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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명고] 24
씬1. 낙랑국, 은포관문 전쟁 몽타주 (밤)
전쟁을 알리는 전고(戰鼓)가 두두두둥- 긴박하게 울리고 있다.
등에 깃발을 꽂은 전령1,2,3,4, 각각 다른 방향으로 미친 듯이 질주한다. 전투가 벌어졌음을 알리러 가는 군사들이다.
라희 : (칼을 빼든다) 진양궁에 알리라!!! 고구려 놈들이 쳐내려 왔음을 알리고, 폐하께 군사를 청하라!!
라희의 외침에 궁수, 불붙은 화살을 밤하늘을 향해 쏜다. 불화살이 밤하늘을 가른다.
봉화대를 지키는 군사들, 멀리 밤하늘을 가르는 불화살을 본다.
산 위 봉화대에 쌓여있는 장작더미 위, 불을 붙인다. 이미 기름을 먹여 놓은 장작이라 화르륵- 봉화불이 붙는다.
산과 산의 등성에 봉화가 순차적으로 켜지고. 양쪽 군사들이 치는 전고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낙랑국 군사와 고구려 군사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라희와 호동, 군사를 각각 지휘한다. (지휘관들이니 전방에서 백병전 하듯이 싸우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기를 쓰고, 다가가는 군사들이 있지만, 라희의 호위병들, 태추와 일품, 차차숭 등 호동의 호위병들에 의해 베어진다.
라희 : (군사들에게 소리친다) 호동의 목을 베라!! 장수를 잃으면, 고구려군은 깨진다!! 호동을 노려라!!
호동 : 양 날개를 공략하라!! 전방을 뚫어라!! (지휘하는)
라희를 보호하는 낙랑의 장수들.
부달 : 후방으로 가셔야합니다!!
라희 : 어느 장수가 전장을 떠나는가!
하호개 : 차후마마 기다리십니다!!
라희 : 그대들은 나를 한낱 계집으로 보는가·태녀로 보는가!!
그대들 중 손자의 병법을 아는 이가 누구며!! 폐하께 직접 검을 배운 자가 있는가!!
부달 : 마마!!
라희 : (군사들을 돌아보며 큰소리로) 호동에 떨어진 목을 망태기에 담아 고구려왕에게 보낼 때까지 결코, 떠나지 않는다!!
이 태녀, 은포를 버리지 않는다!!
라희, 이를 빠드득- 갈며, 멀리 고구려 군사들과 함께 있는 호동과 자명을 본다.
씬2. 은포관문, 호동 있는 곳 (밤)
호동 : .. (심각한 표정으로 불화살을 본다)
자명 : (저게 뭐죠? 하는 눈빛으로 차차숭을 본다)
차차숭 : 봉활 올리는 거야. 전쟁 났다구..
자명 : 여긴 낙랑땅이잖아요! 고구련 강 건너 멀구! 군사들이 몰려올 꺼잖아요!
태추 : 낙랑공주 생포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리 겹겹이 싸고 있으니!!
자명 : !! (놀라서 호동을 본다)
호동 : (고개를 끄덕인다) 낙랑공주를 국내성으로 사로잡아가야 한다. 아바마마의 군명이요. 이번 전투에 목적이다.
자명 : ...
씬3. 은포관문, 외곽/왕자실의 마차 안 (밤)
왕자실과 모양혜를 비롯한 일행들, 미친 듯이 안전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왕홀과 도수기, 부퉁, 호위를 맡은 군사들.
보병들, 창을 세우고 후방을 경계하며 전속력으로 달린다.
왕자실, 들고 있는 종을 흔든다. 마차와 일행들, 멈춘다.
치소 : 마마!!
왕자실 : (드리운 천을 열고) 마차를 버린다!! 낙랑에 차후가, 전쟁에 짐이 될 순 없다!!
씬4. 은포관문, 외곽 (밤)
왕자실과 모양혜를 비롯해 전원 말을 타고 달리고 있다.
씬5. 어느 민가 전경 (밤)
(자막) 수악(守岳), 은포관문 후방 10킬로미터 지점.
은포관문에서 이십오 리를 떨어진 외딴집이다.
왕홀의 군사들, 집을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다.
도수기와 부퉁, 군사들에게 긴장한 얼굴로 경비 위치를 지시하고 있다.
씬6. 수악, 민가 마당 (밤)
치소와 궁녀들, 가마솥을 밖에 내걸고 밥을 짓고 있다.
치소는 작은 숯불화로에 왕자실의 밥을 따로이 하고, 큰 가마솥에는 군사들 먹일 밥을 한다.
치소와 모양혜, 각각 밥 짓는 일 감독하느라 바쁘다.
치소 : (궁녀가 화로 위에 작은솥을 만지려 하면) 차후마마 진지는 내가 짓는다!
모양혜 : (큰솥을 보며) 쌀을 더 부어!! 밖에 군사들에게 주먹밥 두 개씩은 돌아가야지! (이런 얘기 하고)
왕홀, 왕자실에게 인사한다.
왕자실 : 여기서 태녀를 기다리마.
왕홀 : 도수기와 군사들 전원을 두고 갑니다!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전령을 보낼테니
뒤도 돌아보지 마시고, 진양궁을 향해 달리십시오!
왕홀, 왕자실에게 인사하고, 손 걷어붙이고 밥하는 모양혜와 시선 부딪치면 목례하고 밖으로 서둘러 나간다.
잠시 생각하던 왕자실, “대장군!!” 부르며 따라 나간다.
모양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씬7. 동, 민가 떨어진 곳 (밤)
왕자실, 따라나왔다. 왕홀, 말에서 내려선다.
왕홀 : (부퉁을 보며) 먼저 출발해라!!
부퉁 : 예, 장군!! (군사들에게) 가자!!
부퉁과 군사 두어명 말에 박차를 가하며 먼저 달려가고 있다.
도수기와 군사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 고함쳐도 들리지 않는 거리.
왕자실, 부퉁 일행 사라지면.
왕자실 : 기횔 틈 타 자명일 처리해야 한다.
왕홀 : 누님! 지금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그런 말씀이 나옵니까!!
왕자실 : (OL) 전투가 벌어졌단 얘길 듣고, 바로 말달려 호동에게 가는 아이다!
살려둬 봤자 고구려 편에 설게 뻔한데, 그런 왕녀를 살려 뭐하리!!
왕홀, 왕자실을 한번 보다 말에 올라 박차를 가해 달려간다.
씬8. 은포관문 가는 길 (밤)
모양혜, 말을 달려 왕홀을 쫓고 있다.
왕홀, 부퉁과 군사들을 따라잡고 있는 중이다.
모양혜, 왕홀을 쫓을 수가 없자 “홀아!!! 홀아!!!!” 소리친다.
왕홀, 돌아본다.
모양혜 : 뿌쿠를 데려와라!
왕홀 : 일각이 급합니다. 그런 쓸데없는, (하는데)
모양혜 : (OL) 자명이를 내 앞에 데려와라.
왕홀 : !! (쿵-) 알고.. 계셨습니까...?
모양혜 : 이 모양혜!! 시동생이자 남편인 홀이 네게 정붙이고 산다고.
자실이년에게 우리 장군의 원술 갚아야한다는 이유조차 잊고 사는 건 아니야!
왕홀 : 형수님!!
모양혜 : 내게 효도를 다하고 싶으냐? 이 모양혜가 율구헌에서 쫓겨나 피 토하며 죽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자명이를 살려 데려와야 한다!!
멀리 전장에서 북소리가 쿵쿵- 들려온다.
왕홀, 모양혜를 한 번 보다 달려간다.
씬9. 낙랑국, 왕검성 망루 (밤)
멀리 산등성이에 봉화불이 보이고. 망루에서 전고가 울리고 있다.
이미 류지와 도찰, 망루에 올라 살펴보고 있다. 류지와 도찰, 전부 갑옷차림이다.
역시 갑옷차림의 최리, 급히 망루로 올라온다. 전고 멈추고, 군사들 전부 무릎 꿇고 예를 표하고.
도찰 : 묵방,민봉,알지,은포. 네 곳에서 동시에 봉화가 올랐습니다!!
