그 중에 한 번은 나랑 하고 헤헤헤~
동백 : (실망스럽다) ... (화가 난다)
남자1 : 아유, 이 삼류! (웃으며 팔꿈치로 툭 친다)
재희 : 삼류는 한지수가 삼류지씨! 나한테는 장난 아니게 꼿꼿하게 굴던 게, 본색 다 드러났어.
동백 : (OFF) 저기요.. 유재희씨..?
재희 : (뒤돌아본다) ...?
동백 : (정색한 얼굴로 서 있다)
재희 : (동백을 보고) 하..!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들었어요?
남자1 : (난감한) 미안합니다. 술 취해서 그냥 한 소리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동백 : 글쎄요.. 그냥 하신 말씀 치곤.. 좀 지나치셨던 거 같네요.
재희 : (열 받아) 그래서요?
남자1 : (재희를 툭 치며) 야..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그냥 있어 너..
재희 : 뭘 그냥 있어? 우체부 아저씨가 인상 팍~ 쓰고 나오는데!
동백 : 유재희씨.. 지수씨 친구 분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재희 : (비웃는) 쳇!
동백 : 친구로서 결혼 축하 해 주시겠다고 만든 자리 아니었습니까..?
재희 : 아~ 짜증 나게 진짜.
동백 : 지수씨에 대해 하신 말씀.. 사과 부탁드립니다.
재희 : (짜증나는) 하.. 우리끼리 한 말인데 왜 혼자 엿듣고 이 난리세요?
남자1 : (불안한) 야, 그냥 대충 사과 하고 나가.
동백 : 아니요. 대충 사과 하시면 안 되구요, 진심으로 사과하셔야 합니다.
재희 : 쳇! 진심으로..? (비웃는) 야, 내가 없는 말 했어? 한지수 그게 더럽게 놀고 다니지 아니야 그럼?!
(동백의 어깨를 확 밀어 버린다) 꺼져라.
동백 : (확 밀렸다가, 돌아보는데 매우 화가 나 있다) 사과하십시오!
재희 : 웃기고 있네. (동백을 무시하고 손을 씻는다) 쳇!
동백 : (더 이상은 참기 힘들다) ... (천천히 양손을 펼친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으며 속으로 숫자를 센다, OFF) 하나.. 둘.. 셋..
(인서트 - 골목길)
집배원 복장의 동백 아버지가 자세를 낮춰 어린 동백(12살)에게 말한다. 어린 동백은 얻어터진 얼굴이다.
동백부 : 동백아.. 순간적인 기분에 사람을 때리는 건 폭력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먼저 사과 할 시간을 줘야 한다.. 하지만 잘못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겠다는 사람을 만나거든..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하나.. 둘.. 셋.. 그렇게 열까지 세어라..
동백 : (일곱 번째 손가락을 접으며, OFF) 일곱.. 여덟..
동백부 : (OFF) 열을 다 세고도 때려 줘야겠다는 마음이 사라지지 않으면..
동백 : (아홉 번 째 손가락을 접으며, OFF) 아홉..
동백부 : (OFF) 그때는..
동백 : (열 번 째 손가락을 접는다, OFF) 열.. (주먹을 꼭 쥔다)
재희 : (뒤돌고는) 뭘 꼬라봐 씨!
동백 : (재희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재희 : 헉! (휘청하면서 넘어져 세면대에 코를 박는다) 아악~~!!
남자1 : 재희야!! (놀라 재희를 살핀다)
동백부 : (동백이 재희를 보는 동안, OFF) 후회 없도록 행동해라.
재희 : (피가 나는 코를 만지는) 아아~~!!
씬/44 고급 카페 안 (밤)
남자1이 코피를 흘리는 재희를 부축하고 나온다. 재희는 아프다며 고래고래 소리친다.
지수, 연경과 일동이 재희 쪽을 본다. 여자1,2가 피 흘리는 재희를 보고 소리를 지른다.
남자1 : 구동백씨가.. 재희 쳤어!
지수 : (놀라 연경과 서로 바라본다)
씬/45 병원 주차장 (밤)
지수 차 앞에서 동백이 서 있다. 동백은 마음이 무겁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고개를 숙인 채, 발로는 돌멩이 하나를 툭툭 차고 있다.
씬/46 병원 로비 + 밖 (밤)
싸늘해진 표정을 한 지수가 연경과 함께 문을 확 열고는 걸어 나온다.
(남자1과 병원 복도에서 나눴던 대화 장면 인서트)
남자1 : 코뼈에 금이 좀 갔대. 니네 한 2주정도 촬영 딜레이 시켜야 될 거 같다.
재희 자식 고소하겠다고 난리긴 한데. 지도 잘못한 게 있는데 그러기야 하겠어? 내가 막아볼게 너무 걱정하진 마라.
