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차 산책, 틈의 미학
◉ 2026.7.23
◉ 학산공원 일원
나는 본시 아주 어리숙하고 엉성한 데가 많은 사람이었다. 누가 뭐라면 웬만하면 의심 없이 그대로 믿어 버리고 철두철미라는 말은 내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 때문에 많은 곤란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빈틈없이 꼼꼼한 사람을 유능한 사람이라 여겼다. 그래서 내 어리숙함과 엉성함을 들키지 않으려고 애를 많이 쓴 적도 있다.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무언가를 할 때마다 항상 완벽하지 않았고, 나보다 더 엉성하고 가끔은 실수도 많이 했지만, 나와는 다르게,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그의 진솔함이 따뜻함으로 느껴졌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거다.
젊었을 땐 ‘빈틈없는 사람’은 유능함의 상징처럼 여겼다. 논리 정연하고 빈틈을 보이지 않으며, 실수 없이 많은 일을 완벽하게 해 내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친구에게는 묘한 거리감을 느끼곤 했다. 질투심 때문이라고 생각도 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맞아! 세상의 모든 빛은 틈을 통해 스며드는 법이지. 두꺼운 커튼을 드리운 방에 한 줄기 햇살이 비쳐 들려면, 어딘가 작은 틈이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도 틈이 있어야만 온기도 스며들고, 사람도 끼어들 수 있을 게야.
아무리 박식하고 명석해도, 인간미가 모자란 사람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없다. 반면, 적당한 틈을 가진 사람은 친근하다. 그 틈을 통해 상대방이 들어설 공간이 마련되고, 마음이 머물 여지가 생긴다.
틈이란 단순한 결함이나 부족함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적인 여유이자, 타인을 품을 수 있는 포용력이었다. 너무 팽팽하게 당겨진 활은 쉽게 부러지고, 지나치게 단단한 마음은 타인의 손길을 거부한다. 우리가 자연스럽게 허용하는 틈은 관계의 숨통을 틔우고, 삶에 여유로운 리듬을 선사한다.
인간관계에서 ‘틈’은 곧 ‘소통’이다. 상대방이 다가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곳에서는 진정한 교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적당한 틈을 남겨둠으로써 우리는 상대방을 환영하고, 그들 역시 우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때로는 부족한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실수를 인정하며,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나 역시 그랬지만,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빈틈을 감추려 애쓴다. 그러나 그 틈은 부끄러워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다. 자신을 스스로 너무 단단하게 가두지 말고, 마음의 창을 조금 열어 보자. 그 틈으로 햇살이 들고, 바람이 스치며, 사람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스며든 온기가 결국 우리의 삶을 따뜻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니 말이다.
첫댓글 ㅡ 권수문
ㆍ폭염이 도를 넘는 듯 하여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일기에도 쉬지 않고
계속되는 걸음걸음이
정말 경이롭습니다.
틈이란 곧, 여유를 뜻하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모든 생활에 틈이
없다면 너무 각박하고
구속된 형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매사에 조금만
빈틈을 보이면 우리 모두
지금보다 여유로운 생활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ㅡ 이승재
선생님 !
오늘은 기상관측이래 가장 무더운
하루 였다고 하는데
오늘
체감 온도 상으로도
참 무더운 하루였던것 같네요
무더위에 가급적 외출 삼가하시고
건강관리 잘 하시고
오늘도
행복이 넘치는 좋은 저녁 보내세요.
ㅡ 최숙희
적당한 틈은 인간적이긴 했습니다.
요즘 같은 폭염에도 쉬지 않으시니 대단하시고요. 지금은 주로 군위서 지내지만 우리동네라 이번은 잘 아는 코스였습니다. 더위 잘 이겨내세요.