최리 : 동원된 고구려 군사 수는!! 선봉장이 누구냐!!
도찰 : 확실한 전황은 파발이 와야 알 수 있습니다!!
류지 : 제가회의도 없었고! 오나부가 전쟁을 합의했다는 세작의 전언도 없었습니다!
대규모 군사 이동 또한 보고된 바가 없었습니다!!
최리 : 무휼이 왜!! 왜 갑자기 이유 없는 도발을 감행했단 말이냐!! 대체 무얼 노리고!!
류지 : 혼담을 깬 보복 아니겠습니까? (최리를 본다) 태녀마말 모셔올 군사를 따로이 보내야합니다.
최리 : 태녀는 꽃병에 꽃이 아니다!! 군사를 지휘하고, 전선을 다룰 수 없다면 낙랑국에 왕이 될 수 없나니!!
모병하칙(募兵下勅)을 내리겠노라!!
류지/도찰 : (무릎 꿇는다)
최리 : 알지에 혼미현 군사를!! 민봉,묵방에 남한현 군사를!! 은포에는 누방현 군사 각각 칠백씩을 보내라!!!
류지/도찰 : 삼가 성지를 받드나이다!!! (군례하고)
씬10. 고구려, 국내성 전경 (새벽)
불이 환히 밝혀져 있다.
강국전 앞에 북이 울려 퍼지고 있다.
씬11.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새벽)
대무신왕, 오락가락 하고 있다.
대무신왕 : 어째서 아직, 네 관문 중 단 한곳에서도 승전고가 당도치 않는 게냐!!
을두지 : 묵방은 마조장수가 지키고 있으니, 대장군이라도 쉽게 뚫을 수 없음이고.
죽이는 일은 쉬우나, 생포하는 일은 몇 갑절 어려우니. 왕자마마 또한 은포를 쉬 뚫기 어려움입니다.
대무신왕 : 누가 모르는가!! 말등에서 자고, 말등에서 먹고!! 우리 고구려 군사들은 푹 퍼진 최리의 오합지졸과는 다르다!!
어찌 한 칼에 쓸어 담지 못하는가!!
황급히, 추발소 들어온다.
추발소 : 폐하!! 진양궁 세작의 전언입니다!!
대무신왕 : 말하라!!
추발소 : 최리가 모병하칙을 내려 혼미,누방현 군사들을 각각 칠백. 남한현 군사 천사백을 네 관문으로 지원했다 하옵니다!!
대무신왕 : !! 여우같은 놈! 유헌놈과 십년이나 칼부림을 하더니, 닳구 닳았구나!! 이리 빨리 치고 나오다니!!
을두지 : 왕자마마께 지원군을 보내야 하옵니다!!
대무신왕 : 지금 보내봐야 최리의 군사보다 늦어!! 호동은 할 수 있다!! 반드시 은포를 뚫고, 최리에 딸을 데려온다!!
씬12. 은포관문 (새벽)
시신들이 산을 이루고 있다.
군사들 서로, 양편에서 화살을 쏠 뿐 접근이 어려운 지경이다.
씬13. 낙랑국, 은포관문 라희 있는 곳 (새벽)
안전지대에 파오가 쳐져 있다.
고구려 궁수들의 화살이 미치지 못하는 거리에 라희의 지휘본부가 마련되어 있다.
파오 앞에, 탁자가 있고. 라희와 왕홀, 하호개, 대책 논의를 하고 있다.
라희 : 누방현 지원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하오!
왕홀 : 군사수가 적은 고구려가 전투에 쓰는 법은 한가집니다! 속전속결!
하호개 : 죽을똥,살똥 벌떼처럼 붕붕-거리는 놈들에게서 어찌 시간을 번다..
부달과 부퉁, 전선을 시찰하고 돌아온다.
왕홀 : 어찌 되었는가!!
부달 : 우리 군사, 고구려 놈들!! 시체가 산입니다!! 한발 내디디면 시체가 걸려, 군사를 끌구 나갈 수가 없는 지경입니다!!
부퉁 : 밥이 더 급합니다. 창이든,칼이든 쥐구 있을라믄, 이젠 목구멍에 밥 한뎅이라도 넣어줘야 합니다!!
라희 : !! (좋은 생각이 났다) 중랑장은 부퉁을 데리고 고구려군에 다녀오라!!
씬14. 은포관문, 호동의 파오 앞 (새벽)
호동, 부달과 부퉁이 전령으로 오는 모습을 본다.
그 뒤로 자명과 태추, 일품, 차차숭 등이 있다.
부달 부자의 뒤로, 낙랑국 작은 깃발을 든 전령1과 가슴에 북을 맨 전령2가 같이 있다. 전령2, 북을 치며 온다.
부달 : 낙랑국 태녀마마의 전언이오!!
호동 : 말하라.
부달 : (두루마리를 쫙- 펼치는데 좀 어렵다. 부퉁에게 준다) 네 놈이 하라.
부퉁 : (두루마리를 받아서 읽는) 낙랑,고구려 양국 군사의 시체가 산을 이뤄 일진도 일퇴도 할 수 없을 지경이니! 일식경의
휴전을 제의하노라. 시신을 치우고, 부상자들을 후방으로 옮기고. 양국 군사들이 밥 한끼 먹을 시간을 갖기 원하노라!
태추 : 지원군이 오기까지 시간을 벌려는 수작질!!
부퉁 : 싫으면 시신들 밟고, 넘어오든지!
부달 : 니들은 휘하 군사들이 죽어나자빠지는데, 시신도 안 거두고! 부상자도 안 데려 가냐!! 이 쌍스런 놈들아!!
태추 : 애비나, 자식이나! 어디 무식하기 짝이 없는 놈들을 전령으로 보내!!
부달 : 이놈이!! 내가 니 애비뻘이다!! 어디 전령한테!!
호동 : 낙랑국 태녀의 제의를 받아드리겠노라!
태추 : 안됩니다, 왕자마마!!
호동 : 한식경 후에 전투를 재개한다!! (태추에게) 군사들에게 밥을 먹이고, 시신을 수습시키고, 부상병들을 데려오라!!!
부달 부자, 전령1,2와 달려간다.
태추 : 시간 끄는 수작인지 뻔히 아시면서, 어쩌자구 들어 주십니까!
호동 : 내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씬15. 은포관문 몽타주
낙랑국 군사들,고구려 군사들, 각기 자신들의 진영에서 밥을 짓는다. 솥에 그대로 쌀가마의 쌀을 붓고(씻지 않고), 물을 붓는다.
자명과 미추와 소소, 다 된 밥솥에 소금을 뿌려, 주걱으로 저어 식히고, 취사담당 군사들(옷이 다르다)과 주먹밥을 뭉친다.
라희와 왕홀을 비롯한 장군들과 낙랑군사들, 주먹밥을 먹는다.
등에 흰 기를 꽂은 위생군사들, 부상병들을 들것으로 이송한다.
고구려·낙랑국 위생군사들, 부딪치면 서로 으르렁-거린다.
씬16. 호동의 파오 안
호동, 일품과 차차숭, 작전을 짜고 있다.
호동 : 할 수 있겠는가?
차차숭 : 예, 마마. 그물 날리는 것은 기예로 뼈 굵은 저희놈들이 가장 잘해낼 수 있습니다.
호동 : (일품을 본다)
일품 : 뿌쿠를 살려주신 은혜, 목숨으로 갚을 준비가 돼있습니다.
호동 : 고구려 백성도 아닌 차차숭에.. (일품을 보며) 너는 더구나 낙랑국 사람인데.. 큰 짐을 지우는구나.
내, 왕이 되는 날 너희 둘을 태추의 옆자리에 앉히겠노라.
차차숭 : 황공하옵니다!!
태추, 뛰어 들어온다.
태추 : 연나부의 화살이 도착했습니다!
호동 : 알았다!! 장거리 궁수들 중에서도 가장 팔 힘이 좋은 자들로 가려 뽑으라!!
태추 : 예, 왕자마마!! (나가고)
자명, 주먹밥을 들고 들어온다.
자명 : 왕자님.