지수 :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간다)
남자1 : 재희가 솔직히 맞을 짓 했다. 너에 대해서 좀 심한 말들을 했어. 그걸 구동백씨가 다 들었구.. 화, 많이 내시더라.
근데 당연하지 뭐, 자기 여자 욕하는 걸 들었는데 어떤 남자가 화가 안 나겠어?
지수 :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간다)
연경 : (뭔가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
씬/47 병원 주차장 (밤)
지수 : (동백 앞에 멈춰 선다) ... (동백을 바라본다. 표정이 몹시 어둡다)
동백 : (지수의 표정을 보고는, 마음이 무거워 고개를 숙인다)
연경 : (한숨을 한 번 쉬고는 차에 탄다)
지수 : (화를 참으며) 타세요.
동백 : (무거운 마음으로) 저는 그냥.. 버스 타고 가겠습니다.
지수 : (차문을 열며) 타세요.
동백 : (하는 수 없이 차에 탄다)
씬/48 달리는 지수 차 안 (밤)
연경이 운전을 하고 뒷좌석에 동백과 지수가 말없이 앉아 있다.
씬/49 동백 집 앞 + 지수 차 안 (밤)
동백 집 앞에 지수 차가 서 있다. 동백, 지수, 연경이 차에 앉아 있다.
동백 : 죄송합니다. 한지수씨 일에 피해를 드려서..
지수 : (나직이) 왜 그랬어요?
동백 : (고개를 숙인 채) ...
지수 : (나직이) 왜 그랬는지 말해 보시라구요!
동백 : (말하기 힘든) 그게.. 음.. 사정이.. 있었습니다..
지수 : 사정이요? 무슨 사정이요? 재희 선배가 내 욕 했다는 거요?
동백 : (놀라 지수를 본다)
지수 : 재희 선배가 내 욕을 하든지 날 가지고 막말을 하든지.. 그게 구동백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그게 뭐 어쨌는데요?
그런 말을 들으니까 화가 나던가요? 구동백씨가 진짜 제 남편이세요?
동백 : (할 말이 없다)
지수 : 우리 진짜 결혼 합니까?
동백 : (할 말이 없다)
지수 : (깊은 한숨) 하.. 구동백씨하고 나 이제 겨우 시작인데.. 앞으로 정말 쉽지 않을 거 같네요.
동백 : (고개를 숙인다)
(컷 튀면, 동백이 서 있고 지수차가 출발한다)
동백 : (가는 차에 힘없이 인사를 하고는 민망스러운 지 얼굴을 몇 번 비빈다)
씬/50 달리는 지수 차 안 (밤)
지수 : (고민스러운 얼굴로 창밖을 바라보며) 하.. 구동백씨 어떻게 하면 좋지? 이 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가?
자기 감정도 하나 컨트롤 못하고.. (한숨) 하.. 이래서 어떻게 무사히 끝내지?
연경 : (생각에 잠겨 있는) ...
지수 : 어디까지가 쇼고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그게 헛갈리나?
연경 : 충분히 헛갈릴 수 있지. 그 사람 연기자도 아닌데.. 그리고 내가 볼 땐 니가 구동백씨 헛갈리게 한 것도 좀 있는 거 같애.
지수 : (연경을 본다) 무슨.. 소리야?
연경 : 구동백씨하고 마트에 가서 면도기도 직접 사주고.. 구동백씨랑 마당에 앉아서 같이 하늘도 보고..
그런 거에 그 사람 착각해서 마음 흔들렸을 수도 있다고.
지수 : (어이없다는 듯) 말도 안 돼.. 겨우 그런 거에..?
연경 : (OL) 구동백씨 순진한 사람이잖아. 니 말 한 마디, 눈빛 하나에, 마음 충분히 뺏길 수 있어. 니가 누구니..?
지수 : ...
연경 : 구동백씨가 재희 때렸다고 했을 때 난 그 생각이 먼저 들더라.
지수 : (인정하기 힘든) 구동백씨가.. 그러니까 언니 말은, 날 좋아해서 재희 선배를 때렸다는 거야?
언니 너무 앞서 가는 거 아니야? 내 팬이니까 그랬었을 수도 있고, 남자니까.. 단순한 정의감에 그랬을 수도 있잖아.
연경 : 그러면 다행인데.. 만약에 말이야.. 만약에 내 생각이 맞으면 그럼 어떡하니? 이제 결혼하면 두 사람 한 집에서
같이 지내야 되는데.. 그 사람 너한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난 그런 게 걱정된다 솔직히!
지수 : 흠..
연경 : 니 말대로 이 결혼이 무사히 끝나길 바란다면 그 사람한테 쇼와 현실의 경계를 확실하게 그어 주는 게 좋을 거 같다.
그렇게 안하면 그 사람 더 힘들어 질 테니까.
지수 : (창밖을 보며 고민하는)
씬/51 동백 집 마당 (밤)
동백 : (평상에 기운 없이 앉아 있다가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본다) 밤에도 하늘은 네모나네.. (쓸쓸하게) 후..