호동 : .. (보다, 차차숭과 일품에게) 내 지시에서 한 치도 어긋남이 있으면 안된다!
차차숭/일품 : 예, 마마!!
호동 : (두 사람에게) 나가들 있으라.
두 사람, 인사하고 밖으로 나간다.
씬17. 호동의 파오 앞, 일각
연나부에서 도착한 특수화살을 점검하는 태추.
차차숭과 일품, 그물에 갈고리를 달고 있다. 다른 군사들, 그냥 그물 갈무리 하고 있고.
차차숭과 일품을 걱정스럽게 보는 미추.
미추 : .. 우리가 꼭 전쟁까지 해야 해..?
일품 : 단장님, 아줌마랑 같이 떠나셔도 되요. 뿌쿠 살려준 은혜는 제가 갚아요.
차차숭 : 뿌쿠 때문이 아냐. 남의 피 보는 일인데,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인데..
이건 뭐냐?? 이제사 사내답게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드니.
미추 : 차차숭..
차차숭 : 기예하면서, 웃음 팔고. 평생 희희낙락 하는게 차차숭 인생이다 생각했다만..
미추야. 나두 말이다. 사내답게, 한번 살아보고 싶잖아.
미추 : 그냥 가늘구.. 길게 살믄 안되까?
차차숭 : 평생 가늘게,가늘게 찍찍- 물똥 찌그리며 살아왔잖애. 이 차차숭, 대장군은 아니래두 장군 소리 함 들어보구 싶다.
굵은 똥 한번 싸구 묵직하게 살다가게 해주라. 응?
미추 : ..
씬18. 호동의 파오 안
호동과 자명,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자명 : 난 아마 낙랑에 갈 수 없을지도 몰라요.
호동 : 그래. 낙랑국 장수를 벴으니.. 그 땅을 밟을 수 없을지도. 미안하다, 뿌쿠야..나로 인해 네 평생에 한이 깊어질 것 같구나.
자명 : 낙랑공주 사로잡는 일, 나도 해요.
호동 : 안된다!
자명 : 낙랑국에서 군사들이 오잖아요! 낙랑공줄 잡지 않으면, 당신은.. 죽어도 여길 떠나지 않을 꺼잖아.
호동 : 어느 사내가, 자기 여자에게 칼을 들려 피 비린내를 맡게 한다더냐!
자명 : 왕자님은.. 내가 어떤 여자길 바래요?
호동 : 생각 안해봤다.
자명 : 비단 옷에, 화려한 장신구에. 꽃 같이 꾸미고 후원에 앉아 평생 당신만 기다리는 여자가 되길 바라나요?
호동 : 것도 좋겠지. 그런 너도 보고 싶군.
자명 : 심번에서 내게 그랬죠? 자기가 누군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에 던져진 이율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호동 : 그래.
자명 : 어쩌면.. 나, 왕자님을 만나고.. 왕자님의 아픔을 같이 하고.. 그게 내가 세상에 난 이유인지도 몰라.
내가 누군지 과걸 찾는 것보다.. 당신이 옆에 있는 현재가 더 소중해 돌아왔어요.
호동 : 뿌쿠야..
자명 : 고구려에 도움 되는 여자도 아니고.. 사내의 욕망을 풀어주는 계집도 아니고..
나는 말이에요. 죽을 길이든, 살 길이든.. 피하지 않고, 모든 걸.. 함께 나누는 사람이 되고 파요.
호동 : ..
(소리) 북소리-
자명 : 한식경이 지났어요. (칼을 든다)
씬19. 은포관문, 라희 있는 곳/호동 있는 곳
낙랑국과 고구려 대치하고 있다.
차차숭과 일품, 자명, 그들에게 배정된 군사들, 긴장한 얼굴로 그물을 갈무리 하고 있다. 고구려 궁수들, 활을 배정 받고 있다.
호동 : 깃을 하나씩 잘라냈다. 멀리 가는 대신, 중심을 잃고 다른 방향으로 날아갈 수 있지.
(시범 보이면서) 광막풍(廣漠風)이 불 때를 기다려 옆으로 이만큼(15도 각도) 눕혀서 쏴야 한다.
반드시, 태녀의 호위병들을 쏘아 맞춰야만 한다!
궁수들 : 예, 왕자마마!!
태추, 깃발을 들고 낙랑진영으로 나간다.
태추의 옆에 역시, 북을 치는 고구려군사1, 고구려기를 든 군사2.
태추 : 우리 왕자마마께오서 낙랑국 태녀마마께 수장싸움을 청하셨습니다!!
라희 : !! 뭐라?
왕홀 : 호동왕자가 미쳤는가!!
태추 : (호동이 쓴 두루마리를 펼쳐, 큰소리로 낙랑군사들이 듣게 외친다) 낙랑국에 왕위를 이어 받을 태녀가
수장싸움 하나 응하지 못하는가!!
(인서트) 호동, 두루마리에 편지를 쓰고 있다.
(호동의 소리) : 그대, 낙랑공주는 꽃이나 꽂고, 비파나 탈줄 아는가?
수장싸움 하나 하지 못하는 태녀를 그대 낙랑국 군사들은 뭘 믿고, 따르겠는가?
라희 : .. (새파란 눈빛으로 태추를 노려본다)
낙랑국 군사들, “맞아!! 고구려 왕자놈 말이 맞아!!” 동요한다.
라희 : .. (파르륵- 떤다)
하호개 : 내 저 놈의 목을 당장!! (칼을 빼든다)
왕홀 : (하호개에게) 동요하지 마시오!! (라희에게) 태녀마말 모욕해 격분시키려 하는 수작!! 절대 넘어가선 안됩니다!!
라희 : 알고 있소.. 저런 유치한 선동에 넘어갈 내가 아니니. (이를 깨문다)
태추 : 낙랑국은 후일이 없으니, 차라리 오늘 고구려에 무릎을 꿇고, 목숨을 건지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두루마리 말아 접고) 우리 왕자마마께오서, 열합을 싸우되 세합을 접어주실 것이며 나머지 일곱합 안에,
마마의 옷자락이라도 베면 크게 사죄하고 물러가겠다 하셨소!!
낙랑국 군사들, “수장싸움!! 수장싸움!! 수장싸움!!” 하며, 발로 땅을 구르고 북을 치며 라희가 싸움에 응하기를 청한다.
낙랑장수1 : 태녀마마!! 낙랑국 군사들은 마마의 검을 보고 싶습니다!!
부달 : 아구리 다물어!! 감히 니 놈이 태녀마마 검을 의심한단 말이냐!!
낙랑장수1 : 고구려가 크게 접어준다니, 밑질게 없습니다!!
라희 : (일어난다) 가, 고구려 왕자에게 전하라!!
군사들, 조용하고 듣는다.
라희 : 일전에 한나라 태산관에서 고구려 왕자는 우리 대장군과 겨뤄 승패를 내지 못했다!!
낙랑국의 대장군과 겨뤄 이긴다면, 이 태녀가 직접 호동왕자와 겨루리!!
호동 : (다 들린다. 차차숭에게) 걸려들었다..
차차숭 : (고개를 끄덕인다) 깃발을... 올려 알리겠습니다.
자명 : .. (호동을 본다)
호동 : .. (고개를 끄덕인다)
씬20. 호동과 왕홀의 수장싸움
고구려 쪽에서 호동, 말을 거칠게 몰고 나온다. 왕홀, 역시 말을 세차게 몰고 나온다.
격식이나 인사 나누지 않고, 곧바로 검을 마주친다.
호동과 왕홀, 수합에 걸쳐 검을 겨눈다.
호동, 점점 밀리기 시작한다.
왕홀은 뛰어난 장수라,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져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호동 진짜로 밀리는 듯 검을 나누고 있다.
왕홀, 호동을 밀기 시작한다.
고구려 군사들, “왕자마마!!! 왕자마마!!!” 북을 울리며 응원하고.
낙랑국 군사들, “우우!! 우우!! 도망치지 마라” 소리치며 호동을 야유한다.
씬21. 동, 일각
태추, 풀을 쥐고 날려본다. 낙랑국 쪽으로 풀이 날린다.
태추 : 광막풍..이 왔다..
고구려 장거리 궁수들, 태추의 수신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자신들의 위치로 이동한다.
자명과 일품, 차차숭, 태추, 휘하 군사들을 데리고 소리없이 이동한다.
말 위에, 올라타는 자명 일행.
씬22. 호동과 왕홀, 겨루는 곳
호동, 왕홀과의 싸움에서 패색이 완연하다.
호동, 보면 차차숭, 이미 측면으로 돌아 준비를 완료했다.
차차숭, 작은 깃발을 흔들어 호동에게 신호를 보낸다.
호동, 도망친다.
왕홀 : 어딜!! 호동왕자!! 오늘은 기필코 승부를 봐야겠소!!
호동 : 그대가 이겼으니, 고구려군을 물리겠소!!
호동, 도망친다. 왕홀, 쫓는다.
씬23. 은포관문 몽타주
호동, 어느 정도 왕홀을 따돌려 거리를 확보했다 여겨질 때, 목에 건 보륵을 부르는 뿔피리를 휙- 분다.
왕홀 : !! (돌아본다. 아뿔싸.. 너무 멀리 나왔다. 라희에게로 돌아가려하면)
호동 : 이제 진정한 승부를 내야질 않겠는가, 대장군? (미소 짓는다)
호동, 왕홀과 검을 겨룬다.
고구려 장거리 궁수부대, 화살을 쏜다.
라희 : (벌떡 일어나서) 부달, 부퉁!!! 놈들의 궁수부대를 깨트리라!!
부달과 부퉁, “예, 마마!!” 대답하고. 휘하 장수들을 데리고 방패로 화살을 막고, 칼로 쳐내며 달려 나간다.
하호개 : 태녀마마를 보호하라!!!
낙랑국 군사들, 라희의 1미터 앞을 인의장막으로 막아선다.
고구려 궁수부대들의 화살이 쏟아지며 미처 열을 갖추기 전에 라희를 호위하는 낙랑국 군사들 쓰러진다.
차차숭과 태추, 자명과 일품, 부대원들, 전속력으로 말을 달린다.
하호개와 장수들, 자명 일행을 막는다.
그물 하나가, 라희를 덮어씌운다.
라희, 그간 갈고 닦은 무공이 있다. 경공법으로 날아오르며 그물을 산산이 잘라낸다.
하호개, 자명에게 “네 이년!!!!”하며 검을 들고 나온다.
일품 : !! 뿌쿠야!!!
일품, 낙랑국 장수의 칼에 베인다.
자명 : 오빠!! (하호개의 칼을 막으면서)
일품 : 괜찮다!! (기를 쓰고, 자명을 향해 간다)
자명과 일품, 힘을 합해 하호개를 베어버린다.
라희 : 하호개 장군!!
라희를 보호하려는 호위군사들과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한편.
라희 : (자명을 노려본다) 너는 대체 정체가 뭐냐!!
자명 : 낙랑에게 버림 받은 고구려에 호위무삽니다.
라희 : 하!! 뭐라? 낙랑인!!
(모하소의 소리) : 계집아이가 무슨 호위무사. 호동왕자가 그 아일 마음에 둔 거 아니냐?
라희 : 너 호동의 계집이냐?
자명 : 왕자마마께 직접 물으세요.
라희 : !! 낙랑의 계집이, 한낱 사내 때문에 나라를 버리고 자기 동족을 죽여!! 용서치 못하리!!
자명과 라희, 검을 겨룬다.
호동과 왕홀이 검을 겨룬다. 왕홀, 검을 겨루면서도 자명과 라희의 싸움을 보게 되고.
자명, 살짝 피하고. 라희, 검을 날리려는데 차차숭의 갈고리 달린 그물이 라희의 머리 위에서 넓게 퍼진다.
라희, 칼로 자르려는데.
차차숭 : 고래심줄이라 못자릅니다.
태추 : (깃발을 흔든다)
호동, 뿔피리를 분다.
왕홀 : !!
고구려, 군사들 “퇴각하라!! 전속력으로 퇴각하라!!” 외치며 달아나기 시작한다.
씬24. 달아나는 자명 일행
은포관문을 벗어나 달아나는 자명 일행.
호동과 자명, 미리 준비해 둔 네 필의 말이 끄는 마차에(네필 정도 돼야 쫓는 왕홀의 군사를 피해 달아날 수 있습니다)
결박당한 채, 두 손목을 마차내부의 나무에 줄로 연결해 묶인 라희(몸만 결박하면 몸을 던져 뛰어내릴 수 있다)를 싣고
일행들 전속력으로 달아나고. 마차 안에, 미추가 감시하느라 타고 있다. 미추, 비단수건을 뭉친다.
미추 : 냄새나는 거 아니구, 비단입니다. 쫌만 참으세요. 혀 깨무실까봐..
미추, 라희의 입에 비단수건 뭉친 것을 쑤셔 넣는다.
왕홀, “태녀마마를 모셔와야 한다!!” 부달과 부퉁, 군사들과 함께 뒤를 쫓는다.
고구려 군사들, 호동의 일행 뒤에서 죽음을 각오한 채 막아서기 때문에 왕홀, 뒤를 쫓는 것이 불가하다.
왕홀, 활을 겨눈다. 왕홀의 시선에 자명이 잡힌다.
왕홀 : !! (입술을 깨문다)
(왕자실의 소리) : 살려둬 봤자 고구려 편에 설게 뻔한데, 그런 왕녀를 살려 뭐하리!!
왕홀, 화살을 자명에게 겨눈다. 자명이 머리를 휘날리며 달려간다.
왕홀, 화살을 쏜다. 화살 날아오는 소리가 쌕- 한다.
호동, 화살 날아오는 소리에 “뿌쿠야!!” 하며 칼로 화살을 쳐낸다.
라희, 마차 안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입술을 깨문다.
왕홀, 다시 화살을 쟁여 날리려는데 이미 자명은 사정거리에서 멀어졌다.
왕홀, 화살을 쏘아 사정거리 안에 있는 태추의 어깨죽지를 맞춘다.
태추 : !!
일품 : !! 군두어른!! (태추가 떨어지지 않게 말고삐를 잡는다)
왕홀 : ...
왕홀, 허탈한 심정으로 사라져가는 라희 일행을 바라본다. (Dis)
씬25.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마당 (다른날/저녁)
왕홀과 류지, 도찰, 부달, 부퉁, 도수기를 비롯한 무장들, 무릎을 꿇고 대죄를 청하고 있다.
류지 : 태녀마마를 내어주고, 관문을 밟힌 불충한 신들을 죽여주소소!!
신하들 : 폐하!! 죽여주소소!!
왕홀 : 왕홀, 대죄를 청하오니!! 이 놈의 목을 베어 망루에 걸어,
다시는 낙랑국이 이 같은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일벌백계로 삼으소소!!
신하들 : 폐하, 신들의 목을 베소소!!!
씬26.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저녁)
최리, 갑옷을 입은 채 홀로 고민에 쌓여 있다.
씬27.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저녁)
화가 난 모하소, 왕자실을 꾸짖고 있다.
모하소 : 일을 왜 이 지경으로 만드나!!
왕자실 : 신첩이 알고 그랬습니까!
모하소 : 폐하의 허락 없이, 차후 맘대로 혼담을 깨도 좋다 누가 허락했는가!! 그대가 대관절 무엇이길래!!
라희의 앞날을 결정할 권린, 태모인 내게 있는 걸 모르는가!!
왕자실 : 그럼 마마가 고구려로 가셨어야죠!!
모하소 : 뭐라?
왕자실 : 고구려 왕 무휼, 원비 송매설수. 다 제 정신 아니더이다!
그 아수라장에 라흴 밀어 넣으면, 독살 당하든, 미치든 할 것 같아 그랬어요!! 뭐가 잘못됐습니까!!
모하소 : 차후!!
왕자실 : 태모란 직함만 가짐 뭘합니까!! 한치 건너 두치예요!! 뭐라 말해두, 라흴 보는 형님 마음은 두치란 말입니다!!
씬28.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저녁)
대무신왕, 희색이 만면하다.
을두지, 문서를 보며 대무신왕에게 보고하고 있다.