씬/52 우체국 국장실 (오후)
국장 : (거울을 보며, 정복에 넥타이를 매고 있다)
팀장 : (표창장을 읽어 보고는 국장에게) 야~ 표창 문구가.. 우리 국장님 예술로 쓰셨네.
(포장된 부상 품을 살펴보며) 아, 이건 부상으로 주실 상품인가 봅니다?
국장 : (양복 솔로 어깨의 먼지를 털어내며) 로션 세트하고 마 양말이야.
팀장 : (별로인 듯) 로션.. 마 양말.. 이요?
국장 : 나라고 왜 로션 양말이 별 거 아니란 걸 모르겠나? 맘 같아선 전자사전이라도 하나 해 주고 싶어.
근데 그걸 해 줘봐. 또 뭐라고들 하겠나?
팀장 : 한지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국장님이 안달이 났다고들 하겠죠.
국장 : 바로 그거야.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마면 천연 소재라 여름에 무좀도 안 생기고 좋지 않겠나!
그 와중에 나름 신경 쓴 거네, 고팀장!
팀장 : 잘 하셨습니다 국장님. 로션 안 바르는 사람 없고, 양말 안 신는 사람 없습니다.
국장님 선물 고르시는 안목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십니다.
국장 : 이 친구, 립 서비스가 표창감이야! 하하~ (하고는 기대에 차서 활짝 웃으며) 어떻게? 한지수씨는 오시기로 하셨나?
씬/53 우체국 소강당 (오후)
국장이 표창장을 들고 있다.
팀장이 커다란 카메라를 매고 있다. 태완이 꽃다발을, 윤섭이 부상 품을 들고 있다.
5 명의 임원들이 서 있다. 일동은 모두 지수가 없어서 시큰둥하고 기운 없는 얼굴들이다.
동백 : (임원들 옆에 서서 그런 일동을 살핀다)
국장 : (실망해서 시큰둥하게) 구동백씨.. 앞으로 나오시던가..
동백 : (나가서 국장 앞에 선다)
팀장 : (대충 성의 없게 사진을 한 방 찍는다)
국장 : (실망해 시큰둥하게 표창장을 읽는다) 표창장.. (목청을 다듬는) 음! (짜증) 목에 가래가 끼고 지랄이야.
사원 번호 6549 다시 739988.. 이름 구동백.. 위 사람은..
지수 : (OFF) 제가 좀 늦었나요?
일동 : (돌아본다)
커다란 꽃다발을 든 지수와 연경이 들어온다.
동백 : (놀란다) ...?!
일동 : (지수를 보고 반가운 표정들이다)
지수 : 벌써 시작하셨나 봐요?
국장 : (신이 나서) 아닙니다! 한지수씨! 다시 하면 됩니다! 어려운 거 아니에요! 자, 다시 하자구 정식으로 다시 하는 거야.
(동백에게) 들어가 서.
동백 : 예에.. (원래 자리로 들어가서 선다)
지수 : (사람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동백 옆에 와서 활짝 웃어 준다)
동백 : (화가 풀렸나 싶은) ...?
국장 : (기분 좋게) 자, 구동백씨. 앞으로 나오세요.
동백 : (나가서 국장 앞에 선다)
팀장 : (신이 나서 주위를 열심히 왔다갔다 하면서 여러 각도로 사진을 찍는다)
국장 : 표창장!! 사원 번호 6549 다시 739988, 이름 구동백, 위 사람은 평소 품행이 올바르며, 타의 추종을 불허할 수준의
대민 정신으로, 중앙 우체국의 위상을 크게 높인 바, 이에 표창함. 중앙우체국장, 윤 종 삼! (준다)
동백이 표창장을 받고, 일동 박수를 친다.
태,윤 : (꽃다발과 부상을 준다) 축하드립니다. / 축하해요 선배.
지수 : (환하게 웃으며 동백에게 꽃다발을 준다) 동백씨, 축하해요.
동백 : (얼떨떨하다) 네에..
국장 : (반갑게 웃으며) 아유, 한지수씨 못 오시나 했습니다.
지수 : 동백씨가 국장님께 표창을 받는데, 당연히 와야죠.
국장 : (그 말에 좋아 활짝 웃으며) 하하~~ 제가 주는 표창이긴 한데, 이거 보통 상장은 아닙니다.
일 년에 두 명을 안 주니까요! 하하~~
팀장 : 한지수씨, 기념사진 몇 장 찍어도 되겠습니까?
지수 : (동백의 팔짱을 끼고는 활짝 웃으며) 물론입니다.
동백 : (다정하게 웃는 지수를 보며, 얼결에 웃는다)
연경 : (그런 동백을 보자 마음이 무거워진다) ... (고개를 돌려 버린다)
씬/54 지수 집 외경 (저녁)
씬/55 지수 집 2층 동백 방 (저녁)
텅 비어있는 커다란 방으로 연경과 동백이 서 있다.