을두지 : 이번 전투로 낙랑국은 군사 7백을 잃었고. 칼에 베여 크게 상한 이도 4백이 넘습니다.
대무신왕 : 우리 군사는?
을두지 : 목숨을 잃은 군사가 3백 조금 넘고. 상한 이가 2백에 못 미칩니다. 관문의 성벽을 축조하던 낙랑국 백성 2천5백을
포로로 잡았는데. 그 중 천삼백은, 환나,관나에서 전리품으로 끌고 갔사옵니다.
내시장, 환한 얼굴로 들어온다.
내시장 : 폐하!!
대무신왕 : (기분 좋은) 뭐냐?
내시장 : 우나루 대장군이 포로 천이백을 끌고 국내성으로 오고 있사옵니다.
대무신왕 : 역시, 우나루야!! 마조의 칼에 자상을 입었다더니, 살만한가 보군.
추발소, 들어온다.
추발소 : 폐하. 왕자마마, 낙랑공주를 데리고 잠시 후면 북양에 당도하신다는 전갈이옵니다.
대무신왕 : 내, 호동이 해낸다지 않았느냐!! 무예만 고구려 제일이 아니라, 이거야 지략 또한 고구려 제일 아니냐!!
(다탁을 두드리며 호탕하게 웃는) 하하하-
을두지 : (흐뭇하고)
대무신왕 : (을두지에게) 최리의 딸을 어찌 맞아야 하겠는가?
을두지 : 비록 포로이나, 왕자비가 될 분. 예를 갖춰 국빈으로 맞으심이..
대무신왕 : 그래,그래~ 호동의 배필이요. 내 며느리가 될 아이. 최리의 딸을 성대히 맞으라!!
씬29. 고구려, 국내성 외곽 북양(北楊) 사신관 (아침)
(자막) 고구려 국내성 외곽 북양(北楊), 사신관
여랑과 추발소, 호동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한 호동 일행, 여랑과 추발소에게 인사한다.
자명과 차차숭, 일품, 소소 등이 있다.
여랑 : 우리 왕자!! 축하한다~~ 큰 공을 세웠구나!! 태자책봉에 한걸음 가까워졌구나!!
호동 : (미소) 고모님이 나오셨습니까?
여랑 : 왕자비가 오는데, 당연히 와야지. (마차를 보며) 오~ 저기구나.
여랑, 마차로 다가간다.
호동 : (일품에게) 태추를 방으로 데려가, 상처부터 봐주라.
일품 : 예, 마마.
일품과 차차숭, 태추를 부축해 옮긴다. (이미 화살을 뺐고, 천으로 고정해둔 상태다)
여랑, “열어라” 하면 미추, 마차의 문을 연다.
여랑 : 낙랑공주~ 난 호동왕자 고모요. (하다가) !!
여랑, 보면 입에 수건을 물고 손이 마차에 묶여 있는 라희.
여랑 : 이 무슨.. (호동을 본다)
씬30. 고구려, 국내성 외곽 북양 사신관 한 방 (아침)
라희, 피가 튄 갑옷을 입고 있다. 뺨에도, 손에도 피가 묻어 있다.
여랑, 라희에게 사과를 하고 있다.
여랑 : 호동이 당최 여자를 몰라서.. 미안해요, 공주.
라희 : (심사가 사납지만, 예의는 갖춰) 목에 항쇄 차고 말꼬리에 묶여 끌려오지 않은 것만도 과분합니다.
여랑 : 무슨 그런 말을. 공주는 포로가 아닌, 국빈으로 온 거에요. 우리 호동왕자의 왕자비로. 노여움은 풀어요.
(미추의 소리) : 공주마마..
여랑 : 들어오라.
문 열리고, 미추 옷을 한 벌 공손히 두 손에 받쳐 들고 들어온다.
미추 : (여랑에게) 공주마마 댁 시하인(侍下人)이 가져왔나이다.
여랑 : 오, 빨리왔군. 올려놓으라.
미추 : 예. (다탁 위에 올린다)
여랑 : 새로 옷을 지을 때까지만 입게. 내 옷을 우선 가져왔으니.
라희 : ..
여랑 : (자신의 장신구를 뺀다) 이거라두 우선해요. 국내성에 가면 오라버니가 금,은,보석을 아끼겠어~ 큰며느리인데.
라희 : 괜찮습니다.
여랑 : 괜찮아. 호동이 공주와 혼인하면, 원래 내가 장신구며, 화장품은 다 내기루 했었지~
라희 : (울컥) 내 백성들이 수도 없이 포로로 끌려왔을 겝니다.
비록 사로잡혀 왔으나, 고구려 옷으로·장신구로, 휘감고 다닐 정신없는 인간이 아닙니다!
여랑 : (뽀쭉한) 피 묻은 옷이 좋다믄 할 수 없지.
라희 : 찬물이라도 주시면, 얼굴에 핏자국들은 좀 씻겠습니다.
여랑 : (뾰쭉한) 그러시구랴! (미추에게) 찬물 떠다 드려라!
미추 : 예, 마마.
여랑 : (라희를 아니꼽게 보며) 어려서 호동이 낙랑국에 사신 갔다와서 말에요. 공주 성깔이 대단하다더니 과연이네. 흥!
(문쪽으로)
씬31. 동, 사신관 호동의 방 (아침)
호동, 자명에게 뜨거운 차를 한잔 받아 마시고 있다.
호동과 자명, 나란히 다탁에 앉아 있는.
여랑, 들어오다 자명을 본다.
여랑 : !! (인상 쓴다)
자명 : (벌떡, 일어나 읍한다) 공주마마..
여랑 : 니가 누구길래, 감히 왕자와 한 자리에 앉아. 그 귀한 차를 홀짝-거리며 쳐먹느냐!
자명 : 소인, 뿌쿠이옵고. 왕자마마의 호위무삽니다..
여랑 : 오, 네가 그 뿌쿠? 심번에서 왕자 품에 안겨 왔다는 그 계집이냐?
자명 : 독상을 입은 소인을 왕자마마께오서 돌봐주셨습니다.
여랑 : (보고) 오선전에서 널, 낙랑국 대장군에게 답례품으로 내줬다던데?
자명 : .. 맞습니다.
호동 : 어찌 그리 잘 아십니까?
여랑 : 흐흥. 궁에 비밀이 있느냐?
호동 : 그럼 이런 얘기는 못들으셨습니까? 뿌쿠는 호동의 벗이요. 호동에 여자라는.
여랑 : !! (자명을 흘깃 보고) 이런 비리비리한 것이 뭐 볼게 있다고!!
호동 : (자명에게) 나가 있으라.
자명 : 예.. 마마..
읍하고, 밖으로 나간다.
씬32. 동, 호동의 방 앞 (아침)
자명, 나온다. 안에서 여랑의 소리가 들려온다.
(여랑의 소리) : 낙랑공주를 왕자비로 맞아야할 이 중요한 때, 그 무슨!!
저 따위 천한 계집은 태자가 되고나서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있다!
자명 : ..
씬33. 동, 호동의 방
호동과 여랑, 이야기 하고 있다.
호동 : 고구려를 위해 낙랑공주와 혼인하겠지만, 뿌쿠를 곁에 두든, 내치든 고모님이 상관하실 바 아닙니다.
여랑 : 호동아!
호동 : 이 조카.. 지쳤습니다. 하루에 한번쯤은 저도 남들처럼 웃어 보고 싶습니다.
하루에 한번쯤은.. 살아 숨 쉬는 일이 행복이구나·따뜻한 일이구나 느껴보고 싶습니다.
여랑 : 그게 그 아이 옆에서만 되는 일이냐?
호동 : 예.
여랑 : 뿌쿠란 아인 어디 사람이냐?
호동 : 동모현에서 자랐지만.. 낙랑 사람입니다.
여랑 : 낙랑!! 너 데이지두 않았니? 생모가 부여출신이라, 지금까지 발목 잡혀 고생고생. 어쩔려 그래!!
호동 : 비류나부가 아닌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여랑 : 영웅이 발 걸려 넘어지는 곳이 미인관이라는데...계집 하나가, 너를 망칠까...고몬 겁이 나네.. (걱정스럽게 호동을 본다)
씬34. 고구려, 국내성 일각
구름 같은 인파가 라희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
라희, 호동과 말을 타고 가고 있다.
그 뒤로 호동의 호위무사들, 군사들, 줄- 지어 오고. (자명과 일품은 없다)
사람들, “낙랑공주님이시다!! 와- 아름다우시다!! 우리 왕자마마와 혼인할 공주님이시다!! 무예도 잘하시는가 보다!!”
떠들며 와와와- 소리 지른다. 꽃을 던지는 사람들...
호동 : 그리 찡그리지 말고, 웃어주오. 그대의 백성들이오.
라희 : 흥, 저들이 어찌 내 백성인가요!
호동 : 낙랑의 백성이 이 호동의 백성이듯, 고구려의 백성 또한, 공주의 백성이야. 자애롭게 대해주시오.
라희 : 그래서 낙랑국 군사들을 죽이고, 나를 끌고 왔나요?
호동 : 잘못은 그대 어머니, 차후마마에게 있소.
라희 : 적반하장 유분수!
호동 : 이렇게라도 데려오지 않았다면, 내게서 공줄 빼앗아, 왕홀에게 주지 않았겠소?
라희 : 호동왕자!!
호동 : 다투지 맙시다. 백성들이 보고 있소.
라희 : ..
씬35. 고구려, 국내성 다른 곳
자명과 일품이 따로 떨어져 가고 있다.
일품 : 왜 왕자마마하고 따로?
자명 : 궁은 너무 복잡하고.. 얽히고설킨 것 같아. 나, 왕자마마에게 짐이 되는 거 같아.. (고개 돌린다)
자명의 시선에, 우나루 대장군과 고구려 개선군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 행렬의 끝자락을 보는 자명.
목에 줄을 연결한 맨발의 낙랑국 백성들이 굴비두름처럼 여덟명씩 묶여, 말꼬리에 매달려 가고 있다.
넘어지고.. 끌리고..채찍질 당하고..
자명 : ..
일품 : (자명의 시선을 따라본다)
자명 : 낙랑 백성들이겠지..?
일품 : 우나루 대장군 행렬이니.. 묵방서 끌려 온 포론가부다.
자명 : ..
일품 : 낙랑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어. 고국이라 할 것도 없어.
마음 쓰지도 말고, 이왕 돌아온 거. 우리가 낙랑국 사람이란 걸 잊고 살자.
자명 : ..
그 중, 끌려가던 늙은이, 넘어진다. 그 바람에 와르르- 그 줄에 매인 사람들이 넘어진다.
자명 : ! (자기도 모르게 다가간다)
일품 : 뿌쿠야! (자명을 보고, 고개 젓는다)
자명 : ..
자명, 일으켜 주려던 손을 거두지만, 낙랑국 포로들을 짠한 마음으로 본다. (Dis)
씬36. 낙랑국, 진양궁 대위전 마당
왕홀을 비롯한 군신들, 여전히 무릎 꿇고 대죄를 청하고 있다.
태감장을 데리고 최리, 걸어온다.
군신들 : 폐하!! 죄인들의 목을 베어 벌하소소!!
최리 : (위엄있게) 그 목을 아끼고 손발을 아껴!! 훗날 고구려를 정벌할 때 쓰라!!
군시들 : 폐하..
최리 : 성겸전으로 오라!
씬37.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최리, 왕홀과 류지, 도찰, 부달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최리 : 무휼에게 사신을 보내, 태녀를 석방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우리 낙랑국 백성들을 풀어주는 조건 또한 불러보라 하라!
왕홀 : 태녀마마를... 국내성으로 잡아간 것은, 아무래도 호동왕자와 혼인을 강행하겠다는 생각인 듯 합니다.
류지 : 안됩니다!! 적국에서 강제로 혼인한 태녀를, 백성들이 왕으로 인정하겠나이까!!
부달 : ..훗날 폐하 승천하오면... 고구려 놈들이 태녀마말 이용해, 우리 낙랑국을 날로 삼키려는 수작질이 느껴집니다.
도찰 : .. (생각에 잠긴)
최리 : ... (생각한다) 내, 직접 무휼을 만나겠다!!
신하들 : !! (놀라고) 폐하..
최리 : 은포 양국 국경지대에서 무휼을 만나 협상할 터이니 무슨 명목을 끌어다 붙이든, 무휼을 끌어 내오라!!
씬38. 낙랑국, 진양궁 영안전 모하소의 침소 (밤)
최리와 모하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모하소 : 칙서를 전하러 가는 사신 편에 동고비를 딸려 보내겠습니다.
최리 : (본다)
모하소 : 태녀의 옷가지며, 시비를 보내야지요. 적어도 고구려 궁에서 품위를 잃어서는 안됩니다.
최리 : 그리 하시오.
모하소 : 고구려 왕이, 태녀를 내어주지 않으면 어찌하시렵니까?
최리 : .. (생각하는)
모하소 : 강제로 호동왕자와 혼인 시킨다면, 백성들이 태녀에게 등 돌릴까 두렵사옵니다.
최리 : 자명이.. 살아만 있다면...
모하소 : !! 무슨 생각을 하시옵니까!! 라희를 버리려 하십니까!!
최리 : 구해야지. 그대 품으로 데려와야지. 무휼이 강제로 혼인시키려는 걸 막아야지.
모하소 : 헌데.. 왜 자명이 얘길..
최리 : 왕이란 늘, 만약을 대비해야 하는 사람. 뒷일을 세우지 않을 수 없다.
모하소 : 폐하!
최리 : 라희를 데려오는 것이 최선이나 여의치 않을 때는.. 자명이 살아있다면 그 아일 찾아 태녀로 세울 것이다.
자명이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면, 홀이에게 내 뒤를 잇게 해야 한다.
모하소 : !!
씬39. 낙랑국, 진양궁 반수전 왕자실의 침소 (밤)
왕자실, 치소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왕자실 : 뭐, 자명이가 살아 있으면 뭐가 어째? 태녀자릴 줘?
치소 : 마마께서 혼담을 깨신 일이, 너무 커졌사옵니다!
왕자실 : 어차피 한번은 치러야할 일. 라희까지.. 잡혀갈 줄이야..
치소 : 강제 혼인을 당하시면, 태녀자리를 자명애기씨에게 뺏기게 되십니다.
왕자실 : 흐흥.. 어림없는 일.
치소 : (본다)
왕자실 : 자명인 호동의 계집이다. 게다 은포서 하호개 장군과 좌중랑 탁치를 죽였다.
치소 : 이 년도 들었습니다.
왕자실 : 하호개가 누구냐? 폐하의 가신 중에 가신이오, 낙랑 건국에 일등공신이다.
그런 장군을 죽인 왕녀가 어찌 태녀가 되고, 왕이 돼!
치소 : 맞습니다, 마마~ 이를 알면, 어느 군신이 가만있고, 어느 백성이 돌을 안던지겠어요!
왕자실 : 비록, 라희는 잡혀있다만.. 하늘이 이 왕자실을 돕는게야! 자명인 제 스스로 제 목을 옭아맸다! 호호- 호호호-
씬40. 낙랑국, 율구헌 도찰의 방 (밤)
도찰, 두루마리에 편지를 쓰고 있다.
(인서트) 편지
(도찰의 소리) : 신 도찰, 태녀마마의 앞날과 낙랑국의 앞날을 위해, 차후마마께 글을 올립니다. 원후마마의 소생이신
자명공주님이 살아 계심을 우리 영호장원의 태대부인 마님께오서 이미 알고 계십니다. (하는데)
문 열리고, 부달 들어온다.
도찰 : (놀라, 얼른 두루마리를 엎는다) 무슨 일인가! 불쑥!
부달 : 태대부인 마님께서 찾으셔서 왔습니다만, 뭘 그리 놀라십니까?
도찰 : 아무것도 아니네. (일어서며) 가세.
부달 : 가로 늦게 바람이 나셨나.. 유곽 계집에게 연애글이라두 쓰시나..?
부달, 두루마리를 펼쳐 본다.
도찰 : 이리 내게!!