연경 : 여기 2층 방이 결혼식 이후에 구동백씨가 쓰실 방입니다.
동백 : 와.. 이렇게 큰 방을 혼자 씁니까? 너무 넓은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연경 : 가구는 저희가 준비 할 건데 특별히 필요한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동백 : 그런 거 없습니다. (창밖을 살펴본다) 와, 전망이 좋네요.
지수 : (차가운 얼굴로, 서류 봉투를 들고 들어온다)
연경 : (그런 지수를 보고는 일부러 자리를 피해준다)
동백 : (창밖을 보며) 근데 매니저님, 한지수씨가 갑자기 화를 왜 푸셨는지.. (고개 돌리는데 지수가 서 있자, 웃으며)
매니저님 계신 줄 알고..
지수 : (진지하게) 제가 화가 풀린 것처럼 보이세요?
동백 : 예..? (당혹스러운) 아까 계속 웃으시면서.. 풀리신 거처럼..
지수 : 저 화 풀리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구동백씨 표창 받는 델 가서 웃고, 다정하게 사진도 찍었어요.
제가 한 게.. 다 뭔 거 같으세요?
동백 : 네..?
지수 : 구동백씨께 제가 직접 보여 드린 겁니다. 쇼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요.
동백 : (당혹스럽다)
지수 : (서류가 든 봉투를 동백에게 내민다)
동백 : 이게..? (꺼내 보면, <협의 이혼 의사 확인 신청서>와 그 외 서류 여러 장이다. 놀라 지수를 본다)
지수 : (창가 쪽으로 간다) 날짜는 제가 적었습니다. 딱 그 날까집니다. 이혼 서류에 도장 찍으시면서,
이 결혼이 쇼고.. 이 집이 세트고.. 이 집 밖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관객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명심해 주세요.
동백 : (고개를 숙인다)
지수 : (창밖을 보며) 저에겐 정말 이 쇼가 무사히 끝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기니까 힘드시겠지만 구동백씨가 감정까지
잘 다스려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힘들지만 말해버린다) 그 감정에는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감정까지도 포함됩니다.
동백 : (그 말에 고개를 들어 지수를 쳐다본다)
지수 : 저와 구동백씨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막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스크린이라는 거죠.
저는 구동백씨한테 스크린 속의 여배우일 뿐입니다. 구동백씨 현실 속에 전 없습니다. 부탁인데, 끝까지 잊지 말아 주세요.
동백 : ....
지수 : (돌아 동백을 본다) 늦었지만 이 쇼를 해 주시는 댓가를 지불하고 싶습니다. 구동백씨가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고 계신 걸
잘 압니다만, 댓가를 지불하지 않아서 책임감을 못 느끼시는 게 아닐까, 그래서 어제 같은 사고가 생긴 게 아닌 가
걱정이 되네요. 아래 층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생각 해 보시고 조건을 말씀 해 주세요. (하고 나간다)
동백 : (잠시 멍한 얼굴로 서 있다)
씬/56 지수 집 2층 동백 방 앞 (저녁)
지수 : (나와 힘없이 문을 닫는다) ... (문에 기대선다. 미안한 표정이다)
씬/57 지수 집 2층 동백 방 (저녁)
동백 : (짝사랑을 들킨 아이 같다. 눈썹을 매만지거나 머리를 긁적이고 시선을 어디에 둘이지 몰라 한다) ...
(잠시 있다가 은단을 하나 꺼내 먹는다) ... (지수의 말들이 스쳐 지나간다)
지수 : (OFF) 저에겐 정말 이 쇼가 무사히 끝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힘드시겠지만 구동백씨가 감정까지
잘 다스려 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그 감정에는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감정까지도 포함됩니다.
동백 : (고개를 떨군다)
지수 : (OFF) 저와 구동백씨 사이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막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스크린이라는 거죠.
저는 구동백씨한테 스크린 속의 여배우일 뿐입니다. 구동백씨 현실 속에 전 없습니다. 부탁인데, 끝까지 잊지 말아 주세요.
동백 : (기운이 빠지는 지 바닥에 쪼그리고 앉는다) ... (봉투에서 이혼 서류를 꺼내 본다,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든다)
(B.G <오버 더 레인 보우> 느린 피아노 곡으로)
동백 : (잠시 서류를 보다가) 그래.. 당연한 거잖아.. 당연한 건데.. 왜 기운 빠져 하냐..
(지수의 머리카락이 동백의 얼굴에 스쳐 설렜던 장면 인서트)
동백 : (OFF) 한지수씨는 아름다운 여배우일 뿐이야..
(지수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바라보던 동백 모습 인서트)
동백 : (OFF) 다시는 바라보지도 말고.