부달 : 자명공주님. 영호장원 태대부인 마님. 차후마마?
도찰 : !!
부달 : 글줄은 짧지만, 뭔 뜻인지 대강은 알겠는데요..?
도찰, 단도를 들어 칼 손잡이로 부달을 치고.
도찰, 문을 박차고 나가며, 큰 소리로 “수기야!! 말을 준비해라!!!”
씬41. 낙랑국, 진양궁 가는 길 (밤)
모양혜, 부달과 함께 도찰을 쫓고 있다.
부퉁, 뒤따르고 있다.
씬42. 낙랑국, 진양궁 가는 길 도찰 있는 곳 (밤)
도찰, 말을 달려 왕자실에게로 가고 있다. 도수기가 호위하고 있다.
씬43. 낙랑국, 모양혜 있는 곳/도찰 있는 곳 (밤)
모양혜의 시선에 도찰의 모습이 잡힌다.
모양혜 : (손 내밀며, 부달에게) 활!!!
부달 : 예, 마님!! (얼른 활과 화살을 준다)
모양혜, 한껏 시위를 멕여 도찰의 허벅지를 향해 쏜다. 도찰, 말에서 굴러 떨어진다.
도수기 : 아버님!!! (말에서 뛰어내린다)
도찰 : 괜..찮..다..
도수기 : 대장군님께 알리겠습니다!! 우리 주군께서 구해주실 것입니다!!
씬44. 낙랑국, 율구헌 앞 (밤)
도찰, 모양혜의 말꼬랑지에 밧줄로 묶여 땅바닥에 질질- 끌려온다.
뒤따라오는 부달과 부퉁.
부퉁 : 아버지.. 내사령 어른이 뭔 죄를 지으셨다구.. (부달을 조르는)
부달 : 노비가 주인의 뜻을 어기면 죽을 죄지!! 달리 죄명이 왜 필요해!!
모양혜 : (말에서 내리고, 힘들면 부퉁의 등을 밟고) 저 놈을 데려오라!!
씬45. 낙랑국, 율구헌 왕굉의 사당 안 (밤)
도찰, 머리를 풀고 흰 속옷차림으로 왕굉의 갑옷 아래 꿇려져 있다.
도찰 말꼬리에 매달려 땅바닥에 긁혀온 터라 여기저기 상처다.
모양혜와 부달만 있고, 부퉁은 밖을 지키고 없다.
모양혜 : 내, 늙어 손힘 딸려, 염통에 살을 쏘아 넣지 못한게 아니야!!
도찰 : 알고 있습니다.. 마님.
모양혜 : 네 놈이 내사령 짓 한다고, 권력에 맛을 들여, 나를 배신하고, 우리 장군을 배신하고,
영호장원을 배반한 것인지 알고파서니, 지껄여봐라!!
씬46. 낙랑국, 율구헌 마당 (밤)
왕홀, 도수기와 함께 뛰어 들어온다.
씬47. 낙랑국, 율구헌 왕굉의 사당 안 (밤)
도찰 : 자명공주님, 하호개 장군을 죽이고, 탁치를 죽였습니다! 그런 분을 어찌 태녀로 세우겠습니까?
모양혜 : 니놈이 신경쓸게 아니야! 왕의 목숨은, 군신 아니라, 군신 할애비의 목숨 천만개하고는 비교할 수 없나니!!
그게 무슨 흠!!
도찰 : 낙랑국은.. 힘을 모아 고구려를 견제해야 합니다.
이런 판국에 왕위계승권을 둘러싸고, 두 공주마마 다툼을 벌이시면, 낙랑이 깨어지옵니다!!
모양혜 : 주제넘은 놈!! (단검을 꺼낸다)
씬48. 율구헌 사당 앞/사당 안 (밤)
왕홀과 도수기, 도착한다. 부퉁이 지키고 있다.
왕홀 : 형수님은!!
부퉁 : 안에 계시온데, 아무도 들이지 말라세요.
왕홀 : 형수님!! 형수님!! 홀입니다!! 문 여세요!!
모양혜 : 배신의 이유는 있어보이니, 내 손으로 베진 않겠다. (단검을 던진다) 물고 죽어라!!!
도찰 : ... (단검을 집는다)
왕홀 : 형수님!! 열지 않으면 제가 부수고 들어갑니다!!
모양혜 : (도찰에게) 뭘, 꾸물거려!! 주군에게 목숨을 빌어보려는 수작이냐!!
도찰 : (일어나 모양혜에게 절한다) 태대부인 마님.. 먼저 우리 장군님을 뵈러 가옵니다. 부디.. 만수무강 하소서..
도찰, 단도를 들고 목 경동맥에 댄다.
왕홀, 발길로 사당 문을 걷어찬다.
왕홀과 도수기, 부퉁, 들어온다.
왕홀 : 도찰!! (달려오는)
도찰 : 주군.. 우리 태대부인 마님과 낙랑국을 지켜주소서.. (목을 푹- 찌른다)
도수기 : 아버지이!!!
도찰 : 죽을.. 죄를... 지어 죽는 것이니.. 슬퍼할꺼 없다... 태대부인 마님을.. 잘 모시고.. 주군을... 주군을... (죽는다)
도수기 : 아버지이!!!
왕홀 : (모양혜를 본다)
모양혜 : (도수기에게) 네 아비는 영호장원에 훌륭한 가신이었다. (부달에게) 시신은 내사령의 예를 갖춰, 후히 장사 지내라.
왕홀 : 형수님!!!
씬49. 동, 장소 (시간경과)
모양혜와 왕홀, 이야기 나눈다. (신하들과 도찰의 시신 없고)
모양혜 : 누가 왕이 되면 무슨 상관이야!! 낙랑국을 위해서? 그 따위 개소리 집어치워!!
왕홀 : (울분에 찬) 누님을 불화살로 쏘던 그 때와 하나도 변하지 않으셨군요!
모양혜 : 자명이가 왕이 되든, 라희가 왕이 되든, 홀이 네가 왕이 되든, 백성들한테 다를 게 있을 것 같아?
최리가 왕이 안되고, 우리 장군이 왕이 되었어도 똑같애!!
왕홀 : 형수니임!!!
모양혜 : 왕후장상에 씨가 있냐!! 없어, 이눔아!! 힘있는 놈이 왕 되고, 없는 놈은 밟히는 거야!
미친놈 아니고서야 왕위에 올랐으면, 지 백성들 잘 먹이고 잘 살리고 싶지, 못살게 굴까!!
왕홀 : 나라가 도탄에 빠지면, 왕은 없습니다. 백성들과 같이 다 죽는거에요! 어찌 그걸 모르세요!!
모양혜 : 홀아.. 너는 대장군이니 낙랑국을 위해 살아라. 나는, 우리 장군의 복수를 위해 살테니.
왕홀 : 후우.. (한숨)
씬50. 고구려, 국내성 귀빈숙소 라희의 방 (다른날/낮)
라희, 갑옷을 벗고. 갑옷 안의 평상복 차림이다.
양덕과 미추, 와 있다.
양덕 : 오선전 마마께서 다담에 초청하셨습니다.
미추 : 왕자마마께오서, 점심을 함께 하자 모셔오라셨습니다.
라희 : 흐흥~ 낙랑국 태녀가, 고구려 성에서 이리 인기 있을 줄 누가 알았누.
(내시장의 소리) : 낙랑국 태녀마마, 강국전 태감이옵니다. 잠시 들어가겠사옵니다.
문 열리고, 내시장 들어온다. 내시장, 라희에게 읍한다.
양덕, “대태감 어른..” 읍하고.. 미추, 양덕의 눈치를 흘금흘금 보다가 뭐가 뭔지 몰라 따라서 “대태감 어른..”읍하고.
라희 : 무슨 일이오?
내시장 : 대왕마마께오서 편수전으로 듭시랍니다.
라희 : (잠시 생각하다) 알았네.
씬52.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자명의 방
자명, 식은땀을 흘리며 꿈을 꾸고 있다.
(인서트) 35씬
낙랑국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가던 모습.
차차숭과 일품, 걱정스럽게 본다.
차차숭 : 얘가 또 왜 이러냐? 응?