(동백이 재희를 때리던 장면 인서트)
동백 : (OFF) 맘에 두지도 말자.. 이건 쇼지 현실이 아니니까.. (손에 들고 있는 이혼 서류를 보며) 현실은 이거니까..
(서류를 들고 있는 손에 끼워 진 커플링을 본다. 씁쓸하게 웃고는 반지를 만진다)
씬/58 지수 집 거실 (저녁)
동백 : (서류를 들고 내려온다)
연경 : (동백을 보고는 시선을 외면한다)
지수 : (뒤돌아 동백을 본다)
동백 : (웃으며 기운 내서) 한지수씨 하신 말씀.. 잘 알겠습니다. 앞으로는 걱정하실 일 없으실 겁니다.
그리고요 이거는 도장 찍어서 내일까지 드리겠습니다. (일부러 더 밝게) 그리고 제 조건은 말입니다.
지수 : (답을 기다린다)
동백 : (씩씩하게) 음.. 소원을 세 가지 들어 주십시오.
지수 : (의외라는 듯 동백을 쳐다본다)
동백 : 지금 당장 조건이 (머리를 긁적이며) 뭐가 떠오를 질 않아서요.
그럼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꾸벅) 안녕히 계십시오. (나간다)
연경 : 소원 세 가지? 니가 무슨 램프의 요정도 아니고..
지수 :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듯 나가는 동백 쪽을 본다)
씬/59 극동 일보 정문 앞 (밤)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오토바이가 서 있다.
상철 : (안고 있는 핼맷을 주먹으로 툭툭 치며 서 있다)
강모와 최회장이 로비에서 나오고, 최회장의 차가 와서 멈춘다.
상철 : (강모를 보고는, 기다렸다는 듯 다가간다)
강모 : (상철을 알아본다, 놀란다) ... (최회장에 웃으며) 회장님, 잠시만요.
최회장 : 어. 그래. (차에 탄다)
강모 : (상철에게 걸어가며) 오랜만이다 상철아. (하고는 상철 팔을 잡고 오토바이 쪽으로 끌고 간다)
상철 : 놔! (강모를 뿌리친다)
강모 : (하는 수 없이 놓는다. 차 안의 최회장을 의식하며) 호주에 있는 거 아니었어? 언제 왔니? 공부는?
상철 : 김상무님 친한 척 하지 마세요 재수 없으세요.
강모 : (감정을 누른다)
상철 : (노려보며) 누나한테 왜 전화 했어? 이제 둘이 상관없는 사람들이잖아.
강모 : (상철을 본다)
상철 : 다시는 우리 누나한테 전화하지 마. 우리 누나 이름도 부르지 말고, 관심도 갖지 말고, 머릿속에서 우리 누나 깨끗하게
지워 버려. 한 번만 더 전화하면 다음엔 너 안 찾아 와. (최회장 차를 가리키며) 저 차 안에 있는 노인네 찾아 갈 거니까
알아서 해. (하고 오토바이로 가서 핼맷을 쓴다, 강모를 한 번 더 노려보고는 타고 간다)
강모 : (불안한 듯 상철을 보고는 뒤돌아 차로 간다)
씬/60 동백 방 (밤)
동백 : (기운 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있다) ... (책상에는 이혼 서류가 놓여 있다) ... (도장에 인주를 묻히는데)
민지 :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다, OFF) 오빠~
동백 : (순간 책상에 엎드려 몸으로 이혼 서류를 덮어 버린다. 그 바람에 도장을 바닥에 떨어뜨린다.
도장이 굴러 장롱 밑으로 들어가는 걸 본다)
민지 : 오빠 자?
동백 : (자는 척) 음... (시간 끌면서 서류를 접어 가슴에 넣는다) 누구니...? (하고는 자고 일어난 척 뒤돌아본다) 민지구나...
(눈을 비빈다)
민지 : 내일 어떡할 거야? 아버지 기일이잖아. 지수 언니 결혼 전에 아버지한테 인사드리러 가야지.
동백 : (대충) 어, 내일이지? 내일 안 된다. 지수씨가 하필 내일.. 뭐가 있어.
민지 : 뭐가 있는데? 그래도 전화 한 번 해 봐.
동백 : 안 돼 안 돼. 우리 둘이 가 내일은.
민지 : 전화나 해 보고!!
동백 : 글쎄 안 돼. 오빠 졸려 나가 나가. (하고 책상에 다시 엎드린다)
민지 : 허, 진짜! (노려보다가 방바닥에 있는 동백 핸드폰을 몰래 집어 나간다)
동백 : (슬그머니 고개를 들어 민지가 나간 것을 확인한다, 안도) 휴..
(긴 자를 책상 서랍에서 꺼낸다. 도장을 빼내려 장롱 밑을 자로 휘젓는다)
씬/61 민지 방 (밤)
민지 : (통화 기록을 찾으며 방으로 들어온다) 앞으로 얼마나 잡혀 살려고 아빠 산소 가자는 소리도 못 해?
쳇! 뭐야? 한지수는 없고 맨 한지수 매니저야? 여기라도 걸어 봐야겠다. (전화를 하고 긴장하는) 아.. 여보세요?
지수 언니 매니저신가요? 저는 구동백씨 여동생 구민지라고 합니다. 언니랑 통화를 좀 할 수 있을까요?
너무너무 중요한 일인데요. (상대가 바꿔주겠다고 했는지 기분 좋아 주먹 쥐며) 앗싸~!
씬/62 지수 방 (밤)
연경 : (지수에게 전화를 준다) 민지씨 전화다.
지수 : (뭔가 싶어 전화를 받는다) 네, 민지씨. (듣고는) 네.. 아.. 그래요? (난처한) 음.. 내일은 내가 일이 좀..
민지 : (OFF) 언니 바쁘신 거 아는데요 결혼 전에는 인사 드렸으면 좋겠는데. 멀지도 않은데. 잠깐도 안 되세요?
아주 잠깐 절만 드리고 오면 되는데.
지수 : (난처한) 그럼.. 한 번 스케줄 보고 연락드릴게요. 네. (끊는다)
연경 : 뭔데?
지수 : 내일 구동백씨 아버지 기일이라고, 산소에 가자고 그러네?
연경 : 민지씨 입장에선 당연히 가자 그러지. 어떡하냐?
지수 : (고민스러운) ... (핸드폰이 울린다.‘강모’다) 음, 강모씨.
씬/63 강모 집 거실 + 지수 방 (밤)
강모 : 상철이 만났다. 회사로 찾아왔었어.
지수 : (놀라는) 그랬어요? 거기까지 갔어?
강모 : 걔 왜 아직 호주 안 가고 있니?
지수 : 나 결혼 하는 거 때문에.. 지도 화가 나는지 내 말을 안 들어.
강모 : 그래? 어떡하니? 그 녀석 여기 있는 거 너나 나나.. 아무한테도 도움 안될 텐데...
지수 : (고민스러운) 보내야지.. 어떻게든 보내야지.. (한숨) 하..
씬/64 동백 방 (밤)
동백 : (장롱 밑에서 도장을 어렵게 빼내고는) 나왔다. (땀을 닦으며) 어후, 장롱 들 뻔했네. (도장에 묻은 먼지를 후후 분다.
책상 앞에 앉아 인주를 묻힌다. 잠시 이혼 서류를 본다) 찍어 뭐 어려운 거라구.. (도장을 꾹 찍는다) 꾹!
(찍힌 도장을 보며 잠시 씁쓸하게 웃다가) 결혼도 하기 전에 이혼 도장부터 찍는 놈은 세상에 나 밖에 없을 거다.
씬/65 지수 집 거실 (밤)
지수 : (고민스러운 표정으로 창가를 서성이고 있다)
씬/66 동백 방 (밤)
풀 샷으로, 동백이 서류에 도장을 찍어 옆에 놓고 다음 장을 찍어 옆에놓고 하는 뒷모습이 보인다.
문이 스르르 열리고 핸드폰을 방바닥에 밀어 넣는 민지의 손만 보인다.
잠시 후 핸드폰이 울린다.
동백 : (돌아본다. 핸드폰을 받는다) 여보세요. (놀라는) 아, 한지수씨.
씬/67 국도를 달리는 지수 차 + 차 안 (낮)
연경이 운전하고, 보조석에는 민지. 뒷좌석에는 동백, 지수가 있다.
민지는 기분 좋은 얼굴이고, 동백은 얼떨떨한 표정이다.
지수 : (OFF) 상철이한테 제가 결혼한다는 걸 인정하게 해줘야 될 거 같아서요.
불편하시겠지만 아버님 산소에 상철이랑 같이 갈게요. 죄송해요.
상철이 탄 오토바이가 지수 차 뒤를 따라간다.
상철 : (불만스러운 얼굴이다)
지수 : (OFF) 내일 구동백씨 아버지 기일이라 양평에 갈 거야. 상견례 겸해서 다 같이 볼 거니까 너도 와. 싫어도 와.
안 오면.. 그땐 진짜 남남 되는 줄 알아.
씬/68 동백 아버지 산소 (낮)
민지 : (대나무 소쿠리 두 개에서 북어, 산적, 과일, 청주 등을 꺼내 차린다)
지수,연경 : (뒤 쪽에 서 있다)
상철 :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마음에 안 드는 표정으로 서 있다)
동백 : (마지막으로 은단을 올려놓는다) 아버지 좋아하시는.. 은단!
민지 : 언니, 이쪽으로 오세요.
지수 : 네. (하고 앞으로 간다)
민지 : 오빠, 언니랑 같이 절 해야지.