일품 : .. 뿌쿠야? 뿌쿠야? (조심스럽게 불러보는)
차차숭 : 독두 다 안풀어졌는데, 은포서 고생해 그런가..? 낙랑공주 땜에 상심해 이러나..?
일품 : 건 아닌거 같구.. 오는 길에, 낙랑국 포로들을 봤어요.
차차숭 : 근데?
일품 : 영. 언짢아하더니, 계속... 이래요.
자명, 꿈을 꾼다.
(인서트) 자명의 예지몽이다.
자명, 눈보라 치는 겨울벌판에 홀로 칼을 들고 적군과 대치하고 있다. 적군은 정확히 식별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자명의 옆에 대기(大旗)가 땅바닥에 꽂혀 나부낀다. 대기의 문양은 불명확하다.
자명 : !! (벌떡- 일어난다)
일품 : 뿌쿠야??
차차숭 : 또 니 가슴을 산호뒤꽂이로 찔렀다는.. 그 여잘 본게냐?
자명 : .. 아뇨. (고개 젓고, 일어난다)
씬53. 고구려, 국내성 수양전 호동의 침소
호동, 옷을 갈아입고 있다.
자명, 들어온다.
호동 : 뿌쿠야!! 안그래도 막 가보려던 참이다.
자명 : 왕자님.. 꿈을 믿어요? 꿈에 앞날이 보이는 거?
호동 : (미소) 미래를 봤느냐?
자명 : 그런거 같아요. 그냥 흩어지는 꿈은 아니었어요. 꿈에서 본 그 모습이..내가 앞으로 만나게 될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호동 : 다른 사람 얘긴 못믿어도, 네 말이라면 믿지. 기통한 사람 아니냐~
자명 : 놀리면 안되잖애..
호동 : 나하고, 행복한 꿈이더냐? 우리 아이들이 뛰노는 그런 꿈?
자명 : 놀리지 말라니까요.
호동 : ... 뭐길래?
자명 : 넓은 들판에 나 혼자 칼을 들고, 서 있어요. 멀리 수많은 군사가.. 나를 향해, 달려 와.
난, 뭘 지키려던 걸까요? 그게 뭔지.. 답답해..
호동 : 뭐가 궁금해? 난 알겠는걸.
자명 : 응?
호동 : 그 수 많은 군사는. 비류나부든, 낙랑국이든, 요동, 현도든.. 내 적이겠지.
자명 : .. (본다)
호동 : 심번서·은포서, 나를 지켰듯.. 앞으로도 그대가 날 평생 나를 지켜줄 모양이네~
자명 : 평생 나한테 업혀 살 생각이다!
호동 : 그러면 안되겠느냐? 나약한 남자는 싫으냐? (웃는)
자명 : 그게 내 운명이라면.. 왕자님을 지키고, 고구려를 지키는게 내 전부라면 좋겠는데... (왠지 답답하다)
호동 : (미소) 아바마마께 다녀오마.
씬54. 고구려, 국내성 오선전 송매설수의 침소
송매설수, 해애우를 어르고 있다.
시녀장, 들어온다.
시녀장 : 낙랑공주는 폐하께오서 부르셨습니다.
송매설수 : 알고 있다. 나 역시 편수전으로 가려는 중이니. (해애우를 유모에게 주고)
시녀장 : 마마, 낙랑국 대장군에게 답례품으로 주었던 뿌쿠라는 아이가 돌아온 걸 아십니까?
송매설수 : 그래?
시녀장 : 이 년이 몰래 수양전에 들러 두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송매설수 : 흐흠.. 호동의 계집이 틀림없었군.
시녀장 : 그런 듯 싶습니다.
송매설수 : 낙랑국 차후가 달라는 것도 그렇고.. 왠지 쓸모가 많아 보이는걸.
(시녀장에게) 살펴봐라. 그 계집에게서 눈 떼지 말고.
씬55.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과 송매설수, 앉아 있다.
내시장을 따라 갑옷차림의 라희, 들어온다.
내시장 : 낙랑국 태녀마마 오셨습니다.
라희 : (인사한다) 낙랑국 태녀, 고구려 대무신 폐하와 원비마마께 인사드립니다.
대무신왕 : 오, 어서오라.
송매설수 : 어서와요, 공주.
라희 : (다시 가볍게 목례하고)
대무신왕 : 우나루 대장군이 입이 닳게 칭찬하더니, 과연 아름답군.
송매설수 : 옷..차림이. 공주한테 몇 번 옷을 보냈는데?
라희 : 전장에서 끌려 왔으니, 포로가 갑옷 차림인게 당연한 일 아닐까요?
호동, 들어온다.
호동과 라희, 시선이 부딪친다.
호동 : 부르셨습니까? 아바마마.
대무신왕 : 두 사람 다 앉아라.
라희 : 앉기 전에 축하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대무신왕과 송매설수, 호동, 라희를 본다.
라희 : (호동을 흘낏 보며) 태산관에서 왕자께,
고국에 돌아가거든 원비마마께 건강한 왕자마마를 낳으시길 축원한다 전해달라했는데.. 전하셨는지요?
호동 : 못 전해 드렸소. 공주가 이리 직접 전할 날이 올 것 같아서. (웃는)
라희 : (송매설수에게) 해애우 왕자마마를 얻으셨으니 얼마나 기쁘시옵니까? 축하드립니다.
송매설수 : 고맙소~ (웃는)
라희 : (앉고)
호동 : (앉고)
대무신왕 : 혼인날을 잡으려 하는데. 가능한 빠른게 좋지 않을까?
라희 : 뜻대로 하시지요. 내일이든,모레든 날짜야 그게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까?
대무신왕 : ?
호동 : .. (본다)
라희 : 낙랑국 대왕마마는 지극히 낙랑국을 아끼옵니다. 자식에 대한 정이 넘쳐, 백성을 잊을 분이 아니십니다.
대무신왕 : 그래서?
라희 : 강제로 혼인한다면, 반드시 내게서 태녀자리를 앗으실 것이옵니다.
대무신왕 : (빙그레) 과연 그럴까? 공주 말고, 다른 자식이 없거늘.
라희 : 자식은 아니나, 왕홀 대장군이 있습니다.
호동 : 공주. 우리의 혼인은 이미 예정돼 있던 것이니, 그대가 나와 혼인한다고 낙랑국 태녀자리를 빼앗길 명분이 없소.
라희 : .. (호동을 본다)
씬56. 낙랑국, 진양궁 성겸전 최리의 집무실
모하소, 들어온다.
모하소 : 고구려로 보낼 태녀의 짐을 다 꾸렸습니다.
최리 : 알았네.
최리, 생각에 잠긴다.
(인서트) 20부,씬26
라희 : 이 몸은 태녀가 아니라면, 살아갈 아무 가치도, 의미도 없나이다.
최리 : (허리에 찬 단도를 풀어 다탁에 올린다) 이것을 잘 싸서.. 짐에 넣게.
모하소 : 이게 무슨 뜻이옵니까!!!
최리 : 공주는... 우리 라희는 태녀가 아니라면 살지 않겠다는 아이오.
모하소 : 안됩니다!! 결코 안됩니다!! 태모인 제가, 그 아이 앞날을 정합니다!!
최리 : 무휼은 내가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을 요구할꺼요.
라희가 치욕을 당하며 고구려의 볼모로 살아서도. 낙랑국에 짐이 되어서도 안되오.
씬57. 고구려, 국내성 편수전 대무신왕의 집무실
대무신왕, 송매설수, 호동과 라희, 앉아 있다.
그 위로, 최리의 소리.
(최리의 소리) : 라희는 애비가, 이 검을 보내는 뜻을 알아줄 것이오.
라희 : 폐하, 이 태녀 호동왕자와 혼인한다 하여도, 고구려를 위해 하나도 가져다 줄 것이 없사옵니다.
대무신왕 : (본다, 차갑게) 네가 가져오지 않겠다면, 네 애비 최리한테 받아내면 된다. 넌 걱정하지 마라.
라희 : !!
라희, 갑자기 돌변한 대무신왕의 태도와 말에 놀라서 본다. 그 모습에서.
(엔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