동백 : (왠지 죄송스럽다) 어어.. 그래. (지수 옆에 선다)
민지 : 아빠, 여기에 웬 예쁜 아가씨가 같이 왔나 하셨죠? 아빠 며느리예요.
지수 : (미안한 마음이 드는 지 고개를 숙인다)
민지 : 놀라지 마세요. 이 언니가 우리나라 최고 배우예요. 아빠가 하늘에서 도와 주셔서 오빠가 최고 좋은 여자 만났나 봐요.
아빠 고마워요.
동백 : (죄스럽다)
민지 : (술을 따라 동백에게 준다)
동백 : (술을 올린다) ... (어색하게) 지수씨.. 절..
지수 : (동백과 절을 하며, OFF)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동백 : (지수와 절을 하며, OFF) 아버지 다 보고 계시죠? 이해해 주세요.
연경 : (절하는 둘을 본다. 씁쓸하다)
상철 :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풀을 이빨로 뜯으며, 절하는 둘을 바라본다)
씬/69 강모 사무실 + 산소 일각 (낮)
강모 : (화가 난 표정으로 신문을 보며 전화 중이다. <유재희 코 부상, 한지수와의 영화 촬영, 2주간 연기>) 연경아 어디니?
지수 지금 좀 보자. (기가 막혀) 뭐?! 어디?!
연경 : 상철이 때문에.. 이 결혼 믿게 만들려고.. 그렇게 됐다.
강모 : (기가 막히고) 하.. (하다가) 유재희.. 구동백 그 사람이 때렸다는 얘기가 있던데, 사실이야?
연경 : (난감한) 어? (하는 수 없이) 어..
강모 : (기가 막혀 하는) 맞아? (화가 난다) 연경아, 그런 일이 있었으면 나한테 먼저 얘기 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연경 : 잘 처리 됐어. 너 신경 쓸까 봐 일부러 말 안 한 거야.
강모 : (기분이 상하는) 하.. (잠시 생각하고는) 안 되겠다. 더 이상은 니들한테만 맡기진 못 하겠어. 이제.. 내가 직접 나서야겠다.
씬/70 동백 아버지 산소 (낮)
동백, 민지는 일각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다.
동백 : (밥을 씹으며 뒤쪽을 본다) ...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수와 상철이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지수 : 가서 같이 먹자. 기다리잖아.
상철 : (앉아서 막대기를 바닥에 툭툭 치며, 마음에 안 드는) 내가 뭐 저 사람들하고 여기 밥 먹으러 왔어?
무조건 가야 된다고 생난리를 쳐서 왔더니. 쳇! 뭐 대단한 자린가 했네.
지수 : (달래는) 나 너랑 진짜 잘 지내고 싶어. 근데.. 결혼은 안 할 수 없어. 그건 니가 이해해 줘. 나 저 사람이랑 결혼 할 거니까
결혼식만 보고 호주 돌아가서 공부 계속 해. 누나가 부탁할 게.
상철 : (기막혀) 결혼은 누나 맘대로 해. 호주가는 건 내 맘대로 할 테니까.
지수 : (강하게) 누나 말 들어 상철아!
상철 : (벌떡 일어나며) 왜 날 호주 못 보내서 이 안달이야?!
동백 : (싸우는 두 사람을 지켜본다) ... (상철이 화를 내며 나무 막대기를 집어 던지고 지수는 속상한지 고개를 돌리는 게 보인다)
연경 : (강모와의 통화로 착잡하다. 와서 앉는다)
민지 : (분위기가 싸하자, 연경에게) 두 사람 또 싸우나 봐요.
연경 : (걱정스럽게 지수 쪽을 본다)
동백 : (안 되겠는지) 민지야 거기 노끈 좀 줘 봐.
민지 : 노끈? (노끈을 동백에게 주고는 지수와 상철 쪽을 보고 있다)
동백 : (대나무 소쿠리 두 개를 합쳐, 노끈으로 엮어, 공을 만들기 시작 한다)
연경 : (그런 동백을 본다) ...?
지수 : 내가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하면 호주 갈 거니?
상철 : (짜증) 진짜! 왜 여기까지 끌고 와서 계속 똑같은 소리야! (소리친다) 안 간다니까! 나 호주 안 가!
이때 소쿠리 공(이하 공)이 날아 와 상철 앞에 떨어진다. 앞을 쳐다 보면 동백이 서 있다.
동백 : 상철아~ 그거 소쿠리 공 차! 우리 축구 한 판 하자!
상철 :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린다)
지수 : (그런 동백을 본다)
동백 : 차 봐 임마!
민지 : (동백 생각을 알아차리고 손을 탈탈 털며 일어난다) 그래 재밌겠다. 한씨 대 구씨 편먹고 시합 하자. 진 팀 맥주 사기!
동백 : 맥주 좋지~ 지수씨 어때요?
지수 : (동백을 보다가 상철을 본다)
상철 : 너나 하든가. (하고 공을 툭 차 버린다)
민지 : (돌멩이 두 개를 가지고 골대를 만든다) 여기는 구씨네 골대.
동백 : (돌멩이로 골대를 만들며) 한씨 골대는 여기하자. 메니저님 심판 좀 봐주세요.
연경 : 예.. (지수와 상철을 살핀다)
동백 : (공을 툭툭 몰며) 자, 경기 시작 됐습니다. 상대팀 선수들이 없습니다. 골대 비었습니다.
노마크 찬스.. 그냥 차면 들어갑니다. 찼습니다. (골대에 공을 차 넣고는) 골! 1대 0!
민지 : (동백과 하이파이브 하면서) 오~! 시작 좋아~!
상철 : (어이없다는 듯) 쳇!
지수 : (일동이 있는 쪽으로 간다)
동백 : 상대 선수 한 명 입장합니다. 혼자로는 안 될 텐데요. (공을 지수에게 차주며) 공 차세요. 차시면 시작입니다.
지수 : (잠시 망설이고는 공을 찬다)
동백 : (공을 받아서) 중간차단! (민지에게 패스하며) 민지 몰아!
민지 : (몰고 가서 골대 안에 공을 차 넣는다) 골! 2대 0!
동백 : (민지와 하이파이브하며) 우우~~! 구씨네가 쭉쭉 앞서 갑니다.
상철 : (기가 막혀) 차..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기분이다)
동백 : 지수씨, 한 번 몰아보세요.
지수 : (해볼까 하는 표정으로 공을 툭툭 차고 앞으로 간다)
민지 : (어느 새 달려와 공을 뺏고는) 오빠 패스! (동백에게 준다)
동백 : (공을 받아 슛을 하는) 슛! (골대 앞에 공을 막는 발. 상철이다) 어우, 상대편 골키퍼가 이제 오셨네.
지수 : (그런 상철을 본다)
동백 : 이제 제대로 시작인데. 2 대 0 안 접어준다. 니가 늦게 왔으니까.
상철 : (승부욕이 발동하는 지 동백을 보며 쟈켓을 벗는다)
상철이 공을 몰고 민지와 동백을 피해 두 골을 연속으로 넣는다.
상철 : 2대 2 동점, 접어 줄 필요 없어.
동백 : 오, 호주로 전지훈련 갔다 왔나 봐. 실력파야! 좋아~ 이제부터 진짜다!
씬/71 몽타쥬
C#1 민지가 공을 차다 동백에게 패스한다. 지수가 와서 공을 뺏으려 하자 동백이 약만 올리다가 피해가고 지수가 웃는다.
C#2 강모가 동백 관련 파일을 넘겨 본다.
C#3 상철이 민지를 몸으로 밀치고는 공을 뺏어 골인 시킨다. 민지는 흥분하며 ‘저런 씨~’, 동백이 보고 웃는다.
C#4 강모가 파일 속의 동백 사진을 유심히 본다.
C#5 동백이 신나게 공을 몰다가 제대로 미끄러진다. 민지, 지수, 연경이 웃는다. 상철도 고개 돌려 피식 웃는다.
상철 : (공을 몰다가 골대 앞에 있는 지수에게 공을 패스한다)
지수 : (공을 받고는 멈칫한다) ... (상철을 본다)
동백 : (일부러 막지 않고 기다리는데, 민지가 뺏으려고 달려들자 저지시킨다)
지수 : (공을 차서 골대에 넣는다)
동백 : (아쉬워하는) 아~! 7대 8! 역전 당했어!
연경 : (시계를 보고는 소리친다) 경기 끝!
지수 : (상철을 보고는 하이파이브 하자는 듯 손을 든다)
상철 : (그런 지수를 한 번 보고는, 망설이다가 대충 지수의 손을 친다)
지수 : (기분이 좋은 지 웃는다)
동,민,연 : (둘의 화해에 함께 기분이 좋다)
상철 : (멋쩍어 진다) ... (가 버린다)
지수 : (동백을 고마운 듯 본다)
씬/72 동백 아버지 산소 일각 (낮)
동백 : (땀을 닦고는 물을 마신다) 뛰었더니 덥네. (누군가 공을 내민다. 쳐다보면 지수다) ... (공을 받으며) 예..
지수 : 소쿠리 축구.. 정말 즐거웠어요.. 고마워요. (목례를 한다)
동백 : (얼떨떨하다)
지수 : (걸어가다가 살짝 뒤돌아 동백에게 미소를 짓는다) (바람에 지수의 머리가 휘날린다, 햇살에 지수의 모습이 눈부시다)
동백 : (그런 지수를 보자 마음이 또다시 설렌다) ...! (지수를 보며, OFF) 안 되는데.. 진짜로 안 되는데.. 도와주세요 아버지..
지수와 동백이 서로 바라보는 풀 샷에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